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서평

일상의 틀을 깨다 '보니 앤 클라이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3. 22. 22:11

  사람들은 누구나 안정된 삶을 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똑같은 삶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은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평범한 삶을 살 것인가 혹은 남들과 다른 삶을 살 것인가.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두 갈림길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남들과 다른, 조금은 특별한 삶을 선택한 ‘보니’와 ‘클라이드’. 하루하루가 색다른 둘의 일상에 빠져보자



<출처: 네이버 영화>


그들에게 ‘내일’은 없다

   1967년에 개봉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14년인 지금, 이 영화가 다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로 떠오르고 있다. 뮤지컬 외에도 이 영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매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아직도 초능력자, 우주, 판타지 세계를 마음속으로 꿈꾸는 이유기도 하다. 누구나 한번쯤 특별한 삶을 원한다. 특히 무언가에 억눌려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영화는 특별해지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한다.

   영화는 클라이드의 도둑질로부터 시작된다. 클라이드는 ‘내일’을 그리지 않는, 오직 ‘오늘’만을 바라보며 사는 범죄자다. 보니는 웨이트리스로 똑같은 삶에 지루함을 느끼던 중 내일에서 자유로운 클라이드를 만난다. 그리고 그를 따라 은행 강도가 돼 배가 고프거나 돈이 부족하면 강도짓을 하는, 경찰에게 쫓기는 삶을 선택한다. 그들의 특별한 일상은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고 긴박해 지루할 틈이 없다.

   하지만 점점 동료가 많아지면서 그들의 범죄행위는 사람을 죽이는 등 더 과감해진다. 갈수록 커져가는 범죄행위로 결국 경찰에게 꼬리를 잡히고, 결국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죽음의 마지막 순간, 그들은 웃는다.

   “사람을 죽인 건 어쩔 수 없었던 거지?” 보니는 클라이드에게 묻는다. 그녀는 일탈을 즐기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해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이 선택한 삶이 맞는지에 대한 해답을 클라이드에게서 찾았다. 어쩌면 그녀는 클라이드에게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거지?”와 같은, 끝이 보이는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내일’

   현대인들도 일상을 벗어나기 전, 가끔 보니처럼 똑같기만 한 삶에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하지만 이 영화는 희망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게 해준다. 한번 일상을 탈피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기적이 일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거야?” 보니가 클라이드에게 묻는다. 클라이드는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 말한다. 이 장면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자신의 선택에 망설임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렇게 평범과 일탈 사이의 모순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독자에게 위 질문에 답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우리가 꿈꿔오던 것을 실제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은 빈민이 아닌 대부의 돈을 훔치는 의적이 되기도 하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악당이 되기도 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고, 하루뿐이지만 남의 집에서 호화롭게 살기도 한다. 그러나 평범함을 포기하고 특별함을 선택했기 때문에 되돌아갈 곳이 없다.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고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동료를 통해 특별함에는 두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깨닫는다. 이렇게 대조적인 상황은 우리에게도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아직도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는 ‘일탈’이라는 단어가 남아있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항상 한계에 부딪힌다. 만약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그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모두의 ‘내일’이 다르듯 모두가 원하는 ‘내일’도 다르다. 당신이 선택한 삶이 당신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대학생기자 주윤지 /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신문방송학과

내가바른 곳에 발을 들였음을 확신하라. 그리고 꿋꿋이 버텨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