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소셜게임 BGM 작곡 대학동아리 만나보니

문화산책/현장속으로 2010. 8. 2. 06:00
"(오토튠으로 튜닝된 '멀티미디야'라는 음성과 함께 경쾌한 멜로디가 나오고) 이거 어때?"

"음..단조로운데요."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클라이막스 부분을 삭제해야겠네요."

"그렇지. 가요라면 클라이막스 부분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건 게임 음악이기 때문에 클라이막스를 최대한 넣지 말고 계단식 구조를 피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유저가 노래가 끝났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겠지?"

"회심의 곡이었는데 그걸 생각 못하다니. 수정해 볼게요."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301호의 문을 열자 들려온 대화다. 컴퓨터 관련 프로젝트 몇 개를 하면서 자신이 고심해서 만든 것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일인지 경험해본 나로서는 자신이 고심해서 만든 곡의 문제점을 서슴없이 수정하는 모습이 다소 놀라웠다.

열띤 토의 중인 이들은 서강대 게임교육원 음악 동아리 '멀티미디야' 회원들. 안철수연구소 사내벤처인 고슴도치플러스가 제공하는 소셜 게임 '해피' 시리즈 - 해피 아이돌, 해피 타운, 해피 가든 - 의 배경음악을 작곡한 주역이다. 


소셜 게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반으로 지인들과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갈수록 인기가 높아진다. 그리고 '해피' 시리즈는 국내 소셜 게임의 선두주자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만약 음악적 요소가 배제되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숨은 공신인
'멀티미디야'를 찾아간 날은 정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열정적인 토의와 실습이 진행되는 동안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회원 한 명 한 명과 인터뷰를 했다.

멀티미디야는 어떻게 설립되었나?
멀티미디야는 순수하게 학생들이 설립한 음악 동아리입니다. 게임교육원은 게임 개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전문 교육을 하는 곳이지만 컴퓨터 효과음이나 음악에 관한 커리큘럼은 없어요. 이러한 현실에 음악에 대한 열의와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만들게 되었습니다. (정영규)


안철수연구소 고슴도치플러스와 협업한 이유와 느낌?
처음에는 게임교육원 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음악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실력을 향상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슴도치플러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친구의 소개로 연결이 됐지요. 제출한 음악 작업 기획서와 포트폴리오가 통과되어 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애로사항도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기업의 프로젝트는 정해진 마감 기한을 철저히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또 상대방이 원하는 결과물이 안 나올 때 정말 답답합니다. 그래도 미리 작곡한 곡들과 일주일 동안 추가 작업을 해서 이렇게 좋은 결과물을 냈기에 기분이 좋습니다. (임일규)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는가?

게임에 들어가는 요소에는 BGM과 효과음이 있습니다. BGM은 말 그대로 게임의 배경음인데 주제를 반영하면서도 반복되는 음악에 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효과음은 짧고 강렬하여 느낌이 순간에 와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해피아이돌의 경우 먼저 그 분위기를 상상하고 실제로 프로토타입을 플레이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샘플을 만족할 때까지 만들어 내는 과정을 반복하였죠. 평소에 음악을 많이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임형훈)

멀티미디야에서 활동해본 소감은?
이번에 신입으로 들어와서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입니다. 평소 음악과 게임에 관심이 많았지만 마땅히 배울 곳이 없었는데 멀티미디야에서 실제 경험과 함께 이론까지 잘 배울 수 있어서 관심도나 창작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나 직접적인 녹음이 아니라 컴퓨터와 마스터 키보드, 즉 가상 악기로 작업하는 것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이정용)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기존에 알고 있었던 음악 편집 툴과 가상 악기 다루는 방법을 가장 먼저 배웁니다. 그 후에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부분이 있으면 독학도 합니다. 정기 동아리 모임에서 지식이나 노하우를 교환하기도 하고요. 프로젝트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선후배 간의 멘토링입니다. 궁금증이 있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고 상세하게 배울 수가 있습니다. (조윤선, 박주현)


자신들이 하고 싶은 학업 외적인 부분을 동아리 활동에서 채워나가는 모습과, 단지 취미 생활에 그치지 않고 기업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모습으로 보니 소위 '스펙'의 정의를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전공 학점과 영어 점수 몇 점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해서 열정으로 쌓아나가는 과정이 바로 진정한 스펙이 아닐까. 또 그런 열정이 바로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Ahn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대학생기자 오세혁 / 한국항공대 컴퓨터정보공학 http://tigernet.tistory.com
미래의 보안전문가를 꿈꾸던 19살 대학 새내기가 25살이 되어 선배들의 열정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할 수 있을까란 불안감과 나보다 앞서나가는 이들을 보며 느낀 열등감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을 다잡아보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안세상과 함께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더 명확히 볼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안철수연구소에 오세혁이란 사람의 영혼도 더해지는 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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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율무 2010.08.02 15:1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하이코야~ 대학생들의 열정과 능력이 대단하네요..ㅎㅎ 전 대학교 때 대체 뭐~했는지..ㅜ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