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6호골, 라콩브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

문화산책/컬처리뷰 2010.12.24 05:00
프랑스발 크리스마스 선물이 온 국민에게 전달되었다. 박주영 선수의 6호골이 터진 것이다. 박주영 선수는 팀 동료인 세르주 각페 선수의 발 뒤꿈치 패스를 받아 골 키퍼와 수비수가 골문 앞에 가득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멋진 골을 성공시켰다. 특히 이날 박주영 선수의 골이 값진 이유는 모나코가 박주영 선수의 이 골로 7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이날 박주영 선수의 골만큼 크게 이슈가 된 것이 있었다. 바로 모나코의 감독인 라콩브 감독의 눈물이었다. 라콩브 감독은 최근 모나코의 부진으로 경질 가능성이 졈쳐지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까지 비기거나 졌다면, 경질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박주영 선수의 골은 라콩브 감독에게는 우리나라 국민에게보다 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라콩브 감독의 눈물은 박주영 선수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고마움의 표시인 것이다.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성탄절이 찾아오는 연말이 되면 떠나보내는 한 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한 해 동안 고마웠던 사람의 모습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 필름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새겨져 있어, 2시간의 런타임도 부족할지 모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송년회를 하고 고마웠던 마음을 표시하고 감사의 편지를 쓰며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정말 따뜻한 연말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연구실에서 많은 밤을 지새운다. 집에 가기 너무 추운 날씨이기도 하지만, 학업과 연구실 일을 함께 하다보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밤을 지새운 새벽 5시가 되면 연구실 밖에서는 분주한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에 이 소리를 들었을 때는 약간 짜증난 적도 있었다. 너무 피곤한 상태이기도 하거니와, 조용한 새벽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면 하던 것도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알고 난 후로는 절대 그런 마음을 갖지 않고, 오히려 고마움의 마음만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이 소리는 내가 연구하고 있는 건물을 깨끗이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아침을 여는 소리이다. 수북이 쌓인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고, 누가 보지 않아도 학생들이 가장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마치 아주머니의 집인 양 그렇게 몇 시간을 공들여서 청소를 하신다.

항상 아주머니를 보면 고마움의 마음을 전해야지 했는데, 마음만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성탄절이 다가오고 연말이 다가오니 예쁘고 큰 편지지에 고마움을 가득 담은 편지 한 통을 선물하려고 한다. 소리 없이 고생하시는 아주머니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을 따뜻한 편지로 대신하려는 것이다. 
 
지금도 이 겨울의 한복판에서 소리 없이 누군가를 위해서 일하는 분이 많다. 오토바이 한 대에 의지한 채 사랑을 배달하는 우체부 아저씨부터 차가운 도로에 열기를 불어 넣는 환경 미화부 아저씨들까지. 연말이 되면 누구나 누군가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게 된다.
 
그 대상이 나에게 직접 고마움을 선사해준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 우리 주변에서 소리 없이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주는 이 분들에게 간다면, 그리고 그 분들을 위해 작은 메시지라도 전달해 준다면 더 따뜻한 연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따뜻함 속에서 라콩브 감독의 고마움의 눈물처럼 우리 사회 이곳 저곳에서 고마움의 눈물들이 커다란 나무에 열린 탐스러운 열매처럼 주렁주렁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Ahn

대학생기자 이종현 / 숭실대 컴퓨터학부
감성이 없었던 시절 유일하게 브라운 아이즈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런 브라운 아이즈의 2집 앨범명은 'Reason 4 Breathing?'이었습니다. 
지금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 자신에게 'Reason 4 Breathing?'라고 외치며 하루 하루를 가슴 떨리게 살고 있고, 그 정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가슴 떨리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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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ownw 2011.01.09 03:2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흙흙 ㅠㅠ 저거 넣고 세레머니하다가 부상.. 이종현 기자님 축구팬이신가봐요 ㅇㅅㅇ

아이폰 1년, 다시 SW를 진지하게 돌아보다

보안라이프/IT트렌드 2010.11.24 09:27
11월 28일은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앱(애플리케이션'이라는 세계를 매개체로 그 동안 별다른 생각 없이 사용하던 소프트웨어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자리매김했다.

나에게는 얼마 전,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어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계기가 있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아툰즈'로, 플래쉬로 제작된 동화를 아이패드에 옮기는 것이었다. 처음 프로젝트의 시작은 막막하였다.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iOS에서 지원하는 애니메이션 관련 프레임워크인 코어 애니메이션을 사용해야 하는데, iOS의 기반 언어인 objective-C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것을 이해하려고 하니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그런 어려움을 뒤로 한 채 다시 한번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2~3주 가량의 시간이 흐른 뒤, 데모 정도라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꽤 그럴싸 해보였다. 플래쉬에서 시연되던 동화의 내용이, 시뮬레이터에서 비슷하게 구현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데모 작업을 끝내고, 실제로 아이패드 위에서 제대로 돌아가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 동화를 아이패드 위에 올려보았다. 그러자, 큰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총 14장으로 이루어진 동화의 내용 중 3-4장 정도만 진행되고 툭 꺼져버리는 것이었다.
왜 그런지 궁금해 몇 번이고 실행해 보았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

우리는 아이패드에서 제공되는 여러가지 환경을 조사했고, 메모리가 256MB밖에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 이 사실을 중심으로 동화가 꺼지는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디버깅 툴을 설치하고, 동화를 테스트해본 결과 우리의 예상대로 iOS가 메모리를 정상적으로 해제하지 않고, 계속 그 메모리를 물고 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막막한 결과이기도 하거니와, 다시 프로젝트를 처음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뷰를 전환하는 구조를 바꾸고, 리소스를 최대한 줄이고 뷰가 넘어간 순간 잡고 있던 메모리를 강제로 해제하는 등 여러 가지를 실행해 보았더니, 서서히 넘어가는 페이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순간에는 일이 진척되지 않아 몇 날 며칠을 고민한 적도 있지만, 프로젝트가 시작된 두 달 만에 동화가 꺼지지 않고 아이패드에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한 강연회에서 "People who are really serious about software should make their own hardware. (소프트웨어를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은 그들만의 하드웨어를 만든다.)"라는, 퍼스널 컴퓨터의 아버지이자 미래학자인 알렌 케이(Alan Kay)의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IT를 잘 알지 못하는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에게 IT는 지금까지 주로 하드웨어만을 의미했다. 특히 나는 이번 프로젝트를 경험하기 전까지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것의 원인을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며 생각하게 되니, 잡스의 이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위해서 하드웨어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이폰 덕분에 지난 1년 간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 보게 되었다. 하지만 개발자부터 그것을 사용하는 최종 사용자까지 진지한 고민은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최근 www.kandroid.org의 운영자인 닉네임 들풀, 양정수씨의 강의를 듣고 있다. 그는 강의에서 안드로이드 마켓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은 수준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잡스의 이 말이 해답을 주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하고,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과 1년 만에 많은 일이 일어났고, 앞으로도 누구도 알 수 없는 신세계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고, 그들이 맘 편히 이런 생산적인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적 분위기일 것이다. 만약 이런 기반이 갖춰진다면 대한민국이 멀지 않은 미래에 진정한 IT 강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Ahn

대학생기자 이종현 / 숭실대 컴퓨터학부
감성이 없었던 시절 유일하게 브라운 아이즈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런 브라운 아이즈의 2집 앨범명은 'Reason 4 Breathing?'이었습니다. 
지금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 자신에게 'Reason 4 Breathing?'라고 외치며 하루 하루를 가슴 떨리게 살고 있고, 그 정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가슴 떨리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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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0.11.24 10:2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사회적 환경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군요.
    잘보고갑니다^^

  2. 널새 2010.11.24 15:0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소프트웨어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자기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즉 개발자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실제 내부에서의 동작은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죠.
    플래시나 유명 프레임워크가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합니다.

    그래도 일부 시스템 프로그래머는 하드웨어에 대한 고민을 해야겠죠.
    하지만 일반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는
    그런 고민 없이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3. 상상하는열이 2010.11.25 18:4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같은학교학생이여기서활동하는게자랑스럽네요잘읽고갑니다

    • 보안세상 2010.12.01 09:13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안녕하세요 상상하는열이님~ 반갑습니다~ ^^ 보안세상은 안랩인들과 대학생 기자, 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케이션 블로그랍니다~ 자주자주 놀러오세요 :) 좋은하루 되세요!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참가해 받은 충격

현장속으로/세미나 2010.11.02 05:00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ACM-ICPC가 대전 카이스트 문지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는 ACM(Association of Computing Machinery : 미국 컴퓨터 학회)이 주최하고, IBM이 후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학(원)생 대상 프로그래밍 경시대회(ICPC : International Collegiate Programming Contest)이다. 2001년부터 아시아 지역 예선 서울 대회는 KAIST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여 '전국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를 겸하여 열린다.  

전국 각 대학에서 인터넷 예선을 거쳐 선발된 총 240명의 학생이 참가하여 프로그래밍 실력을 겨루었다. 3명이 한 팀을 이루어 알고리즘과 자료구조를 이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 대회에 앞서 열린 practice-day에서는 총 2문제가 각 팀에 제시되었다. 첫  문제는 매우 간단했다. 주어진 입력 값을 가지고 단순한 사칙연산만 하면 쉽게 풀렸다. 하지만 둘째 문제는 첫 문제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다음 날 대회를 위해서 두뇌회전을 해주려는 의도였는지 난이도가 높았다. 출전 팀 중에서 한 팀만 문제를 해결했다.

다음날 대회는 10시부터 열렸다. 총 5시간 동안 10문제가 각 팀에 주어졌는데, 순위를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3가지였다. 첫째,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 둘째, 시간이다. 같은 문제를 풀어도 누가 먼저 풀었느냐에 따라서 순위가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누가 더 적게 문제를 채점자에게 전달하느냐이다. PC2라는 툴을 이용하여 채점자에게 솔루션이 전달되면 채점자는 그 문제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인지 판단하여 YES 또는 NO라는 대답을 주는데, 여기서 푼 문제 수가 같고 시간도 같다면 누가 더 적게 솔루션을 제출했느냐에 따라서 순위가 결정된다.
10시가 되고, 대회를 알리는 종소리가 대회장을 울렸다. 문제를 받아든 팀들은 가장 쉬운 문제부터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문제를 풀 때마다 각 팀의 컴퓨터에 풍선이 하나씩 달렸다. 풍선이 10개를 모두 받은 팀은 카이스트의 RoyalRoader 팀이었다.
내가 문제를 푼 근처에서 이 팀이 문제를 풀었는데, 정말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팀은 한 문제 두 문제도 풀기 어려워 힘들어하는데 여유로운 모습의 이 팀은 순식간에 문제를 풀었다.
풍선의 개수가 늘어갈수록 대회장의 열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윽고 대회 종료를 30분 남겨둔 시각. 이때가 되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순위가 제공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긴장감은 더욱 더 정점으로 치달았다. 대회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장내를 크게 울리자 모든 사람의 입에서 "와!!"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렇게 뜨거웠던 대회가 끝나고 ACM-ICPC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RoyalRoader팀을 비롯한 총 14개의 팀에 수상의 영광이 주어졌다.

내가 속한 팀을 포함한 60여 팀은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5시간 노력한 그들의 열정이 아닐까. 집에 오는 기차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정말로 뛰어난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 더욱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내년, 그리고 그 다음에도 열정을 가진 대학생들이 만드는 멋진 ACM-ICPC 대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Ahn


대학생기자 이종현 / 숭실대 컴퓨터학부
감성이 없었던 시절 유일하게 브라운 아이즈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런 브라운 아이즈의 2집 앨범명은 'Reason 4 Breathing?'이었습니다. 
지금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 자신에게 'Reason 4 Breathing?'라고 외치며 하루 하루를 가슴 떨리게 살고 있고, 그 정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가슴 떨리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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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알파 2010.11.02 09:0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경험 하고 오셨네요^^ 역시 카이스트팀이 잘하긴 잘하는 모양입니다 ㅎㅎ

    • 보안세상 2010.11.03 16:07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언알파님 방문해주셨네요 ^^ 네~ RoyalRoader팀 이외에도 뛰어난 팀이 굉장히 많았다고 하네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젊은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뛰어드는 모습 자체가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