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사고 악순환, 허울 뿐인 IT 강국?

최근 잇따라 일어난 금융 보안 사고로 많은 이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보안 사고가 계속되는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기이다. 이에 지난 4월 26일 KBS인터넷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에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가 나와 보안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는 모든 컴퓨터가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재의 환경에서는 각 개인이 '내 정보는 내가 관리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잇달아 발생한 금융 보안 사고 관련해 조직의 CEO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정보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의 전산 장애 즉, 보안 사고가 IT 영역에서 큰 사고라고 하던데?
그렇다. 금융기관이든 기업이든 IT가 업무 보조 수단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산업을 주도한다. 특히 은행 및 금융권은 IT가 중심이므로 만약 IT가 마비된다면 모든 업무가 멈춘다. 그만큼 기업은 IT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이번 농협의 전산 장애 사고는 IT 영역에서 봤을 때 큰 사고라고 말할 수 있다.

-IT 분야에서 보안이란? (보안의 개념)
인터넷을 사용하기 전에 IT는 기업 내부에서만 쓰는 폐쇄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때는 내부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뱅킹, 전자상거래 구축 등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보안 문제가 대두됐다. 인터넷 자체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며, 보안 문제도 각자가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 위에 모든 사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보안 문제는 궁극적으로 계속된다. 보안의 근본적 대상은 정보보호이다.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정보를 가져가거나 없애는 것을 막는 것, 정보를 주고받을 때 탈취하는 행위를 막는 것 모두 보안이 하는 일이다.

-보안을 방법 측면에서 봤을 때 해킹을 막는 것인지? 바이러스를 막는 것인지?
보안은 세 가지 축이다. 하나는 누구에게 어느 정도 허가해주느냐이다. 또 다른 하나는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해킹, 바이러스 같은 위협을 막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안전한 서비스이다. 이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안전하게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협의 축에서 말하는 바이러스는 넓게 보면 악성코드이다. 악성코드는 PC나 웹서버를 통해 사용자에게 해를 주는 코드로 자기 복제와 감염 대상 유무에 따라 바이러스, 트로이 목마 등으로 분류한다. 해킹은 네트워크나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망치는 일을 말한다. 과거에는 해킹과 바이러스의 구분이 명확했다. 하지만 최근 그 구분이 허물어지는 이유는 PC가 항상 연결된 상태인 브로드밴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사람은 어렵게 네트워크를 뚫고 갈 필요가 없어졌다. 단지 취약한 PC 몇 개를 찾아 악성코드를 만들어 자기 것으로 하면 된다. 지금 대부분의 사이버 공격은 해커들이 악성코드를 직접 만들어 종합적으로 하는 것이다.



-최근 현대캐피탈은 고객 개인 정보 외에 신용 정보까지 유출됐고, 농협은 전산망 장애로 금융 거래가 마비되었다. 이러한 사고를 봤을 때 국내 금융 회사의 보안 상태는 어떤지?
금융권은 돈이 오고 가며 실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절대적 수준의 보안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나라의 금융회사 모두가 보안이 약하다 할 수는 없다. 보안을 잘하는 곳도 있으며 취약한 곳도 있는데 그 편차가 상당히 큰 상태이다. 금융  회사가 폐쇄적이라 그 곳의 내부 구성과, 어떻게 보안 조치가 되어 있는지 보안 전문 업체도 세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보안이 잘되어 있는 곳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방화벽은 기본적인 것인가?

* 방화벽 : 정보가 컴퓨터에 저장되면 정보보안을 위해 정보통신망에 불법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시스템


방화벽은 외부에서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보안 위협은 일반인이 많이 들어오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들어오기도 하고, 내부 PC를 악성 감염시켜 들어오기도 한다. 또한 간단한 비밀번호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이므로 관리 측면에서도 공격을 막을 수 있다.


-3월에 퍼진 디도스(DDoS) 공격은 무엇인지? 과연 막을 수 없는 것인지?

예전 9․11 테러 때 민간항공기를 납치한 것처럼 요즘 전쟁의 개념은 군대끼리 전면전을 하는 것이 아닌 민간을 동원한다. 디도스도 마찬가지다. 일반 PC를 이용해 특정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 DDoS 공격 : Denial of Service(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여러 대의 일반 PC를 이용, 동시에 다량의 트래픽 접속을 유발해 과부하로 인해 시스템이 정상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하는 해킹 방식.


디도스 공격의 목적은 주로 기업에 언제부터 서비스가 안 될 것이라는 위협을 줌으로써 돈을 받기 위함이다. 그 외에도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동기로 인해 공격하기도 한다.

디도스 공격을 막지 못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제대로 방비를 안 하기 때문에 막지 못하는 것뿐이다. 물론 3․4 디도스 공격은 결코 쉬운 공격이 아니었지만 잘 막은 편이다. 디도스 공격은 대응 장비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응장비뿐 아니라 여러 조치, 훈련, 내부적 프로세스 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해킹은 막을 수 없나?
요즘은 사람뿐만 아니라 해킹 도구로도 공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보고된 것만으로도 약 10만 종이 넘으며 실제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해킹 도구가 있으면 보통 사람도 디도스 공격, 트로이목마 제작을 할 수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지금은 자기가 쓰는 정보기기들이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취약점이 쉽게 드러나게 된다. 또한 개방화로 인해 항상 문제가 발생되므로 이를 새로운 사회적 문화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서로가 조심해서 함께 갖춰야 하는 문제라고 여긴다.

-해커의 공격은 어떤 형태를 띠는지?
해커는 해킹 도구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직접 명령을 받아 해주기도 하며 스스로가 목적을 갖고 특정 타깃을 공격하기도 한다. 요즘 해커는 상당히 국제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한 나라 안에서만 공격을 하면 IT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추적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 나라를 넘어 해외 여러 나라에서 분산해 공격하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 또한 알아내도 잡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 예로 10년 전과 달리 수없이 등장하는 악성코드, 바이러스가 있다.

-국내 기업의 보안 수준은?
우리나라가 IT 강국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럼에도 보안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소프트웨어를 100%의 완성도로 만들면 보안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여러 환경적 변화로 항상 취약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다. 그런 상황임에도 조금 더 보안에 투자를 한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소프트웨어를 오픈한 후에 보안에 신경을 쓴다. 이는 문제투성이를 만들고 난 후에 한 것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보안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아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안전 의식이다.

-개인 입장에서 PC 보안은?
개인 PC 보안을 위해 백신 설치와 업데이트가 있어 쉬울 것 같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백신을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했다 하더라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를 빌려 설명해보면 자동차는 개인 소유지만 길에 나올 때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이처럼 컴퓨터도 개인 소유지만,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정보가 유출될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피해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보안 사고 방지 대책은?
기업과 기관 측면에서 볼 때 보안 문제는 조직의 CEO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기업이 IT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즉, 정보가 사업의 핵심 영역이 되는 현실이다. 무너진 정보 보안이 사업의 큰 리스크로 올 수 있다는, 정보 중요성 인식이 CEO에게 필요하다. CEO가 정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방향을 잡아줘야 전 직원의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시청자에게 보안에 대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PC,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용하면서 ‘내 정보는 내가 관리한다’ 라는 인식을 가지길 바란다. 바이러스 백신을 항상 설치하고, 설치한 후에도 업데이트를 해야 하며, 필요 없는 파일은 가급적 다운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PC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겠지, 나중에 누군가가 해주겠지’ 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PC도 개인의 역할, 기업의 역할, 정부의 역할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Ahn 

* 해당 동영상 보기
http://news.kbs.co.kr/special/digital/vod/newspuri/2011/04/26/2281876.html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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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ck2 2011.05.02 08:4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마치 방송을 직접본것같네요.좋은 내용 보고 갑니다.특히 `내 정보는 내가 관리한다` 이 말 명심해야겠어요

  2. 하나뿐인지구 2011.05.02 10: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랩 대표님께서...
    해외 출장에, 인터뷰에, 강의에...
    많이 바쁘시네요...^^

  3. 수진 2011.05.02 16:0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봤습니다.

  4. 두근윤 2011.05.02 21: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포스팅이네요.ㅋㅋ

  5. 티와이 2011.05.11 00:05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백신프로그램 같은 보안 시스템이 취약한 것 아닌가란 생각만 쉽게했던 것 같은데 개개인의 책임과 의무라는 말씀에 참 동의되어 집니다

이 시대 멘토 안철수와 박경철이 20대에 한 고민은

KBS 인터넷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 100회 특집 "시대의 지성에게 듣는다"(1)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의 역할을 하여 지도와 조언으로 그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 또는 그러한 체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멘토 · 멘토링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국내에서도 멘토 · 조언자의 역할이 점차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경직되고 현실적인 사회 속에서 부드러움과 희망을 전하는 사회적 지성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중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전국 대학을 순회하며 강연을 하고 있는 안철수 교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와 박경철 원장(안동신세계클리닉)의 메시지는, 20대 청년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러한 두 사람의 대담을 온라인에서도 만나게 되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KBS 보도국 인터넷뉴스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가 방송 100회를 맞이하여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의 인터뷰를 마련한 것이다.

(사진 : KBS)

이번 인터뷰는 10 1, 8, 15일 총 3회에 걸쳐 해당 웹사이트에 업로드된다(http://news.kbs.co.kr/special/digital/vod/newspuri/). 올해 시작된 대학 강연 프로젝트와 두 사람이 생각하는 멘토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일상생활까지! 두 사람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솔한 대담을 접할 수 있다. 다음은 10 1일에 업로드된 1부의 요약 전문. (2부 요약 전문 => http://blogsabo.ahnlab.com/547

시간과 지식이라는 의미있는 기부


차정인 기자(이하 차) : 두 분이 함께 진행하고 계신 대학 대담프로젝트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인가요?
 

안철수 교수(이하 안) : 미국 유학시절에 유명인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사가 청중에게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앵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대담의 형태로 진행된 강연이었는데, 그러한 강연에서 더 좋은 의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귀국한 뒤에 이러한 형식을 도입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이 박원장님 이었고, 흔쾌히 승락해주셔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경철 원장(이하 박) : 처음엔 안 교수님의 제안을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한 채,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청중 분들의 좋은 반응이 나오면서, 강연을 서울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이러한 기회가 적은 지방으로도 확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사실 저도 처음 강연을 시작할 때는 한번 시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청중 분들의 반응이 너무나 좋았고, 마침 박 원장님께서도 그러한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면 선진국의 경우에도 사회지도층이나 유명인사들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청중들과 자주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들에게 중요한 시간을 누군가에게 기부하는 것이 좋은 의미로 다가와서, 지방까지 대담을 확대하자는 의견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 , 그러한 대담 강연을 통한 지식의 기부라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됩니다.

책임감을 통해 누군가에게 롤 모델이 되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다


: 오늘 인터뷰 주제를 이 시대의 멘토에게 듣는다라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두 분을 이 시대의 지성
· 멘토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두 분께서 정의하는 멘토란 무엇인가요?

(사진 : KBS)

: 우리는 보통 멘토라고 하면 나의 생각과 행동에 방향을 제시하고 오리엔테이션 해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멘토는 멘티에게 롤 모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누군가의 목표가 되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극복 대상이 될 수 있는 롤 모델의 역할이 멘토에게 가장 중요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서 롤 모델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번 사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보다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나보다 한 발 앞서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넓은 의미로 살펴보면 저 역시도 저와 비슷한 길과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정 부분 멘토가 되어줄 수 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한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요. 안 교수님은 좀 더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시기 때문에 더 많은 부분에서 벤치마크 될 수 있지만, 역시 모든 사람에겐 적용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안 교수님은 평소에 주위에서 자신에게 멘토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 사실 저 역시도 현재진행형에 놓여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한데요, 아마도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그 사람(멘토)이 앞으로 무엇을 해나갈 것인가 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일들을 진행해가고, 어려움들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저희를 멘토 라고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하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동시에 들더라고요.

80학번 안철수, 82학번 박경철?


: 20대 청년층에서 두 분의 호감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20대 모습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20대 모습을 돌아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20대 시절에는 그러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개인이 사회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익들이 결코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선조로부터 내려온 지혜와 동시대에 산업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의 노력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인데, 당시 저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주어진 공부만 성실히 해내면 그러한 혜택들을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에 항상 빚진 마음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가 받은 혜택의 일부라도 돌려드릴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고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구로동 공단이나 무의촌 주변에서 무료 진료를 실시하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이 나중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생각의 기초가 된 것 같습니다.

: 안 교수님을 옆에서 쭉 지켜봐 오면서 항상 일관된 생각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저의 20대 시절에 가장 부족했던 점이 그러한 일관성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이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제가 겪었던 그러한 시행착오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거든요. 저희 세대 때만 해도 자신의 의지보다는 주입식 교육과 주변 상황에 의해 대학 진학이나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사라는 제 직업이 굉장히 훌륭하고 축복받은 일이지만, 진정 제가 원하고 잘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아쉬움을 항상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마음들이 여러 형태로 좌충우돌하면서 항상 남아 있었는데, 저는 그렇게 보낸 시간들이 헛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스스로는 굉장히 어지러운 발자국을 남긴 채 20대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요. 지금의 어느 시점에서 돌아보니 그러한 발자국은 제가 다른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곳에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기회였고, 오히려 삶에 있어서 학교나 교과서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는 지혜들을 그곳에서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당시 심환 좌충우돌을 겪으면서 많은 손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때에 대한 아쉬움과 같은 것들을 정제하여 다음 세대에 알려드리고자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 KBS)

: 하지만 어떻게 보면 박 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 졸업 축사에서 했던 말과 일맥상통한 점이 있는데요. 스티브 잡스가 대학을 중퇴하면서 곧바로 학교 공부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도강하면서 한동안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때 스스로가 공부했던 것들이 당시에는 미래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랐는데, 이후 애플 사를 창업하고 새로운 컴퓨터를 개발할 때 그러한 것들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도 자신이 어지러운 발자국을 만들던 시절에는 그러한 것들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그러한 발자취가 남긴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서 현재 자신의 상황과 결과를 설명해주는 요소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독서와 영화는 빼놓지 않는다


: 두 분의 일상생활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주로 어떠한 일상을 보내고 계십니까?

: 저는 구기 종목과 관련된 운동을 잘 못합니다. 아무래도 몸으로 하는 활동에 재능이 부족하다 보니 그러한 쪽에 취미가 없고, 주로 그림 감상이나 책 읽기 같이 활자를 통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편입니다.

: 가장 많은 시간을 학생 교육에 할애합니다. 특히 이번 학기 들어 새로운 과목을 개설했는데요. 지난 학기까지는 기업가(Entrepreneur)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진 채 창업에 뛰어드는가를 통해, 학생 개개인이 기업가적인 적성을 갖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수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그것을 사업화하고 투자를 유치하는가 등을 구체적으로 학습하다 보니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사실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 그럼 최근에 감명 깊게 본 영화나 책 있습니까?

: 시간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문화생활을 하는데요. 공연이나 연극, 영화 심지어는 뮤지컬까지 한 가지는 꼭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뮤지컬 로키 호러쇼를 봤는데요. 현재의 문화나 대중예술의 트렌드를 읽어나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평이 좋았던 작품을 봤다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긴 한데, 그 안에서 내가 느끼는 것과 대중의 평가가 다른 이유를 찾아보는 것 역시 하나의 과제가 되곤 합니다.

: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고요. 영화를 보는 2시간 정도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놓여 있을 수 있어서,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잠깐 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기분 때문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인셉션을 보았는데, 이처럼 SF 영화나 아니면 헤어 스프레이’, ‘주노 같은 밝은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 , 두 분 다 우리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이로써 증명되는 것 같습니다.^^(웃음) 두 분 휴가는 다녀오셨습니까?

: 휴가를 못 가본 지가 참 오래되었는데요. 만약 휴가를 가게 된다면 연로하신 부모님들이 가고 싶어하시는 곳에 같이 가드리는 것이 좋은 휴가가 될 것 같습니다.

: 굳이 휴가라고 한다면, ·일 주말 동안 홍천에 다녀왔던 적이 있습니다.

닮은 구석이 많은 두 사람, 이 시대의 정의를 말하다


: 두 분의 공통점을 다룬 기사를 본 것 같은데요. 두 분 다 혈액형이 AB형이고, 의사라는 직업과 연관이 있고, 또 배우자가 역시 의사라는 점

(사진 : KBS)


: 그것 말고도 사실 많은데요. 얼굴이 크다는 점?^^(웃음) 군대에서 철모를 쓰는데, 웬만해서는 안 맞아서 가장 큰 걸 써야 맞더라고요.

: 저는 철모를 머리에 얹힙니다. 하지만 신체비례로 보면 안 교수님이 더 심하시겠죠?^^(웃음)

: 사실 저도 그런 축에 속하는 편입니다(웃음). 최근 인문학 서적 중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화제인데요. 요즘 세상에서 두 분이 생각하는 정의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 정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의가 가장 결핍되어 있다는 것의 반증일 것입니다.

: 정말 정의롭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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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한 정의를 다음 회로 미루면서 첫 인터뷰가 마무리되었다. 요약문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실제 인터뷰 영상에서는 유쾌한 웃음과 함께 그들이 전하고자 한 뜻있는 메시지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두 사람이 시도한 새로운 형태의 '대담 강연'이 그러한 효과를 더욱 부각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두 멘토를 오프라인으로 쉽게 만날 수 없어 아쉬움이 컸던 독자라면, 이번 인터뷰 영상을 통해 새로운 소통의 열쇠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Ahn


*2부 요약 전문 : http://blogsabo.ahnlab.com/547
*3부 요약 전문 : http://blogsabo.ahnlab.com/556
*동영상 바로 가기 : 
‘멘토’에게 듣는다! - 안철수 · 박경철
안철수 · 박경철 “공직 생각 없다”
안철수 · 박경철 “이제 남은 꿈은…” 


대학생기자 한병욱 /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1%의 가능성만이 존재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 20대의 특권이다.' 한 소설책에서 본 구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열정적이고 순수함으로 가득한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영혼이 있는 기업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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