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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라이프/리뷰&팁

빅 데이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넓디넓은 정보의 바다 속에 살고 있다. 세상에 숨 쉬는 모든 정보 가운데 90%가 지난 2년 동안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KBS 시사기획 창 - 231 <빅 데이터(Big Data), 세상을 바꾸다>는 일회용품처럼 한 번 쓰이고 의미 없이 버려지던 데이터들이 재활용품처럼 우리 삶에 가치 있는 것으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연결고리 속에서 살아가기에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알 수 있다면 유기체처럼 연결된 사회에선 그 사람들을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빅 데이터의 시작이기도 하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무언가를 먹을 때, 누구와 전화를 할 때, 어떤 물건을 살 때 등 우리 일상생활 모두가 빅 데이터가 된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빅 데이터는 생산된다. 

 

빅 데이터라는 단어가 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스마트폰과 SNS의 힘도 컸다. 사람들은 SNS에서 자신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그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 곧 데이터가 되고 이런 것들이 하나 둘 모여 빅 데이터가 된다. 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우리 곁에 없는 것이 아니듯, 빅 데이터 역시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 다큐는 빅 데이터를 통해 발견된 패턴들은 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음을 다양한 예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 생활 속 빅 데이터

#1.

은행원이었던 캐롤린 맥그리거는 예금, 인출 등을 통해 고객들의 행동을 분석해 패턴을 찾아내는 일을 했다. 이런 업무를 담당했던 캐롤린 맥그리거는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터닝 포인트를 찾았다.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던 삼촌은 그녀에게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미숙아 살리기였다. 그러던 찰나 그녀는 미숙아를 출산하게 되고, 아이를 잃게 됐다. 그러나 그녀는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미숙아를 살리겠다는 마음은 더 분명해졌으며 더 절실해졌다.

신생아실에선 수많은 첨단 의료 장비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미숙아들의 상태를 초단위로 모니터 하고 있었다. 처음 신생아실에 들어선 그녀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그저 버려지고 있음이 안타까웠다.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눈앞에 있음에도 의료진은 여전히 손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그녀는 시시각각 변하는 미숙아들의 데이터에 주목했다. 흘러넘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미숙아들을 살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을 현실로 만들었다. 초당 만 건 가까이 쏟아져 나오는 심장박동과 호흡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방법을 찾았고, 심장의 움직임을 통해 아이가 감염됐는지의 여부를 알 수 됐다. 의료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숙아들의 감염 징후는 빅 데이터가 만들어낸 패턴 속에서 발견된다. 덕분에 감염이 되고 상태가 악화된 뒤 증상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감염사실을 알아낼 수 있게 됐다. 이는 치료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빅 데이터는 미숙아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수가 되었다.

#2.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평화로운 도시 샌프란시스코에도 범죄는 일어난다. 빅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도시를 꼽으라면 샌프란시스코는 아마 순위권 안에 들 것이다. 어떤 범죄가 어떤 지역에서 어떤 빈도로 일어나는지 분석하며 그 변화의 추이를 따라간다. 그 데이터를 토대로 경찰을 배치하며 범죄를 예방한다. 또한 이 도시는 2009년 범죄, 부동산, 교통 데이터 등 100가지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했다. 이는 시민들이 집을 사거나 빌릴 때 어느 동네가 안전한가를 따질 수 있는 척도로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예방한다. 데이터가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변화하고 있다. 빅 데이터 활용을 적극 장려하는 도시가 안전하고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3.

갭 마인더 대표인 한스 로슬링은 한국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지만 누구보다 한국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바로 빅 데이터를 통해서다. 그는 “데이터가 없이는 어떤 나라나 세계도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데이터로 2010년 한국 인구수를 통해 왜 성공한 나라에서 아이들을 가지지 않는지, 아이들이 청년이 될수록 자녀수는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2030년에 얼마나 사라질지를 예측한다. 그는 또한 데이터는 방대한 변화의 방향을 알려준다며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를 내주기도 했다.

 

빅 데이터, 빅 브라더인가 내비게이션인가

한국에서도 빅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들이 적지 않게 진행된다.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으면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손쉽게 알 수 있으며, 불합리한 결정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위터를 통한 빅 데이터 분석으로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문화의 대표주자였던 술이 커피에게 오랜 기간 동안 지켜온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무심코 남긴 글에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담겨져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대개 선호하는 것을 반복해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커피가게를 즐겨 찾는 한 배우가 “늘 먹던 걸로 주세요”란 대사를 하는 모습이 우리에겐 낯설지 않다. 아마 반복된 행동이 ‘선호한다는 것’ 방증할 유일한 근거일지도 모른다. 결국 반복된 선택으로 쌓이는 빅 데이터가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소프트는 빅 데이터를 통해 2012년 한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밝힐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인간형은 배려하는 사람, 자신이 말한 것을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라고 한다. 트위터를 통한 빅 데이터 분석 결과라 한다. 당신도 동의하는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 우리에 대한 정보들이 빅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누군가가 나의 성향, 기호를 분석해준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또 숫자를 통해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판단한다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인류를 위해 유익하게 쓰일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백신 프로그램 V3처럼, 빅 데이터가 사회 속에 자리 잡은 문제들을 고치는 사회의 V3가 될 수 있을까? 빅 데이터로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들을 치료하고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면, 빅 데이터 공유와 활용을 망설일 이유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많은 국가들이 빅 데이터 분석에 많은 투자를 하는 만큼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류가 배고프지 않고 아프지 않고 적어도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라도 가질 수 있는 데 쓰일 수 있다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망설일 필요가 없다. 어쩌면 빅 데이터는 독수리오형제보다, 어벤져스의 그 어떤 영웅들보다도 세상을 바꿀 힘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빅 데이터가 변화의 초석이 될 거라고 다큐는 말한다. 다큐에서처럼 변화는 혼자 일어날 수 없다. 사람들이 함께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고 공감대를 이루어 변화를 이끌어 낸다. 빅 데이터는 사람들의 공감대 속에 존재하고, 변화로 가는 길에 좋은 내비게이션이 되어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하수정 / 국민대 언론정보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