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은 누구에게나 긴장되는 시간이다.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단상위에 올라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말더듬이가 되어버리는 경험은 어느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은 학생에게는 학업평가의 수단, 직장인에게는 기획, 이벤트, 발표의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며 더 넓은 의미로는 그 자신의 가치를 규정하는 훌륭한 도구로서 기능한다.
지난 4월 26일 한양대에서는 경쟁 프레젠테이션 203승 3무 8패(!)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을 가진 이현 강사가 <프레젠테이션 불패의 법칙>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몇 가지 오해
먼저 많은 사람이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몇 가지 오해를 가지고 있다. 가장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PT가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피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피치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이나 웅변, 화술이 PT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이며 PT에서 아나운서와 같은 정확한 발음과 딱딱함은 오히려 거슬릴 수 있으며 화술보다는 발표자가 가진 컨텐츠가 좋아야 PT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스티브잡스에 경우 청산유수와 같이 말하진 않지만 그가 가진 명확한 메세지와 컨텐츠를 바탕으로 한 내용 덕에 좋은 PT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 가지는 ‘도구’에 관한 오해이다. 현재 PT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파워포인트, 프레지 등의 툴을 공부하고 활용방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도구는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담는 내용을 결정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한 예로 그 자신 인생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에 컴퓨터조차 준비하지 않았을 뿐더러 달랑 A4지 3장만을 가져갔다고 한다.
그 최고의 PT는 호주 정부를 대상으로 ‘자신이 호주 영주권을 따야하는 3가지 이유’ 를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호주정부는 50만불 이상의 매출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는데 이 요건이 되지 않았던 그는 첫 번째 종이에다 당시 자신이 컨설팅 하던 자사 고객들의 매출이 비자발급 요건의 10배가 넘는 700만불이라는 표를 프린트했다. 우회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보인 것이다. 두 번째 종이에는 호주에 머무는 동안 받았던 60장의 교통벌금 딱지를 정리해 보여주었다. 일단은 그 재치가 기발하기도 하고 중요한 것은 그가 한번도 납부기한을 어기지 않고 성실히 납부하였다는 점이었다.
이때부터 PT를 듣던 담당자는 서서히 미소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지막 종이에 그가 수많은 지인들을 호주에 데려왔으며 이곳에서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보여줬을 때 담당자의 표정은 오히려 심각해져서 이런 전례가 없다며 당황해했다고 한다. 결국 고위 관계자 분께서 어렵사리 승낙하셨고 그는 PT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다. 이처럼 입에 발린 말이나 도구가 없이도 진심을 담은 컨텐츠만 있다면 충분히 뜻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PT을 준비할 때 기억할 3가지 : 신념, 리더, 현장
신념의 법칙
중국 무협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사랑하는 사람 혹은 부모가 악당에게 해를 입게 되고 복수를 위해 전력투구 하게 된다. 이처럼 PT를 준비할 때는 단순히 잘 해야지가 아니라 기필코 해내야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는 이를 검객의 마인드라고 표현했다. 표도르의 대전료, 코비의 연봉등 역시 전적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프레젠터들 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 전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하고 그것은 경쟁pt에서 이기는 전적을 쌓아가야 가능한 것이다. PT를 준비하는 마음은 예수와 같은, 서로를 위하는 성인의 마인드가 아니라 무림 속에서 상대를 벨 수 있는 고독하고도 처절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의 법칙
잭웰치, 아이아코카, 이데이 노부유키의 공통점은? 세명 다 시작부터 꿈이 CEO였던 사람이었다. 그들은 ‘회사에서 어떻게 일을 할까’를 생각했던 게 아니라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줄까’부터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어쩌면 어려서부터 이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CEO가 되지 않는 것이 더 신기한 것이다. 프레젠터는 이렇게 회사를 경영하는 절박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발표자나 제안자가 아니라 ‘대표’로써 이 발표를 실패하면 모두가 실업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발표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사원으로써 PT에 임하는 마음과 경영자의 마음으로 PT에 임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현장의 법칙
흔히 PT를 준비하게 되면 인터넷부터 자료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터넷은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자료들이고 실제로 정확하다고 말 할 수 없다. 한 예로 그는 모 학습지 회사의 마케팅 PT를 맡았는데 아무리 자료를 모아보아도 경쟁사의 정확한 고객수를 알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고민 끝에 그는 경쟁사 마케팅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서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고 자료를 구했는데 뜻밖에도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은 자료로 만들어진 PT는 현장에서 고스란히 힘을 가지게 되었다. 직접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기 때문에 발표에 있어서 자신감이 있게 되었고 이는 설득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PT를 구성하고 발표하는 법 : 단순하고 유혹적이게
프레젠테이션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스티브잡스가 나올 정도로 그의 PT는 유명한데 실제 그의 PT를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다. 앞서 말했듯이 그가 달변가도 아니고 어떤 특별한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림 하나에 한 줄의 글만 넣는 구성일 뿐이다. 하지만 이는 그 어떤 메시지보다 강력한 전달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한 장의 PT에 모든 내용을 다 담으려 노력한다. 이러한 PT화면은 청중에게 쉽게 피로감을 주고 부담을 준다. 글을 단순화 시킬수록 좋고 그림으로 바꾸면 더욱 좋다.
프레젠테이션 발표는 오프닝에 목숨을 걸어야한다. 첫인상도 3초안에 결정된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보통은 “안녕하십니까 저는 00부서의 000입니다. 이번 발표를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이렇게 시작하곤 한다. 이는 듣는 청중들에게 전혀 긴장감이나 기대감을 불러 일으킬 수 없다. 따라서 유명인의 사례, 자신의 경험, 유머등으로 처음부터 사람들을 유혹해야한다. 예를 들어 가장 마지막에 발표순서가 잡혔을 때는 가장 지루한 시간 때이기도 하고 빨리 끝냈으면 하는 생각에 집중도가 많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를 오히려 유머스럽게 장점으로 바꿀 수 있다. 인기가수 조용필의 경우 항상 마지막에 등장한다. 그 이유는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써 마지막을 훌륭히 장식해달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래서 자신이 등장했으며 자신을 조용필이나 서태지 급의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유머스럽기도 하고 한결 집중도가 나아진다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의 진정한 의미
프레젠테이션(Presentaion)은 영어의 선물(Present) 이라는 단어에서 기원했다. 즉,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발표가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청중에게 ‘선물’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좋은 프레젠터가 되고 싶다면 상대방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선물을 한다는 것은 결국 받는 사람이 무엇을 받고 싶은 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강의에서 설명한 내용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명한 PT들을 많이 접해보고 직접 실천해보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석학인 마이클 포터는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지라도 직접 세상을 많이 본 사람을 절대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Ahn
대학생기자 이현승 / 한양대 중국학과
밤에는 태양보다 촛불이 밝은 법입니다.
들불을 놓기 위해 촛불을 지키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