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여행

국화향 가득한 인천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1. 9. 04:30

단풍이 울긋불긋 물드는 늦가을, 그윽한 국화향기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제94회 전국체육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인천시민의 날을 맞이하여 2013년 10월 11일부터 21일간 열렸던 인천 월미공원에서 열리는 국화전시회에 찾아가 보았다. 월미공원은 6.25 때 인천상륙작전의 역사가 서려있고,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서울근교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월미도 광장에 도착하니 파란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이 펼쳐져 있었다. 바다 향와 어울어진 국화의 향은 어떨까라는 생각에 월미공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월미 광장으로부터 월미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긴 벽화가 그려져있다. 어 정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길이지만, 벽화를 보는 재미에 금방 월미공원에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한 십분쯤 걸으니, 월미공원 국화축제라고 써있는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원래 있던 월미공원에 전시를 한 것이여서, 월미공원에 조성되어 있었던 전통가옥과 국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국화는 재배의 방법에 따라서 절화용과 화분용으로 나누어지고, 화분용은 다시 포트멈과 관상국으로 나누어진다. 월미국화축제에서는 대부분 다륜대작, 입국작, 분재작, 현애작 등의 관상국으로 이루어져있었다. 발걸음이 닿았던 순서대로 보았던 국화를 소개하려 한다.

전시회 입구를 지나니, 처음 맞이하는 것은 마치 국화꽃으로 가득한 꽃다발처럼 보이는 다륜대작(多輪大炸)이였다. 다륜대작은 중국(中菊)이나 대국(大菊) 한 줄기에 곁가지를 내여 원형 틀에 유인하여 꽃이 100~1000송이 피게 한 것이다. 500송이가 넘는 작품은 '천륜작' 혹은 '천각작'이라고 하고, 틀만들기와 꽃의 배열이 일정하여 꽃송이가 많고 전체적으로 큰 작품일 수록 좋은 것이다. 다륜대작은 소국이 아닌 중국이나 대국으로 이루어져서 일반소국에서 느끼지 못하는 고귀하고 우아한 자태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더 걷다보니, 형형색색의 입국작(다간작:多幹作 과 일간작:一幹作)들이 모여있었다. 위의 사진은 입국작 중에 다간작으로, 중국(中菊)이나 대국(大菊)을 화분에 심고 꽃대를 홀수로 받침대를 세워 사방으로 유인하여 기른 것이다. 화분에서 꽃 부분까지의 생육정도가 45cm이상이고 꽃송이가 크고 선명하고 광택이 있어야 좋은 것이다. 월미국화축제의 입국작들은 한 화분에 7개정도의  국화가 심어져 있었다.

같은 입국작의 일종으로 다간작의 옆에 일간작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간작이란 가장 초보적인 방법으로 대국을 위주로 국화 묘 하나를 심어 한줄기에 꽃 한송이만 피게 한 것이다. 7월 초순경에 삽수를 채취하여 보통 50~100cm로 기른다. 특히, 초장을 30~40cm로 짧게 키우는 방식을 왜화재배라 한다. 하나의 색의 입국작이 모여있는 것보다 여러 색깔이 입국작이 어우러져 있으니 서로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 같았다. 작은 국화는 주위에서 찾아보기 쉽지만, 대국을 직접보기는 어려웠는데, 대국을 실제로 보니 소국보다 시원하고 화통한 느낌이 들었다.

입국작이 전시된 맞은편에는 분재작(盆載作)이 전시되어 있었다. 분재작은 국화를 이용하여 자연의 풍경을  화분에 옮겨놓은 작품이다. 소국을 한 화분에 한 뿌리 심어 나무분재처럼 재배하는 것으로, 일반분재, 목부작, 석부작으로 구분하며 기교에 따른 조화와 기품을 중시한다. 분재작 중 간작(古幹作) 줄기를 2년 이상 키운 작품이다. 국화축제에 있는 분재작들은 마치 절벽위에서 자란 나무를 연상케하였고, 자연을 품은 국화의 모습에서 그 고귀함과 기품이 느껴졌다.

조형작을 지나고 나니, 하트모양 꽃밭을 연상케하는 작품이 보였다. 이 것은 현애작(懸崖作)으로 절벽 틈으로 초목이 뿌리를 내리고 늘어져있는 풍취를 본 뜬 작품으로 현애작의 뒷 모습을 보면 국화의 뿌리가 늘어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애작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국을 한 화분에 한 뿌리 심은 후, 줄기를 아래로 늘어뜨려 많은 곁가지를 내야한다. 꽃의 개화가 일정하고 유인상태가 일정한 각을 유지하여 꽃의 배치가 적절하며, 길고 클수록 좋다. 현애작앞에서 불혹의 나이에 가까워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소녀처럼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현애작의 애자가 愛는 아니지만, 현애작 앞에 있으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나보다. 


국화의 전설

옛날에 장방이라는 현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근항경이라는 사람에게 한 가지 예언을 하였다. "금년 9월 9일 자네의 집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이네. 이 재앙을 막으려면 집안 사람 각자가 주머니를 만들어 주머니 속에 산수유를 넣어서 팔에 걸고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술을 마시면 화를 면하게 될 것이네." 근항경은 장방의 말에 따라 그날 집을 비우고 가족들 과 함께 뒷산으로 올라 갔다. 그리고는 장방이 말한대로 국화술을 마셨다.
집에 돌아와 보니 닭이며 개, 소, 양, 돼지 등이 모두 죽어 있었다. 장방은 이 소문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짐승들은 사람 대신 죽은 것이었다네. 국화술이 아니었다면 자네 식구들은 모두 죽었을 거야." 9월 9일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술을 마시거나 부인들이 산수유 주머니를 차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몇 걸음을 걸으니, 국화축제의 핵심인 조형작(造形作)이 보였다. 국화를 이용하여 만든 나비모양, 기린, 코끼리등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조형작은 대국이나 소국을 화분에 심고 순집기를 하여 동물이나 사물형태의 특수 틀에 맞추어 유인작업을 한 것이다. 틀의 제작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으며, 규모가 클 수록 화려하고 동물의 경우 역동적일 수록 좋다. '조형작'을 생각하면 화려함이 생각나는데, 국화를 이용하여 조형작을 만드니 조형작의 화려함이 검소해진 것 같다. 조형작의 화려함에 눌려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게 아니라 조형작과 어울어진 풍경과 하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지도와 나비


 

 

 

 

 

 

 

 

 컵과 기린과 코뿔소

 

 

 

 

 

 

 

 

 

 

 별 사이에 있는 낙타와 하트

 

 

 

 

 

 

 

 

 

 토끼와 별

 

 

 

 

 

 

 

 

 

흰 국화의 꽃말은 성실과 진실 감사, 노란색은 실망과 짝사랑, 빨간색은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한다. 빨간색 국화의 꽃말처럼, 국화의 계절 가을에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국화를 보며 서로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Ahn


대학생기자 윤현정 / 동덕여자대학교 컴퓨터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