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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안랩인!

안랩 공채 1기 김준용, 바리스타 된 사연


안암동 고려대학교 앞 'The 1st penguin'이라는 한 카페. 그 안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아늑한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알고 보면 아늑함 이상의 것을 가진 곳. 카페 이릉으로서는 다소 특이한 이름도 독특하다.


카페를 찾은 시간은 늦은 오후 카페 안에는 손님이 많았다. 손님인 학생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한 청년이 "아~ 00 왔구나~ 그래, 저 쪽에 앉아^^"라며 한 명 한 명 반긴다. 영락 없는 카페 주인이다. 그런 그가 얼마 전까지 안철수연구소에서 기업 영업에 종횡무진 활약하던 영업맨이었다니 다소 의외다.


더욱이 공채 1기로서 남다른 입사 준비로 사내에 화제를 뿌리고 탁월한 업무 성과로 입사 첫 해인 2006년 연말에 사업 부문 공로상을 수상한 '수퍼 루키'였다. 그가 왜 바리스타로 변신했는지, 그의 꿈은 무엇인지, 안랩에 대한 애정 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들려주었다. 

Q) 안철수연구소 입사 과정이 상당히 특이하다고 들었습니다.
A) 채용 담당자에게 편지도 써봤고, 기자와 거래처를 찾아가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랬죠. 군대에 있을 때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2001, 김영사)를 읽었어요. 그때부터 안철수연구소를 동경하게 되었어요. 안철수연구소는 제게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일 거에요. 그래서 애정이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대학교 4학년일 때 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 바빴기 때문에 소위 스펙을 쌓지 못했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절박했죠. 졸업 후에 노는 것은 제 자신에게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내가 직무를 소화해낼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다음에는 그걸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까 생각해보니 결국 답은 발로 뛰어다니는 것이더라고요.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금은 많이 나태해진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싶다니까요.^^


Q) 안철수연구소에서 어떤 업무를 하셨어요?
A) 3년 동안 V3를 비롯한 정보보안 제품군의 영업을 했어요. 개인은 무료백신을 많이 쓰지만 공공기관이나 기업은 사용료를 내고 제품을 쓰잖아요? 찾아가서 요구사항을 듣고 그걸 회사에 전달하고, 지원해주고.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되겠네요.

Q) 안철수연구소에서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A) 기뻤던 순간이 있었어요. 매년 말에 종무식을 하는데 2006년 종무식 때 신입사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 2개를 받았어요. 장기자랑상을 받았고, 공로상을 받았죠.^^

Q) 안철수연구소에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적은 없나요?
A) 아직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벌써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건 실패한 거죠. 하지만 팀원과 함께 했던 조직생활이 그립긴 해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면서 일하는 재미는 없잖아요. 안철수연구소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아서 그리움은 많이 느껴요.


Q) 바리스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작년 4월에 바리스타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특별히 계기라기보다는 '열심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과 '사업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합해져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작년에 제가 29살이었어요. 그래도 29살이면 20대잖아요?^^ '어렸을 때 도전을 해야지, 언제 또 해보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하려고 생각을 해봤는데,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딱히 기술이나 기반 실력이 없었기 때문에 서비스업 중에서 고르다보니 '커피'와 '카페'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Q) 바리스타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A) 단골이 늘어날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특별한 에피소드라고 한다면, 음... 저희 고객 중에 커플인 고객이 있거든요. 형,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서로 충고도 해주고 그래요. 저는 6시에 출근해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면서 제 시간을 가지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8시에 가게를 열죠. 한 번은 제가 이 커플에게 좀 일찍 일어나라고 충고한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충고했더니 얼마 뒤에는 아침 9시 전에 카페에 왔어요. 그때 참 고맙기도 하고, 보람을 많이 느꼈죠.

Q) 향후 꿈은 무엇인가요?
A) 지인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제 목표를 10년 내에 12개의 지점을 오픈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그리고 단순히 커피 파는 카페를 뛰어넘고 싶어요. 이 카페 컨셉이 'achievement(성취)'에요.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나서 다른 학교 앞으로도 진출해서, 선호하는 카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제 바람이에요.



The 1st penguin은 '3M'이 핵심 키워드다. 첫째로 Morning. 오전 10시 이전에 오는 부지런한 손님에게는 할인 혜택을 준다.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끔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둘째 키워드는 Memo.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준용 씨는 공부하면서 기록하고 그것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카페 안에 스탠드, 칠판, 연필깎이, 타자기를 비치했다. 마지막 키워드는 Message이다. 학생들에게 무언가 교훈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올해 1학기 중간고사 기간에는 '목표달성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각자 수강 중인 전공 과목을 하나 골라 응모하고, A+를 받을 경우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그리고 여름방학에는 '여름방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각자 여름방학 때 이루고 싶은 것을 하나씩 적고, 여름방학이 끝났을 때 그것을 해냈으면 혜택을 주는 식이다. 그리고 특강을 통해서 직업을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런 부지런한 움직임은 웹사이트나 블로그에서도 드러난다. www.the1stpenguin.comhttp://blog.naver.com/cross6903


그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이어령 선생의 '젊음의 탄생'을 읽고 착안한 특이한 이름의 심오한 뜻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떼지어 바다로 모여든 펭귄 무리에서 멋잇감과 천적이 모두 있는 바다를 향해 처음으로 뛰어드는 용기 있는 펭귄!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대담하게 뛰어들어 개척해가는 용기를, 카페 주인장인 김준용 씨는 물론 카페 손님들도 키워갈 것 같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아침 6시에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하루를 준비하고 있을 김준용 씨. 안철수연구소를 떠나 새로이 만들어 가는 그의 꿈을 응원한다.
Ahn

사내기자 하동주 / 시큐리티대응센터(ASEC) 연구원
'착한 아이'라는 뜻이지만 '착잡한 아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착이'라는 별명을 가진 하동주 연구원은 오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지키고 있다.


 

대학생 기자 이수빈 /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꿈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다.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두 마리 토끼 다 놓친다지만, 난 내가 원하는 토끼는 모두 다 잡을 것이다. 그녀의 무한도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