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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에게 피자와 귤 상자가 배달된 사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27. 11:10

얼마 전 한 통신사의 고객센터 녹음 파일이 공개되어 '친절한 상담원'이 화제가 되었다. 정보보안의 선두주자인 안랩은 어떨까. 지금 이 순간에도 바이러스로부터 컴퓨터를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수많은 직원 중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의 고충을 함께 나누는 고객서비스팀의 역할은 그야말로 간판급이라 할 수 있다. 

친절한 상담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고객서비스팀은 대외적으로 안랩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고객을 위한 친절과 배려를 잊지 않는 안랩 고객서비스팀. 그 중에서도 친절한 상담으로 고객으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은 고연희, 김창진 직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고객서비스팀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연희: 저는 금융사 솔루션지원팀에서 근무했어요. 금융권 사이트는 관리가 까다로워서 적응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제가 무뎌서 그런 것인지 처음부터 별 힘든 것 없이 잘 지냈어요(웃음). 그래서 잘 맞나 보다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다 안랩 고객서비스팀으로 옮겨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창진: 다른 팀에 지원했다가 고객서비스팀에 지원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연락을 받았죠. 전에 다른 회사에서 전화 대응 경험이 있어서 지원해도 좋겠다 싶었죠. 이렇게 시작을 했는데, 일하다 보니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제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교육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김창진: 제품 교육만 거의 한 달 정도 받아요. 아무래도 제품에 대한 서비스 업무이다 보니, 제품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하니까요.

고연희: 제품 교육과 함께 상담 스크립트 교육도 병행해요. 아무래도 전화는 면대 면이 아니라서 오해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따로 스크립트에 대한 교육을 받고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에 QA라고 하는 전화 서비스 녹음 내용에 대한 청취, 피드백 등의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Q. 고객에게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어떠한 상담으로 무슨 선물을 받았나요?

고연희: 저희 제품만 사용하면 컴퓨터가 느려진다고 하던 고객이 계셨어요. 컴퓨터에 TV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호환성’ 설정이 변경되어, 해결하는 데 일주일 정도가 걸린 사건이었어요. 온라인으로 지원을 해드리다가  전화로 상담해드렸어요. 문제가 해결되기 전부터, 고객께서 약소한 선물을 주시겠다며 회사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음만 받겠다고 계속 사양했으나, 완강하게 보내고 싶으다고 하셔서 결국 메일로 주소를 보내드렸어요.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회사로 피자 3판을 보내주셨더라고요. 사실 그때 제가 휴가라서 그 피자를 못 먹었는데, 이 소식을 나중에 알게 되신 고객께서 추가로 2판을 더 보내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에 장문의 메일과 함께 회사 증정품을 보내드렸어요.

김창진: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감염됐는데 V3가 동작하지 않는다는 문의를 받았어요. 전용백신을 사용해 봤는데, 부팅되지 않았어요. 원격제어로 복원해 부팅에 성공한 후 다른 전용백신으로 치료하고 보안 패치를 설치하는 등의 작업을 해 드렸죠.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분이 원격제어 도중에 학교에 가야 한다면서 작업을 완료하고 PC만 종료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 컴퓨터를 맡기는 것은 저희를 믿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아무튼, 일이 잘 해결되고 나서 회사로 귤을 한 상자 보내주셨어요. 저보다는 안랩에 보내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Q. 이 외에도 상담하면서 겪은 보람찬 순간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고연희: 요즘은 컴퓨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신 분이 많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컴퓨터 활용에 익숙지 않아 불편함을 많이 느끼세요. 어떤 고객께서는 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게 되어있는데, CD로 구워서 설치하고 싶어서 CD 굽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CD를 굽는 데 필요한 것과 방법을 알려드렸는데도 결국 잘 안 되어 제가 해당 프로그램을 CD로 구워서 보내드린 적이 있어요. 이후로 그분은 전화 상담 때마다 “고연희씨 바꿔달라”며 저를 찾으셨어요.

김창진: 프로그램뿐 아니라 PC에 문제가 생겨도 연락을 주는 고객이 많습니다. 보통 PC에 문제가 생기면 A/S 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바이러스를 원인으로 꼽거나 과다 비용 청구를 하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그런데 원격제어로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적절한 설정을 하고 나면 고쳐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프로그램과는 상관 없는 업무지만, 문제가 잘 해결되고 나서 고객의 감사 인사를 들으면 뿌듯한 마음이 들죠.
 

Q. 자신만의 상담 노하우가 있나요?

고연희: “정말 불편하셨겠어요.” 이렇게 일단은 고객분의 말씀에 동조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면대 면이 아니다 보니 무례한 분이 간혹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바로 개인적인 감정으로 상대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사실 그분들의 불만은 제품에 대한 불만이지 직원에 대한 불만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를 분리해서 생각해요. 우선은 그분들의 불만사항을 이해하고, 최대한의 성의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김창진: 저는 사실 업무 초기에 항의를 많이 받아봤어요. 그래서 항의를 받거나 불만사항이 생길 만한 부분을 잘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Q. 상담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고연희: 고객서비스팀 직원은 모두 회복탄력성이 좋은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받아도 금방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편이거든요. 가끔 고객이 언성을 높이셔도 그것이 제품에 대한 불만이라 여기고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에요.

김창진: 모니터에 '참을 인(忍)'을 써서 붙여놓은 직원도 있어요. 아무래도 사람이니 욱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금방 잊는 편인 것 같아요. 저는 웃기게 나온 조카 사진을 보거나 활짝 웃는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보기도 해요. 선배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요.

 

Q. 고객이 바라보는 안랩 VS 고객서비스팀원이 생각하는 안랩

고연희: 일부 고객은 안랩을 국가 기관 정도로 생각하고, 24시간 근무를 강요하기도 해요. 그만큼 안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죠. 이런 이미지 때문에 부담스러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사이버 공격이 점점 잦아지는 추세이므로 보안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창진: 저는 안랩의 정직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보고 지원했어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팀에서 제 역할을 잘해내야 안랩의 이미지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 일에 만족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SNS를 통해 한 명의 의견이 일파만파 커질 수 있어서 더욱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상담에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피뢰침의 원칙’을 꼽는다. 건물이나 자동차에 딸린 피뢰침은 번개를 직접 맞지만, 자신은 상처를 입지 않을 뿐 아니라 건물이나 자동차까지도 아무런 상처가 없도록 번개를 땅으로 흘려보낸다. 이처럼 고객을 응대하는 상담자는 피뢰침과 같이 불만이나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고객을 맞이하여 잘 대응한 뒤, 그들의 불만을 다시 땅 속으로 흘려보내야 한다.

안랩 고객서비스팀의 두 직원은 이러한 ‘피뢰침’의 역할을 매우 훌륭하게 수행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의 불만에 일단 동조하고, 해결책을 찾는 사소한 배려 하나하나가 현재와 향후의 안랩을 받쳐줄 수 있는 큰 기둥이 되리라 생각한다. Ahn

대학생기자 이혜림 /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대학생기자 김지수 / 서울대 사회교육과/경영학과

사내기자 임재우 책임 / 안랩 보안정책팀

사진. 사내기자 홍성지, 이유정 / 안랩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