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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안랩인!

보안전문가 기타리스트 연주의 선율은?

악기 연주만큼 멋지고 낭만적인 취미는 없다. 그런 사람이 직장에 있다면 더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 여기 영화 'once'에서처럼 안랩에는 능력있는 기타리스트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개인의 취미를 넘어서 사내 밴드와 외부 밴드 활동을 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기타를 잡게 되었고 또 지금은 기타로 어떤 로맨스를 꾸며 가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호웅 책임연구원


(음악할) 뻔한 놈
이호웅 책임이 음악을 시작한 것은 6살 때이다. 그의 아버지는 바이올린을 하셨는데 아들이랑 같이 연주를 하는 게 소원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악기가 피아노다. 왠지 어울리지 않았다. 개구쟁이처럼 생긴 외모와 개성 넘치는 패션은 그런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호웅 차장의 피아노 실력은 최고이다. 대학교 때까지 밴드에서도 건반을 맡았고 콩쿠르에서 상 받고 개인 독주회를 두 번이나 열었다면 그 실력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남다른 실력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음대를 지원하라고 할 정도였다. 이때 진로를 음악으로 선택했다면... 이호웅 책임 말대로 그는 "음악할 뻔한 놈"이었다.

그리운 안랩 밴드활동
이호웅 책임은 중학교 때 어머니의 권유로 기타를 잡게 됐다. 그토록 지겨워했던 피아노를 그만두던 순간이었다. 다른 악기를 접하면서 기타에 대한 흥미는 높아져갔다. 레슨이나 학원 없이 스스로 기타를 익혀가면서 통기타에서 클래식 기타 그리고 베이스와 일렉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었다. 그는 레슨을 받지 않으면 실력에 어느 한계점이 오는데 안철수연구소에서 밴드 활동을 했던 것들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안랩의 김철수 전 사장과 같이 밴드를 하며 음악활동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김철수 전 사장과 각자의 음악 세계가 달라 고생을 했다. 하지만 티격태격하면서도 음악 하나로 정을 쌓았던 그때를 지금도 그리워한다.

손에서 기타를 놓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호웅 차장은 농구를 하다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그 좋아하던 기타를 잡을 수가 없다. 새끼손가락이 잘 오므라들지 않아 기타를 잡는 것도 수월하지가 않다. 인터뷰를 하면서 오므라지지 않는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너무도 안타까웠다. 자신이 가장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음악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그 아픔이 느껴졌다.

이호웅 차장은 앞으로 드럼을 치고 싶다고 한다. 베이스 기타를 하면서 드럼에 관심이 많아졌다. 앞으로 드럼으로 기타를 연주하지 못하는 아픔을 덮고 열정을 보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전진표 주임연구원

나는 만능 엔터테이너!
전진표 주임은 정말로 음악을 사랑하고 즐긴다. 음악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없이 자신이 좋아서 여러가지 악기를 다뤘다. 특별한 음악 활동도 하지 않았다. 기타뿐만 아니라 하모니카, 피아노도 할 줄 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인터뷰할 정도로 잘치는 정도가 아니라며 부끄러워했다.

인터뷰하는 내내 수줍은 듯하면서도 코믹스러운 웃음으로 즐거운 인터뷰가 되었다. 그가 꼽는 최고의 음악 활동은 예전에 했던 앨범 제작이다.  KORG 전자 키보드를 이용해서 앨범을 제작했는데 흥행에 실패했다. 그 당시 테이프로 녹음을 해서 친구에게 들려줬는데 친구가 듣자마자 발로 밟아 버려 결국 앨범을 들은 사람은 자신과 그 친구 둘뿐. 그래서 그 후로 어떤 대외적인 음악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전진표 주임은 국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국악을 시간이 나면 꼭 하고 싶다고. 상상을 초월하는 대답에 인터뷰 내내 정말 독특하고 재밌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민성 주임연구원

노는 것에 지쳤다. 그래서 기타 했다!
김민성 주임은 자주 뭉쳐다니는 친구들과 노는 것에 지쳐서 기타를 시작했다고 한다. 특별히 음악을 해야겠다는 동기는 없었다. 단지 그 이유였다. 그를 제외한 친구들도 모두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서로 악기 하나씩을 배워가면서 밴드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친구들 만나기 어려운데 정말 좋은 친구들을 뒀다는 생각과 함께 부럽기까지 했다. 그들의 밴드 이름은 '돌칼', 돌아온 카리스마다. 이름과 같이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락'이다. 김민성 주임의 외모에서도 약간의 락 기운(?)이 느껴졌다.

홍대는 나의 무대
그는 친구들과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매년 홍대에서 작은 클럽을 빌려서 지인들을 초대해 공연을 연다. 하지만  그 초대는 강매(?) 수준이다. 비록 작지만 홍대에서 공연을 한다니 그들의 열정과 자신감 그리고 실력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역시나 일이 바빠서 아직 공연을 하겠다는 계획만 있다고 한다. 올해도 공연을 한다면 꼭 안랩인들 초대해주길 바란다.

악기는 불황에도 떨어지지 않는 중고보험이다
"본인에게 악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민성 주임은 "불황에도 떨어지지 않는 보험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조율되어온 악기는 중고 시장에서도 그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김민성 주임에게 악기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정말로 기억에 남은 말이었다. 자신에게 변하지 않고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것에 프로페셔널한 삶을 느꼈기 때문이다. 언제나 떨어지지 않는 악기의 가격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쭉 이어나가길 바란다.

안철수연구소의 기타리스트들을 만나보니 정말로 멋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같은 남자로서 부럽기까지 했으며 나도 악기 하나 배워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 동안 늘 여가시간에는 누워있기, 컴퓨터하기만을 고집해온 나로서는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좀더 활동적이고 어딘가에 몰입할 수 있는 것. 바로 악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남자는 더 멋있어 보이지 않는가. Ahn

 

대학생기자 유지상 /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피천득의 '은전 한 닢'을 보면 늙은 거지는 마지막에 "그저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하며 행복해 한다.
사람은 꿈과 희망이 있기에 내일이 있는 것 같다. 보잘 것 없는 저 은전 한 닢이지만 그 꿈을 이루었다. 그리고 행복해 했다. 그런 행복한 꿈을  실현하고 있는  유.지.상을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