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에는 설명할 수 없는 포근한 매력이 있다.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의 포근함과 비슷할까? 필자는 나눔의 삶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가수 ‘션’을 10월 30일 청주교대 특강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시작은 작은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는 804명의 아버지가 되었다. 어떻게 그러한 기적이 가능했는지 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특강을 시작하며 션은 결혼 이야기를 했다. 요즘 결혼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졌는데 그 이유는 바로 축의금과 혼수 때문이다. 결혼식을 올리기 직전까지도 축의금과 혼수 때문에 싸우는 부부가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션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션은 축의금을 받는 것이 낸 돈을 다시 돌려받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션-정혜영 부부는 결혼식 때 축의금을 받지 않았다. 만약 받았으면 정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포기하고 정말 주인공이 행복할 수 있는 결혼식을 택했다.
결혼한 다음 날 션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매일 “만 원”을 이웃을 위해 쓰자고. 아내는 흔쾌히 허락했고 그렇게 1년을 돈을 모아 결혼기념일에 “밥퍼”에 가서 기부하고 봉사를 했다. 1500명이 식사하는 데 150만 원 정도가 필요한데 1년 동안 매일 만 원씩 모은 돈은 "밥퍼"에서 두 번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큰 돈이었다.
션 부부에게는 아이가 4명 있다. 하음, 하랑, 하율, 하엘. 이름이 정말 예쁘다. 아이들은 2세에서 4세 사이에 효도를 다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기억만으로도 평생을 살아갈 수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아이가 매우 사랑스러웠기에 션-정혜영 부부는 아무리 바빠도 스케줄을 조정하여 아이들을 손수 키우기로 생각했다. 그래서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기 위해 써야 할 돈을 저축하여 아이의 돌이 될 무렵 돌잔치 비용과, 그에 더하여 서울대병원에서 3명을 수술시켜 주었다. 션의 아이들도 부모님처럼 “이웃의 손”을 잡았다.
션은 하음, 하랑, 하율, 하엘뿐 아니라 다른 800명에게도 아빠이다. 2008년 5월, 션은 컴패션이라는 단체를 통해 6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 중 하나인 필리핀에 사는 클라리제가 션의 아내에게 “I love you mommy.”라는 편지를 보내 왔다. 션의 아내는 귀한 우리 아이라며 클라리제를 만나러 직접 필리핀에 갔다. 그리고 그곳의 어린이센터를 방문하여 열약한 사정을 직접 확인했다. 클라리제는 집에 굉장히 어려웠지만 션 부부의 후원으로 식사와 의료, 학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필리핀에 다녀온 션의 아내는 션에게 내집마련의 꿈을 뒤로하고 100명의 아이들을 돕자는 말을 했다. 그래서 션-정혜영 부부는 100명의 부모가 된다.
그리고 아이티에 강진이 있었을 때 션-정혜영 부부가 후원하는 아이들 중 한 명이 생사 확인이 되지 않았다. 2개월 후 아이가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션은 직접 아이를 만나러 아이티에 갔다. 먼 타국에서 아이를 걱정하며 노심초사하다 직접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을 때 안도하며 기뻐했던 션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후에 션-정혜영 부부는 컴패션을 통해 또 다른 100명의 부모가 되기로 결심했다.
션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선을 돌려 북한의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북한에는 후천성 장애가 많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1-2세 때에 급격하게 자라는데 먹지 못 해 뇌가 자라지 않아 정상적으로 태어났음에도 후천성 장애를 갖는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션은 북한에도 500명을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부부동반 CF 출연료로 홀트아동복지회에 100명을 후원하게 되었다.
정리해 보면 션-정혜영 부부는 컴패션에 200명, 홀트아동복지회에 100명, 북한에 500명, 그리고 하음, 하랑, 하율, 하엘 모두 804명의 부모가 되어 그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8년 전 하루 만 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션의 집에는 봉투가 6개 있다고 한다. 하나는 밥퍼공동체에 보내는 것이고 4개는 하음, 하랑, 하율, 하엘이 이름으로 하루 만 원씩 모아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시켜주고 있다. 마지막 하나는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봉투이다. 션은 현재가 선물(Present is a present)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으면 선물은 기적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때로는 세상이 어둡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션은 일깨워 주었다. 희망은 션의 행동처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작은 희망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면 그 씨앗은 어느새 자라나 희망의 나무가 되지 않을까? 변화는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 큰 것을 바라보기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영역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려 보자. Ahn
대학생기자 장윤석 / 청주교대 초등교육(음악심화)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늘빛의 포근함을 수면에 간직한
맑고 차가운 호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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