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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팀워크

김연아 홈피 다운되면 무조건 DDoS 때문?

 
 
                      [트러스가드 DPX]               [엑스칼리버]

오늘날 우리의 보안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DDoS. 이제는 IT 분야 공공의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악마의 힘을 무력화하고자 안철수연구소가 전설의 엑스칼리버를 뽑았다. 이름하여 트러스가드 DPX(TrusGuard DPX). 이 제품은 전세계 어느 기업의 제품과 견주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기술력으로 DDoS 공격을 막아낸다. 

이런 트러스가드 DPX를 개발, 출시한 주역들을 만나보았다. 기획 및 마케팅 담당인 제품마케팅팀 김우겸 대리, 개발을 맡은 어플라이언스 개발팀 박찬희 선임연구원, 홍기환 주임연구원, 김현 책임연구원, 최종욱 연구원, 테스트 및 안정화를 책임진 품질보증팀 이병기 책임연구원과 이지황 연구원이 그들. 트러스가드 DPX를 구심점으로 모인 이들은 첫 인상부터 남달랐다. 다들 엄청난 임무를 달성하고 난 후여서인지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트러스가드 DPX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DDoS 공격 자체가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공격을 판단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트러스가드 DPX는 안철수연구소가 보유한 악성코드 분석 기술과 DDoS를 방어할 수 있는 네트워크 보안 기술이 융합된 장비입니다.

동계 올림픽 당시 김연아 홈페이지에 1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접속자가 몰렸지요. 그런 정상적인 트래픽과 DDoS로 인한 트래픽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트러스가드 DPX의 내부 알고리즘이 정상적인 사용자가 요청한 것인지 비정상적인 사용자가 요구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어요. 이것은 타 업체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고요(웃음). 사실 정상적인 사용자가 과도하게 접속한 경우 이것을 DDoS 공격으로 봐야 할지는 판별하기가 매우 애매해요. 과도한 트래픽으로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결론은 똑같죠. 하지만 정상적인 사용자가 접속해서 서비스가 안 되는 것은 가용성의 문제이고 DDoS 공격은 정상 시 사용자가 접속을 못하게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거예요. 이런 DDoS 공격의 악의적인 트래픽을 막아주는 것이 트러스가드 DPX 기능이라고 할 수 있죠. 

DDoS
공격에 실제적인 패턴이 전혀 없는 건가요?
패턴은 없어요. 하지만 이것을 근본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이 있죠. 각각의 트래픽 종류 별로 초당 얼마나 트래픽을 유발할 수 있는지 설정해놓고 이것 이상 들어왔을 때는 위반되었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트래픽을 유발하는 요소들에 대해서 DDoS 차단 정책을 걸어주는 거에요.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임계치 기반인데 임계치를 넘지 않고도 악의적으로 정상적인 서버가 공격을 해올 수도 있어요.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TCP/IP 알고리즘으로 정상적인 요청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해요. 트러스가드 DPX는 이런 부분까지 커버하고 있어요.



방어 옵션 때문에 네트워크 성능이 느려지는 경우가 있나요?
어플라이언스 장비 자체가 네트워크 중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성능이 중요해요. 이 덕분에 최고의 성능을 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 성능을 토대로 다양한 DDoS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게 되었어요. 최근 국정원에 별도 지정 제품 등록을 했는데, 그 테스트에서 요구된 성능의 100%까지 수행했다는 리포트를 받았어요2G 모델(트러스가드 DPX 2000)과 6G 모델(트러스가드 DPX 6000) 모두 100% 처리 가능하다고 많은 고객이 평가합니다. 즉, 성능도 되고 기술도 되는 제품인 거죠(웃음).

제품을 판매할 때 부가 서비스도 제공하나요?

새로운 DDoS 공격 유형에 대한 패턴 업데이트를 온라인으로 지원해드려요. 그리고  단순히 장비만 판매하고 끝나는 게 아니고 장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 및 관리해주는 보안 관제 서비스와 컨설팅도 제공합니다. 그렇게 해서 DDoS 공격을 예방하고 방어하며 미리 있을 공격을 감지할 수 있는 프로세스까지 제공하는 거죠.

 

개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폭소) 너무 많아요. 우선 작년 7월 말에 팀이 만들어져서 다들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시간인 8개월 만에 해낸 것이 에피소드의 핵심일 것 같아요. '프로젝트 최대 위기 3가지'라는 게 있는데, 꼭 실패할 만한 일이 3가지가 있어야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는 뜻이에요. 

 

그 세 위기는 언제 있었나요?
우선 1월에 처음 제품을 완성했어요. 그런데 초기에 스펙을 너무 낮게 잡다보니 성능이 시장에서 요구한 것만큼 나오지 않았어요. 시장이 요구한 것의 30~40%밖에 충족하지 못했어요. 그 다음이 3월에 국정원 별도 지정을 받아야 해서 한 달 가까이 밤을 샌 거에요.
마지막으로는 6월에 한 모의 훈련이에요. 그때도 며칠 밤샘을 샜어요. 저는 이렇게 3번 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 당시 실수한 것을 다 보완했어요. 그리고 소위 '6.16 성전'(중국 DDoS 공격) 모의훈련을 했는데 그때 우리 제품이 공격을 100% 차단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세 가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좀더 상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별도 지정 등록 테스트 때 2000 모델은 기준 성능(단방향 1G)을 충족했으나, 6000 모델은 기준 성능(단방향 2G)을 충족하지 못했어요2000 모델의 별도 지정 테스트가 완료되기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죠. 그런데 2000의 시험 완료가 하루 남은 시점까지도 6000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어요. 현장 대응을 하던 홍기환 주임이 주말에 본사로 복귀하여 합류했죠. 그 후 100%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마지막까지 붙잡고 원인 분석을 한 결과 겨우 원인을 파악해서 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어요. 어찌 보면, 행운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한 노력의 결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웃음).

 

개발할 때 업무 분담은 어떻게 하셨나요?

특별히 파트를 나누지는 않고 서로 임무를 바꿔가면서 했어요. 파트 분담이 퍼포먼스 측면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낼지 모르지만 저희는 서로 간의 크로스 체크(cross-check) 백업(back-up)을 우선시했어요. 그래야 새로운 것에 빠른 대처를 할 수 있거든요. 또한 저희 중 누구든지 혼자서 이 장비를 개발할 수 있고요
 

팀워크가 잘 맞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팀워크를 더 단단히 하는 계기가 있었나요?
(웃음) 역시 별도 지정 시험이에요. 한 달 가까이 모두 같이 밤을 새면서 팀워크를 돈독히 했어요. 보통 네 사람이 나가서 밤을 새고 내부에서는 24시간 대기했어요. 외부에서 프로세스를 고치지 못하면 안에서 고쳐서 보내야 하거든요.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시간이었어요. 성공하면 본전이고 실패하면 집구석이 날아가는 상황이었죠.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줄타기하듯이 실수하면 죽는 상황이었어요. 밑에서는 악어들이 입 벌리고 있고요. 정말 거의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 힘든 시기에 버팀목이 되었던 것이 있나요?

그때 저희가 버티는 데 성공한 것이 붕붕 드링크를 제조하는 거였어요. 붕붕 드링크라고  검색하면 나오는데 박카스 스웨트라고 할 수 있어요. 포카리 스웨트, 박카스, 레모나 등을 마구 섞어서 만드는 거예요. 생존하기 위해선 이걸 먹어야 했죠. 

 

트러스가드 DPX에 대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후하게 줘서 70점이에요. 성능 및 기능 면에서는 100점인데, 70점인 이유는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에 대한 개선이에요.

 

작년 7.7 DDoS 대란 이후 이런 공격의 발생 주기는 어떤가요?

조용했는데 올해 4~5월부터 다시 공격이 빈번히 발생하기 시작했어요. 이번 달 들어서는 상당히 많은 공격을 방어하고 있어요. 저희는 V3 ASEC에서 좀비 PC 샘플들과 그들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통보받아요. 따라서 공격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여 그것을 차단할 수 있죠.

 

어플라이언스 개발팀에 대한 개인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QA로서 좋은 말을 하기가 참 힘든데 정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팀이에요. 서로서로 잘 챙겨주고 가족 같은 애정이 있어요. 그리고 서로 어떤 기준을 잡아서 밥을 사주는 등의 좋은 문화도 형성되어 있고요. 또 저희 팀은 인풋(input) 대비 항상 아웃풋(output)이 좋은 팀인 것 같아요. 어떤 위기 속에서도 잘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잘 해왔잖아요(웃음). 



모든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제품 출시에 성공한 어플라이언스 개발팀이었다. 처음에는 전 세계에 아직 출품되지 못한 제품을 소규모의 인원이 해냈다는 것이 의문이었지만 직접 만나보니 그들이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에도 서로 간의 애정이 돋보였고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힘들었던 순간을 얘기하면서도 아주 해맑게 기억을 상기하는 모습을 보면 그 순간을 즐겼을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트러스가드 DPX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Ahn


사내기자 정윤수 / 안철수연구소 고슴도치플러스 선임연구원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대학생기자 장효찬 / 고려대 컴퓨터학과

학창시절 때 녹화된 나의 연기와 프레즌테이션 그리고 내가 쓴 일기장은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운 자료다. 하지만 그 자료에 대한 부끄러움이 나의 발전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쌓아갈 미흡한 자료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