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앞서 갈 만한 센스쟁이만 아는 해운대모래축제

문화산책/여행 2010.06.16 08:10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 부산 해운대는 여름 휴가철만 되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고 해운대 가는 길은 주차장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아직 해수욕장이 개장하기도 전인데 해수욕장을 빼곡히 메운 인파와 이미 주차장이 된 도로. 궁금증 많은 필자가 또 그 원인을 찾으러 카메라만 하나 달랑 메고 떠나보았다. 
 
지난 6월 4일부터 시작하여 6월 7일까지 4일 간 부산 해운대에서 모래 축제가 열렸다. 사실 필자도 6월 5일에서야 이 정보를 입수하여 정말 급히 6월 6일 현충일을 맞이하여 가보았다. 부산에 사는 필자도 올해 처음 알게 된 해운대 모래 축제. 하지만 이미 2005년부터 꾸준히 매년 열려온 꽤 큰 행사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초여름 6월임에도 한여름 같은 날씨 덕분에 축제를 찾은 인파는 더 많았다. 

 

모래 축제는 부산국제무용제와 동시에 열려서 이렇게 두 행사장이 난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밤에 간다면 아마 두 가지 모두를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모래 축제는 See Sand, Feel Sand, Enjoy Sand. 즉 모래를 보고, 느끼고, 즐기는 컨셉의 문화 행사이다.


See Sand라는 컨셉 하에서는 공연, 콘서트, 불꽃쇼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Feel Sand 컨셉에서는 모래를 직접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Enjoy Sand에서는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모래 위의 신나는 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이처럼 해운대 모래 축제는 전국 유일의 모래를 소재로 한 친환경 축제로서 연령, 계층의 구분 없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축제이기 때문에 많은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선호하는 축제 중 하나이다.

이번 축제에서 준비한 관람 테마는 세 가지였다. 하나는 판타스틱한 모래 조각의 세계, 하나는 개막 축하쇼와 무대 공연, 마지막 하나는 샌드 페스티벌 퍼레이드이다. 아쉽게도 개막 축하쇼와 무대 공연 그리고 퍼레이드는 필자가 간 6월 6일에는 하지 않았기에 내년에 보도록 하고 지금부터 모래 조각들을 관람해보자.


우선 가장 눈에 띄고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관람객이 일렬로 늘어서서 관람하는 용 조각부터 보자. 처음에는 저기 꼬리 부분에 나 있는 뼈 같은 것을 보고 공룡이라고 생각했으나 앞으로 가면서 계속 보니 용이었다.


백사장에서 진행되는 행사여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혹시 축제가 엉망이 되면 어쩌나 걱정을 했지만 직접 가보니 이렇게 용 모양 모래 조각을 관람하는 사람들도 일렬로 질서 있게 관람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의 공중 질서도 점점 나아져가는 것 같아 뿌듯하였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 용모양 조각의 부분 부분에 이렇게 싸인펜으로 칠한 것 같은 느낌의 채색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싸인펜이 아니라 색돌? 같은 것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만약 저기 있는 저 까만 것이 색돌? 색모래?라면 정말 섬세하지 않은가? 마치 정말 싸인펜을 모래 위에 칠해놓은 것 같았다. 대부분의 관람객도 다들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저 색칠한 부분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이왕이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재료를 이용하여 만들었는지를 설명해주는 표지나 설명서, 또는 안내원이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세계의 명물 퍼레이드



용 조각의 앞머리 부분으로 오면 거대한 산을 몇 개 볼 수 있다. 이 산들이 바로 전세계 주요 명소들을 조각해 놓은 조각들이다. 위 사진은 중국 북경의 천안문.


다음은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뉴욕에 있지만 그것을 만든 곳은 프랑스이다. 미국의 독립을 축하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선물로 보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뉴욕에 있는 것은 그 당시에 대서양을 건너 온 자유의 여신상이 아니다. 너무 오래되어서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안에 철근과 다른 기타 부분을 교체하였다. 모래 축제의 자유의 여신상도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횃불이 망가져버렸다.


다음은 프랑스의 명물인 에펠탑. 에펠탑은 에펠이라는 건축가가 지었는데, 한때는 저 고철 덩어리가 프랑스 정부의 근심거리였다. 하지만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조명을 설치하고 페인트 작업을 다시 하여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에펠탑의 에피소드처럼 해운대 모래 축제가 하루 빨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해수욕장 개전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핑계로 하여 바다를 구경하고 가족들과 함께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다 밖에서 만나는 바닷속 동물



앞의 작품들처럼 크지는 않지만 각종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 모인 공간이다. 사진에선 작아 보이지만 사람 손으로 만들려면 몇 일은 족히 걸릴 크기이다. 거북이를 비롯해 많은 동물이 조각되어 있었으며 어떤 조각은 만들다가 실패를 하였는지,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파괴하였는지 손상된 것도 몇 작품이 있었다.


같은 거북이라도 이렇게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오른쪽 거북이는 마치 거북선 같다. 볼록볼록 튀어나온 거북이 등 껍질을 톡 건드려 보고 싶으나 전시 작품이라 참았다.


문어와 같은 해산물을 삽과 물만으로 밟아도 안 무너질 것처럼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가장 여유로워 보이고 가장 깔끔한 작품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돌고래를 좋아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 번쯤 모래축제에 참가해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See Sand 부분에서는 이렇게 관람만 가능하지만 Enjoy Sand 부분에서는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도 있으니 특히 어린이에게는 더 없이 좋은 체험 학습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자랑스럽게 부산이라는 문구를 작품에 넣어서 다시 한번 부산을 홍보하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내리쬐는 햇볕을 표현한 것일까? 뜨거운 햇볕 안에 새겨진 부산이라는 글귀가 마치 이번 여름에는 부산으로 놀러오라고 외치는 것 같다.


이처럼 우리가 항상 밟고 사는 모래(흙)로 무언가를 만들고 그 무언가를 보러 오고, 그 무언가에 둘러싸여 서로 소통하는 이런 축제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렸으면 한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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