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필요하다. 해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커가 좋은 방향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 사회에 커다란 힘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 사회에 악이 된다.
그렇다면 해커가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술만 갈고닦는다고 사회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니다.
“해커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해커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사회 구성원이 해커 문화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모비프랜에서 비팬스북 ‘악성코드’ 저자인 문성호 님과 <해커와 인문학>을 주제로 해커에 대한 인문학적 담론을 펼쳐보았다.
Q1. 어떤 사람을 해커라고 하는가?
A. 컴퓨터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사람, 보안 시스템을 뚫고 시스템 침투가 가능한 사람,시스템이나 네트워크에 있는 보안 정보를 조작/획득할 수 있는 사람, 악성 코드 제작이 가능한 사람,시스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분석이 가능한 사람이다.
2. 해커 윤리 강령
50년대, MIT의 해커들은 해킹 이외의 것은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이 뛰어난 프로그래밍 기술로 공동체 생활을 했다. 그리고 이것을 꼭 이루고 지켜야 한다는 일종의 '해커윤리'가 만들어졌다. 당시 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은 해커 윤리는 다음과 같다.
제1항 컴퓨터에 대한 접근은 완전한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제2항 모든 정보는 개방되어야 하고 공유되어야 한다.
제3항 권력에 대한 불신, 분권화를 촉진하라.
제4항 실력과 열정만이 해커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제5항 컴퓨터를 통해 예술과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다.
제6항 컴퓨터는 모든 생활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켜 줄 수 있다. |
3. 리처드 스톨만과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리처드 스톨만은 해커 문화가 발달된 MIT 대학에서 해커 공동체를 만나고 프로그래밍 공부를 병행하던 중 물리학 박사를 포기한다. 그리고 박사는 돈보다 개인의 자주성, 공익을 추구하며 취미로 하던 프로그래밍에 심취해 해커로 전향한다. 그 후 그는 OS를 만들게 된다.
1980년대가 되면서 해커 공동체의 분열이 일어나게 되고 여러 IT 회사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불법복제로 인해 저작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게 된다. MIT도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따라 소프트웨어 상업화를 추구했지만, 리처드 스톨만은 GNU라는 자유소프트 웨어 제단을 설립하여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사용하게 했다. 또 '기술이 인류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오픈소스의 공개 법칙을 사용했다.
리처드 스톨만이 대단한 점은 '사회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생각을 실현하는 운동을 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운동이었지만 이것이 커지고 커져서 많은 개인과 기업, 사회의 대다수가 자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해커 문화는 사회에 존재하는 일부분의 문화고, 사회의 변화나 흐름에서 다른 이질적인 면들과 충돌하며 나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
4. 해킹, 범죄의 유혹
'해킹'은 긍정적인 의미보다 안 좋은 의미로 많이 쓰인다. 해킹은 부정적인 영향력이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16살 해커가 해킹 중독으로 1년에 3,800여 개, 하루에 343개꼴로 웹 사이트를 해킹하여 검거된 사건이 있다. 과거에 캐비 폴슨이라는 사람도 16세 해커처럼 어린 나이인 13세부터 해킹을 해오며 해킹 중독이 되었다. 그는 정보는 개방되고 공유되어야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여 해킹을 했다.
5. 정보 공유인가? 범죄인가? 애런 스워츠의 삶과 죽음
애런 스워츠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MIT 대학 학술 저널 유료 포털 사이트 'JSTORE' 을 해킹하여 무료로 개방했다. 다행히 MIT 대학에서는 이에 대해 합의를 해줬지만 애런 스워츠가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따라서 그는 다른 해킹 범죄자와 비교도 안되는 높은 100만 달러의 벌금, 3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애런 스워츠는 감옥 속에서 불안에 떨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는 이것을 범죄로만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이 사람의 사상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6.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나?
앞서 말한 1950년대 자유주의 영향을 받아 해커 윤리강령이 만들어졌던 것처럼 '윤리'라는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따라서 해커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음란 포털 사이트 '소라넷'에서 여성을 혐오하고, 성폭행을 일삼는다. 이 공간에선 죄책감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보안 기술을 이용하여 서버를 감추고 익명으로 숨어 살고 있다. 소라넷뿐만 아니라 SNS 상에서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거나, 일베, 정보격차 등의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 인터넷과 소프트웨어를 보급해주는 사회는 지나갔다. 이제는 컴퓨터를 잘 다루고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사람, 취약점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를 사회적 이슈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양은 과포화 상태가 되었으며, 다른 층위의 이슈와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18세기에는 합리적인 감옥의 감시를 생각했다면 정보 기술의 발달에 따라 '자발적인 감시'. 즉, 스스로 승인하여 내 정보를 알려주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로 합법화된 감시를 받는 방향으로 감시의 측면이 달라졌다.
이렇게 변화한 사회 속에서 해커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옛 것의 가치를 모조리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버리고 계승하여 어떤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
7. 새로운 시대의 해커 문화를 위하여
새로운 시대의 해커 문화가 필요하다.
1950년대의 자유로운 공동체는 현재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자유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어떤 정치, 경제를 만들어 어떤 정보 기술을 연구하고 어떤 윤리를 전파하며 어떤 정보관련 법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자유롭게 소통하는 장이 필요하다.
자유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추상화된 인격 내 실존하는 인격이 아닌 컴퓨터의 인격, 신용 등이 그 사람을 대표하기도 하는 정보사회에서 어떤 공동체와 문화를 만들고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고민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 제도화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정보가 과잉되고 스마트폰 중독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으며 누구나 컴퓨터를 쉽게 접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정보는 우리 실생활 속에서 밀접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교육과 제도화가 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도화가 이루어진 틀 안에서 우리는 좀 더 자유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바람직한 해커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문성호 작가님과 인터뷰 > - 안랩대학생기자 최다솜
Q, 소설 '악성코드' 를 어떻게 집필하게 되셨나요?
A. 개인적인 고민과 힘듦을 글을 쓰며 치유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나름 회에 대한 고민과 사람들과의 고민이 굉장히 많았었고, 현실에서 충돌이 되었던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글로 풀어쓰게 되었습니다. 때 마침 정보 보안 공부를 하던 중이었고 악성코드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게 되었구요. 주인공이 한 대학에서 해커 공동체를 만들고 정부 권력과 싸우는 내용입니다.
Q, 어떤 고민을 글로 풀어 소설을 만들게 되신건가요?
A. 대학 때 경제학과를 전공하면서 사회를 구조적으로 보게 되었고, 다양한 서적을 접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동아리를 만나서 사회가 나아지는데 어떤 것이 필요할까?를 고민하고, 토론하고 실천했으며 사람도 많이 만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30대가 되어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진짜 사람 관계 속에서의 믿음이 뭘까? 그 믿음이 나로부터 형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가치를 사회적으로 실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Q, 소설 주인공과 작가님의 가치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A.제가 썼기 때문이죠~(웃음) 개인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지금 하시고 계신 일이 무엇인가요?
A. 현재 정보 보안 관련 일을 하고 있고, 페이스북 그룹 커뮤니티 “휴티즘 _ 인문학과 IT의 만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그룹 휴티즘을 만드신 적은 무엇인가요?
A. 일단 이런 담론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인문학 강연회를 북 콘서트(Book Concert) 형식으로 추천해서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그때 계신 분이 커뮤니티를 만들어보라는 권유를 해주셔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셔서 가입하시고 좋은 글 남겨 주세요~!!
▶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필자는 인문학이라는 것이 나와 관계없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야였다. 그저 해킹, 보안 기술에 관심을 갖고 정보 보안 전문가가 되려는 꿈을 키워 나가는 학생이었다. 이번에 필자가 다녀온 <해커와 인문학> 북 콘서트를 통해서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회와 인문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는 기술의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다. 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술을 연마해 나갈 공대생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변화해 나가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해커로서 어떤 역할을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인문학 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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