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업무와 일상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적합한 업무 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9월 13일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ICT 융합 컨퍼런스”에서는 바로 이 문제를 다룬 주제 발표가 있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명호 상무(이하 강연자)의 “New World of Work(NWoW)” 였다.
강연자는 현재 우리가 IT 환경에 살아가지만 생각은 산업시대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업시대적인 사고란 첫째, 물리적으로 특정 장소에 출근하고 둘째, 업무가 관리자의 지시와 부하사원의 실행으로 진행되며, 셋째, 업무와 일상의 엄격한 균형을 강조하고, 넷째,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한 덕목으로 인지되는 사고방식을 가리킨다.
강연자가 특별히 지적한 것은 “업무와 일상의 엄격한 균형”이었다. 산업 시대와는 대조적으로 현대 사회는 업무와 일상의 구분이 모호하다. 그래서 현대인은 업무 시간에 업무 외의 일들을 종종 하고 업무 시간 외에 업무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현장은 여전히 업무가 일상과 구분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강연자는 상황을 분석하는 데 "STEEP"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소개했다. STEEP이란 Social, Technological, Economic, Ecological, Political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로 사회 현상을 위에 제시한 다섯 가지 측면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STEEP은 굉장히 많은 통찰력을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STEEP을 통한 분석의 몇 가지 예를 들면, 사회적 측면에서는 사람들은 더 이상 TV 광고 등에 의존하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들의 말을 의지한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예전에는 컴퓨터가 정보 생산의 기본이었는데 이제는 휴대폰이 정보 생산의 기본이 되었다. STEEP은 현대인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좀더 새롭고 체계적인 인식체계를 제공해 준다.
이번 강의의 핵심인 MS의 NWoW(New World of Work)는 민첩하고 유연한 태도를 추구한다. 여기서 ‘민첩’이란 생산성 향상을 뜻한다. 그러나 ‘유연’은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되 오로지 생산성 향상에만 목표를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을 믿지 않고 자꾸만 통제하려고 하는 이전의 관습은 결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기에 생겨났다.
그러나 NWoW는 통제 대신 신뢰에 바탕을 둔 환경을 추구한다. NWoW는 출석을 강요하지 않고 결과물 중심으로 업무성과를 평가한다. 또한 사람들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적은 노력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며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유도한다. NWoW는 사람과 환경과 기술을 모두 고려한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바로 사람이다.
MS에서 제작한 “Productivity Future Vision“은 필자에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첨단 기기를 이용하여 이동 중에도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그 와중에도 잊지 않고 가족에게 사랑 표현을 한다. 아이들은 강압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기에 첨단기기를 이용하여 게임과 같이 즐겁게 공부를 한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은 이 영상은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필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도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이 영상을 통해 생각하게 되었다.
<출처 : Productivity Future Vision>
강연을 마무리하며 강연자는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사람은 모든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좌우한다. 그리고 기술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래서 강연자는 기술적으로 가능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으며 기술을 통해 감시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바른 맥락”에 제대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연자의 마지막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문제를 풀지 못 하는 경우가 필자에게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올바른 맥락에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것을 적절한 맥락에 연결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의 가치를 모를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문제 상황 앞에서 그것을 풀 열쇠를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곳에서 답을 찾을 때가 있다.
이번 강의는 자칫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기 쉬운 현대의 환경 속에서 다시금 사람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리고 사람과 기술, 환경의 조화를 생각하도록 해주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구성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그것이 MS의 NWoW가 추구하는 핵심이다. Ahn
대학생기자 장윤석 / 청주교대 초등교육(음악심화)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늘빛의 포근함을 수면에 간직한
맑고 차가운 호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