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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IT맨을 찾아서

싸이월드 창업자 이동형 대표를 만나다.

[인터뷰] 싸이월드 창업자 이동형 현 나우프로필 대표이사

"그에게 IT는 운명이었다"

 지난 5월 7일 이동형 대표를 만나기 위해 강남을 찾았다. 같은 출신 지 사람이라 동네에서 봐온 아저씨처럼 친근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그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질문에 대한 답변 외에도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주면서 대학생들에게 조언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싸이월드 창업을 거쳐 현재 SNS 나우프로필까지 그의 인생사를 들으면 IT는 그에게 있어서 '운명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그림 그리기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컴퓨터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사무실에는 컴퓨터와 IT관련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싸이월드 창업, 그리고 싸이월드의 성공과 싸이월드 글로벌 진출 실패, 그 이후 개발한 SNS 서비스의 부진한 성적.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그에게 남다른 비결은 오로지 노력과 도전이다. 지난 겨울부터 새로운 SNS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어쩌면 운명은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이월드 창업자 이동형 현 나우프로필 대표이사

Q. 대표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한데요. 어떤 사람이었나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항상 앞에 앉았어요. (하하) 내성적이고 착실하게 숙제를 열심히 하는,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조금씩 변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키가 크기 시작하면서 뒤에 앉기 시작했죠.^^ 운동도 많이 하고, 만화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친구들 캐릭컬쳐도 만들어주면서 친구들과 잘 어울렸어요.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낸 것 같아요.

Q. 대학생활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주로 당구. 작곡을 해서 대학가요제에 나가 동상도 타고 그랬어요. (하하)^^ 농구, 테니스, 기타 동아리 등등 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때 유일하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 컴퓨터였어요. 하숙집에 '하늘소'라는 당시 유명했던 컴퓨터 동아리 회원들과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들과 살면서 컴퓨터를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었는데, 컴퓨터는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해서 나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신기하지.(하하)

Q. 신기하게도 IT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네요. 동기가 있었나요?

  졸업 후에 영주(경상북도)로 내려가서 1년 동안 우리 집에서 하고 있는 식당일을 도와줬어요. 취직하기에는 뚜렷하게 가고 싶은 회사가 없었고, 유학을 가기에는 공부에 큰 흥미가 없었어요. 그렇게 고향에서 지내던 중 구미에서 취직을 한 대학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구미에 놀러오라고. 그렇게 구미에 내려가서 친구를 만나고, 다음 날 고향으로 다시 올라오려고 하는데 친구가 원서 한 장을 건네는 거예요. 그게 LG cns 원서였어요.^^ 그렇게 회사에 면접보고 해서 들어가게 되었죠. 아직까지 제가 정말 고마워하는 손꼽는 사람 중에 하나가 그 친구에요.

Q컴퓨터와 친해진 계기는?

 회사에서 1년 동안 프로그래밍을 배웠어요. 1년이 뭐야 2년 동안. 그림을 그리는 것 이후로 적성에 맞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었어요. 컴퓨터가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죠. 컴퓨터가 사람 대신에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사람하고 비슷해요. 컴퓨터에게 말을 시키려면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해요. 미국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영어를 해야 하는 것처럼.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했던 컴퓨터가 알고 보니, 사람보다 더 정직한 거예요. 거짓말도 하지 않고 시키는 것들을 하니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죠. 그 당시 신입사원이 저에게 노숙자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하하) 옷 하나만 입고 토요일, 일요일에도 일을 했으니까. 근데 그때 그 일이 재미있었어요.

Q싸이월드는 만드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국세청 프로젝트에서 4년 동안 일을 하면서 처음 인터넷을 접하게 되는데, 그때 '인터넷이 경쟁력이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만든 동아리 멤버와 창업을 하게 되었죠. 처음 저는 인터넷 솔루션을 제안했고, 창업 초반에 큰 역할을 했던 친구가 남녀 커뮤니티 사이트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 아이디어가 싸이월드 초기의 모습이에요. 두 개를 동시에 운영하다가 여러 가지 문제로 그 친구가 나가게 되면서, 싸이월드는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로 변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클럽 서비스만을 지원했는데, 그 당시 아이러브스쿨이나 프리챌같은 사이트가 강세라서 잘 안됐죠. 2001년 마지막 프로젝트로 나온 것이 미니홈피 서비스였고, 그 이후에 많이 바뀌게 되었어요.

Q싸이월드 서비스 중단 이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한데요.

 싸이월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하면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 싸이월드 대표로 있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글로벌 진출을 실패했어요. 그 당시 스마트 폰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2008년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 스마트 폰이 들어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SNS서비스인 '런파이프'와 '런파파'를 웹에서 먼저 제공했어요. 스마트 폰을 사용하면 사람들의 위치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고 장소기반 SNS를 시작한 거죠. 사람들이 SNS에 접속해서 어떤 위치에 좋은 맛집, 옷가게 정보들을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거죠. 그것도 여러 가지 이유 상 실패했어요. 사이트는 지금까지 열려있지만, 사실상 2012년에 중단했죠.                              

 그 이후에 사업 대신 창업자를 돕는 멘토링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2년 동안 강의도 다니고 워크샵을 열기도 하고, 창업진흥원에서 청년 지원자들과 함께 청년사업프로젝트도 함께 했어요. 정말 안간 곳이 없어요^^

Q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년 겨울부터 '런파이프'와 '런파파'의 문제점을 발견하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장소를 발굴하는 것은 귀찮고 힘들어서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현재는 '랜드마크'(랜드에 마크하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진만 찍으면 위치 정보가 제공되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랜드마크'는 참여자들이 주인이 되게끔 하고 싶어요. 참여하는 사람들을 조합 형태로 나누고 수익도 분배하는 거죠. 신촌을 중심으로 대학생들과 모임을 가지고,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계획하고 있어요.

Q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최근 개인정보유출이 화두가 되었고, 과거 싸이월드도 개인정보유출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 문제에 굉장히 민감할 것 같은데요. 그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근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정보는 보호해야하는 정보들과 공유해야하는 정보로 나눌 수 있어요. 공유해야 할 정보들은 더욱 활발히 공유되어야 하지만, 신상과 관련된 보호해야할 정보들은 소유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싸이월드가 잘못한 것은 주민등록번호라는 개인 신상 정보를 저장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그 당시 회원이 3만 명이 넘어가면 주민등록번호를 보관하도록 법적으로 규정이 되어있었어요. 당연히 해킹을 당한 것은 기업의 문제지만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는 기업이 소유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Q또 다른 문제로 넘어가서, 한국이 IT강국으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세계를 선도하는 IT플랫폼이 나오지 않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먼저 한국에서 창업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창업을 하는 사람은 대기업 중앙관리자예요. 4-5년 동안 회사 경험을 하고 창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대학 생활 중에 숙제 외에 다른 것을 하고 있어야 해요.

 미국같은 경우는 창업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게끔 법적으로 제도화 되어있죠. 그 중 하나가 바로 독점규제예요. AT&T, IBM, 마이크로스프트 등이 그랬죠. 그런데 선도 기업들은 변하는데 사람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어요. 미국은 이직을 하면서 자신의 업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요. 한국에서도 이직에 대한 인식 변화와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들이 필요해요.

Q마지막으로, 취업난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도 그 당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잖아요. 백수로.(하하)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첫 번째로 가지는 직장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돈을 많이 주거나 적게 주는 것을 떠나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을 먼저 선택해야 해요. 취업난은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취업이 안된다고 해서 학습까지 일어나지 않으면 안돼요. 미취업 상태에서도 학습은 계속 일루어져야 해요. 백수 시절 중에 잘 한 것 중 하나가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이었어요. 돈은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이동형 대표님과 함께


대학생 기자 김수형 /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ksh505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