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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옛 중국 품은 곳, 물과 사람이 만나는 통리

문화산책/여행 2012.03.04 07:00
중국 장강(양자강) 하류 지역은 중국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우리나라에서는 '언덕'이라고 부를만한 곳을 '산'이라고 부를 정도로 평원이 끝없이 펼쳐진 이 곳은 작은 마을들이 산, 호수, 혹은 운하를 끼고 군데군데 산재해있다. '물과 더불어 사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수향(水鄕)'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마을 형태가 중국 전역에 만 군데 이상 존재한다고 한다.

외지인에게 가장 유명한 수향은 장쑤성(江蘇省)에 있는 쑤저우(蘇州)다. 하지만 깨끗하지 않은 물과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동양의 베네치아'라는 명성을 느끼기는 힘들다. 진짜 베네치아는 사실 따로 있다. 중국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수향으로 저우장(周庄), 통리(同里), 시탕(西塘) 그리고 우전(乌镇) 등 4곳을 꼽는다. 

통리는 쑤저우 바로 옆 우장(吾江) 동쪽에 있는 마을이다. 항저우에서 장안으로 연결되는 대운하를 통해 돈을 번 쑤저우 부자들이 살던 부촌이다. 지금의 통리를 이루고 있는 건물은 명나라, 청나라 시절 만들어졌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지만, 그 덕분에 비교적 한적하고 잘 보존되어 있는 마을이다. 

다른 수향들이 그렇듯, 통리도 마을 한가운데를 운하가 관통한다. 통리 운하는 다른 대도시 운하에 비해 악취가 적어서, 여름에 물가를 걸어도 크게 불쾌하지 않다고 한다.

통리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일원이당삼교'다. '일원'은 청나라 시절 관료를 지낸 임난생의 자택인 퇴사원이다. '이당'은 청나라 시대 대표적인 건축물로 손꼽히는 사당 숭본당과 가음당이다. 마지막으로 '삼교'는 세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놓인 세 개의 다리 태평교, 길리교와 장경교다.


통리의 건축물들은 예전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정원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가구 하나하나까지 예전 모습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강남 부자들의 정원 콘셉트는 '자연풍경을 그대로 옮겨오기'다. 땅을 파서 연못을 만들고, 흙이나 돌을 쌓아 작은 동산을 만든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하는 상록수들도 곳곳에 심어두고, 마지막으로 이 광경을 잘 볼 수 있도록 건물이나 정자를 배치한다. 자연과의 일치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정원과 비교해보면, 화려한만큼 인공미가 짙게 느껴진다.


부지런히 걸어도 좋겠지만, 추억의 삼륜자전거를 타고 주요 관광지 사이를 오갈 수도 있다. 기본 20년 이상 일한 자전거꾼은 골목길을 이용해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목적지까지 실어다준다. 흥정을 통해 마을 안에 들어오는 입장료를 훨씬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일원이당삼교 외에도 볼거리는 많다. 건물 내부를 개조하여 꾸민 박물관이 여러 곳 있다. 한 사당은 가족과 연인의 행복을 기원하는 붉은명패를 실로 이어서 기둥에 걸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명패끼리 부딪히며 차르르 소리가 나는 광경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물과 함께 한 마을인 만큼, 배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뱃사공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진짜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연신 셔터를 누리는 관광객들 사이로 마을 주민들이 무심히 빨래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관광지이면서 실제 사람들이 사는 삶의 터전이 공존하는 오묘한 통리만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마을 한 켠에는 전통시장이 있다. 전통 공예품과 '장원제'라고 부르는 통리 전통 음식, 각종 군것질 거리들이 좌우에 한가득 진열되어 있다.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기에 전통옷을 파는 가게 옆에 핸드폰 가게나 카페가 있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초라하고 볼품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소박하고 단아한 통리에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중국 주요 관광지와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물과 사람이 함께 숨쉬는 공간 통리. 왕이나 관료가 아닌, '진짜 옛 중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꼭 찾아야 할 곳이다.  Ahn 

대학생기자 임종헌 / 충남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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