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진단, 경제 성장 아닌 일자리 창출이 핵심
나를 포함한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대학생의 최대 고민거리는 ‘취업’이다. 취업을 위해 우리는 학점을 올리고 어학 공부를 하며 대외 활동에 뛰어든다. 취업 시에 필요한 소위 ‘스펙’ 때문이다. 이 문제를 늘 고민하고 또 좌절하는 청춘을 위해 최고의 멘토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청춘콘서트’를 마련했다. 두 멘토는 7월 8일 안산 문화예술회관에서 ‘미국의 사례로 본 일자리와 고용 문제’를 주제로 특별 게스트 곽수종 박사(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분석실 연구원)와 함께 근본적인 문제를 이야기했다.
박 원장이 ‘글로벌 시장에 관해서 중요한 확견을 가진 분’이라고 소개한 곽수종 박사는 미국의 경제 상황과 우리나라의 현재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우리나라의 청년처럼 미국의 청년도 똑같이 힘드냐'라는 박 원장의 질문에 곽 박사는 “아들이 시립도서관 아르바이트에 지원을 했는데, 총 30명이 지원을 했다. 그 중 20명이 석사, 5명이 학사, 5명이 고졸 출신이었다. 단 1명을 뽑는 것이었고 또 고작 도서관 아르바이트 자리인데 뛰어난 학벌을 가진 사람조차 30:1이라는 경쟁률을 경험했다.”라며 미국의 상황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
2000년부터 미국의 경제 규모가 20% 늘어났다면 그만큼의 이익이 발생했을 텐데 왜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았을까? 곽 박사는 그 이유를 제조업이 아니라 금융 산업 쪽에서 부가가치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노동 생산성’의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부가 모든 직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상위 계층에만 돌아가는 임금 체계이다 보니 부의 불균형으로 인한 양극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곽 박사에 따르면 80년대 이전에는 정부가 노동 임금이나 노동자의 복지에 개입해왔지만, 80년대 이후부터는 달랐다.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한 ‘신자유주의’ 때문이다. 1·2차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미국의 경제가 주춤하자 그는 정부의 무능력함을 꼬집고 정부의 시장 개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시장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두자는 그의 주장이 부의 불균형을 초래한 것이다.
그런데 이 신자유주의가 왜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일까? “우리나라 대학생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가 삼성이다. 그런데 만약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입사를 한다면, 2년 안에 60% 이상이 그만둘 것”이라며, 이러한 모순이 발생하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이 정치 체제와 경제 체제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민국은 ‘공화국’이다. 즉, 권력은 대통령이나 헌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측면에서 볼 때, 자본주의에서는 국가와는 다른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미국이 시민 혁명으로,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으로 또 영국은 권리장전으로 이 두 속성을 제대로 정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0년 간의 압축 성장 때문에 이 두 가지 속성이 정리될 틈이 없었던 것이다. 더 심각한 상태를 초래하기 전에 두 속성을 정리할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 이 개혁 중 하나는 ‘투표’가 될 수 있다. 즉, 이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인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자리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만들어질 수 있는 수에 한계가 있다. 특히 대기업의 고용은 포화 상태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중소기업이나 벤처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안철수 교수는 ‘현재 기업이 국가보다 경제력이 훨씬 커졌다. 이런 상황에 기업은 정부가 혜택을 굳이 주지 않아도 살아남기 위해서 스스로 성장을 할 것이다. 그러니 일자리를 더 만들어낸 기업, 새로 창업하는 기업, 그 기업이 같이 일을 하는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자. 그러면 전체 일자리가 늘 것이다. 사실 경제 성장의 목표는 기업이 이루는 거니까, 그렇게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인텔의 전 CEO 앤디 그로브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서 곽수종 박사에게 “앤디 그로브는 정부가 경제 성장에 목표를 두지 말고 고용 창출에 둬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곽 박사는 ‘리좀(Rhizome; 자유롭게 이어진 뿌리)’이라는 용어를 언급했다. “안 교수님 말씀대로 리좀 방식으로 중소기업과 벤처가 우후죽순으로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으로 볼 때, 정부와 기업은 중소기업과 벤처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
곽 박사의 말에 덧붙여 박 원장은 대기업의 약탈적 구조를 지적했다. “요즘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안 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내가 힘들고 어렵더라도 미래가 밝다는 전망만 있으면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지금도 미약하고 또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약탈적 구조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이어서 기회의 균등을 강조했다. "세상에는 권력가 혹은 재벌가가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하지만 혜택을 받을 기회가 균등한 사회를 우리가 만들었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또, 그 혜택의 차별이 균등한 기회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느냐, 그리고 그것이 깨졌을 때 또 다른 기회가 만들어지느냐는 국가가 법으로 규제하고 우리가 함께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Ahn
대학 입시에 실패한 후, 방황하던 저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20대의 1년은 30대의 10년과도 안 바꿀 만큼 소중한 시간이다. "
머나먼 미래에 찾아올 10년 보다 더 소중한 2011년,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올 한 해, 10년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년 뒤, 더 성장한 저를 기대해주세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