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선배가 중고생에게 '부모님을 넘어서라'

안랩(구 안철수연구소)이 2006년부터 방학마다 개최한, 미래 보안 전문가를 위한 청소년 보안교실 <V스쿨>이 지난 1월 17일 진행되었다. 김홍선 대표 외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서종렬 원장, '악성코드, 그리고 분석가들' 저자인 이상철 책임연구원이 함께 해 100여 명의 중고생에게 좋은 강연을 들려주었다. 다음은 두 강연의 주요 내용.


KISA 서종렬 원장


틀에 갖히지 말라
 

패러다임이라는 말을 아는가.

패러다임은 1962년도에 토마스 쿤이라는 미국 과학자가 처음 쓴 말로, 한 사회를 지배하는 사고의 틀을 말하는 것이다. 지배적인 가치, 관념. 이러한 패러다임은 이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나는 30년째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면서 IT 업계의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많은 강연을 한다. 그런데 매번, 강연을 할 때마다 그 내용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만큼 기술이 빠른 속도로,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에 30년을 발담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항상, 항상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최신 뉴스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최근의 패러다임에 기반해서 또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틀에 갖혀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 자체로 쓸모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틀에 갖힌다는 말은, 곧 IT 업계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아니, 절대로 진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패러다임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식은 금물이다

나는 어릴 때 만화를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는가? 어렸을 때 만화에서 보던 일들이 이제 IT를 통해서 실현되고 있다. 터치, 음성인식 등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만화 같은 것들이 얼마나 상상력에 도움이 될지 상상이 되는가? 그런 신선한 내용이야말로 미래 기술의 원천이다. 미래 인재는 교과서만 봐서는 안 된다. 이제 그런 교육은 구시대적인 교육이다. 미래의 인재는 모든 분야를 두루 통섭할 수 있어야 한다. 만화도 읽고, 운동도 하고, 음악도 듣고. 모든 일을 열심히 하셔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기술의 원천이 튀어 나올 줄 모르기 때문이다.

꿈을 갖고 도전하라

구글이 몇 년이나 된 기업이라고 생각하나?

구글은 1998년에 창업하여 이제 약 13년이 된 기업이다. 애플도 이제 갓 30년이 되었다. 그런데 아마존은 무려 200여 년이 된 기업이다. 하지만 인지도나, 유용성이나 시가총액 규모에 있어서 비교도 안 된다. 구글, 애플은 현재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삼성도 선대 몇 대가 일구어낸 기업이다. 하지만 구글, 애플을 따라가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이러한 차이의 시발점은 바로 ‘꿈’이다. 꿈은 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상상하고, 실현하는 단계까지가 모두 꿈을 꾸는 단계인 것이다. 구글, 애플보다 더 큰 꿈을 꾸라. 그 꿈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사람이 되라. 구글, 애플에서 IT가 멈출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IT의 미래는 무한하다. 분명히,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것을 누군가가 내놓을 것이고, 그것은 또 다른 패러다임을 창조해 낼 것이다.

지금 어떤 것도 완벽한 것은 없다. 아이폰에도 결점이 있고, 갤럭시에도 결점이 있다.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거나 오타가 잘난다는 누구나 공감하는 결점들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자잘한 결점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획기적인, 더욱 완벽한 무언가를 내놓는다고 상상해보라. 그리고 그 주인공이 학생들 자신이라고 꿈꾸어 보라. 멋지지 않는가?

내 나이가 이제 54이다. 저는 제 꿈을 30살 때 알았다. 사회생활한 지 4~5년이나 지나서였다. 당신은 아직 학생이다. 얼마나 신이나는가? 무한한 미래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꿈을 가져라, 그리고 도전하라.

이상철 책임연구원 

책을 쓰게 된 이유와 안철수연구소와 인생에서 있었던 느꼈던 것을 전하려 한다. 내가 회사에 처음 왔을 때, 1년 동안 동기 6명 중 4명이 퇴사할 정도로 악성코드 분석에 대해 심한 교육을 받았다. 1주일마다 발표를 해야 했는데  심지어는 5살 어린 사수에게 "대학원까지 나와서 왜 중학생처럼 발표를 하느냐" 라는 말까지 듣기도 하였지만 악이 생겼고, 한 달 중 반 이상을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끝까지 버텨냈다. 

이처럼 회사 입사 때의 나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열정이 계속되진 않았고, 초심이 흐려질 때쯤 다시 그 모든 것들을 정리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회사 업무 외적인 활동이기에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을 투자하여 2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하였다. 출판사에서 먼저 요청이 온 것이 아니라 원고를 다 쓰고 난 후에 직접 출판사를 찾아다녔다. 혼자 쓰는 도중에 집필 방향도 많이 바뀌었고 긴 시간이 걸렸지만, 책을 쓰면서 다시 열정이 되살아날 수 있었다. 

내 옆자리의 팀원 또한 책을 쓰고 있고, 이제 곧 마무리 단계이다. 책을 쓰는 것이 회사에 공이 될지 몰라도, 회사에 이해를 바라진 않았다.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고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보안보다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하나 하고 싶다. 대학에 가면 부모님과의 의견 차이로 마찰이 많을 것 이다. 반드시 부모님을 이겨라, 부모님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은 언젠가 자기 한계에 부딧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고등학교 졸업 후 20살에 독립하여, 17년 동안 자취생활을 하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고 전하고 싶다. Ahn


대학생기자 윤수경 /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Whether you think you can or can't, you're Right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보안세상'에서 긍정 에너지로 소통하는 모습 기대해 주세요!  

 

대학생기자 변동삼 /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http://zxh.co.kr

나무를 베는 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 데 45분을 쓰겠다. (링컨)

아직은 꿈 많은 20대, '나' 라는 도끼를 갈자,
날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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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통통이21 2012.02.27 10:1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선배님들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져서
    월요일 아침부터 정신이 번쩍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 cfono1 2012.02.28 19: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언급된 아마존이 제가 알고있는 아마존닷컴 맞나요? 그렇다면 200년은 아닌것 같은데...

취업박람회 찾은 기업과 대학생의 동상이몽?

어느덧 여름이 지나가고 9월이 돌아왔다. 4계절 중 3번째 계절인 가을의 시작이고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9월 동안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기업의 공채에 발맞춰,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여러 기업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9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이어진 취업박람회는 한시도 한가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여,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A자형 인재를 찾기 위해 왔습니다"

 

취업박람회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하여 수많은 기업들로 넓은 체육관이 가득 차 있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학생들로 마음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무엇이 기업들을 이 곳으로 이끌고 또한 학생들을 이 곳으로 오게 만들었을까. 역대 최고로 많은 인원을 공채하는 안철수연구소 김세일 연구원은 “A자형 인재를 찾기 위해 왔습니다.” 라고 답했다.

 

-부스를 방문하는 취업 준비생들은 주로 어떤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해주시는지요?
자격요건에 적힌 관련학과 전공자 우대라는 말 때문인지, 관련 학과가 아닌데도 지원 가능한지를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산업디자인학과나 생명공학과 학생도 방문하고 정보를 얻어갔습니다. 흔히 학생들이 안철수연구소가 개발 역량이 뛰어난 사람만 가는 곳으로 아는 것 같은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그에 적합한 역량과 열정만 있다면 충분히 지원 가능합니다. 관련 학과가 아니더라도 관련 프로젝트나 경험에 관한 포트폴리오 작성을 통해 자신을 어필하면 되기 때문에, 관련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라도 이 쪽 분야에 관심이 있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안철수연구소에서 바라는 A형 인재란 어떤 인재를 말하나요?

A자형 인재란 전문성, 인성, 팀워크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인재를 뜻합니다. 그 중에서도 실제 업무를 하다보면 가장 필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개발 업무는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단일 프로젝트가 아닌 기업의 솔루션 제품 개발은 혼자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는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원하는 인재상에 적합한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신입 교육을 받는 안철수연구소의 사원들은 각기 다른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인성은 갖춰져 있되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강점들을 활용해 팀워크를 맞춰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채용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작년에는 약 2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선발했는데, 이번에는 개발자 부분에서만 50명을 뽑고 더 좋은 인재가 있다면 추가로 선발할 의향도 있습니다. 최근 IT 관련 사고가 많이 발생하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었고, 그에 따른 인력도 많이 필요해서 채용 규모를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가오는 10월 안철수연구소가 판교로 이전하면서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회사나 취업에 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취업박람회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터넷에는 객관적인 정보도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갖고 있는 주관적인 정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 정보입니다. 취업박람회 부스 방문을 통해, 실제로 업무를 하고 있는 사원들이나, 회사의 인사 분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좋은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스를 방문하는 학생들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얻게 되는 것이니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업 준비생들을 보면 드는 생각이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없어 굉장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봐 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럴 때일수록 자신에 대한 역량을 채우고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다면, 그 실력과 열정을 평가하시는 분들이 다 알아봐 주실 것입니다. 결국, 하고자 하는 분야의 대학생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접해보고 지원해 보고 부딪혀 보는 것이 관심과 열정 그리고 자신의 역량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도 과외를 받고, 심지어 대학교에 와서도 자격증 학원을 다니는 등 혼자 공부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극히 적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찾아보고 탐구하는 활동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 입사해서도 시키는 일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생생한 경험이 듣고 싶었어요."


취업박람회는 기업에는 자사를 홍보하고 원하는 인재를 찾는 좋은 장소가 되고, 취업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기업의 정보를 얻고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것보다 취업박람회에 오는 것을 선택한 이유를 그들은 “더욱 생생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취업 시즌이 돌아오면서, 취업에 대한 고민이나 부담감을 많이 느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취업이 큰 문제이다 보니 그런 고민이나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취업을 해야겠다는 고민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직장에, 내가 원하는 일을 맡을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겠죠. 사실 원하는 직장이라는 것도 애매하고, 하나로 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점 때문에 현재로서는 면접을 준비하고, 전공 지식을 다시 살피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에서도 기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텐데, 취업박람회에 직접 온 이유가 있나요?

좀더 정확하고 생생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
기업에서 취업박람회에 직원을 보낼 때 해당 학교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교 선후배라는 특성상, 인터넷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생생하고 정확한 정보, 묻기 어려운 정보까지 물어볼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실제로 기업에서 일해 온 사람의 말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있는 정보보다 훨씬 생생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또한 한 번에 여러 기업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비교해보기도 좋았습니다.

-
그럼 보통 어떤 질문들을 하셨나요?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연봉이나 대우, 실질적으로 하게 되는 업무, 분위기, 업무 스타일 등을 물어보았는데, 무엇 하나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여러 기업의 장단점을 하나하나 비교해보고 저에게 가장 맞는 기업을 찾기 위해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려고 합니다.


취업박람회는 더 나은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의 노력과 더 나은 기업을 찾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의 하늘만큼이나 높은 목표와 뜻을 가지고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한층 더 나아가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어우러져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것을 기대한다.
  

* 안철수연구소 신입 공채 서류 접수 기간 : 9/5~9/26
* 채용안내 웹사이트
https://ahnlab.saramin.co.kr/?svccode=aa1001&contentscode=515 Ahn

 

대학생기자 윤수경 /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Whether you think you can or can't, you're Right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보안세상'에서 긍정 에너지로 소통하는 모습 기대해 주세요!
대학생기자 최승호 / 고려대 컴퓨터통신공학부

모두가 열정적으로 살지만 무엇에 열정적인지는 저마다 다릅니다.
당신의 열정은 당신의 꿈을 향하고 있나요?
이제 이 길의 끝을 향해 함께 걸어나가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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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가 직접 밝힌 안철수연구소 성장사

4월 25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안철수 교수가 왔다. 늦저녁 봄의 선선한 바람과 무관하게 강연 장소는 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앉을 의자가 없어도 서 있거나 강단에 앉아서라도 안 교수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정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그 분위기를 모아 외대에서 있었던 안 교수의 강연 리뷰를 시작하고자 한다. 주제는 '안철수연구소 사례를 통해서 본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과정'.

고민은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존재다


“경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경영하면서 겪은 여러 실수들과 엉뚱하게 의대교수를 사표 내고 의사에서 CEO로 가게 된 계기를 말하고자 합니다.” 

강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터진 카메라 후레쉬는 이내 사라지고 학생들은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안 교수가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순전히 전공을 더 잘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컴퓨터 바이러스를 맞닥뜨리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을 만들게 됐다.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컴퓨터 연구에 매달리고 나머지 시간은 의사로서 살았다는 안 교수. 시간을 쪼개서 꼬박 7년의 시간을 보낸 안 교수는 7년이 지난 후, 괴로운 고민이 생겼다.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와 의사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 것이다. 당시 바이러스의 수는 증가하고 있었고 지도학생을 받아야 하는 지도교수로서 책임감도 컸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6개월 동안 그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느라 수 없이 고민했다. 그런 과정에서 안 교수는 깨달은 것이 있다고 한다.

“고민은 행복의 열쇠이며 축복이라는 강상준 교수의 말은 맞는 것 같아요. 고민을 하다보면 처음엔 답이 없지만 신기하게도 결국 해결책이 나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바로 고민을 통해서 알 수 있지요.”

또한 힘든 세상 속에 바쁘게 살다보면 무의식에서 자기 기억을 바꾸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안 교수는
“인생에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에 자기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됩니다. 고민 끝에 선택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즉, 말과 생각이 그 사람을 나타내주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입니다,”
라며 고민이 쓸데없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선택할 때 가져야 하는 마음


안 교수는 6개월 동안 고민하며 깨달은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말했다.

1. 과거를 버려야 한다.
과거의 실패가 사람을 심약하게 만들어 발목을 잡는다고 누누이 말하곤 한다. 그러나 성공이 실패보다 더 세게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정글에서 원숭이를 잡을 때 사탕을 넣은 투명한 병이 사용된다. 이를 보고 원숭이는 병에 손을 넣어 사탕을 집고 손을 빼려 하지만 뺄 수가 없다. 사탕을 놓아야 손을 뺄 수 있는데 원숭이는 끝까지 사탕을 움켜쥔다. 그 상태로 원숭이는 잡히고 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공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그 범위 안에 제한된 선택을 하게 된다. 자신의 실패 뿐 아니라 성공 및 기득권을 잊어야 옳은 판단이 가능해진다.

2.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하면 안 된다.
교수로서 매학기 보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부모님이 원하는 과에 들어온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들은 자신의 전공으로 평생 살 자신이 없어진다. 이를 두고 계속 고민하다가 괴로워한다. 이런 모습을 보는 부모님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즉, 진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원한다면 장기간으로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단기간 다른 사람들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는 것은 나중에 타인을 실망시킬 수도 있으며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결과만 갖고 욕심내면 안 된다.
성공은 오직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 뿐 아니라 사회가 주는 여건과 기회도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성공은 100% 개인화할 수 없는 것이 내 마인드이다. 성공이 독식으로 이어진다면 천민자본주의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결과는 주위의 몫도 포함되는데 그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가지고 결정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본다.

 
안 교수는 그렇게 6개월을 고민하면서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재미있으며 의미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선택했다고 한다. 의사도 그 세 가지에 적합했으나 컴퓨터 바이러스가 더 의미 있었기에 안 교수는 선택했다.
“의사는 제가 없어도 별 탈이 없잖아요. 그러나 컴퓨터 바이러스는 그 당시 제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점을 미뤄 봤을 때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 쪽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안철수 교수가 생각하는 회사의 의미


나이가 들수록 다른 분야로 가기가 더 힘든 이유는 무엇보다도 다시 휴먼 네트워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근사한 말을 전했다.

“나이 들면 다른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세대로 점점 가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전혀 다른 직업으로 가는 것은 당연히 힘듭니다. 그러나 제 경험으론 그것의 유일한 장점 내지 선물이 있습니다. 기존의 일하고 있던, 어릴 때부터 하고 있어 너무나도 당연해 하지 않은 직업에 대한 질문들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요즘 시대에 필요한 차별화를 가지고 옵니다.”

안 교수도 33세에 창업을 하면서 회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됐다. 안 교수가 일명 말하는 초등학생 수준의 회사에 대한 그만의 생각은 이렇다.

1. 회사가 뭘까? 회사에 왜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할까?
회사는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커다랗고 의미 있는 일들을 여러 사람들이 함으로써 이루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2. 회사가 뭔가?
회사의 존재 의미를 고민하면서 이런 역질문을 했다. ‘이 회사가 없으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만약 역질문과의 차이가 크다면 중요한 존재라는 답을 알려준다. 즉,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존재일까?’에 회사의 존재 의미를 두었다.

3. 기업의 목적은 왜 수익 창출일까?
나는 엔지니어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 그런지 기업의 목적이 수익창출이라는 상식이 납득되지 않았다. 회사가 노력한 것을 소비자에게 인정받아 얻는 것이 수익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수익은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물론 이는 가치관의 차이에 의해서 선택할 수 있지만 나는 수익을 목적으로 두지 않았고 결과로 생각했다. 이 생각이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되었다.

 

운 = 준비 + 기회


“제가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하면서 운이란 준비와 기회의 만남이라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안 교수는 안철수연구소가 IMF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이유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준비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회사의 손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리스크 메니지먼트(Risk Management)' 다시 말해, 회사의 위험(risk)을 줄이는 것이었다. 특히 컨트롤이 가능한 위험에 대해 안 교수는 고민했다.

이를 위해서 한 일은 고정비용을 줄이고 변동비용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렇게 빚을 최대한 만들지 않고 변동비용으로 바꾸려고 노력했기에 빚을 많이 얻은 기업이 죄다 넘어간 IMF에도 쓰려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좋은 인재들이 벤처 기업으로 오기 시작했다. 결국 안 교수의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준비밖에 없으며 준비가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성장 정체기를 겪은 안철수연구소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였을까? 안 교수는 CEO로서 직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어서 뿌듯했는데, 그러나 성장 정체의 순간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럴 때 ‘Turn around management’를 잘하는 것이 진짜 CEO의 능력이라고 안 교수는 말한다.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마인드였다. 안 되고 있을 때 그 위기를 잘 헤쳐나가지 못하면 이전에 쌓아온 모든 성공이 소용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을까?’ 안 교수는 2년 동안의 고생을 통해 배운 3가지를 언급했다.

1. 유혹에 빠지지 말자.
어려울 때의 편법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와도 같다.

2. 문제를 고칠 수 있는 기회로서의 시간을 보내자.
잘되는 시기에는 교만해지기 쉽고, 앞만 보느라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어려운 시기에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문제를 고치며 준비단계를 거친다면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하는 셈이다. 문제를 고치고 준비가 된 상태라면, 회사는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3.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낙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며 동시에 자신과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바탕이라고 본다.

  
이러한 세 가지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안철수연구소는 2004년에 우리나라의 존경 받는 기업 10위 안에 들었다. 이는 결과만으로 평가하던 목적지향적 사회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중시하게 된 사회 풍조가 한 몫을 했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한 경제학자에 의하면, 7년 동안의 백신 무료 보급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할 수 있던 돈이 10조원 정도라고 한다. 이는 기업의 평균 매출이나 기업 연령에 관계없이 충분히 존경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임을 분명히 느끼게 해준다. 즉, ‘기업에 있어서 수익이란 결과다’라는 믿음으로 쌓은 경영을 통해 인정받은 것이 아닐까?

승장구하던 안철수연구소와는 대조적으로 더 어려워지는 주위 벤처기업을 보면서 안철수 교수가 들었던 생각은 이랬다. '한 회사만 잘되게 하는 것보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새롭게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에 사임을 택하고, 지금은 네 번째 직업인 교수로서의 인생을 살고 있다. 

Q&A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빠른 결과를 원하는 사회에서 20대는 과연 무엇을 고민하면 좋을까요?

-우리나라 기업 구조가 중견기업이 거의 없는 기형적인 구조인데, 대기업에 대한 우리들의 편협한 사고방식이 이것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현재 20대들이 힘든 이유가 사회적인 인센티브 시스템 때문인데요. 대학 서열화 등 우리나라 교육 문제는 사회 인센티브 구조를 반영하여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느냐?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일자리가 2000만 개가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때 대기업이 제공해주는 일자리는 200만 개가 채 되지 않고, 이 수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나머지 2800만 개의 일자리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창업도 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창업해서 개인이 담당해야 할 리스크(risk)를 사회가 분담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은 실패하더라고 ‘second chance’를 주지 않는 사회 구조 때문에 창업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대기업들이 불공정 거래 관행 때문에 창업을 해도 실패 확률이 높죠.

그렇다면 중소기업으로 갈 수도 없고 남은 대기업의 200만 개의 일자리로 가야 하는데 또 불행이 무엇이냐 하면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창의적인 인재가 아닌 말 잘듣는 인재이므로 사람들이 학력과 스펙 위주로 길들여지게 됩니다. 학벌 위주의 사회는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회입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간 아이는 대학 시절에 열심히 놀고, 나쁜 대학에 간 아이는 4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이렇게 되면 결국 졸업 할 즈음에는 나쁜 대학에 간 아이가 실력이 더 좋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대기업에서 좋은 대학 사람들만 뽑으면 그것은 고등학교 때 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지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불행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개선하려면 정치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일부는 충청도 사람, 일부는 경상도 사람으로 할당해서 뽑는 다면 지방 대학들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Best Practice를 만들고 시도를 계속한다면 대학 교육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문제 인식이고 문제 공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인식과 공감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생기자 윤수경 /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Whether you think you can or can't, you're Right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보안세상'에서 긍정 에너지로 소통하는 모습 기대해 주세요!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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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5.23 10:0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한주되세요^^

  2. 샘물 2011.05.23 10:0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유용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한주 되세요^^

  3. 박근우 2011.05.23 12:2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젊은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말씀들이 많네요.
    멋진 내용 잘 봤습니다.

  4. crownw 2011.05.23 15:4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취재해주셔서 감사해요. >_< 덕분에 가지않고도 좋은글 읽을 수 있어서 최고에용~ 안철수 교수님 대단한게 강당을 다 매웠네요 ㄷㄷㄷ

  5. 두근윤 2011.05.23 20:4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Q&A 부분이 특히 더 마음이 가네요.
    말 잘듣는 인재와 창의적인 인재의 보이지 않는 막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그 해답이 조금은 보이는 듯합니다.

  6. 마야 2011.05.24 01:4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하은이가 본격적으로 안느님 앓이 시작하게 만든 강연...? ㅎㅎ
    둘다 수고많아쏘~<3 잘 잃구 가~~

  7. 이장석 2011.05.24 09: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 읽고 갑니다. 안철수 교수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는군요.

    • 윤수경 2011.05.24 11:46  Address |  Modify / Delete

      감사합니다~ㅎㅎ 현장의 분위기를 모두와 나눌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8. 강아름 2011.05.27 11:1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점점 안철수 교수님의 골수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