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대중교통을 통해 각자의 직장, 학교를 향해가는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웹툰(Web-toon)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장르의 웹툰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포와 스릴러는 유독 독자들의 선호와 이목을 끌고 있다. ‘기기괴괴’라는 공포 스릴러를 통해 독자와 공감하길 희망하는 오성대 작가, 그를 안랩 대학생기자단이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네이버에서 목요일에 ‘기기괴괴’라는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오성대 작가입니다. 공포물을 그린다고 많은 독자들이 어둡게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론 안 그렇게 보이죠?(웃음) 목요일의 섬뜩함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상당히 훈남이세요.(훈훈) 웹툰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만화가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대학생이 되어 이러한 꿈을 이루고자 아마추어로써 웹툰을 연재했었지만 보수가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상당히 낮아 본업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렇게 직업관이 현실적으로 바뀌면서 게임캐릭터 디자인을 공부해서 게임 관련 회사에 취직했어요.
하지만 게임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도중에 계속해서 내가 좀 더 주도할 수 있고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 와중에 웹툰을 보면서 예전부터 꿈꿔왔던 만화가의 꿈을 지금에서야 이루겠다고 결심했고, 바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어요.(단호) 1년 반 정도 여러 작품을 시도하며 도전 만화가의 문을 끈질기게 두드린 결과 결국 ‘소설가J'를 통해 네이버에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꿈을 향한 참 다사다난한 여정이었죠.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일을 하시는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데뷔작인 판타지 스릴러 '소설가J'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실 것 같은데, 본래부터 스릴러물을 머릿속에 생각해두고 계셨나요?
본래 개그만화를 곧잘 그려서 이를 활용하여 작품 구상을 했었지만 도전 만화가를 하면서 상황을 살펴보니 이미 재미있는 개그물은 많았었어요. 사실 당시에 스릴러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만화가로 진입하는 입구가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에 더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이러한 욕구가 저를 스릴러 장르로 이끄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한 것 같네요.(웃음)
작가님이 데뷔하신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연재 당시(2009년)와 현재를 비교해봤을 때, 스릴러물에 대한 독자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와 스릴러물의 추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연재 당시를 추억해보면 당시 ‘절벽귀’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소설가J’를 그렸지만, 첫 장편인지라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전체 웹툰의 수가 당시보다 확실히 늘다보니 그에 비례하여 스릴러 작품의 개수도 늘어난 것 같지만 비율적으론 예나 지금이나 스릴러 작품이 웹툰 분야에서 많은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이에 대한 이유는 독자들의 인식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스릴러물은 다른 장르에 비해 스토리가 탄탄하고 치밀해야 해요. 그동안 수많은 작품이 나왔던 동시에 독자들의 수준 또한 상승하여 스토리 전개에 개연성이 부족하거나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독자들의 매서운 눈에 베이기 십상이죠. 이 때문에 부담은 조금 있지만 아직까진 즐기면서 만들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스릴러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봉봉오쇼콜라), 감동(2012 지구가 멸망한다면) 그리고 스릴러(절벽귀, 기기괴괴)와 같이 다양한 주제의 웹툰을 제작하셨는데, 이처럼 다양한 주제를 다루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했듯이 원래 개그만화를 취미로 그렸었지만 데뷔를 하기 위해선 좋아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봤는데 그 과정에서 각 장르만의 고유한 재미를 알게 돼버린 것 같아요.(뿌듯) 같은 만화지만 장르를 바꿔 작업하니 매회 새로운 일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한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양식, 일식, 중식 골고루 먹는 재미랄까? 딱히 주제를 정하는데 있어 제약은 없어요.
다양한 능력을 가지신 작가님을 보면서 앞으로는 어떤 주제로 독자들을 흥분시킬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웃움)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주제 속에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지?
각 작품별로 하고 깊은 이야기는 제각각이라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꼭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주제 면에서 보면 대체로 인과응보, 사필귀정, 권선징악과 같이 보편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한 전개를 따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독자에게 무엇인가 강한 메시지를 줘야겠다는 의식보다는 ‘공감’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에요. 공감이 되면 독자 입장에서는 작품에 몰입하기도 좋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데뷔 이래 보통 어두운 소재를 많이 다뤄 독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나름의 교훈 내지 메시지가 곳곳에 심어져 있긴해요. 물론 제 역할은 열심히 작품을 만드는 것까지고, 해석은 독자의 자유라고 생각해요.
공감을 원하는 만화가, 좋은 작업 정신(?)을 지니신 것 같아요.(웃음) 이전보다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2009년부터 연재하시면서 느끼는 웹툰 시장의 변화상과 작가님의 시각에서 바라본 향후 웹툰 시장의 전망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불과 5~6년 사이에 국내 웹툰 시장이 상당히 커졌어요. 실패한 곳도 있었지만, 꽤나 성공적으로 안착한 유료화 모델도 생겼고, 네이버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전망이랄 것 까지는 없지만, 웹툰에 대한 해외 팬들과 해외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도 이전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반대로 해외 출신의 웹툰 작가도 더욱 늘어나 한국 웹툰 시장에서 그들의 작품을 활발히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추측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안랩 보안세상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있으시면 해주세요!
요즘 들어 웹툰 보시는 독자분들이 많이 눈에 띄고, 제 만화를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덩달아 많아져서 기운이 납니다. 안랩 보안세상 독자님들도 웹툰, 특히 ‘기기괴괴(매주 목요일 연재)’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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