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서평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자본주의를 향한 독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2. 9. 08:15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그의 책을 모두 읽은 내 생각으로는 장하준 교수의 책은 읽기 전에 토마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는 것이 좋다는 것. 두 책이 서로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기에, 균형된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같이 읽기를 권한다.
누구나 꿈꾸는 CEO의 고액 연봉, 그게 바로 거품 |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수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경영을 3년이나 공부 중인 내가 봐도 너무나 당연한 소리이다. 도대체 이 탄탄한 논리를 장하준 교수는 어떻게 반박할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1960년대 미국의 CEO는 동시대 노동자의 보수보다 겨우 10배 정도를 더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는 어떤가? 미국 CEO의 보수는 노동자의 보수보다 평균 300~400배가 많다. 그렇다면 60년대 CEO보다 지금 CEO가 30~40배나 더 효율적이고 능력있는 CEO란 소리일까? 아니다. 오히려 기업 실적은 60년대가 훨씬 좋았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CEO의 고액 연봉은 합당한 것일까?"
두 관점 중 누가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가 힘들 정도로 참 팽팽한 논리 싸움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까지 이런 관점의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장 교수의 자본주의에 대한 일침에 주목하는 것이다.
성장하는 금융산업만으로 시장이 돌아갈까? |
하지만 과연 정말 탈산업, 즉 제조업을 벗어나 서비스업만이 진정한 살 길일까? 이 질문의 답을 나는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의 논리는 내가 아는 답을 더욱더 확고히 해주었다.
얕은 시각에서 보면 서비스업은 참 시작하기도 쉽고 돈 벌기도 쉬운 그런 산업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기초한 경제는 수출력이 떨어져 무역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참 다르지만, 참으로 논리적이지 않은가?
미국도 자유시장정책으로 부자가 되지 않았다 |
하지만 알려진 바와는 정반대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실적은 국가 주도의 발전을 꾀하던 시절이 그 뒤를 이어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 추진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고 한다. 즉, 아직 성숙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붙이고, 무역을 정부에 통제하는 보호무역이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2년 전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을 땐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수십 년 전에는 그 어떠한 나라보다 강력한 보호 무역을 펼쳤으며, 그 기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이라고 한다.
일례로 관세율은 40~55%에 달하며 외국인 투자자를 심하게 차별한다. 그리고 외국인은 기업의 임원이 될 수도 없으며, 카르텔과 같은 다양한 독점 현상이 팽배하며 지적 소유권 보호는 꿈도 꿀 수 없다. 과연 이런 나라가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 나라가 1880년대 미국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장하준 교수의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분명히 세계 경제와 자본주의의 내용을 담은 경제 도서이다. 그럼에도 경제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라 거의 한 달 동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새해 첫 도서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어떨까? Ahn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