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근속자 EPS 개발팀 이성근 팀장님 인터뷰
안녕하세요. 안랩 대학생 기자단 Inside Editor 박현수입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비율은 5.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한 회사에 이처럼 오랫동안 몸을 담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팀에서 일하는 것은 이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요. 3000만명 이상 사용한 V3 모바일 플러스를 개발하셨고, 이제는 EPS 개발팀의 팀장을 맡고 계신 이성근 팀장님을 만나서 안랩에서의 20년을 함께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랩 EPS 개발팀 이성근 팀장입니다. 간단히 팀 소개를 하자면 EPS 개발팀은 산업분야와 관련된 팀인데요, 그 중에서도 OT(Operational Technology) 영역의 보안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반도체 같이 주요 산업 공정에서 장비를 제어하는 PC가 있는데, 그 PC를 보호하는 솔루션인 EPS를 개발하고 있어요. EPS는 장비 자체의 생산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보안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팀장님은 20년간 보안 영역에서 근무해오셨는데요, 어릴 때부터 보안 업계에 종사하길 꿈꿔오셨나요?
A: 어릴 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을 좋아했고 개발자가 되길 꿈꿔온 건 맞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보안 업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었고, 입사 후에는 악성코드에 대해 분석하고 알게 되면서 흥미를 느끼면서 보안업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갔어요.
Q: 그럼 다른 기업이 아닌 안랩에 지원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계실까요? 20년 전 안랩은 팀장님께 어떤 이미지였나요?
A: 사실 제가 찾아온 건 아니었고요. 안랩 측에서 헤드헌팅을 통해 지원을 권유받았습니다. 저는무엇보다 안랩의 기업 가치나 직원분들의 역량, 깨끗한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당시 다른 기업의 입사 제안도 있었지만 안랩에 합격한 이후에 고민없이 입사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그럼 직접 회사에 다니가장 마음에 드는 복지혜택이나 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사실 저는 회사를 선택하거나 다닐 때 복지혜택에서 주안점을 찾기보다는 일의 흥미나 일을 할 때에 있어서의 즐거움을 더 중요시하는 사람이라서요. 하지만, 안랩의 복지제도에 근속 포상, 복지 포인트 등 여러 가지 정말 좋은 복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Q. 20년 넘게 보안 개발자로서 활동하시면서, 일상생활 속 직업병 같은 것이 있으실 까요?
A: 직업병이라고 해야할까요, 일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는 거? 소프트웨어 개발을 처음 시작할 때 만났던 팀장님이 업무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 분이셨어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계속 일 생각을 하시는. 그래서인지 저도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도 일을 많이 생각하고,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 됐어요. 또한 관심사에 있어서는 깊게 파고드는 성향이라 일상생활에서도 질문을 깊게, 넓게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Q: 다양한 보안 제품의 개발을 담당해 오셨다고 알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이 있으실까요?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V3 모바일 플러스와 EPS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목표가 첫 번째로 수출을 해보고 싶었고, 두 번째로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안랩 모바일 플러스의 경우 3000만 명 이상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제품을 만들어서 기억에 남고요. 그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 수출까지 하게 되어 제 목표를 이뤄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PS 같은 경우 3~4년 전 제가 담당하게 된 이후 방향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기능도 추가하여 보완/발전시켰습니다. 건축 분야를 예로 들자면, 한 집에 오래살면서 편한 것도 좋지만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거나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더 편하게, 재미있게 살 수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도 EPS라는 제품을 계속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보완을 해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두 제품은 많이 달라보이는데요, 새로운 보안 분야에 대한 진출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A: 모바일 분야와 OT 분야도 들여다보면 공통집합이 있습니다. 결국 악성코드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악성코드를 어떻게 탐지하고 진단하고 치료할 것인지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죠.
EPS를 맡게 되면서 방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장판이라고 생각했고 세부 기술의 차이는 있었지만 코어에 해당하는 공통 기술은 차이는 없습니다. 보안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준비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입사 초기와 지금 보안 업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개인용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인한 보안 위협이 증가했다든지. 보안 담당자로서 가장 크게 다가온 변화는 무엇일까요?
A: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하더라도 보안업계의 관심이 악성코드에 관련한 대처에 대해 집중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특정 악성코드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종합적인 대응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어요. 예전과 달리 공격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복합적인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의 중요성도 많이 강조되고 있죠. 예전에는 정보가 유출되어도 그 피해정도가 심각하지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요, 이제는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개인 정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했습니다. 사회가 바뀌면서 새로운 보안 요소들이 생기고 있어요.
Q: 20년 동안 팀장님 스스로도 달라진 점을 느끼실 것 같은데요, 회사에서 사원이었을 때 가졌던 고민들과 팀장으로서 가지게 된 고민들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제가 사원이었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코드를 잘 짜고 설계를 잘 할지에 대해 생각했다면, 매니저가 된 이후에는 사람/기계/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기술에 대한 이해만 필요했을 땐 크게 부담되지 않았어요, 그만큼 공부하면 되니까요. 매니저의 역할을 맡으면서 개개인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함을 느끼게 됐는데요, 아마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을 강조하신 이유도 이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개발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개발을 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코드를 견고하게 만드는 거예요. 코드에 대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제품이 인도가 되었을 때에 품질에 대한 하자의 가능성을 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요구사항을 잘못 파악해서 개발하면 코드의 품질이 아무리 좋다 해도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실행되지 않는 코드와 같습니다.
하지만 때론 고객들도 자신의 요구사항을 정확히는 알지 못하고, 고객들의 요구를 전부 들어준다고 좋은 제품도 아니기에 그 균형을 찾는 게 사실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다수의 고객과 함께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건 단순히 한 명의 고객만 만족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죠.
코드를 정말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코드를 짜는 능력만으로는 충분히 가치를 가질 수 없습니다. 코드 구현 자체는 좁은 의미에서의 개발이고 결국 많은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개발은 Input(고객, 회사 내부)에서 output까지 이어 나가는 하나의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Input이 잘못되면 Output은 반드시 잘못되게 되므로 Input 단계에서의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해요.
Q: 올해 안랩 EPS 개발팀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A: EPS는 산업 장비가 동작하는 동안 다른 장치에 의해 실행되지 않도록 lock을 걸고 검사를 합니다. 이때 어떤 파일을 실행하고 실행하지 않을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이 Locking 속도에 큰 영향이 미치는데, 저희 팀이 이를 연구를 통해 속도를 7.6배~26배 향상시켰습니다. 해당 개선사항을 포함하여 올해 해당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막 입사한 개발자 연구원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소프트엔지니어는 ‘지식 근로자’라고 생각합니다. 지식 근로자는 배움을 통해 지식을 확장해야 합니다. 충분히 공부하지 않으면 사실 좋은 개발자가 되기 힘듭니다.
대학도 전공 과목이 있고 교양 과목이 있잖아요? 개발자에게 전공은 자신의 회사에서 맡은 업무라고 볼 수 있고, 교양이라고 한다면 본인이 담당하지 않지만 최근 트렌드인 여러가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블록체인이나 AI 등을 담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주요하게 떠오르는 IT 기술임은 틀림없죠. 그렇다면 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학습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이해도를 높여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학습을 하면 나중에 자신이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빠르게 적용할 수 있고, 다른 개발자와도 폭넒게 대화하며 기회를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신입 개발자들에게 혹시 추천해 주실만한 도서가 있으신가요?
A: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라는 책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앞서 말했던 ‘지식 근로자’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한 분인데요, 지식 근로자는 주도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일하는 과정에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해요. 일할 때도 내가 지식 근로자답게 일을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