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안랩 김홍선 대표가 출연했다. 김홍선 대표는 최근 저서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를 내어, 그가 지난 20년 간 겪은 경험을 토대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아낸 바 있다. 이 인터뷰는 책 출간에 맞춰 ‘벤처 1세대가 본 정보보안과 창조경제’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이하 정관용): 기업의 CEO를 하시기도 바쁘실 텐데, 책을 내셨습니다.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김홍선 안랩 대표(이하 김홍선): 저는 평생 IT에 몸 담아온 사람으로서, 또 해당 분야의 사업을 한 사람으로서, IT 기술이 지금의 사회 변화를 가져온 데 대해 스스로 굉장히 놀라워했습니다. 가끔 그런 변화의 소용돌이에 대해 느낀 바를 칼럼이나 블로그를 통해 외부에 공유했는데 주변에서 그런 내용을 하나로 묶어 책으로 내보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가 있었습니다. 그와 같은 권유도 영향을 줬지만, 제 스스로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온 사람으로 현 시대의 중요성을 부족하나마 글로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관용 : 책의 제목이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 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누가 갖는 것입니까?
김홍선 : 미래가 특정한 누군가로부터 비롯된다는 이도 있습니다만 저는 각 개인에게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지난 20~30년 전과 비교할 때 우리의 생활, 라이프 스타일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20~30년 동안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합니다.
이와 같은 현 시대를 다소 거창하게는 ‘디지털 문명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대중화된 많은 IT 기기들로 각 개인은 더 많은 기회를 영위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들의 꿈과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미래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정관용 : 책의 첫 장을 보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돌파구’라는 대제 아래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김홍선 : 제 경우만 보더라도 이는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1979년도에 대학에 입학했는데요. 그러다 1980년대 초에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발명이 됐습니다. 당시로서는 아주 혁신적이었는데 이런 큰 변화를 몸소 체험한 것입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제가 대학원 재학 시절, 몇백 명의 학생들이 미니 컴퓨터 한대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은 컴퓨터를 일반인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프로그램을 하나 돌리는 데에도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우리 생활 곳곳에 프로그램들이 숨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축이 흔들리는 변화라고 할 만한 이 같은 혁신이 우리가 미처 세세하게 깨닫기도 전에 이렇듯 가까이에 와 있는 셈입니다.
정관용 : 그런데 두 번째 장 ‘사람이 미래의 경쟁력이다’에서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라는 화두를 던지셨어요. 어떠한 연유로 교육 문제를 언급하신 것입니까?
김홍선 : 변화를 언급한 1장에서도 설명을 하고 있는데, 가장 큰 시대 변화라면 역시 산업기반 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 옮겨간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정보력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내려간 것이라 볼 수 있을 텐데요. 이것은 ‘피플 파워’, 즉 ‘시민 권력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는 개인이 얼마나 힘을 발휘해서 자기의 꿈을 실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과연 그것이 가능한 환경을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그러한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는 일사 분란한 조직에 필요한 획일화된 규율과 시스템이 중요했지만 창조적 지식이 필요한 현 시대에도 여전히 구시대적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관용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요?
김홍선 : 우리 사회는 아직 고시와 스펙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합니다. 이는 누가 시험에서 고득점을 빨리 취득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인데요. 하지만 사회에서 풀어야 하는 많은 난제는 수학 문제처럼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로운 토론 속에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교육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그런 교육이 기본 토대가 되고 제대로 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정관용 : 마지막 장에서는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위하여’를 대제로 해서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자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김홍선 : 과거에는 우리가 기계에 다가가고 습득하는 방식으로 기계와 밀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읽어내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이 중심이 되어 기계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죠.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기계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자세에 대해서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고요.
또 하나 각 나라나 문화별로 IT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실시간 검색어 순위’, ‘트위터 검색’ 등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조바심이 투영된 결과인데요. 저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성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정관용 교수: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은 벤처 신화를 다시 많이 만들어보자, 그런 이야기일 텐데요. 그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홍선 대표: 제가 섣불리 진단할 문제는 아닙니다만 전체적으로 창조경제라든가, 벤처 육성이라는 방향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선 기술 중심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여깁니다. 그런 여건 속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좋은 일자리와 양질의 기업이 육성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교수: 알겠습니다. 기술은 이미 인간과 공존하고 있으며 그 상황에 인간이 주체적으로 맞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생각과 그것이 나올 수 있는 교육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신 듯합니다. 자, 그런 뒤에는 미래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요?
김홍선 대표: 네. 거기서 나아가 소프트웨어 육성 등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국가가 나서 과학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재를 길러내려는 제도적 뒷받침을 서둘러야 합니다. 그것이 실현이 된다면 미래는 우리와 한결 가까워질 것입니다.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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