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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컬처

0.1% 생존 확률 뚫고 지속 성장한 기업의 비결

1995년 3월 창립돼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은 안철수연구소는 생존 확률 0.1%를 뚫고 지속 성장한 대표적 사례다. 안랩은 2000년 10월 핵심가치와 존재의미를 명문화했다. 핵심가치는 순간의 또는 일부만의 이익이 아니라 개인과 회사, 그리고 사회 모두의 윈윈(Win-Win)을 추구한다.

안철수연구소의 존재의미와 핵심가치



최근 안철수연구소는 우리의 존재의미와 핵심가치를 되새기는 '안랩 스쿨'을 열었다. 이는 어느덧 600명에 가까워진 지금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다지기 위함이다. 안랩 스쿨 오전 시간에는 창업자인 안철수 의장이 회사의 역사와 핵심가치를 설명하고, 세 가지 핵심가치 중 자기 개발 영역을 김홍선 대표가 구체화해 강의했다. http://blogsabo.ahnlab.com/296 오후에는 상호 존중에 관해 조동수 전무가, 고객 만족을 주제로 임영선 상무가 강의했다.

기러기에게 배우는 이상적인 조직 

조동수 전무는 조직 구성원 간 신뢰에 대해서 카리스마 넘치는 강의를 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나뿐 아니라 임직원 모두 주의깊게 들었을 것이다. 

강의 자료 첫 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사진이 있었다.



Q. 과연 무엇을 떠올리셨나요? ㅎ
사진을 보자, 새들이 이룬 브이(V) 라인에서 생각이 좀처럼 벗어나질 않았다. 어려서부터 '동물의 왕국'을 열심히 시청했지만, 철새가 위 사진처럼 이동하는 이유는 듣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안랩인들... 다들 조류학자인 줄 알았다.

강연자에 따르면 기러기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는 저 모습에는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기러기는 항상 조직을 이뤄서 이동을 하며, 날아가는 모습은 V자를 이룬다. 
: V 자 형태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다. 앞서가는 리더로 인해 공기의 흐름이 바뀌고, 뒤에 오는 새들은 더 쉽게 날아갈 수 있다.
: 리더가 지치면 뒤에 따라오는 다른 새가 리더가 된다.
: 리더는 뒤에 오는 기러기들을 독려하는 특유의 소리를 낸다. 끼룩~ 끼룩~
이런 방식은 혼자 날아갈 때보다 70 % 이상 먼 거리를 더 이동할 수 있다.

② 기러기는 이동할 때 아픈 동료를 항상 두 마리가 돌봐준다.
: 기러기 무리 중 한 마리가 아프면, 주변에 있는 두 마리가 함께 무리에서 빠져서 돌봐주는데, 만약 죽으면 이를 확인할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 듣는 기러기의 조직력이나 동료애(?) 정말 놀라웠다. '저런 새도 조직으로 뭉치고, 동료를 챙겨주는데, 하물며 사람은 더 잘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강연자는 기러기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꼭 지킬 몇 가지 점을 지적했다.

① 일관성 :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일관되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에게는 신뢰를 줄 수 없다. 언제나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주위 사람들과 의사 소통을 하면서 독단/독선에 빠지는 것을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말과 행동이 일관된 사람에게는 신뢰가 가지만, 기분에 따라 때로는 시간이 가면서 변하는 사람은 신뢰하기 어렵다. 남에게 신뢰를 주려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② 정직성 :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항상 정직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산다. 세상에는 선의의 거짓말도 있지만,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대충 둘러대는 거짓말도 있다. 후자의 경우 새로운 거짓말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엔 신뢰를 잃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항상 정직하면, 어느 순간 욕을 먹을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주변으로부터 믿음을 얻게 된다.


③ 적극성 : 모든 일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남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을 줘도 못하는 이가 있고, 반대로 모두가 기피하는 일을 줘도 멋지게 해내는 이가 있다. 모든 일에 적극적인 사람에게 사람들이 갖는 신뢰는 매우 크다. 사람들은 "저 사람은 뭘 해도 열심히 할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함께 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반대로 어떤 일이든 불평만 하고 의욕없이 처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게 마련이다. 

이 '적극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떠오른다. 작년에 전에 읽었던 '우체부 프레드'의 주인공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 책에서 프레드는 우체부이다. 대부분 우체부를 대수롭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 성공하지 못한 사람 등으로 생각하기 쉽다. 프레드는 자신이 하는 우편 배달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편지를 받는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일정이 맞지 않아서 메일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일정에 맞춰 편지를 배달한다거나, 잘못 배달된 택배물을 주인에게 가져다준다든가. 그 책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느꼈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얼마나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지.

④ 공정성 :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져라.

: 일에 대한 평가와 사람에 대한 감정을 구분하는 것은 공과 사의 구분과 직결된다.
: 일은 차가운 머리로, 사랑은 뜨거운 가슴으로 해야 한다.
: 내가 공정해야 공정한 평가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⑤ 역지사지 :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주장이 남에게 존중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침해를 받으면, 사람은 감정적이 되기 쉽다. 조직 내에서 남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은 내가 남을, 그리고 남이 나를 믿을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근본이다. 남을 이해한다는 Understand라는 말은 Under + Stand로 풀이될 수 있다.

⑥ Give & Take : 먼저 주어야 받을 수 있다.

위 여섯가지 항목은 조직 생활뿐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느끼고,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사람이 감정 그리고 망각의 동물인지라 다시금 남의 신뢰를 잃는 행동을 하게 된다. 머리로 기억을 할 수 없다면,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평소에 갈고 닦아야겠다. 


고객은 a one 아닌 the one

항상 고객과 접해야 하는 기업은 고객 만족 이슈가 언제나 제일의 화두이다. 고객이 안철수연구소 같은 보안 업체에 원하는 것은 높은 진단률과 친절한 상담, 그리고 저렴한 가격(?)일 것이다. 

임연선 상무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초점을 맞춰 강의했다. 우선
 고객만족센터의 실제 통화 내용을 들려주고,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게 했다. 통화 내용은 고객이 안랩에 불편사항을 문의하고, 상담원이 그에 응대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화를 내면서 전화를 끊는 내용이었다.


상담원이 잘못한 점을 요약하면 이렇다.


1. 고객에게 전문 용어를 늘어놓는다.
통화 중에 상담원은 자사 제품의 구체적인 이름과 메뉴 등을 거론하며 설명한다. 하지만, 고객은 그 용어가 무슨 의미인지 따라가기도 벅차다. 실제로 고객은 '천천히 쉬운 말로 다시 설명해달라'라고 했지만, 상담원은 이를 무시하고 설명을 계속 한다.

2. 사무적이고 딱딱한 말투로 상담을 한다.
고객은 언제나 'the one'이 되길 원한다. 불편한 점을 해결받길 원하고, 답답한 마음을 받아주길 원한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담원은 고객을 'a one'으로 대하기 쉽다. 대부분의 고객은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는 자잘한 불편을 참고 넘어간다. 하지만, 그 불만이 가득찰 즈음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한다. 이미 고객은 불만이 하늘에 닿은 상태. 그러나 상담원은 뻔한 대답만 들려주고, 미리 준비된 듯한 성의없는 대답을 들려준다.

3.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사람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지만, 서비스 직종의 사람은 그런 감정을 제어해야 한다. 물론, 상담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인내심을 시험당하지만, 고객에게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 하지만, 위 상담원은 통화 후반에 고객에게 잘 못알아듣는다고 짜증을 냈다. 덩달아 고객은 더 화를 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악성코드를 분석하는 업무 특성상 직접 고객에게 증상을 물어보거나, 고객의 시스템을 원격으로 들여다볼 때가 있다. 통화를 하다보면 참 별의별 사람들이 있다. 문의를 하는 고객 본인이 오히려 더 미안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담원이라고 또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막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화는 나지만 꾹 참는다. 고객에게는 내가 회사의 얼굴이니까.


강연 후반은 기업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키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결론은 '고객에게 서비스란 당연히 해주는 것 이상의 것'이다. 친절한 상담? 이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 어떤 것이 서비스일까? 이런 의문점을 남기고,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은 다음과 같다.

만약, 당신이 영업 부서 직원인데, 고객사의 담당자가  
"유학 간 딸이 전산을 전공하는데, 너무 힘들어하고 있더라고... 자네 회사에 컴퓨터 잘하는 사람들 많잖나. 숙제 좀 도와줄 수 있겠나?"
라고 부탁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를 듣자마자 정말 '컥' 소리가 나왔다. 어느 선까지가 서비스인지 명확한 경계가 그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위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설사, 부탁을 들어준다고 해도, 영업직원은 전산에 그리 밝지 않으니, 타 부서의 직원이 지원을 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이 겹치니 도저히 답이 안 나왔다.


Q. 과연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어떻게 하시겠어요? ㅎ

답안지에 O, X 표시를 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견이 오갔다.
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법
② 지원을 하되, 숙제에 가이드 정도를 하는 방법
③ 거절을 하되,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
④ 거절하는 방법
이 밖에 '솔로 개발자와 연결해주는 방법' 등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원츄!! ^^

이번 '안랩 스쿨'은 안랩의 역사와 핵심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하루였다. 살을 에이는 듯한 겨울,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가 맑아지듯이 강연을 듣는 동안 내가 회사에 입사하기 전 안랩의 모습, 입사 후 신입사원의 마음가짐, 그리고 '지금 나의 모습은' 등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내 마음이 새로워지는 만큼, 우리 회사에도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 올 한 해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정말 무언가 바뀔 것 같은 2010년, 안랩 화이팅 ! Ahn
 
사내기자 김용구 / 시큐리티대응센터(ASEC) 주임연구원
뭐든 남보다 한 걸음 느리고, 서투른 것 투성이지만... 옳다고 믿는 길을 꿋꿋히 걷는 스스로를 믿고 살고 있습니다.'모두에게 필요한' 최고의 보안 전문가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