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현장속으로

해운대에서 열린 지식공유 콘서트 TEDx 현장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11. 05:00

"사람에게 걱정이 많은 것은 당연하고, 걱정을 끝까지 해야 걱정이 풀린다."

4월 23일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에서 열린 'TEDx 해운대'에서 들은 강연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TEDx는 미국 TED와 라이선스를 맺어 개최되는 지역 프로그램이다(TEDx 한강 연설 - http://blogsabo.ahnlab.com/432). TED(www.ted.com)는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Ideas Worth Spreading)'을 일반 시민과 나누자는 모토 아래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지식공유 행사이다.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 등 세 분야의 지식을 나눈다는 취지로 시작돼 앞글자를 따 'TED'로 이름 붙였지만, 최근에는 철학이나 예술, 교육 등으로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이번 'TEDx 해운대'는 IT, 예술, 남녀의 심리, 사회적 가치 등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부산의 골목을 주제로 포토 에세이 '골목'을 진행한 김홍희 사진작가, 시멘틱 웹 기술 국내 1위 기업이자 부산지식네트워크 제작사인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 한국소년소녀정가단 단장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歌辭) 이수자 문금자, 장편 '범일동 블루스'를 연출한 김희진 독립영화감독, 다큐프라임 '남과 여'를 연출한 EBS 이선희 PD, 돈워리컴퍼니 김경원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다양한 지식을 나눴다. 

* 가사(歌辭) : 조선 초기에 나타난, 시가와 산문 중간 형태의 문학. 형식은 주로 4음보의 율문(律文)으로, 3ㆍ4조 또는 4ㆍ4조를 기조로 하며, 행수(行數)에는 제한이 없다. 마지막 행이 시조의 종장과 같은 형식인 것을 정격(正格), 그렇지 않은 것을 변격(變格)이라고 한다.


다음은 주요 내용. 

이경일 - 연결된 세상, 함께 만드는 미래

 

시간이 돈이다. 사람들이 어디서 시간을 보내는지 알아야 돈을 번다. 지난 50년, 60년 미국 광고 시장에서 잡지는 포화 상태이다. 그리고 온라인 시장도 2007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성장하는 시장은 소셜 네트워크이고, 모바일 서비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열광하는지 알아보자.

뇌 속에는 뉴런(기억하는 곳, 천억 개가 있음), 시냅스(연결하는 곳, 백조 개가 있음)가 있다. 인간을 왜 이렇게 기억하는 것보다 연결하는 곳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걸까? 정보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시맵틱 웹은 네트워크적으로 이루어졌다. 6단계 분리 법칙이 있다. SNS, 모바일도 여기에 속한다. 6단계 분리 법칙은 2단계, 3단계의 사람을 걸치면 그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네트워크가 불공평한 구조로 되어 있다. 미국의 고등학생 성 관계 조사를 한 결과 한 명이 여러 사람과의 성 관계를 이루는 반면, 1:1의 관계를 이루는 경우는 낮았다. 이처럼 정보 및 인맥도 역관계적인 모습을 이룬다.

자녀가 아는 사람만 만나고, 좋아하는 것만 하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게 만드는 것이 혁신적인 관계를 이루게 한다. 부산시가 부산지식네트워크 사이트를 만들었다. 전문가와 다양한 사람이 접촉하기 쉽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가정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직장에서는 상사, 동료와의 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져야겠다.

문금자 - 우리 가곡을 아시나요

 

서양의 가곡만 아는 게 안타깝다. 시조라고 하면 '태산이 높다하되 뫼이로다.' '청산리 벽계수야'만 안다. 부산에 있는 과정로도 정과정이라는 사람의 호를 따서 만든 것이다. 우리 것을 잘 모른다. 아이의 태교를 할 때도 외국의 음악부터 하고, 어릴 때 피아노부터 시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음악부터 배우고, 들려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김경원 - 걱정의 끝

 

'걱정인형'은 과테말라에서 생긴 것으로 아이들한테 작은 인형을 줘서, 걱정이 있을 때 밤에는 이 인형한테 걱정을 줬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걱정을 생각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돈워리컴퍼니는 현재 걱정을 인터넷에 쓰게 해서, 걱정인형을 준다. 그리고 남은 수익금으로 캄보디아 등에 축구공을 선물해준다. 많은 사람이 걱정을 하는데, 공통적인 알고리즘이 나왔다. 걱정에 대한 조언은 걱정할 때 끝까지 하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걱정할 때 하다가 마는데, 걱정을 끝까지 하면 다른 사람한테 조언도 듣고,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의 객관화가 이루어진다. 그러면 그 선택을 포기하거나, 포기를 안 하는 경우가 생긴다. 포기를 하면 욕심이 생기지 않고, 포기를 안 할 경우 더욱더 그 일에 집중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걱정을 하면 자기비하를 하지만, 인간은 걱정할 수밖에 없다. 걱정인형은 걱정을 끝까지 하는 것을 돕는다. 걱정이 힘들 때 걱정인형한테 맡기고, 다시 다음날 걱정을 하면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김홍희 - 새로운 이미지 만들기

 

베트남전의 참혹한 사진을 찍은 사람이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것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알린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은 자살을 했다. 사진가로서의 철학이 정리가 되지 못 해서이다.

전쟁 사진을 찍는 것은 전쟁을 지구상에서 없애기 위해서이다.
밤 12시를 유리구두라는 키워드로 보면 신데렐라라고 본다. 사진은 말이 필요 없이 사람이 보편적으로 행하는 범위에서 보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포토 에세이 '골목' http://www.busanmbc.co.kr/sub02/photoessay/sub03.html


이선희 - 끌림의 법칙을 찾아서

 

우리나라는 남녀에 대해서 학문적 접근이 없다.  '남과 여라'는 프로그램은 그래서 기획했다. 남녀 간에 끌리는 사람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세 가지 테스트를 해봤다.

첫째, 미혼 남자 3명, 여자 3명의 땀 냄새 나는 셔츠를 병 속에 넣어서 남자는 여자의 냄새를 맡고, 여자는 남자의 냄새를 맡게 했다. 이때 유의점은 끌리는 냄새가 스킨십이나 성적인 매력이 있는 냄새여야 한다. 이유는 MHC라 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면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실험에서 결과는 자신과 다른 면역체인 사람한테 끌린다는 것이다.

둘째, 낮은 목소리 실험. 이 실험에서 여성은 낮은 목소리의 남성을 좋아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낮은 목소리의 남성은 큰 목소리의 남성보다 남성 호르몬이 높았다.

셋째, 일본에서 첫째 실험을 동일하게 했다. 재밌게도 기혼 남자, 여자를 했을 때의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즉, 기혼인 경우 자신과 동일한 성격 및 면역체인 사람을 좋아하고, 연애할 때는 자신과 성격, 면역체가 다른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도 평균적(정상범위)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모든 것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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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 정재식 / 신라대 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