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한양대학교 정보통신관에서 안랩 김홍선 대표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시험 기간임에도 150명 규모의 강의실은 거의 빈 자리 없이 가득 찼다. IT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안랩은 꿈의 직장이라는 것을 그 열기만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강연의 주제가 함축적으로 들어 있는 문구이자 김홍선 대표의 저서 제목인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 라는 글귀를 첫 슬라이드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김 대표의 어린 시절에는 마을에 하나 있는 우물에서 집집마다 물을 길어다 썼다고 한다. "1986년도에 시작한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선 세 가족이 한 집에서 살며 수도꼭지 하나를 같이 쓰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한 가정에 보통 5~6개의 수도꼭지가 있다. 예측하지 못 한 발전이다."
김 대표는 이어서 IT 분야 역시 급속도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1992년도에 개발이 한창이던 무선전화는 어느새 스마트폰으로 발전하여 대부분의 개인에게 보급되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1992년 당시 무선전화를 직접 개발하던 내 친구조차 예상하지 못 했던 것이다."
또한 인터넷 혁명, 통신 혁명, 디지털 혁명을 거쳐 변화한 패러다임 속에서 많은 것이 역전되었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디바이스 수가 인구 수를 앞지르고, 무선 인터넷 이용자 수가 유선 인터넷 이용자 수를 역전했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10의 19승이라는 거대한 숫자를 띄운 후 "이 숫자를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라고 질문했다. 답은 2004년 생산된 곡식의 낟알 개수이자, 같은 해 생산된 트랜지스터의 개수였다.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김 대표의 답은 ‘융합’이었다.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을 융합하는 사람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는 말과, 이공계 학생도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는 말은 그 자리에 모인 대다수 이공계 학생들에게 혼돈을 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인류학자의 의견을 듣고 현장의 사용자를을 이해하는 인텔의 사례와, 인터넷을 잘 모르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페이스북 사용자 수가 전세계 3위인 문화를 이해하려면 단지 기술적인 측면만 가지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C 언어 같은 기술 측면보다 자신만의 생각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더했다.
또한 언어학자 1명도 없이 구글이 가장 정확한 한글 음성인식 기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빅데이터를 사용하는 데이터 전문가들 덕택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재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된 세상이며, 소프트웨어에 대한 스킬을 가진 인재가 점점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학생들이 기회가 훨씬 많아진 세상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소프트웨어와 기술, 콘텐츠와 안전한 인프라, 기술력과 자유로운 생각, 소통과 창의적인 도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김 대표는 Job에 목말라 있는 학생들에게 Job보다 Career를 생각하라는 말을 했다. 성공에 대한 동경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학생들에게 '도전과 실패는 젊음의 과시'라는 글귀와 함께 '용감한 실패'를 권했다. 이공계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권하고 성공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실패를 이야기하는 이 이상한 강연은, 더 이상하게도 학생들에게 깊이 와 닿아 각자에게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Ahn
대학생기자 최재영 / 한양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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