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사진전, 시공 넘어 역사와 소통하는 미덕

문화산책/현장속으로 2010.07.15 09:14

렌즈를 통해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고, 그 순간의 기록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매력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그것이 대중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그것은 하나의 사진을 넘어 역사적 가치를 지닌 존재가 될 수 있다. 언론 보도에서 단 한 장의 사진으로도 좋은 글귀와 동등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그러한 예.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퓰리처상 사진전>은 그러한 의미를 지닌 사진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6월 22일부터 8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1942년~2010년의 수상작 145점이 공개되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시관을 찾은 많은 이들의 틈 속에서, 기자 역시 퓰리처상 수상 사진이 주는 다양한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

시공을 넘어 역사의 순간, 시대의 흐름을 함께 하다

2010 퓰리처상 사진전은 보도사진 부문 시상이 시작된 1942년의 수상작을 시작으로, 각 시대별 수상작을 구역별로 나누어 전시한다. 

각 시대별 역사적 사건이 담긴 사진에는 시대의 현실과 흐름 속에서 저널리스트로서 주목하고 알리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가 녹아 있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역사적 인물도 만나볼 수 있었다. 1940년대 전설적인 야구 선수였던 베이브 루스의 은퇴 경기 사진은, 비록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매 순간마다 화려하게 빛났던 야구 영웅의 마지막 순간을 담아냈다.

선거 유세 도중 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사진은 대통령의 권위적인 느낌이 아니라, 아이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연설 사진도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궂은 비 속에서도 끝까지 연설에 임하는 모습은 미국인들이 왜 그를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택했는지 알게 해주었다.


반면 전쟁과 테러, 그리고 자연재해 등 많은 사람들에게 시련으로 다가온 순간도 사진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1950년 한국전쟁의 사진 역시 그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전쟁의 폐허 속, 무너진 철교 위 피난민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은 전쟁의 아픔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2010년 9월 11일, 수많은 인명 피해와 세계무역센터 붕괴로 기억되는 9.11 테러의 순간도 한 장의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또한, 지진의 잔해 속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구하기 위해 유모차를 끄는 아이티 소년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었다.


안타깝고 슬픈 순간의 모습이 많았지만, 감격적인 영광의 순간도 곳곳에 기록되어 있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기적의 동메달을 일궈낸 나이지리아 여자 육상팀의 모습은 스포츠가 주는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잘 보여주었다. 90년 베를린 장벽 붕괴 모습을 담은 사진은 서독 분쟁의 종식과, 이념 간의 화해라는 측면에서 평화의 의미를 전달해주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이처럼 역사의 순간을 간접 경험하게 하는 미덕이 있다. 시대를 거듭하며 전쟁과 학살, 기근 등의 안타까운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세계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도 다시금 인식할 수 있었다.

실제 현실의 포착에서 나오는 흡인력


퓰리처상 수상 사진들은 꾸며낸 연출이 아닌 실제 일어난 사건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작품 하나하나가 사실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진 옆에 해당 사건을 촬영한 기자의 인터뷰 내용이 있어, 그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80년대 전시관에는 퓰리처상 수상작에 담긴 이야기와 사진 촬영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물이 상영되어 당시 상황을 더욱 상세히 보여준다.

비행기가 주택가로 추락하는 모습을 촬영한 조지 매트슨 기자는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한 가지만 분명하지요... 언제든 포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라며, 긴박한 상황에서도 한 장의 사진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한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이처럼 순간의 움직임을 잡아내야 하는 사진의 특성 때문에, 극단적인 시점에서 촬영된 사진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평온한 분위기를 포착한 사진들도 곳곳에 있어 마음 한 켠을 여유롭게 해주었다. 1958년 윌리엄c.비올 기자가 촬영한 '신념과 신뢰'는 그러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행진 대열에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케빈 카터 기자의 '수단의 굶주린 소녀'처럼 슬픔을 전해주는 사진도 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기아로 고통받던 소녀가 식량 배급소로 향하던 중 쓰려져, 그 소녀를 독수리가 먹이로 삼으려 했다는 내용이 표현되어 있다. 이 사진은 퓰리처상 수상 이후 여러 논쟁을 낳았고, 사진을 촬영한 카터 기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다.

전시관에는 카터 본인의 의견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전염병 때문에 기자는 현지인 접촉이 금지되었고, 따라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인 카메라 셔터로 독수리를 쫓았지만, 소녀를 안전하게 보호해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했다는 내용이다. 당시의 그가 감당해야 했을 딜레마와,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불행한 결과에 비난을 받아야 했던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꾸밈없는 현실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서 피사체와 촬영 당시 분위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울러 강한 흡인력으로 보는 이를 끌어들여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사진 자체가 순간의 강렬한 묘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퓰리처상, 그리고 조지프 퓰리처


언론‧문학‧음악 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 특히 언론 분야 중에서도 보도사진 부문 시상이 시작된 1942년 이후, 퓰리처상을 받은 많은 보도사진은 단순한 사진을 넘어 세계 근‧현대사의 역사적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조지프 퓰리처

전시관 출입구에는 퓰리처상의 역사적 의의와, 창시자인 조지프 퓰리처를 소개하는 부스가 있다.퓰리처는 오늘날 신문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언론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단순히 뉴스를 인쇄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잘못된 일을 공격하는 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퓰리처상 수상 사진들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진을 넘어서, 공공과 사회에 올바른 것을 알리고자 한 언론인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들 역시 그러한 의미를 더해주는 몇 가지 전언을 남겼다.

<퓰리처상 수상자들의 7가지 전언>

If it makes you laugh, if it makes you cry, if it rips out your heart, that’s a good pictures. - 당신을 웃거나, 울거나, 가슴 아프게 한다면 제대로 된 사진입니다. 에드워드 T. 애덤스(69년 퓰리처상 수상)

You try to be a technician and look through the viewfinder, sometimes the viewfinder fills up with tears. -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기자가 되려 하지만, 때로는 그 카메라렌즈에 눈물이 가득차고 맙니다. 스탠 그로스펠드(85년 퓰리처상 수상
)

You feel bad about having to do that. But the purpose is to go there and get the picture. -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사진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는 것입니다. 호스트 파스 and 미첼 로런트(72년 퓰리처상 수상
)

I don’t really take pictures, I capture and share life. -
나는 사진을 찍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잡아냅니다. H. 화이트(82년 퓰리처상 수상
)

I was mostly reacting… recording history as best I could. -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역사를 기록하고 있었다. 마이클 매커(90년 퓰리처상 수상
)

Someday I became obsessed, but I would rather call it a mission. -
사진기자란 목숨을 걸고 오지로 떠나는 선교사와 같다. 캐롤 구지(86, 95, 2000년 퓰리처상 수상
)

It is not a photography contest it is a Pulitzer, it is about telling the biggest stories of the year. -
이것은 사진 콘테스트가 아닙니다. 그 해 최고의 뉴스에 관한 이야기, 이게 바로 퓰리처상이죠. 윌리엄 스나이더(93년 퓰리처상 수상
)

<자료출처>
- 퓰리처상 사진전 공식 웹사이트 :
http://www.pulitzerkorea.com
- 퓰리처상 사진전 협력사 : http://www.bizzent.com
- 퓰리처상 사진전 협력사 : http://newseum.org Ahn
 

대학생기자 한병욱 /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1%의 가능성만이 존재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 20대의 특권이다.' 한 소설책에서 본 구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열정적이고 순수함으로 가득한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영혼이 있는 기업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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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별 2010.07.15 14: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는 사진기가 없어서...ㅋ...
    ...
    그 유명했던 박철권님도 트위터하시네요...^^;
    http:__twitter.com_imtoon_twt
    ...
    타고 들어간 곳은...
    http:__twitter.com_perytail
    ...
    http:__imtoon.co.kr_108#comment4293615
    ...
    김수환 추기경님의 '바보가 바보들에게'라는 책이 두번째 권도 있더군요...
    첫번째 권이 좀더 낫다는 개인적인 생각...
    안철수 교수님 책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요?...
    ...
    rodlswjrdmfh qkrrudcjf dlqns rmekwl...
    http:__twitter.com_chondoc

  2. 라이너스 2010.07.15 21:0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연출이 아닌 '사실'이기에
    더욱 감동으로 다가오는듯합니다^^

    • 럭키루팡 2010.09.18 00:05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넵~ 저 역시도 사진들을 보면서 그러한 느낌들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사진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흡입력과 설득력이 매우 깊이 있었습니다. :)

  3. 라이너스 2016.01.16 09:3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연출이 아닌 '사실'이기에
    더욱 감동으로 다가오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