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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라이프/IT트렌드

아이폰 사용자가 소시지에 열광하는 이유

펜은 칼보다 강하다. 그리고 소시지는 펜보다 강하다?

지난 3월 미국의 여러 아이폰 관련 사이트 및 쇼핑몰에는 우리나라 소시지의 본격 출시를 알리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인터넷 쇼핑몰인 다나와(
www.danawa.com)에 소개된 실험을 시작으로 소시지의 스타일러스 기능이 퍼져나가면서 미국에서도 붐이 일기 시작했고 본격적 판매가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국내 소시지 시장의 매출 분석 결과, CJ제일제당의 미니 소시지 맥스봉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달간 11억 원 판매를 기록, 전년 같은 시기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일파만파 전세계를 사로잡는 소시지의 만능 스타일러스펜 기능은 무엇일까. 다나와에서 공개한 실험 동영상(http://www.youtube.com/watch?v=sNb_i0w81cE)은 추운 겨울 터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장갑을 벗어야 하는 불편함을 극복해주는 스타일러스펜의 최강자로 소시지를 꼽는다. 이 동영상은 소시지를 비롯하여 건전지, 은박지, 귤, 당근, 고추, 양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로 터치를 시도하는데, 손가락과 면적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출출할 때 간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에서 소시지를 스타일러스펜 계의 ‘승자(winner)'로 꼽은 것이다.

그렇다면, 소시지가 스타일러스펜으로 활용되는 비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터치스크린의 원리에 있다.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은 손가락의 미세 전류를 감지하는 '정전식'이나 압력을 인식하는 '정압식'으로 구성된다. 애플의 아이폰은 정전식이기 때문에 장갑을 낀 상태에서는 전류가 흐르지 않아 작동하지 않지만, 위 실험에서 사용된 소시지와 건전지, 귤, 양파 등은 인체처럼 도체 역할을 하는 전해질과 수분이 함유돼 손가락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류 감지 방식은 반응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강화유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크래치 또한 거의 발견되지 않고, 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아이폰의 대표 기능인 멀티터치(두 가지 터치를 동시에 인식)도 가능해 화면의 확대, 축소도 용이하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정전식 방식을 왜 우리 삼성, LG 등은 최근에서야 도입한 것일까. 이유는 바로 가격. 정압식은 정전식에 비해 40% 가량 저렴하며, 좁은 면적으로의 터치가 가능해 문서 작성이 용이하다. 잦은 스크래치나 디자인에서 약세이지만, 전류가 흐르지 않는 물질이라도 적당한 압력만 가하면 터치가 가능한 점 역시 그 이유로 꼽힌다.

이러한 터치패드의 방식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각종 모바일, 가전 제품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디지털 카메라, 오래 전부터 사용된 노트북의 터치패드, 스탠드의 온앤오프 스위치 등 우리 방 안은 물론 코엑스 트레이드 타워의 엘리베이터 역시 터치 방식이다. 길을 걷다 출출할 때 한 입 베어먹던 소시지. 이제 그 소시지로 우리의 일상을 터치해보는 것도 소시지의 이색적 이용 방법이 될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오정현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