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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김홍선 前 CEO

CEO가 경제학도에게 들려준 스마트 혁명 이야기

서울대 경제학과 수업에서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를 만났다. 김홍선 대표는 모교에 와 후배들을 보니 반갑다면서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건넸다. 사회과학 분야인 경제학 수업에서 IT를 소재로 강연을 듣는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1990년 초만 해도 집에 컴퓨터가 있는 가정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보편화하고, 몇 가지 IT 혁명이 일어나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 김홍선 대표는 이때까지 일어난 주요 IT 혁명 세 가지를 소개했다. 아울러 그로 인해 촉발한 두 가지 큰 변화를 짚었다.

1. 인터넷 혁명

현재, 중학생을 대상으로 넷스케이프(Netscape)를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몇 퍼센트나 알고 있을까? 넷스케이프는 세계 최초 상용 인터넷 브라우저이다. 넷스케이프는 HTML를 사용하여 이전 텍스트 중심의 인터넷 사용 방식에서 이미지까지 읽을 수 있게 방식을 발전시켰다. 덕분에 사용자는 조금 더 편하게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월드와이드웹(WWW)의 출현으로 특정 서버에 들어가 자료를 찾을 때 그 서버의 컴퓨터 관리자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신경쓰지 않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브라우저와 월드와이드웹, 두 가지가 기존 폐쇄적인 기술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인터넷을 이용하게 만들어주었다.

2. 통신 혁명

유치원을 다녔을 나이에, PC 통신을 하기 위해선 모뎀 통신 연결음 “뚜뚜뚜... 삐이이~ ”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모뎀 통신에서 VOD(동영상 파일)을 전송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고, 지금은 웹 브라우저를 키는 순간 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브로드밴드까지 통신은 발전해왔다.

브로드밴드의 특징은 이전 통신 방법보다 연결 장벽이 낮고 실시간 연결이 된다는 점이다. 두 가지 특징은 사람들로 하여금 폐쇄적 기술 중심에서 항상 연결된 네트워크 중심적인 인식을 갖게 도와주었다. 그와 동시에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보안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문제점을 낳기도 했다.

3. 데이터 혁명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뒤 우리는 많은 디지털 정보를 생산하고 그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영화 '노팅힐'에는 대스타인 줄리아 로버츠와 그녀의 무명 애인인 휴 그랜트의 스캔들에 대한 대화가 나온다. 스캔들이 곧 사라질 것이니 걱정 말라는 휴 그랜트의 말에 줄리아 로버츠는 정보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답한다. 디지털 정보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디지털 정보는 없어지지 않고, 빠르게 전파되며, 검색이 용이하다. 이메일을 삭제한다고 해서 영원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콘텐츠는 없어지지 않고, 더구나 디지털 포렌식(역추적 기술)의 발전으로 영구적으로 지웠다는 정보도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개되는 개인 정보들 역시 영원히 존재해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을 지닌다 것이 바로 디지털 정보이다.

그럼 현재의 모습은 어떠할까? 김홍선 CEO은 현재 IT 세계의 지축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IT의 빅뱅’이라 일컫는 현 5년 동안, IT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급격한 변화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주요 원인은 스마트한 디바이스의 대중적 보급이다. 스마트폰, 태플릿 PC 등의 파워풀한 정보화 기기는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과 호흡한다는 특징이 있다. 스마트폰 앱 중 잠을 깨워주는 것이 있다. 스마트폰의 센서를 통해 수면 중 사람의 뒤척임을 파악해 가장 얕게 잠이 들었을 때 잠에서 깨어 일어났을 때 상쾌한 기분을 가져다준다. 명령어를 입력해야만 작동하는 기존의 컴퓨터와 달리 스스로 사람을 파악하고 다가와주는 스마트한 기술(휴먼 인터페이스 기술 발달 등) 덕분에 우리는 크게 두 가지 변화를 겪고 있다.        

1.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현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자기 중심적 의사소통이라 부를 수 있다. 성공한 SNS인 페이스북, 트위터의 특징은 바로 자기 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SNS가 제공해주는 혜택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모으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스마트한 디바이스를 통해 회사에 가지 않고도 어디에서나 이메일을 체크하고, 회의를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자기 중심적 의사소통을 보여주는 예이다.

2. 권력의 변화

이전에는 휴대폰 유통에 대해서는 통신사가 권력을 쥐고 있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 출시와 함께 마켓플레이스인 앱스토어를 내놓았다. 마켓플레이스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유통시장이다. 또한 아이폰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OS의 마켓플레이스가 소개되었다. 덕분에 누구든지 휴대폰 관련 분야 콘텐츠 사업에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간섭에 상관없이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오픈 DB, 오픈 SDK 등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개방화 시대에는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권력 획득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김홍선 대표가 젊은이들에게 진정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자신에게 기회를 주라. 파워풀 디바이스, 파워풀 데이터가 공존하는 이 시대, 지금 이 시대는 개인의 힘으로 충분히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시대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했다면, 자신을 다시 믿고, 일어날 기회를 주어라.

강연이 끝나고 나서,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무서움을 느꼈지만, 김홍선 대표의 마지막 말에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의 앞머리는 머리카락이 풍성하고, 뒤통수는 대머리이다. 기회를 앞에서 먼저 잡으면 쉽게 가질 수 있지만, 이미 지나간 후, 뒤통수를 잡으려고 하면, 잡아챌 머리털(기회)가 없다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많은 변화가 있는 있을수록, 나에게 찾아오는 카이로스의 방문 횟수는 더더욱 많아질 것이다. 한번 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지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나 자신에게 더 많은 카이로스를 초대하는, 기회를 주는 내 자신이 되자고 다짐했다. Ahn

대학생기자 신현지 / 이화여대 경영학과 
사람은 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남과 비교할 수 없는 향기와 빛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각 개인이 지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저만의 향기와 빛깔을 품고 싶습니다.


사진. 사내기자 송창민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