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크리스마스, 집에서 혼자보기 좋은 옛날 크리스마스 영화

문화산책/컬처리뷰 2017.12.03 04:24

 크리스마스하면 시끌벅적한 곳에 가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하지만 혼자 집에서 차분하게 보내길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옛날 크리스마스 영화 3가지를 추천해보려고 한다. ‘크리스마스 영화 = 나 홀로 집에라는 공식을 깨고, ’나 홀로 집에보단 덜 유명하지만 크리스마스 영화로 손꼽히는 영화를 소개한다.


1. 솔드아웃(1996)

  

 ‘솔드아웃은 항상 일이 바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가 미운 아들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다. ‘솔드아웃의 내용을 요약하면 바쁜 일에 치여 약속을 미루기만 하던 아버지가 크리스마스 때 만큼은 아들과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아들이 원하는 장난감도 꼭 사주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전날 아들이 갖고 싶어 하는 장난감은 이미 품절이 난 상태다. 그래서 그 장난감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고군분투한 해프닝을 담은 영화다.

 ‘솔드아웃은 영화 속에 속속히 숨어있는 깨알개그코드와 디테일한 설정들, 그리고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가족영화다. 옛날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면 여러 방송사에서 많이 틀어주던 솔드아웃이지만, 항상 크리스마스 영화하면 나 홀로 집에에 밀려왔다. 하지만 나 홀로 집에못지않게 그 시절만의 크리스마스 감성이 녹아져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면 솔드아웃을 다시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2. 엘프(2003)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영화를 찾는다면 엘프를 추천한다. ‘엘프의 간략한 내용을 소개하자면 크리스마스 이브, 산타의 선물보따리에 실수로 들어간 아기가 산타마을에 가게 된다. 인간계로 돌려보내야할지 고민하던 도중 노총각 엘프가 입양하겠다고 해서 엘프로 자라게 되지만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친아빠를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친아빠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는 삶을 살고 있었고, 주인공 버디의 존재도 달갑지 않다. 매일 지루한 삶을 사는 것은 친아빠의 새 가족들 도였다. 그래서 버디는 이러한 가족들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하고자 한다.

 엘프계에서는 일처리가 늦고 실수투성이인 버디가 인간계에 내려와서는 빠른 일처리능력을 보여주면서 어린아이처럼 이것저것 하며 돌아다니는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약간은 유치할 수 도 있지만 코믹스럽게 녹여낸 귀여운 영화다. 그래서 엘프를 보고 있으면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왠지 캐롤이 부르고 싶어진다.

 재밌으면서도 잔잔한 감동까지 주는 가벼운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고 있다면 엘프를 추천한다.


3. 로맨틱 홀리데이(2006)

  

 크리스마스 로맨스영화로 대표적인 러브액츄얼리’. 그럼 그 다음으로는 뭐가 있을까. 아마도 로맨틱 홀리데이이지 않을까 싶다.

 ‘로맨틱 홀리데이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모든 게 완벽하지만 연애만 안 되는 두 여자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2주의 크리스마스 휴가동안 서로의 집에서 바꿔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영화다.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두 여자가 낯선 곳으로 여행하면서 운명적인 상대를 만나 연애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의 내용으로, 낯선 장소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라 괜히 나까지 설레는 영화다.

 클래식한 로맨스 이야기로 전개가 새롭지는 않지만, 그 뻔한 결과로 가는 과정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로서는 우연히 보게 된 영화여서 그런지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는 선물 같은 영화였다. 솔로든 커플이든 행복하고 설레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싶다면 사랑스러운 로맨틱 홀리데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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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롱패딩 완판의 진짜 이유!? 한 눈에 알아보는 가성비 트렌드!

문화산책/컬처리뷰 2017.11.30 22:58

 오랜 열광 끝, 드디어 평창 롱패딩이 완판됐다. 평창 올림픽 기념 굿즈로 3만벌만 제작된 이른바 '평창 롱패딩'은 입소문을 타고 가히 열풍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백화점 앞에서 번호표를 뽑고 오래 줄을 선 끝에 구매하는데 이어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도 했다. 이처럼 평창 롱패딩이 선풍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 굿즈로서의 기념적인 의미도 있을테고, 롱패딩 자체가 유행하는 요즘이기에 더욱 인기를 얻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매자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평창 롱패딩의 인기 이유는 <가성비>였다.

 평창 롱패딩의 또 다른 이름이 가성비 롱패딩이기도 했다.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브랜드 롱패딩들 사이에서, 15만원에 비슷한 품질을 자랑하는 평창 롱패딩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사용되고 있는 이 가성비라는 말, 가성비가 정확히 무슨 뜻일까?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낸다. 바로 이 가성비가 최근의 문화 트렌드를 장악하고 있다. 상품의 가성비만을 따지는 시대를 지나, 여행, 여가 생활 등 문화 전반에 걸쳐서 가성비 문화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 트렌드는 만연해있다. 대학가 앞에 즐비한 가게들만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온다. 가성비 문화생활의 가장 대표적인 걸로는 '코인 노래방' 이 있다. 가게 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대체로 1000원에 4곡을 부를 수 있다. 서너명만 들어가면 꽉 차는 좁은 방이지만 노래만 부르고 갈 거라면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한 시간에 몇 만원을 호가하는 일반 노래방보다 분명히 훨씬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다. 코인 노래방은 대학가 뿐 아니라 번화가에서는 조금만 눈 돌리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제는 확실하게 정착된 문화시설이다.

 인형뽑기방 역시 마찬가지다. 500원, 천원을 주고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운이 좋아 인형을 뽑는다면 적은 돈으로 그 값어치 이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인형뽑기방 역시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놀이시설이다. 코인 노래방과 인형뽑기방 뿐 아니라 가성비 트렌드에 힘입어 인기를 누린 유행들이 많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오백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파는 아이스크림 할인점,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카스테라 전문점, 천원에 파는 핫도그 전문점까지 문화생활 뿐 아니라 식생활까지 전반에 걸쳐 가성비 트렌드가 유행했고,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안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이라고 한다. 가성비 트렌드는 한때 트렌드였던 '욜로(YOLO)'를 어느 샌가 쑥 밀어냈다. 일상에 자리 잡은 가성비 트렌드는 방송가에서도 점점 눈에 들어오고 있다. 잘못된 소비습관을 고쳐준다는 김생민의 영수증은 '그레잇', '스튜핏' 이란 유행어를 낳으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잘 아끼는 사람의 표본이 되어버린 김생민의 새로운 프로그램 짠내투어는 기존의 여행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좋은 곳으로, 돈 많이 쓰면서 즐거운 모습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여행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시청자들의 욕구를 대리실현 시켜주는 데 그쳤던 방송이 또 다른 길을 찾은 것이다. 물론 이런 방송이 제작되는 데는 지금의 트렌드가 충분히 반영되었다.

 가성비 트렌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무조건 비싼 게 좋은 거라는 기존의 생각을 부수고 저렴해도 질 좋은 걸 찾고, 또 만들어가는 문화는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온다.  동시에 가성비 트렌드가 인기를 끄는 배경을 생각해보면 씁쓸해진다. 계속 되는 경제 침체와 취업난은 자연스레 적은 돈으로 최대한의 효용을 이끌어내는 문화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보다 품질과 가격을 생각하여 소비하는 트렌드는 현명한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가성비는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게 아니라 가격 대비 합리적인 효용을 끌어내는 것들을 찾는 것이다. 가성비 소비를 통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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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무인화의 시대? 편의점 무인점포에 가보다!

문화산책/현장속으로 2017.11.28 03:14

지속되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하여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무인점포 시범운영을 진행 중이다. 이미 무인 티켓, 주문 등 많은 무인기기들이 상용화된 가운데에 무인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무인점포는 지난 5월부터 시범 운영 중으로, 앞으로 각 사의 무인점포 시스템 개발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인점포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여 직접 찾아가보게 되었다!

▲ 현재 시범 운영중인 무인점포

 

출입구 앞에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가 있고, 매장 안에 직원이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편의점 문을 열 수 있다. 매장 안은 평소에 보던 편의점과 다르지 않았다. 상온, 냉장, 냉동식품이 진열되어 있었고, 전자레인지와 컵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온수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 출입을 위한 단말기와 편의점 내부 모습

 

일반 편의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술은 판매하지 않는다. 담배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담배 자판기를 이용하여 구매가 가능하고 나머지 물건들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여 구매할 수 있다.

 

▲ 무인점포의 담배 자판기

 

원하는 상품을 골라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면 되는데, 편의점 무인점포를 처음 이용해보는 사람도 알기 쉽고 간편하게 계산할 수 있었다. 계산은 현금을 제외한 방법으로 결제가 가능했고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도 일반 편의점과 같다. 또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관계자에게 전화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고있다.

 

직접 편의점 무인점포에 가보니, 직원 눈치도 안보며 이것저것 둘러볼 수 있고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원 대신에 여러 대의 CCTV가 편의점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CCTV가 있다고 해서 무인점포가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무조건 계산을 해야 나갈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물건을 훔쳐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처럼 시범 운영 중인 특정지점이 아닌 중, 고등학교 근처에 무인 편의점이 있다면 훔쳐가는 것은 물론, 매장이 어질러지고 더러워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또한, 편의점 무인점포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담배는 자판기로 대체 하였지만 개수가 제한되어 주로 많이 팔리는 담배만 진열되어 있다.

아직 시범운영이기 때문에 개선이 되겠지만 신분확인이 필요한 물건을 팔지 않고, 테이블을 청소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없다면, 그냥 큰 과자 자판기와 음료수 자판기가 설치 되어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 무인점포를 상용화 하기는 이르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24시간 무인점포를 운영하기 보다는 야간에만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것이 알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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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가지 않아도 좋다, 도심 속 자연 BEST5 !

문화산책/여행 2017.10.31 19:05


현대인들에게 떠오르는 키워드!! <휴식, 자유, 여행>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치여, 온전한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멀리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주말은 너무 짧아서 가는 시간마저 너무 아깝다면, 혹은 주말마다 겪는 교통체증에 신물이 난다면,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도심 속에 위치한 자연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1. 미아 북서울 꿈의 숲

 

주소: 서울 강북구 월계로 173

관람시간: 매일 00:00 24:00

입장료: 무료

 

강북구 미아에 위치한 북서울 꿈의 숲,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히든명소이다. 광활한 들판을 보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은 물론, 북서울 꿈의 숲에선 근처에 위치한 오패산이 보이기 때문에 풍경 또한 보장한다. 좀 더 걸어가면 사슴방조장도 있기 때문에, 귀여운 사슴들 또한 보고 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갤러리와 전망대까지 있으니, 늦오후 쯤에 전망대에 올라가 한번 둘러보고 오는 것을 추천! 전망대는 예전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장이기도 하다.

 

 2. 양재 시민의 숲

 

주소: 서울 서초구 매헌로 99

관람시간: 상시개방

입장료: 무료

 

도심 속에서 을 찾고 싶은 사람은 이곳을 추천한다. 복잡한 도로, 차가 내뿜는 매연, 사람으로 가득 차있는 거리에 지친 사람이라면 더더욱. 강남과 가까이 위치해있으니, 강남에 갔다가 잠시 들려도 좋을 곳이다. 양재 시민의 숲을 걷고 있으면 이곳이 서울인지 헷갈릴 정도로 도심 속에서 보기 힘든 울창한 수림대를 확인할 수 있다. 울창한 숲과 풍성한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양재 시민의 숲을 추천한다.

  

3. 상암 하늘공원

 

주소: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95

관람시간: 매일 05:00 22:00 월마다 유동적

입장료: 무료

 

세 번째 추천지는 요즘 핫한 상암의 하늘 공원이다. 상암 하늘 공원 주변엔 월드컵 공원, 노을공원, 난지천 공원, 난지 한강공원도 인접해있기 때문에, 이곳을 전부 둘러보려면 상암에서 하루를 보내도 모자를 정도로 큰 면적을 가지고 있다. 하늘공원은 억새축제를 끝마쳤으며, 핫한 도심 속 자연으로 명성을 끌고 있다. 억새축제가 끝났다고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하늘공원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걷기 좋은 하늘공원의 으뜸 산책로이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하늘공원에서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어보자!

 

4. 연남동 경의선 숲길 (=연트럴파크)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홍대입구역 3 출구)

 

소개하지 않아도 언론에서도 너무 유명한 연남동, 연남동 거리는 걷기 좋은 산책로와 앉아서 쉬기 좋은 벤치들도 많다. 연남동은 도심에선 느낄 수 없는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 잔뜩 풍기며, 언뜻 유럽을 연상시킨다.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고,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 가족나들이 등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는 곳이다. 예쁜 건물의 음식점, 카페들이 많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기분과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절대적으로 추천하는 이곳! ‘연트럴 파크이다.

 

5. 도봉 창포원

 

주소: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산4

관람시간: 평일 07:00~22:00

 

도봉산역에 위치한 창포원은 모르는 사람들이 아마 많을 것이다. 이곳 또한 서울의 히든명소라고 할 수 있는데, 들어서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자연 향기가 폴폴 풍기는 창포원. 큰 연못도 있고, 연못을 헤엄치는 오리와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다. 창포원은 붓꽃이 가득한 특수식물원이 들어서게 되면서, 붓꽃의 아름다움을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편안히 쉬고 싶다면, 자연 냄새 가득한 창포원을 추천하겠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편안히 쉴 수 있는 '도심 속 자연' 5곳, 이번 주말에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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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귀환, 블레이드 러너

문화산책/컬처리뷰 2017.10.05 17:40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

1982년, 가장 주목받던 감독과 배우가 만났다. <에일리언>의 리들리 스콧과 <스타 워즈> 시리즈의 해리슨 포드가 그들이었다. 해리슨 포드는 명실상부 당시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였으며,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일리언>을 연출한 이후 형의 죽음 등 여러 곡절이 있었으나 주목받는 신예 감독임에 틀림없었다. 거기에 최고의 SF 소설 작가인 필립 K 딕의 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까지 만나, 영화 <블레이드 러너>가 탄생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성적은 실망스러웠다. 2천8백만 달러의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3천2백만 달러를 거두어들이는 데 그쳤다. 당시 <ET>가 1천만 달러를 투입해 무려 북미 4억 3천만 달러, 전 세계 7억 9천만 달러의 수입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평론가들 역시 <블레이드 러너>에 대해 혹평했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가 극장에서 내린 후, DVD 등 2차 시장에서 뜻밖의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놀라운 시각적 효과, 탐정물과 SF가 섞인 기묘한 분위기, 악역 룻거 하우어의 열연은 DVD 애호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알음알음 영화팬들 사이에 <블레이드 러너>라는 이름이 다시 퍼지기 시작한다. 그 결과, 1992년에 감독판(Director's cut), 그리고 2007년 감독 리들리 스콧이 전면적 재편집을 한 최종판(Final cut)이 나오게 된다. 이후 로저 이버트를 비롯해 많은 평론가들이 자신의 평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블레이드 러너>를 SF와 사이버펑크의 시금석이라 칭한다. 흥행 실패와 초기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블레이드 러너>가 위대한 영화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1. 눈부신 시각효과

<블레이드 러너>는 CG가 없던 시절 만들어진 영화다. 그렇기에 거의 모든 작업은, 모형과 페인팅 등으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되레 억지 CG를 사용한 후대의 작품들보다 훨씬 아름다운 시각적 효과를 보여준다.


2. 독특한 분위기

<블레이드 러너>는 SF 느와르, 사이버펑크의 시초격 되는 작품으로 불린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마천루, 음울하면서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거리들, 안드로이드 등의 소재와 작곡가 반젤리스의 음악이 적절히 어우러져 '어둡고 건조한 미래도시'를 성공적으로 묘사해냈다. 이런 분위기와 감성은 후일 근 미래를 다룬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와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게임 <폴아웃> 등 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  


3.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고찰

영화는 인조인간 레플리컨트를 사냥하는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의 행적을 따라간다. 그러면서 관객들은 레플리컨트가 얼마나 인간과 같은지, 과연 레플리컨트를 죽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과연 레플리컨트보다 인간다울까?'라는 의문이 떠오르며, 동시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 역시 동반된다.


새로운 전설, 블레이드 러너 2049

<블레이드 러너> 같은 대작의 후속작은 정말 잘 만들어도 소위 '본전치기' 이상하기는 어렵다. <대부 2>는 좋은 속편이었으나 <대부>의 흥행과 평가에 미치지는 못했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후속작 <2010 - The Years We Make Contact> 역시 마찬가지였다. <블레이드 러너>의 후속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 역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감독을 맡은 드니 빌뇌브는 이런 부담 때문에 감독직을 고사하는 것도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적어도,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원작을 망치는 작품이 될 거라 상상하기는 어렵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최고 흥행보증수표 해리슨 포드, 가장 핫한 배우 라이언 고슬링, 영화계 최고의 작곡가 한스 짐머, 신인을 넘어 거물 감독이 된 드니 빌뇌브까지.

그 중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사람은, 역시 감독인 드니 빌뇌브다.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프리즈너스>, <컨택트> 등 호평 받은 영화를 여럿 연출했지만 그에 비해 한국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다. 마치 십 수년 전의 놀란 감독을 보는 듯하다. 현재 소설 <듄>의 영화화 감독, 그리고 새로운 <007> 시리즈의 감독으로 물망이 올라있는 만큼 영화팬이라면 드니 빌뇌브의 행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두 주역, 라이언 고슬링과 해리슨 포드 (출처: https://flic.kr/p/VVVoZT)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레플리컨트와 대결하는 블레이드 러너들의 이야기다. 니안더 월레스(자레드 레토 분)는 레플리컨트 군대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려 하고,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 분)와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는 월레스의 음모를 분쇄하려 한다. 과연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전작의 훌륭한 현대적 계승이 될지 어떨지는 두고 볼 일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10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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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2017 후기

문화산책/컬처리뷰 2017.09.30 23:58
이번 추석 연휴기간동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무료로 개방되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동대문 DDP를 비롯해 다양한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필자는 동대문 DDP에서 진행된 행사에 방문하였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평양시장에게 편지보내기 라는 이상한 행사로 주목 받았던 바로 그 전시회다.
여론의 물매를 맞긴 했지만 예술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꽤 큰 축에 속하는 전시행사이다. 


1번 DDP와 2번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주전시장으로 지정 되어 전시 중이며
DDP에서는 일반적인 전시물을,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설치예술을 중심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위와 같다.

입구에 있는 매표소.

들어가자 마자 있는 기념품점 같은 곳인데 전시중인 품목들에 대한 설명과 여러가지 도시건축학적인 설명들이 써있다.

한국어 버전과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버전이 있다.

전시물중엔 신기한 건축물이 있었다. 계단형 옆으로 펴지는 큐브형 건물 등 상상을 초월하는 디자인이 있었다.

더 많은 신기한 건물들이 많지만 전시회에 참가하여 느껴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외국에 있는 건축양식들과 도시 구성을 보여주어 그 도시에 가보지 않더라도 어떤 문화 및 환경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 친절히 설명 되어있다. 

외국 도시 뿐만아니라 한국의 도시들의 도시 구성 계획과 구성요소가 설명 되어있다.

위 사진은 세종시의 도시 설명인데 스마트 에너지 도시에 대한 내용이다.

일상속에 당연하다고 생각 되었던 도시건축물들이 다 의미를 갖고 있었기에 새로운 시각으로 건물들과 도시의 구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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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타고 다녀온 '송도세계문화관광축제'

문화산책/현장속으로 2017.09.05 00:34

창밖너머로 가을냄새가 불어온다. 가을이다. 바야흐로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상쾌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나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송도세계문화관광축제' 다녀왔다.






1. 다함께 즐기는 '송도세계문화축제'


  8/25일부터 9/2일까지 열린 송도세계문화관광축제는 올해로 7번째를 맞았다. '송도맥주축제'라고도 불리는  축제는 음악과 먹거리를 함께 즐길  있는 우리나라 대표 맥주축제이다올해에는 자그마치  77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국내맥주를 비롯하여최고의 수제맥주 제조 전문가가 만든 '송도수제맥주'다양한 수입맥주를 모두 생맥주로    있다다른 축제와는 달리 무료입장이라 사람들이 더욱 반기는  하다해가 저물면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연인친구가족들을 구분짓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밖으로 나와 축제를 즐겼다어린 아이들과 그의 반려견이 함께 뛰어 놀았다  쪽에는 자전거라이딩을 마친  보이는 분들이 헬멧도 벗지 않은채 서둘러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마시는 풍경이 보였다마침  뒤의  할머니께선 자리에서 일어나 울려퍼지는 트로트에 몸을 맡기고 춤을 췄다.


2. 지구촌의 다양한 맥주와 먹거리


 축제에는 카스,아사히,파울러너,밀러,스텔라 등의 맥주브랜드가 참여했다. 특히 오비맥주의 대표브랜드 카스는 축제를 공식 후원하면서 카스야구게임과 포토존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여 자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맥주는 500ml 4000~5000 대였다. 맥주와 함께 어울릴 만한 통바베큐, 송도치킨, BBQ, 오사카꼬치, 족발,큐브스테이크,오꼬노미야끼 등의 여러 먹거리들도 준비되어있다. 여러 셰프들의 푸드트럭도 줄지어 손님을 맞았다. 축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음식 가격대는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다. 준비해간 돗자리를 잔디에 펴고 음식과 맥주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기분좋은 저녁이었다.


▲ 카스 생맥주와 푸드트럭 음식을 먹어보았다



3. 매일 콘서트와 불꽃놀이, EDM파티까지


오후 6시부터는 먹거리와 함께 즐거운 콘서트도 관람할 있었다. 여러 아티스트와 가수들을 섭외한 퍼포먼스와 공연이 열렸다. 전인권 밴드, 산울림, 김경호, 크라잉넛, 딥플로우&던밀스, 도끼, 더콰이엇 등의 세대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트로트뮤지컬, 시민참여형 이벤트 등이 준비되었다. 특정계층을 겨냥하지 않고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할 만한 콘서트였다. 외에도  타악기를 체험해볼 있는 체험부스와, 샌드아트체험부스, 그리고 '잉카안데스' 음악을 이용한 특별공연과, 인디언 장신구를 구경할 있는 기념품샵 등 다양한 볼거리로 풍성한 축제였다.


매일  930~10 사이에 불꽃놀이가 터졌다사랑하는 가족연인아이들과 함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는 그들의 소중한 시간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밤하늘에 수놓은 불꽃 놀이가 일품이었다메인 공연이 끝난 후에는 EDM파티가 진행되었다모두가 노래와 하나되어 즐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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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그리고 김영하

문화산책/서평 2017.09.03 23:05

독서가가 아니라도 김영하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특히나 최근 tvn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해 더욱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1995년 <거울에 대한 명상>으로 등단한 그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그리고 지금까지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 이전에 한국 문학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소재들글 작법을 사용해 독자적인 김영하만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냈다

첫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는 자살 조력자인 주인공이 등장하며, <퀴즈쇼>에서는 인터넷 채팅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김영하의 작품을 호평하는 사람도혹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등장이 한국 문학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법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김영하 작가는 환상적인때로는 순문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탈 현실적인 기법을 사용한다독자에게 장르소설을 읽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줄 정도로 말이다이와 같은 경향은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과 단편 <옥수수와 나>와 같은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원작 소설과 작가 김영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신연 감독은 책을 읽자마자 영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좋은 작품을 낼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손에 다시 탄생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어떤 모습일까?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사건놈의 짓이 맞을까!

네 기억은 믿지 마라!

그 놈은 살인자다! (출처네이버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정보)


살인범이 치매에 걸렸다주인공이 스스로 말한 것처럼 이것은 인생이 던지는 짓궂은그리고 잔혹한 농담의 일종이다단편적인 기억을 가진 주인공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는 면에서 영화 <메멘토>와 유사점이 있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원신연 감독은 <세븐 데이즈>, <용의자> 등을 연출하며 스릴러 영화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주연은 설경구, 설현, 김남길, 오달수가 맡았다. 영화 GV 행사에서 김영하 작가는 '설경구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결기, 독기가 느껴진다.'라고 평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매끄럽고 잘 읽히는 작품이다. 스릴러적 요소도 지니고 있기에 영화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오히려 그 때문에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과하고 넘어가기 쉽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었다면혹은 영화를 봤다면 이 글을 통해 김영하 작가의 다른 작품을 살짝 들춰보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짐작해보자. <살인자의 기억법>과 김영하 작가가 낯설다면그의 작품에 취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살인자의 기억법이전에 가장 유명했던 김영하의 작품이자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제목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유명한 프랑수아즈 사강의 변론에서 따왔다고 한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사강이 마약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그는 자신을 변론하며 이렇게 말했다제목과 일맥상통하게 소설에는 자신을 파괴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주인공은 자살 카운슬러다자살하고 싶은 사람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주는 사람하지만 결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는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그에게도 일종의 신념이 있는 모양이다직업정신이라고나 할까.

액자식 구성을 가진 소설이다주인공이 자신의 의뢰자들 이야기를 소설로 적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특별한 주제도기승전결도 존재하지 않는다그저 유디트라고 불리는 의뢰자와 그녀 주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나간다.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지극히 비일상적이며 일탈적이다하지만 극단적인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며 도출되는 혼란과 허무감은 역설적이게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이다특히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수차례의 실패를 맛본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90년대 중후반한국은 사회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혼란의 시기였다. IMF 경제 위기가 닥쳤으며 PC 통신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보급되기 시작했다일본 문화가 수입되기 시작했고 서태지를 중심으로 낯선 장르의 음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위기그리고 새로운 물결이 한국에 몰아닥치고 있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그 시기의 혼란정체성의 상실허무의 감정을 적절하게 대변하고 있다.


2. 빛의 제국

<빛의 제국>은 김영하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자 만해 문학상 수상작이다하지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검은 꽃>, <살인자의 기억법>의 인기에 가려있는 책이기도 하다.

<빛의 제국>은 남파 공작원 김기영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그는 1984년 운동권에 잠입할 목적으로 남한에 파견되었다허나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20여 년간 그는 평범한 한국인 김기영으로 살아가게 된다.

2005년 어느 날그는 24시간 안에 북한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아내그리고 20년간 남한에 새긴 자신의 모든 흔적들을 뒤로하고 그는 사라져야할 처지에 놓인다. <빛의 제국>은 이념의 갈등그 속에서 이미 평범한 소시민이 되어버린 스파이 김기영의 하루를 쫓으며 이념 갈등이라는 거시 세계에서 발버둥치는 개인의 삶을 다룬다.

<빛의 제국>은 지극히 한국적인 작품이다. 21세기에 냉전식의 이념갈등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한국뿐이다. 김영하 작가는 '20년 전 북한에서 파견된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독자와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평범한 한국의 남성으로 전락한 그를 보여주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빛의 제국>은 '이런 독특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작가가 김영하 말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작품이다.

 

3. [단편]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에 실린 단편이다. 2012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출간했을 때 작가 본인이 자선 대표작으로 내놓은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나는 독신 작가이다어느 날 아침 고등학교 친구였던 미경에게 만나자고 전화가 오지만 그는 소설 마감을 핑계로 만남을 미룬다그리고 곧 또 다른 고등학교 친구이자 신부인 바오로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하루에 두 번이나 옛 친구를 내칠 수 없었던 는 그와 만나 술을 마신다바오로는 자신의 신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미경과 잤다는 이야기를 하고 떠난다.

는 소설의 발단과 말미에 새의 그림자를 상상한다그림자는 ’ 정신의 어떤 것을 상징한다주인공은 그 그림자를 피하려 한다그저 주변을 유유히 관조하는 소설가로 남고 싶어 한다하지만 흔들림은 그림자라는 모습으로 그 앞에 나타난다.

주인공은 그림자에 대한 모순된 욕망을 가지고 있다그림자를 기피하지만 동시에 친구들이 가진 멋진 그림자를 부러워한다약점을 보이기 두려워하지만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우리들처럼 말이다.

 

4. [단편] 옥수수와 나

<옥수수와 나>는 이상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며신간 소설집 <오직 두 사람>에 실린 단편소설이다소설은 자신을 옥수수라고 믿는 사람에 대한 농담으로 시작된다. “선생님은 옥수수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거이제 그거 아시잖아요?” “글쎄저야 알지요하지만 닭들은 그걸 모르잖아요?”

주인공은 소설 작가다그리고 그에게 작품을 독촉하는 직원은아이러니하게도 이혼한 전 아내 수지다새로 온 출판사 사장은 주인공의 팬이라며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소설을 써 줄 것을 부탁한다주인공은 친구인 철학교수에게 출판사 사장과 수지의 관계에 대한 의심을 털어놓는다.

<옥수수와 나>를 끝까지 읽으면소설 첫 장에 나오는 옥수수에 대한 농담이 섬뜩하게 느껴진다분명 나는 옥수수가 아닌데왜 닭은 나를 쫓아올까나는 옥수수인가 사람인가?

<옥수수와 나>는 장편 <살인자의 기억법>과 여러모로 닿아있다두 작품 모두 인간의 근원적인 믿음내가 라는 믿음을 전복시킨다. 이젠 무얼 신뢰해야 하는지 조차 알기 어렵다현실이라는 닭은 우리를 옥수수로 알고 계속 쪼아 먹으려고 한다왜곡된 현실과 타자 속에서 우리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아니그럴 수는 있을까?

 

허무그러나 삶.

제가 이십대 후반에 쓴 소설에 나타난 허무주의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젊어서 그럴 거야라고 생각했지만지금까지 계속 보신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을 거예요앞으로도 저는 별로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출처: 도정일(2008), <글쓰기의 최소원칙>, 경희대학교출판국)

김영하 작가 자신의 말마따나그는 허무주의자다허무주의를 담은 문학은 자칫 진부해지거나 속 빈 강정이 되기에 십상이다하지만 김영하는 무언가 다르다.

그의 작품은 환상적이면서 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이면서도 굉장히 현대적이며 한국적이다. 마치 한국의 누군가는 김영하의 작품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독자들은 그에게서 굉장히 현실적인 허무를 느낀다이른바 공감할 수 있는 허무주의인 것이다.

신작 소설집 <오직 두 사람>에서 김영하는 많이 변했다이제까지의 그가 허무혼란고통의 과정을 그렸다면 <오직 두 사람>에서의 김영하는 그 이후의 삶을 그린다날카로운 필치로 필사적인 우리의 삶을 구구절절이 묘사한다이전의 작품이 그가 생각하는 세계라면최근작들은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다김영하 작가는 마치 우리에게 그럼에도 살아가야만 한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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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부터 덩케르크까지. 놀란 감독의 영화를 알아보자!

문화산책/컬처리뷰 2017.08.07 00:14

 

흥행 보증 수표’,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현 영화계에서 크리스토퍼 놀란만큼 이 칭호가 어울리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영화 미행’, ‘메멘토로 주류 영화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그는 다크 나이트 3부작, 인터스텔라 등의 영화를 통해 명실 공히 21세기 최고 흥행감독이 되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당시의 놀란 감독 (출처: https://flic.kr/p/cwC99S)다크 나이트 라이즈 당시의 놀란 감독 (출처: https://flic.kr/p/cwC99S)


한국에서 놀란 감독의 흥행은 다소 아쉬웠다. 초기작인 메멘토’, ‘인썸니아의 경우 약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에 그쳤으며 전 세계 2억불의 흥행을 거둔 배트맨 비긴즈역시 국내에서는 90만 관객 정도 밖에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배트맨 비긴즈의 후속작 다크 나이트이후 놀란 감독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인식은 완전히 변했다.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의 광기어린 연기, 이제껏 없었던 어둡고 진중한 배트맨, 그리고 영화 내의 철학적인 메시지는 한국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다크 나이트는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한국에서 가장 흥행한 슈퍼 히어로 영화 2위에 자리 잡았다. (당시 1위는 동년에 나온 아이언맨 1이다.)

이후 한국의 영화 시장이 커지며 놀란 감독 영화의 한국 성적은 세계 다른 나라들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좋아졌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약 639, 인셉션이 약 582, 2014년의 인터스텔라는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따라서 전 세계 영화 팬이 놀란 감독의 신작 덩케르크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본격 전쟁영화를 맡은 것은 처음이라 불안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그보다 놀란 감독이 이번엔 어떤 작품을 보여줄까라는 기대를 가진 팬이 더 많은 듯하다. 혹시, 덩케르크에 관심이 가지만 아직 놀란 감독의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주목하라! 놀란의 주요 작품을 통해 놀란의 영화세계와 덩케르크 관전 포인트를 알아보자.

 

1. 메멘토

 

메멘토는 놀란 감독의 정식 데뷔작이다. ‘미행등의 독립영화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메멘토를 극장가에 내놓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시간을 교차시켜 극적 긴장감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메멘토부터 그는 이런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주인공 레너드는 아내가 강간,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한 이후 10분 이상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 앓게 된다. 그의 마지막 기억은 아내가 살해당할 때의 모습, 그리고 범인이 존 G라는 것뿐. 레너드는 10분 동안의 기억을 이어가려 애쓰면서 범인을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놀란은 주인공 레너드가 겪는 혼란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바로 영화의 시간을 뒤섞어버리는 것이다. 주인공 레너드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관객들 역시 평범한 사고방식으로는 영화의 인과를 파악하기 어렵다. 물론 시간을 중구난방으로 뒤섞은 것은 아니고, 일정한 법칙에 따라 섞여있다.

독특한 편집과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된 영화 메멘토는 전문가와 평단 뿐아니라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이후 놀란 감독은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인 감독이 된다.

 

2. 다크 나이트

 

메멘토이후 놀란 감독은 인썸니아등의 영화를 연출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워너 브라더스에게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를 연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것이 바로 다크 나이트 3부작의 첫 작품인 배트맨 비긴즈. 이 영화는 배트맨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 세계 2억불의 흥행을 달성한다.

워너 브라더스는 비긴즈의 흥행에 고무되어 놀란 감독에게 차기작을 맡긴다. 그 작품이 바로 히어로 물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는 모든 부분에서 호평받을 만한 영화지만, 그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조커와 배트맨의 대립이다. 전작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자신만의 정의관을 구축한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라는 인물은, 그런 배트맨의 완벽한 안티테제다. 조커는 배트맨이 정의라고 믿었던 것들,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들을 철저히 파멸시키며 배트맨을 궁지로 몰아간다.

조커의 배역을 맡은 히스 레저는 말 그대로 미친 연기를 보여준다. 광기어린 배트맨에 대한 집착, 목적 없는 범죄를 소름끼치게 연기하며 배트맨의 정의에 대비되는 혼돈그 자체인 조커의 모습을 보여준다.

 

3.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는 한국에서 가장 흥행한 놀란의 영화지만, 전형적인 놀란의 영화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 그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우주 SF영화이며, 상당한 과학적 지식을 요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란 감독은 우주 SF영화를 완벽하게 자기화시켰다. 그는 메멘토’, ‘프레스티지’, ‘인셉션등을 통해 시간을 왜곡시키는 편집 기술이 자신의 장기임을 보여 왔다. 그리고 인터스텔라에서는 그런 놀란 감독의 장기와 상대성 이론, 블랙홀 등의 과학적 사실이 만나, 훨씬 더 타당한 연출을 선보인다.

그러면서도 놀란 감독은 사랑이라는 영화의 주제를 잃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다. 난해한 과학적 사실과 복잡한 세계관 속에서도, 감독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온전히 보전하고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누군가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터스텔라는 복잡하지만 생생하다.

 

4. 덩케르크

지금까지의 놀란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 동안 놀란 감독의 영화가 복선이 난무하는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라면, 덩케르크는 장대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복선과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다는 재앙과 같은 전쟁 그 자체,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 자체를 다루고 있다.

한스 짐머의 음악은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폭발, 총격과 유사한 OST를 사용해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전쟁 한 가운데 와 있는 듯한 착각을 가지게 한다. 거기에 주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발휘되는 놀란 감독의 편집까지 더해졌다. '놀란 감독은 이런 영화까지 소화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부르는 영화, 바로 덩케르크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다른 놀란 감독의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그 동안 놀란 감독의 퍼즐을 푸는 데 익숙해져 있던 관객이라면, 덩케르크라는 영화는 많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혹은 취향이 아닐 지도 모른다. 관람 전에 이 점을 꼭 유념하도록 하자.

 


덩케르크 관람포인트

1). 스토리보다는 상황과 인물의 감정에 집중.

2). 대사를 주의 깊게 듣자. 많은 대사가 나오지 않는 만큼 한 마디가 중요하다.

3). 비주얼, 음향, 음악에 몸을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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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여행지 "꼬란(Koh Larn)"

문화산책/여행 2017.08.06 02:20

태국의 숨겨진 보물섬 

"꼬 란(Koh Larn)"

 

학생인 나는 최대한 절약해서 배낭 여행 하는 것을 좋아한다. 단돈 2,000원을 아끼기 위해 4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잠을 자고, 옷 한 벌로 3주를 연명했던 적도 있다.


▲ 방콕에 도착하기 전 설레는 마음


방콕으로 향하기 전날 밤에도 내심 기대를 하며 갔다. 얼마나 가난한 여행이 될까, 이번 여행은 어떠한 방식으로 나를 단련시킬까. 그러나 도착해서 처음으로 마주한 방콕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방은 하룻밤에 300( 9,000)이었으며, 구색이 갖추어진 팟타이는 50( 1,500)이었다. 물론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 로드의 물가지만, 부유한 동네를 제외하면 대부분 이 가격과 비슷할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싼 물가와 가격대비 상당히 괜찮은 의식주를 보니 여행자의 천국이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바다를 보고 싶다, 꼬란에서

여행자의 천국인 방콕에서 처음 생각했던 가난한 여행은 쉽지 않아 보였다. 가난한 여행을 하지 못할 바에는 제대로 된 천국을 맛보고 싶었다. 여행지에서 내가 원하는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그 지역에서 장기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나 역시 게스트하우스에 한 달째 머물고 계신 분들 혹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분들에게 물어본 결과 여러 후보가 나왔다. 그중 내가 가장 끌렸던 곳은 방콕에서 그리 멀지도 않으면서, 바다를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꼬란 섬이었다.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떠한 선택도 틀린 답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그 후회마저 추억이 되는 것이 여행이다. 그래서 나는 바로 다음 날 아침 꼬란 섬으로 향했다.


▲ 꼬란 섬으로 떠나기 전 방콕의 야경

 

 꼬란 섬으로 가는 길

꼬란 섬을 들어가려면 유명한 여행지 파타야로 가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나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파타야까지 가는 택시를 잡았다. 가격은 1인당 400( 12000) 이었다. 카오산 로드에서 파타야까지 거리가 약 140KM인 것을 고려하면 방콕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가격이다.

택시를 타고 약 4시간을 달려 파타야 워킹스트리트에 도착했다. 위킹스트리트는 파타야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로 해가 떠 있을 때는 평범한 거리지만 밤만 되면 본색을 드러내어 세계에서 가장 문란한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위킹스트리트를 뒤로 한 채 10분 정도 걸으면 꼬란 섬으로 가는 배가 정박해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뱃삯은 30( 900) 정도로 따로 예약하지 않고 배에 타면서 돈을 내면 된다. 배는 낡지도 그렇다고 튼튼해 보이지도 않는 보통의 배였지만, 비가 내려 높아진 파도에 비하면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날씨와 상관없이 배는 출발하고 배 맨 앞에서 출렁거리는 높은 파도를 보니 꼬란 섬이 더욱 기대됐다.


▲ 꼬란 섬으로 들어가기 전 세차게 내리는 비

▲ 꼬란 섬에 도착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배

 

 꼬란 섬. 후회 없는 선택지

꼬란 섬의 주요 이동수단은 관광객이나 현지인이나 너나 할 거 없이 오토바이다. 하루에 300( 9,000)이며, 이틀 정도 빌리면 더 싸게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다. 꼬란 섬에 도착하자마자 오토바이를 빌려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의 물가가 비싸듯이 꼬란 섬의 숙박비는 섬이라는 특성상 카오산 로드보다 약 1.5배 수준으로 비싸 조금은 걱정이 됐다. 그러나 섬 전체를 돌아다니다 보니 이내 안심이 됐다. 꼬란 섬은 식당도 식당이지만 꼬란 섬 중앙에 위치한 야시장이 꼬란 섬의 묘미였다. 꼬란 섬의 야시장은 여러 개의 음식이 있는데 보통 가격대가 30( 900)으로 형성돼 있었다. 종류도 다양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야시장의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삥이라는 꼬치였다. 돼지고기를 다져서 양념을 바른 다음 숯불로 구운 것인데, 4개에 900원 정도로 배불리 먹어도 3,000원 이상을 먹을 수 없었다. 밤에는 바닷가의 파도가 넘실대는 부둣가에서 밤바다를 바라보며 무삥, 치즈가 들어있는 어묵꼬치, 닭튀김, 새우구이 등을 먹었다. 꼬란 섬에는 편의점도 들어와 있어 마실 것들을 사도 한 끼의 가격은 10,000원을 넘지 않았다.

 

▲ 꼬란 섬의 야시장 음식


꼬란 섬은 특성이 제각각인 여러 곳의 아름다운 해변들이 많았다. 섬의 지름이 4km로 크지 않은 섬이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 하루 동안 다 돌 수 있다. 아침부터 일어나 세수도 하지 않은 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오토바이를 탔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목적지도 없이 마음껏 달리다가 해변이 나오면 오토바이를 세우고 수영을 했다. 수영하다가 풍경이 익숙해지면 몸이 젖은 채로 오토바이를 다시 탔다. 물기를 닦을 필요 없이 바람을 맞으며 오토바이로 달리다 보면 옷이 마른다. 그렇게 옷이 마를 때 즈음, 또 다른 매력의 해변에 도착해 수영했다. 이렇게 섬 전체를 돌아다니며 수영을 하다가 배고파질 때 즈음에는 낮에 열리는 야시장에 가서 허기를 채운다. 비록 온몸이 타 구릿빛 피부로 변했지만, 비로소 진정한 자유인이 된 것 같았다.


▲ 꼬란 섬의 아름다운 해질녘

 

 진정으로 여행을 즐기는 법

태국에 와서 방콕에 있는 수많은 여행지를 남겨두고 짧은 여행 기간 시간을 내어 꼬란 섬에 간 것은 정말이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처음 태국에 입국할 때는 돈 없는 학생 신분으로 구질병에 걸려 어떤 힘든 여행이 될지 기대 아닌 기대를 했다. 그러나 태국은 여행자가 어떤 사람이든 두 팔을 벌려 진정한 자유를 맛보게 해주었다. 옷이 마르지도 않은 채 다음 해변을 향해 달려가는 그 순간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조만간 다시 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꼬란 섬만큼 좋은 곳들이 많지만 이번 여행에서 다 둘러보지 못했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심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다음 여행을 올 핑곗거리를 남겨두라는 것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삶도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살아가면서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가진 채 천천히 삶을 여행한다. 비록 땀으로 젖어 옷이 마르지 않은 채로 다음 목적지로 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땀도 결국에는 바람에 날려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핑계를 대도 좋다. 결국은 목표에 도달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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