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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무더위 짜증을 날려버린 현장,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더워서 짜증나고,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제일 괜찮은 것이 소리 지르는 것이다. 8월 5~7일에 열린 '2011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이 페스티벌은 2000년에 시작된 국내 최장수 록 페스티벌로 우리나라
록 음악의 발전과 대중화에 일조해왔다. 전야제에서는 신인 인디밴드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실험 무대가 펼쳐지고, 본 공연에서는 최정상급 록밴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같은 시기에 열리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인천 펜타 포트 락 페스티벌과 다른 점은 무료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인업이 뒤지는 것은 아니다. YB, 노브레인, 크라잉넛, 부활, 김창완밴드, 내귀에 도청장치 등의 국내 밴드는 물론 외국의 록 밴드도 참석했다.

작년까지는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서울의 한강 난지 캠핑장처럼 부산의 삼락강변공원에서 열렸다. 장소 이름에 착안해 슬로건도 '三樂 [음악 + 사람 + 자연]'이었다. 6개국에서 25개 밴드가 참여한 공연은 전국에서 찾아온 수만 명의 음악 팬을 열광케 했다.

록 페스티벌답게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록 동아리 마니아와 연인이 많이 보였으며, 여성팬도 많았다. 무료 입장이다 보니 근처 주민도 많이 참석했다.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도 처음에는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점차 음악의 흐름에 따라 몸을 흔들기도 했다.

독특한 패션으로 록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환자복을 입는 남성, 장화를 신은 여성을 비롯해 야광 팔찌로 손목을 흔드는 이, 축구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소방차 호스로 물을 뿌리기 때문에 수건과 갈아 입을 옷도 준비해야 한다. 소화 호스의 물이 세기 때문에 우산을 준비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물을 맞으며 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더 시원하기 때문에 물을 맞는 것이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록 음악은 과격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있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 물론 무거운 곡도 있지만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곡도 많다. 특히 이번 록 페스티벌은 무료 공연이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두루 좋아할 수 있도록 좀더 대중적인 록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인도에서 온 록 밴드는 인도 전통 음악 색깔을 넣어서 부르기도 했으며, 드라마 파스타, 마이 프린세스의 타이틀 곡을 만든 모던 록 밴드 '에브리싱글데이'도 참가했다. 

연령, 지역, 성별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록 음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꼭 이런 행사가 아니어도 
록 음악을 들으며 무더위의 짜증을 날려버리는 활력소가 따로 없을 듯하다. Ahn

 

대학생기자 정재식 / 신라대 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