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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철수 창업자

안철수 "관리자는 답을 주지만 리더는 질문을 한다"

9월 새 학기를 맞이하기 전, 안철수연구소 블로그 ‘보안세상’의 대학생 기자단은 그토록 고대하던, 안철수 의장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안철수 의장을 TV와 강연 등에서 몇 차례 본 적이 있으나 소규모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매우 기대가 컸다. 그는 ‘무릎팍 도사’에서의 모습처럼 꾸밈없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기자단은 자기소개와 함께 평소 안 의장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하였다.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는지’와 같은 가벼운 질문부터 ‘대학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 ‘정직하면 정말 비용이 덜 드는가’와 같은 약간은 무거운 질문까지.  

21세기에는 관리자 아닌 리더가 대세

안 의장은 ‘커피 마시며 대화하고 싶은 지식인 1위’, ‘20~30대 창의성 롤 모델 1위’, ‘구직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CEO 1위’, ‘CEO로 영입하고픈 리더 1위’ 등 국내에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존경받는 CEO다. 최근에는 주간 시사저널 조사 결과 '우리 시대 영웅' 중 현존 인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http://blog.ahnlab.com/ahnlab/974

그가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가 ‘관리자’가 아닌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리자’와 ‘리더’가 혼용되는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안 의장에 따르면 먼저 관리자는 주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돈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완수하는 사람이다. 리더는 구성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서 일을 완수하는 사람이다. 일을 완수한다는 측면에서 이 둘의 결과는 똑같지만 관리자의 방식에는 ‘사람’이 없다. 또한 관리자는 앞에서 끄는 사람이고 리더는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다. 관리자는 답을 주고 결정을 내려주지만 리더는 스스로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안 의장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질문을 하면서 구성원들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단기적인 효율성으로 따지면 관리자가 훨씬 앞서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리더가 이긴다 봐요. 그렇게 믿고 있어요. 그게 제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관리자보다는 리더가 21세기 전체적인 추세에도 맞는 것 같고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무조건 시키는 대로만 일하지는 않잖아요. 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고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스타일이 있잖아요. 저는 일을 할 때, 자기 스타일을 강요하는 관리자가 제일 어리석다고 생각하는데, 스타일이 뭐가 중요한가요?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면 되는 거죠.” 

안랩인들이 착하다고 평가받는 이유

안 의장은 안철수연구소 CEO에서 물러나면서 퇴임사에 “정직하게 사업해도 잘될 수 있다”고 썼다. 그의 말대로 안철수연구소는 투명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정직하면 손해본다’라는 말도 있듯이 정말 정직하게 사업을 해도 잘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안 의장은 이러한 상황을 ‘프리즈너즈 딜레마(prisoner's dilemma)’로 표현했다. 이론대로 양쪽 다 정직하고 투명하면 ‘트랜잭션 코스트(transaction cost, 거래비용)’가 낮아진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고 서로 의심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사회적 비용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한다.

“어제까지 안랩 스쿨을 했는데, 강사들이 매년 하시는 말씀이 안랩 직원들은 착하대요. 다른 회사보다 굉장히 착한 사람들이래요. 그게 왜 그러냐면 회사에서 또는 경영진이 직원들을 이용해 먹으려는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는 직원이 혹시나 본인이 이용당할까 봐 긴장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면 마음이 편하게 일에만 집중할 수 있거든요. 그게 결국 착해지는 거죠. 직원을 이용해 먹는다는 의미는 정당한 대가보다 더 가져가서 다른 사욕을 채우는 식인 것 같아요. 안랩은 의심하는 게 없기 때문에 코스트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정치적인 것에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회적인 비용도 있지만 조직 내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요즘은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정직한 기업도 최소한 잘되지는 못하더라도 안 망할 수는 있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된 것 같아요.”

안 의장은 이러한 인식이 우리 사회 내에서 더 많이 확산되기를 바랐다.

안철수연구소 대학생 기자단이 되기 전부터 그토록 고대하던 안 의장과의 만남은 짧았지만 긴 여운을 남겨 주었다. 그리고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무릎팍 도사'에서 보여줬던 그의 모습, 책 속에서 봐왔던 그의 모습은 거짓 없는 진실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가 전파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에 감염되어 우리 사회에 제2, 제3의 안철수-젊은이의 롤 모델, 존경받는 CEO-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Ahn

대학생기자 박해리 /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