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얼리 어답터와 나눈 살뜰한 대화

안랩人side/안랩!안랩인! 2011. 12. 7. 07:00

남보다 빨리,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좀 특이한 소비자군.
이름하여 얼리어답터(Early Adopters)!

얼리어답터는 먼저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에 대해 평가를 내린 뒤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는 성향이 있다. 이들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은 더 나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제조 회사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 기회를 가진다고 한다. 이러한 일반적 정의의 얼리어답터와 달리 뭔가 색다른 특징을 지닌 ‘안철수연구소‘ 내의 얼리어답터들을 만나 보았다.


사내에서 ‘얼리어답터’로 인정받고 있는 두 안랩인, 연구기반팀의 신원두 연구원과 어플라이언스QA팀의 이지황 주임에게 사내 옥상에서 겨울 기운 살짝 느끼며 솔깃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인터뷰하는 동안 두사람은 시종일관 "제가 얼리어답터라 말하기에는 민망해요."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그들만의 신조가 있었고 기존 얼리어답터와는 다른 색다른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IT 기기에 대해 박식한 그들과의 대화는 새롭게 찾아온 겨울바람처럼 신선했다. ‘안철수연구소’의 얼리어답터는 어떤지 호기심을 모아 들어보자. 

신원두 연구원(좌)과 이지황 주임연구원(우)

-얼리어답터는 디지털 토이, 컨셉 제품, 노트북, 가전제품 등 다양한 범주에 관심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래도 모든 제품에 관심을 갖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아요. 주로 어떤 범주의 제품에 관심을 갖고 먼저 구입하나요?

이지황 주임(이하 이)
: 굳이 범주를 정해놓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제품이 있으면 검색을 한 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구매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최근에 혼수 준비로 가전제품을 찾은 적이 있어요. 로봇청소기, 초당 900회 돌아가는 물걸레 등 신기한 제품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렇게 새로 나온 가전제품은 구글에서 검색을 하며 알아보기도 하고 아주머니 커뮤니티에 가서 상품 평을 보고 구매하기도 합니다.

-보통 얼리어답터라고 하면 IT기기에 관심을 갖고 구매를 합니다. 그뿐 아니라 가전기기에도 그러한 성향을 가지고 계시나요?


: 그렇죠. IT 기기뿐만 아니라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검색해서 알아보고 구매하죠. IT 기기라도 필요하지 않으면 검색해서 알아보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PMP에 한 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어요.

신원두 연구원(이하 신) : 저는 솔직히 얼리어답터라고 하기엔 민망한데요. 일단 제가 구매하는 범주는 컴퓨터 혹은 IT 기기로 정해져 있어요. 그 외의 제품은 리뷰를 보고 사는 편이에요. 컴퓨터 부속품, 아이패드, 디바이스 부분에서는 얼리어답터인 것 같아요. 회사 내에서는 조금은 앞서 나가는 편이거든요.

-얼리어답터로서 가장 최근에 구입한 제품은 무엇인가요?

,
: 아이폰4S에요. 예약 판매를 했죠.

: 저는 이번에 아이패드에 쓰는 라이트펜을 샀어요. 이 펜은 다른 펜과 달리 세밀하게 적을 수도 있고 글씨를 보면서 쓸 수도 있어요. 적을 때도 편리하고 필기감도 좋아요. 실제 펜을 쓰는 것처럼 사용이 가능해요.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펜 끝에 붙어 있는 원형의 투명 플라스틱을 나중에 갈아줘야 한다는 것이에요. 깨질 수도 있어 따로 6천원을 내서 사야 해요. 비싸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흔히 여자들이 반지, 머리끈 하나 사는 데 5~6천원 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저를 위한 소소한 맛인 것 같아요.

: 저도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를 가지고 있어요. 애플TV2를 가지고 있는데 셋톱이 통째로 다 들어가 있어요. 핸드폰 크기보다 살짝 더 크고 두께가 약간 두꺼우며 무게는 좀더 무거워요. 특별히 좋은 점이 있다면 누워 있는데 알람이 울리면 아이폰을 보고 음악을 틀어 주는데 바로 애플TV와 연결된 스피커에 음악이 나와요. 그 상태에서 블루투스가 커져 있으니까 그대로 가지고 차로 갑니다. 그러면 차 안에서 제가 멈췄던 시점부터 음악이 다시 나오게 돼요. 이렇듯 항상 제가 들었던 음악 어딘가부터 이어서 들을 수 있어 좋아요.

-원래부터 다른 사람들이 잘 안 하는 것을 시도하는 성향이 있었나요?

: 저는 어릴 때부터 기계를 좋아했어요. 장난감 하나를 사더라도 무조건 다 뜯었죠. TV를 한번 뜯은 적이 있었는데 제일 많이 혼났어요. 어릴 때부터 기계를 좋아하는 성격이 쌓이고 쌓여서 새로운 기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7살 때부터 컴퓨터를 접했는데 인터넷이 생기면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음악도 만들어 봤거든요. 그러면서 새로운 기기를 많이 접하게 된 듯싶어요.

-보통 소비자는 제품이 출시된 후, 여러 사람의 평을 듣고 살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그러나 얼리어답터는 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선택한 제품이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닐 텐데, 억울하거나 후회했던 적은 없나요?

: 얼리어답터들이 제품을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니에요. 신제품에 대해서 일반 소비자는 평을 보고 사지만 얼리어답터는 스펙을 보고 구매합니다. 아이패드를 예로 들면 두께, 무게, 메모리 양, 벤치마킹 테스트 결과, 해외 리뷰 등 모든 정보를 봅니다.

물론 100% 성공하지는 않아요. 성공하는 확률은 85% 정도에요. 그리고 후에 가격이 할인되면 아깝다고 생각할 순 있겠지요. 그 대신 다른 사람보다 먼저 쓰기 때문에 그만큼 활용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고 생각해요. 늦게 사는 사람은 싸게 살 수는 있겠지만 금방 또 다른 신제품이 나오잖아요. 예를 들면 아이폰4를 최근 두 달 전에 산 사람 같은 경우 산 지 얼마 안 돼서 4S라는 신제품이 나와 후회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 여자들이 구두 산 후 마음에 안 들면 신발장에 넣고 안 쓰는 것보다는 IT 기기를 사는 것이 활용 면에서는 높다고 봐요. 최대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하고 새로운 기기를 사야 할 시기가 오면 예전 기기는 깔끔하게 처분하죠. 물론 샀는데 마음에 안 들면 팔 수는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오래 쓴 기기는 잘 안 팔아요. 그렇지만 구매하고 나서 3개월 이내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팔아요. 

저는 활용보다는 남들보다 더 많이 시간을 벌었다는 데 만족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경험을 해 본 것이기에 그만큼 앞서 나갈 수 있고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창의적인 생각과 그것에 연관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얻는 것이 풍부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IT 기기는 요즘 새로운 제품이 빨리 나옵니다. 그러면 나올 때마다 계속 사야 할 텐데 경제적 부담이 있지 않나요?

: 저는 꼭 사야 하는 것과 살 필요가 없는 것을 구분해요. 그런 후 통장 잔고를 살펴보죠. 꼭 사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것을 사면 얼마나 쓸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만약 실패를 한다면 빨리 팔아야 해요. 저는 안드로이드를 늦게 샀어요. iOS만 사용하다가 색다르게 안드로이드를 써보고 싶기는 했지만, 당장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일찍 구매할 필요는 없었지요. 그런 식으로 판단해서 구매하기 때문에 항상 돈의 지출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주변 사람에게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줄 텐데 주로 어떻게 알리나요?

: 자연스럽게 택배가 회사에 오면 주변 사람이 궁금해 하며 제 주변으로 와요. 회사가 연구소다 보니까 사람들이 가까이 앉아 있어 쉽게 전파할 수 있어요. 외부에 나가서 강연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내에서 다른 사람이 무엇을 사기 전에 제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제품 평을 물어보기도 해요.

: 회사가 여의도에 있을 때는 택배를 들고 제 팀까지 가려면 동선이 길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팀 자리도 지나가게 되는데, 박스를 들고 있으면 일단 주변 사람이 호기심을 갖고 다가오죠. 그래서 그때는 제 자리에 가는 과정에서 박스가 뜯기는 경우가 많았어요.

-최신 IT 기기를 사는 사람에게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보라 말씀하고 싶나요?

: 그것은 사람마다 달라요. 40대, 20대, 20대 성향을 가진 40대가 물어보는 것은 다 다르겠죠. 제품을 어떤 목적으로 쓰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패드를 살 때는 꼭 CPU를 보세요’ 이렇게 말할 수는 없죠. ‘이 용도에는 이런 기기가 좋다’라고 말할 수는 있어요.

신 :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있는데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가 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최신 제품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회사원이 스마트폰, 아이패드를 사는 이유나 목적은 일을 할 때 굉장히 편하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대학생, 고등학생이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을 산다고 하면 대부분의 어른들은 쓸데없는 것에 왜 돈을 쓰냐고 말씀하세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대학생, 고등학생은 계속 경험하고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할 사람들이잖아
요. 학생한테 세상에는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먼저 느끼게 해주면 시작점이 남들보다는 훨씬 앞선다고 생각해요. 경험을 먼저 가지고 있다면 그 경험이 새롭게 생각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하고 싶어요.

: 대학생이 아이패드, 스마트폰을 사서 게임만 할지라도 기존 컴퓨터와는 느낌이 다르잖아요. 그것을 새롭게 경험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는 대학생은 더 놀고 좀더 많은 것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때문에 새로운 IT 기기가 나왔을 때 집에서 허락을 안 해주면 아르바이트해서 살 수도 있지요. 저도 그렇게 해왔고요. 나중에 회사에 입사하든 무엇을 하더라도 그만큼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색다른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 있는 사람보다 학생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시도하고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Ahn

사내기자 권서진 / 안철수연구소 품질보증팀 주임연구원
사진. 사내기자 송창민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과장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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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haha9 2012.11.18 16:0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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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나

현장속으로/세미나 2011. 11. 29. 10:12

페이스북(Facebook), 2011년 9월 기준 사용자 수 8억 명을 돌파한 전세계 최대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그만큼 사람들을 통합하고 나아가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힘을 가진 서비스이다. 페이스북을 필두로 한 SNS가 단지 사람 간 관계 형성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까지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을 미국 CNN 기자이자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컨설턴트, 젊은 변혁자(changemaker)를 위한 교육 전문가인 Charles Tsai의 강연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8월 
ICISTS-KAIST는 카이스트 내 동아리인 ICISTS(International Conference for the Integration of Science & Technology into Society)가 주최하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통합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Beyond Facebook(페이스북을 넘어서)를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페이스북에서 맺어진 '약한 관계'의 강점

그의 강연 목적은 페이스북 자체가 아니라 페이스북이 가진 잠재력과 힘이었다. 그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에서 페이스북이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찬찬히 짚어 줬다. 그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가지고 있는 친구들 중 단 몇 명만이 정말 친한 친구고 나머지는 한 번쯤 만난 적 있는 ‘단지 아는’ 관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아는 관계에 속한 그들과 관계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이 약한 관계가 중요하다며 세 가지 강점을 설명했다.

'약한 관계'의 첫째 강점은 ‘사회 통합’이라고 한다. 개개인이 평소에 잘 알 수 없었던 지식과 정보를 페이스북이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있으면 그 사람이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는 것을 보고 그 분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즉, 개개인이 알지 못하던 분야의 지식을 그 분야에 매우 열정적인 사람으로 인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강점은 범위를 넓혀보면 볼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통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강점은 이것이 단체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일이 일어나면 약한 관계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체 행동을 취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전세계에서 이미 봐왔다. 181개 나라의 사람이 같은 날 나와서 기후 변화에 대한 선언문을 만들기도 했고 에스토니아인 50,000명이 같은 날 나와 나라 전체를 청소한 프로젝트도 있었다. 이렇게 사회적 네트워크에는 사람들을 모으는 잠재력이 있다. 

지속적인 행동이 사회 변화로 이어져

그런데 여기에 문제점과 약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Charles Tsai가 알려줬다. SNS를 통해 모인 사람들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은 적다는 사실 말이다. 즉,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개입하여 도전해야 진정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사회적 네트워크의 연결을 넘어 진정한 약속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라며 그는 약속(Engagement)에 집중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약속은 참여하는 것, 지속적인 의무와 행동을 의미한다. 바로 이 점에서 인터넷의 좋은 점이 부각된다. 인터넷은 약속을 위해 많은 것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의 위키피디아, 유튜브에 동영상, 사진, 정보 등을 업로드함으로써 정보 공유에 기여를 한다. 그는 작은 것일지라도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사회 변화를 위해 필요하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한 가지 사례는 이렇다.  미국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학생들이 세계적 빈곤에 대한 것을 전달하고 싶어 다큐멘터리의 비디오 클립을 유튜브에 올린 적이 있다. 그들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수천 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자 노력했다. 고민한 끝에 과테말라에 가서 두 달 동안 하루에 1달러로 살기로 했다. 그들은 작은 헛간에서 살면서 음식을 스스로 요리하고 지역 시장에 가서 사람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세계적 빈곤의 해결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체험으로 알기 위해서였다. 그 내용을 담은 비디오 클립을 유튜브에 올려 40만 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렇듯 인터넷은 하나의 비디오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전파력이 지속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약속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게임, 아는 것을 실천하게 동기를 부여 

우리는 살면서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곤 한다. 건강하려면 과일과 채소를 정기적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수많은 사람이 비만에 걸린다. 왜 우리는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을까? Charles Tsai가 말해준 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옳은 일을 하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Charles Tsai가 게임을 통해 실질적으로 보여줬다. 게임을 흥미롭지 않다 느끼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여기서 그가 던진 질문은 ‘게임이 흥미로운 까닭이 무엇인가?’였다. 게임이 우리로 하여금 재미있다고 느끼며 집중시킬 수 있는 비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위 ‘에피소드를 통해 말하기’라고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게임은 우리가 그것을 하는 동안 뭔가 중요한 것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면 어떤 게임은 우리가 지구를 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 삶에서 우리는 그런 느낌을 절대 받을 수 없다. 그렇기에 게임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 동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즉, 게임은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앵그리버드'의 인기 비결은 게임 머캐닉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의 차이를 줄일 방법을 게임에서 배우라는 것이 Charles Tsai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는 ‘게임 머캐닉’의 개입이 진정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 머캐닉’을 종종 도전적인 것들의 혼합이라 말하곤 한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앵그리버드(Angry Birds)'처럼 랭킹이 올라갈 때마다 더 어려워지는 단계적인 도전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 돌아와 게임을 하게끔 한다. 여기에는 경쟁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사람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또한 게임은 때때로 극복해야 하는 한계점도 있다. 시간 제한이나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수와 같은 것이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다. 피드백을 받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데, 예를 들면 앵그리버드에서 잘하지 못하면 나오는 이상한 소리 같은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겼을 때 받는 상과 상위 랭킹과 같은 기회, 고도로 집중해야 해결할 수 있는 테스트도 있다. 이런 것이 게임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들이며 게임 머캐닉이다.


‘게임 머캐닉’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위해 Charles Tsai가 한 영상을 보여줬다. 그 영상은 계단에 변화를 주어 사람들로 하여금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게 한 시도를 담았다. 그 변화란 계단을 하나씩 밟으면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유쾌함을 선사해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게 했다. 그것이 전혀 힘든 일이 아님을 느끼도록 한 것이다. 즉, 계단을 올라가는 운동을 음악을 연주하는 행동과 결합한 것이다. 이렇게 게임 머캐닉을 적용하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행동을 하게 되며, 그런 행동이 모이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이다.

Charles Tsai는 변화를 위한 과제는 기술의 결과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사람들이 옳은 행동을 하도록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변화를 위한 과제이다. 왜냐하면 이것만이 변화를 일으키는 지속적 동력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주는 사회적 변화는 비단 인터넷, SNS 등의 활약만이 아니다. 이는 통로였고 궁극적인 행동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다. 우리의 지속적인 행동을 위해 인터넷은 동기를 부여하고, 동기부여의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 머캐닉’을 개입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좋은 방법을 사회적 변화를 위해 어떻게 이용하고 적용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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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11.29 10:5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멋진글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2. jina kim 2011.12.20 13:0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우와~ 좋은 글이네요^^
    저도 페이스북 계정을 갖고있는 한 학생입니다.
    이 글을 읽으니 페이스북에서 공유되던 글이 하나 생각납니다.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굶어죽어 묻힌 아기를 바라보는 한 어머니의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이 공유될때마다 5유로씩 유니세프에 기부된다고 하더군요. 그때 많은 지인들이 공유를 해주셨는데 그 때 '아, 소셜네트워크의 힘은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철수연구소에는 인디 밴드 보컬이 산다

안랩人side/안랩!안랩인! 2011. 11. 22. 09:36

최근 가요계는 인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메리카노를 부르며 커피사업의 부흥(?)을 일으킨 10cm나 독특한 사운드와 재미있는 안무로 인디계의 서태지라고 불리는 장기하와 얼굴들, 그리고 인디계를 거쳐 올라온 자우림이나 YB(윤도현밴드) 같은 많은 그룹이 그 예이다. 분명히 인디밴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기존 가수들의 색깔과 다른 색을 비추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개성과 매력, 그리고 탄탄한 철학마저 갖추고 있다. 그 ‘다름’이 사람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2집을 내고 활발히 활동 중인 인디밴드 '순이네 담벼락'은 안철수연구소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 바로 밴드의 보컬리스트가 안철수연구소 직원인 것. 고객지원팀에서 다양한 기술 상담을 하는 보안전문가인 백수훈씨를 만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순이네 담벼락 2집 앨범 자켓

'순이네 담벼락'을 마주하다

그들 자신의 입으로 설명한 순이네 담벼락은 piano pop&rock band 라는 독특한 장르를 추구하고 있었다. Piano라는 매력적인 악기로 여러 가지를 표현하고 싶다고 한 그들의 음악은 전 세계에 관련 뮤지션이 6~7명만이 존재할 정도로 많이 알려진 장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었다. 

내용으로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흔히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그들의 매력은 기승전결의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그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무기였다.  

 “사운드의 면에서는 언니네 이발관의 초창기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구성 면에서는 NELL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존경하는 가수는 Benfolds예요. 내한공연 때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고 반해버렸던 기억이 있네요.”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하게 판단하고 있는 이들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싶다는 열정과 도전정신도 가지고 있는 그룹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순이네 담벼락’이라는 그룹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순이네 담벼락'은 벽이 아닌 소통의 공간

순이네 담벼락은 제목부터 감상적이며 독특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특히 2집 앨범의 ‘한 개의 달, 한 개의 마음’, ‘퇴근여행 5분 전’, ‘열두시에 사랑을 외치다‘, ’떡볶이는 여섯 개 오 백원‘ 등은 음악을 들어보기 전부터 머릿속에서 상상의 노래가 흘러나올 정도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제목에 걸맞게 가사들도 소박한 면을 담고 있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다보니 자연스레 듣는 사람들에게 정서를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노래제목과 가사를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내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지 물어보았다. 

보컬리스트 백수훈

“작곡자(리더 성종훈씨)가 주로 노래를 만들어요. 대부분 실제 이야기들이 모티브가 되어 좋은 노래 제목과 가사를 짓는데 도움을 주지요. 팀원들의 경험도 좋은 소재가 되요. 예를 들어, ‘퇴근여행 5분 전’과 같은 경우에는 회사 퇴근시간 5분 전에 친구에게 ”난 이제 5분 후에 퇴근여행을 떠날 거야.“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 말이 너무 좋아서 쓰게 된 에피소드가 있어요. 다른 에피소드도 말하자면 ‘열두시에 사랑을 외치다.’같은 경우에는 작곡자가 여자 친구와 강변북로를 드라이브하는 도중이었는데, 라디오에서 12시를 알려주는 알림 음이 나오자 ”사랑한다“라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던 기억이 고스란히 제목과 노래의 소재가 되었어요.” 

그들의 노래 속에 녹아있는 감성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상상보다는 실제로 겪었던 경험에서 우러나오기에 진실하게 전달될 수 있었다. ‘공감’이라는 감성의 소통 공간 안에 들어왔다가 듣는 사람 각자의 추억이라는 특별한 상상 속으로 다시 빠져 들어가게 만들어주는 이들의 음악은 상상의 끈을 이어주는 마술사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의 모든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면서 받는 느낌은 편안함을 느낌과 동시에 감정의 공유라는 기분 좋은 경험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공유를 강조하는 순이네 담벼락이 직접 우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는 2집의 타이틀 곡인 ‘한 개의 달, 한 개의 마음’을 추천해주었다. 그의 개인적인 기억으로 회사를 다니면서도 음악(하고 싶은 것)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곡이라고 한다. 순이네 담벼락 2집의 타이틀 곡 ‘한 개의 달, 한 개의 마음’.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과 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 속에서 방황하며 갈등하는 이들에게 좋은 감정공유의 장을 만들어 줄 좋은 추천곡이 될 것이다.


이들이 사람들에게 제시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부르는 사람의 일방적인 감정전달이 아니라 감정의 공유, 공감을 느끼도록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순이네 담벼락. 그들의 담벼락은 딱딱한 빨간색 벽돌이 아니라 그 위에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 즐거운 농담, 슬픈 이별이야기, 때로는 나만이 알고 있는 추억거리를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장소였다. 그렇게 공감을 통해 감정을 분출하고 난 후 따뜻한 위로까지 전하고 싶은 것이 이들의 진정한 메시지이다.
 

순이네 담벼락이라는 밴드와 안철수연구소에서 하는 회사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은 언뜻 보기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게 대답해 주었다. 

“회사가 끝난 이후 시간을 잡아서 연습하다보면 밤 12시가 되어 있어요. 이런 생활이 피곤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생각해요. 회사라는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서 일하며 얻는 보람과 스트레스. 이 두 가지를 밴드활동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보람을 얻는 부분은 밴드활동의 재미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스트레스는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죠.”

밴드생활과 회사생활의 갈림길에서 영리한 탈출구를 찾아낸 그들은 안철수 연구소와 순이네 담벼락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과연 그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이 담벼락에 새기고 싶은 글귀는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는 어떤 자리를 가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되고 싶은 것이에요.”

당당하게 목표를 말하는 모습에서 그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임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멋진 목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으로 걷고 싶어 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한 문장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곳이 또 한군데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멤버 중 한 분이 몸 담고 있는 ‘안철수 연구소’이다. 안철수 연구소의 회사목표는 ‘우리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 이다. 그들이 발견한 안철수 연구소와 순이네 담벼락이 가진 공통점이 바로 이 점이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순이네 담벼락은 직접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달하는 것을 통해서 충분히 사람들과 공유, 공감하고 이를 통해 위로까지 건네는 그들의 작은 음악적 행보가 어떤 밝은 발자국을 사회에 남길지 기대를 남겼다.

1집 앨범 제목의 비화와 인디 밴드

“정저지가(井底之歌)“라는 노래 제목을 무슨 의미로 지었는지 물어보았다. 정저지와(井底之蛙)에서 노래제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집 앨범을 냈던 시기에 순이네 담벼락은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왔던 때였다. 즉, 광주에서만 있지 말고 서울, 더 큰 세상 속으로 나가자 라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자는 뜻으로 “정저지가(井底之歌)”라는 노래제목을 지은 것이다. 
 

- 지금 홍대카페 “오뙤르”라는 곳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한다고 들었습니다. 이곳 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공연을 했나요?
네^^처음 앨범을 냈을 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어요. 지금 하는 곳은 저희를 계속 찾아주는 카페입니다. 카페 분위기도 저희 음악 스타일과 비슷하고요. 여담으로 슈퍼스타 장재인이 자주 왔다는 카페랍니다. 지금은 안 오지만요. ^^ 

- 인터넷에 “순이네 담벼락”을 검색해 보니깐 소속사가 있던데 소속사 ‘고래숲’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아~ 저희가 1집 때는 모든 것을 다 했는데 너무 벅차더라고요. 그래서 전문 회사 쪽에 맡기게 되었습니다. 소속사 이름은 기타 치는 멤버가 지었고요.

- 요즘 사람들이 인디밴드를 많이 좋아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인디밴드만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사실 TV에서 가요를 부르는 가수들을 보면 누군지 분명히 구분하기 힘들고, 작곡된 음악을 봐도 편중화 되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판에 박힌 음악과는 달리 인디밴드는 다르게 접근한 것이죠. 10cm의 “안아줘요”, "아메리카노“가 사랑 받았던 이유는 기존의 가요 음악과 다른 점 때문입니다. 이렇듯 인디밴드는 듣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디밴드를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순이네 담벼락' 연습실을 방문하다

따스한 저녁밥을 먹고 퉁퉁 튀는 기타소리와 박력 넘치는 드럼 소리를 따라 ‘순이네 담벼락’ 연습실로 향했다.


소속사 이름을 지었던, 기타 담당 김석영씨는 지금 금속공예 분야 일을 하면서 밴드활동을 하고 있었다. 1집 때는 순이네 담벼락 멤버가 아니었고 그 후에 기타 담당 멤버로 들어오게 됐다. 그는 중3때부터 기타를 배웠으나 잠시 그만 두다가 우연히 기타소리에 매료돼 밴드에 들어갔다고 한다.

‘순이네 담벼락’ 멤버들은 사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반주를 하는 리더 “성종훈”씨는 신문방송학과를 나왔을 정도로 각각 전공이 다양하다. 그래서 ‘순이네 담벼락’ 멤버들 대부분은 늦저녁까지 일하고 밤 11시까지는 밴드 연습을 한다.

백수훈 사우에게 밤 11시까지 연습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데 힘들지는 않은지 물어봤다. 그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힘든 것도 있지만 집에 있어도 늦게 자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밴드 연습이 좋아서 그런지 힘든 것은 잘 못 느껴요.”

리더 성종훈 씨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 
2집이 나왔는데 심정이 어떠냐고 하니 의외로 덤덤하단다.

리더 성종훈

- '장기하와 얼굴들'은 CD를 직접 구웠다고 하던데, 녹음은 어떻게 했나요?
그 팀은 장비 지원을 받았다고 해요. 저희는 일일이 기획사, 유통사를 찾아가 앨범 내겠다는 말을 전하고 계약을 한 후에 녹음, 디자인, 사진 등을 맡기죠. 이번엔 유통사 쪽의 녹음장비가 좀 더 좋아졌어요. 저희가 2집 앨범 준비하면서 개개인의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휴가를 반납하고 녹음실에서 살았죠. 그렇게 해서 9월에 2집 앨범이 나왔습니다.  

- 리더 분이 작곡을 많이 하시는데, 저작권료를 따로 받으시나요?
네, 그렇죠^^그런데 멤버들이 앨범에 투자한 돈은 각자가 가지고 가요. 나머지는 1/n로 나눠요. 하지만 저희는 돈에 대해서는 서로 예민하지 않아요. 돈보다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은 것을 플러스 요인으로 생각해요.   

- 노래 가사를 보면 소소한 일상이 많이 담겨 있는데, 이를 위해 따로 적어놓은 에피소드나 일기가 있나요?
그런 것보다는 각자가 던진 말 한마디에서 비롯돼요. 노랫말 없이 합주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그때 문득 던지는 말로 가사를 지어요. 그래서 대부분 곡은 제목 정하기가 어려워요. 

- 신문방송학과를 나오셨는데 이렇게 밴드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모티브가 있었어요. 가수 ‘비틀즈’를 좋아했는데, 그들 노래를 따라만 하지 말고 이것을 모티브로 삼아 우리만의 노래를 불러보자는 마음으로 밴드를 시작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래를 독학으로 만들었죠. 

- 홍보는 주로 어떻게 하나요?
홍보는 유통사를 통해서 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은 한계가 있어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방송국에 보고 자료를 보내서 심의를 거친 후 방송 홍보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멤버들 각자가 SNS을 통해서 홍보합니다. 입소문이 더 중요해서 블로거를 통해서도 홍보하고요. 공연 끝나고 나면, 보신 분들께 후기를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해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방송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아직은 방송 홍보를 못하지만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습니다.


리더와 인터뷰를 마치고 ‘순이네 담벼락’의 연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연습실은 작지만 각 멤버들의 개성과 열정을 하나로 엮은 노래 한 곡 한 곡에 생명감이 있었다.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추억을 꺼낼 수 있도록 해주고 다채로운 음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순이네 담벼락’이었다. Ahn

 

대학생기자 민준홍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세상은 승자만 기억한다."

하지만 승자뿐 아니라 세상을 진실되게 기억하게 만들 수 있는 노력하는 기록자가 되겠습니다.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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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선택 시 보안 등급도 판단 기준 되어야

현장속으로/세미나 2011. 7. 21. 08:22

올해 지난 4월에 잇달아 발생한 금융권 보안 사고는 국민의 재산에 직접 피해가 갈 수 있는 사건이라 심각성이 컸다. 얼마 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1 금융보안 그랜드 콘퍼런스'는 이 같은 금융 보안 문제를 다루는 자리였다. 

여러 발표 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임종인 원장은 '사용자가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 보안 수준 등급을 볼 수 있게 공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그는 ‘금융 IT 정보보안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개별 금융기관, 금융당국, 정부에서 각각 어떻게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짚었다. 이 중 많은 부분이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회사 IT 보안강화 종합대책'에 반영되어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제도가 필요


농협 사건은 보안관리가 기술 측면뿐 아니라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준 사례이다. 즉, 우리의 과제는 보안의 기술적, 관리적, 물리적 측면을 어떻게 균형 맞출 것인가에 있다. 

현재도 보안 관련 법이 많이 있다. 즉, 보안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 이유는 법의 부재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이다. 보안금융당국에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한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무엇보다도 보안을 비용이라고 보는 풍조가 금융보안 사고의 근본원인이다. 

보안을 하지 않을 시 CEO를 처벌한다, 책임지게 한다는 징벌 측면 외에 보안을 열심히 한 CEO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처리자가 보안 의무를 준수하고 상당한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을 경우 개인정보의 분실, 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감경 받을 수 있다.

또한 보안수준에 대한 금융기관의 공시제도를 제안하고 싶다. 국민이 단순히 이자율만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보안수준이 몇 등급인지 살펴보고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안총괄임원인 CSO, CISO가 실제로 부장, 팀장 정도의 낮은 직급이라는 것도 문제다. 직급이 낮다보니 리스크(risk)가 있어도  CEO한테까지 전달이 잘 안 된다. 그렇기에 CSO, CISO에게 전체 업무에서 감사 역할을 하고 아웃소싱 업체에 대한 전반적 관리를 하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CSO, CISO가 개별, 독립적 입장이 되어야 한다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CSO를 길러내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사회적 투자를 한다면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스템만 도입하는 것은 일시적 방책이지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다. 우리가 해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해답을 실제로 시행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이다.

아웃소싱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 아웃소싱 자체가 문제 있다는 것이 아니다. 사고 발생 후의 실질적 대응도 아웃소싱 업체에만 맡길 정도로 아웃소싱에 너무 의존하는 상황이 문제다. 아웃소싱 업체들이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아웃소싱 계약, SLA 계약 등 보안과 관련된 규정이 일부회사밖에 들어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많은 보안 전문 회사들이 아웃소싱 계약을 맺어도 잘하나 못하나 티가 나지 않는다. 즉, 동기 유발이 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명확히 고쳐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아웃소싱 업체의 전문성과 실력을 고려해서 선정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자체 직원이 없는 것도 문제다.

* 아웃소싱(outsourcing) :
기업 업무의 일부 프로세스를 경영 효과 및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의미로는 외부 전산 전문업체가 고객의 정보처리 업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장기간 운영·관리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개별 금융기관이 취해야 할 대응 방안

금융전산망 보안 강화에 대한 개별 금융기관이 취해야 할 대응은 다음과 같다. 계정관리, 전산장비 관리, 직원 관리 등 전사적 위험 관리 차원의 내부 통제 수행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보안 아웃소싱 관리를 개선해야 하며 최소한 IT 예산 대비 보안투자 비율을 10%이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 금융사고 발생 시에 사고의 원인을 자체적으로 분석해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안 인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보안조직의 독립성과 효과성을 보장하는 것도 필수적이므로 최고정보보호책임자(CSO)를 독자적 임원급으로 두어야 한다는 것도 대응책이다. 그 외의 진정한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위험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해야 하고 사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포렌식 준비도(Forensic Readiness)도 확립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취해야 할 대응 방안

금융당국이 취해야 할 대응 방안은 첫째, 전체 금융권 차원의 보안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은행 쪽의 금결원(금융결제원), 증권 쪽의 코스콤 그리고 금융연구원이 있지만 개별적이며 협조체계가 서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안 사고가 생기면 민간분야에서 해결하는 것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이다. 하지만 KISA가 대응 및 해결을 다 할 수가 없기에 금융권이 효과적으로 일관된 대응을 할 수 있는 공동 대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로는 금융보안 전담 법적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는 전체 금융권 보안 거버넌스 차원에서 금융보안연구원과 같은 금융보안전담기구를 법적 기구화하는 것이다. 셋째로는 금융기관의 보안수준에 대한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고객들에게 각 금융기관의 보안 투자 수준, 최고보안책임자 존재 여부, 보안위험관리수준 등에 대한 투명한 공시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넷째는 보안 사각지대를 제거하는 것이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위험관리 차원에서 모니터링의 확대를 실태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안 검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그동안 검사가 부실하다는 점도 지적되었기 때문에 보안 검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취해야 할 대응 방안

정부 차원에서도 금융 보안 강화를 위한 대응 방안을 해야 한다. 첫째, 금융보안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다양한 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해결책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이버 안보 강화 차원의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금융권이 사이버테러의 주요목표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관공동협력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금융권 정보통신의 기반시설을 점검하고 확대해야 한다. 이것은 필요조건이지 전체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다. 시스템 및 기반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일시적 방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개별 금융기관, 금융당국, 정부가 취해야 할 대응 방안은 다 나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주체들의 의지다. 의지를 가지고 제대로 실행할 때 전체적 금융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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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5 10:4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하나뿐인지구 2011.07.25 11:55  Address |  Modify / Delete

      지하철 버스 할머니(아줌마) 이야기도 있었는데...
      ...
      저야 일반 2g폰 쓰고, 집에만 왔다갔다 하니, 별 문제 없지만...
      남자들 문제 많네요...여자 분들 주의...
      ...
      데이팅 앱(어플) 접속했다...성폭행...봉변...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82&aid=0000303154

안철수-박경철이 희망의 미래 위해 던지는 독설

안철수 교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와 박경철 원장(안동 신세계클리닉 원장)이 주축이 돼 진행하는 전국 24개 도시 순회 강연 <2011 희망공감 청춘콘서트>가 6월 29일 대전에서 첫 항해를 시작했다. 9월까지 이어지는 이 콘서트는 무료이며 카페에서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6월 일 인천, 7월 2일 인천에 이어 7월 8일에는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는데, 여기에 참석해 이 시대의 청춘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경청했다.
 

특히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으로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짚어줄 때 더 관심이 쏠렸다. 인터넷에 ‘대학생 취업’을 검색하면 많은 연관검색어와 무수히 쏟아지는 취업 관련 사이트, 블로그 및 카페 등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취업은 대학생에게 중요하고도 걱정스러운 문제이다. 
안 교수와 박 원장은 지금의 우리처럼 많은 고민을 했던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리고는 점차 넓은 시각으로 현재 문제가 되는 사회적 구조와 현상을 돌아보고 해결책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다소 무거울 수 있었겠지만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의 편안하고 친밀한 대화가 이를 무너뜨렸다. 특히 박경철 원장이 계속해서 안철수 교수한테 건네는 정다운 장난과 농담은 청중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렇게 밝은 진지함 속에 진행된 청춘콘서트를 생생하게 전하고자 한다. 

중요한 선택할 때 과거, 평가, 결과는 버려라


박경철 원장(이하 박) :
고용과 일자리는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입니다. 왜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실 여러분 굉장히 힘드신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안 힘들어 보이는 분, 여기 계시잖아요.(청중 웃음ㅋㅋㅋ) 제가 대신해서 물어볼게요. 제가 볼 때는 힘든 것을 모르셨을 것 같아요. 입사 시험에 떨어본 적도 없고, 스펙 걱정 없었고, 그러면서 스펙은 제일 좋고, 힘든 시절이 있었습니까?

안철수 교수(이하 안): 힘들었던 시절의 대표적인 예가 창업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무모하게 보안 회사를 창업했는데요. 당시 그 일의 안정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4년 내내 힘들었어요. 특히 직원들 월급 줄 시기에 제일 힘들었어요. 영업해서 벌었던 돈을 계산해 보면 항상 직원 월급을 줄 돈이 모자랐거든요.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의사 또는 의대 교수가 된 동기동창들과 저를 비교할 때였어요. 병원에서 인정받는 의사로 지내는 동기동창들과 계산이 틀린 몇 십 원을 찾느라 계산기를 두드리는 제 모습이 비교가 되었거든요.

그러면서 힘들 때는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노하우가 쌓였던 것 같아요. 우선은 남하고 비교하지 말아야 해요. 또 사람이 위를 쳐다볼 때가 힘들더라고요. 등산할 때도 올라가면서 위만 쳐다보면 정상이 구름에 가려 명확히 보지 못 해요. 그럼 절망적이거든요. 그럴 때 뒤를 돌아보면 저 아래 조그마한 집, 사람, 자동차가 보여요. 그것은 내가 이만큼 해왔다는 증거거든요. 그럼 절망적인 마음이 사라져요.

그리고 목표를 너무 원대하게 잡는 것도 사람을 힘들게 해요. ‘3년 뒤에 무엇을 하겠다‘라는 목표보다는 ′올 연말까지 혹은 이번 달 말까지 내가 무엇을 하겠다'라고 목표를 세워놓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것을 달성한 후 그동안 못 갔던 음식점, 영화관에 가서 즐기면 조금씩 견딜 수 있더라고요.

그래도 힘들면 저는 정처 없이 걸었어요. 안연구소가 처음 있었던 서초동에서 강남역을 지나 코엑스까지 두세 시간을 걸으면 생각이 가다듬어지고 마음이 진정됐어요.  

박: 근데 왜 그러셨어요? 소위 말하는 스펙을 스스로 버린 것이잖아요. 사실 ‘안 선생님이 의사였으면 노벨의학상에 최초로 도전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신경생리학에 굉장한 두각을 나타내셨어요. 우리나라 의사들 중에 최연소 의과 대학장이라는 이력도 가지셨죠. 최연소 의과 대학장으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적어도 지금보다 나았을 것 같은데, 굳이 이런 것을 버리고 아무 보잘것없어 보인 길을 왜 가셨습니까?

안: 처음에는 두 가지를 병행했죠. 당시 제가 했던 의학 연구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 컴퓨터 공부였어요. 전공을 잘하기 위해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컴퓨터 바이러스를 발견하게 됐어요. 이를 고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고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7년 동안 양쪽을 병행했어요. 그땐 원래 하던 의학 연구를 버리고 컴퓨터 쪽으로 가는 것이 겁나는 일이라 결국 두 배의 노력을 들어 두 가지를 함께 했어요. 7년 동안 낮에는 의사로, 새벽 3시부터 6시까지는 컴퓨터 관련 백신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한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던 거죠. 컴퓨터 바이러스는 너무 많이 늘어났고 의과대학 쪽도 일이 많아 병행할 수 없게 됐어요. 사실 고민이 많았죠. 6개월 동안 고통스럽게 고민을 하면서 점차 생각 정리가 됐어요.

6개월을 고민하고 제 나름대로 배운 것이 있는데요. 첫째, 인생의 중요한 고민을 할 때는 과거를 잊어야 해요. 흔히 실패를 하면 마음이 약해져서 후에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한다고 하죠. 그래서 ‘실패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성공이 더 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사냥꾼이 원숭이를 잡는 비유 아시죠? 원숭이를 잡기 위해 투명한 유리병 속에 사탕을 넣어둬요. 사냥꾼은 저 뒤에서 보고 있고 원숭이는 가서 병 속으로 손을 넣어 사탕을 쥐죠. 그런데 주먹을 쥐니깐 손이 빠지지 않는 것이에요. 한참 동안 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사냥꾼에게 잡혀요. 사실 원숭이가 사탕을 도로 넣으면 손을 빼서 도망갈 수 있어요. 하지만 놓지 않았기에 도망을 못 간 거죠.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사람이 열심히 살고 노력하면 무엇을 가지게 되는데요. 그 다음부터 하는 모든 판단을 내가 얻은 것을 놓지 않은 범위 내에서만 선택하고 판단하려다 보니 오히려 더 힘들어져요. 회사 임원이 됐을 때 실패하는 분을 많이 봤어요. 실패하는 이유는 자기 부서만 잘 운영하면 되는 부장으로서의 성공 방법을 그대로 썼기 때문이에요. 한 부서만 잘 되게 하는 것은 임원 자격이 없어요. 임원은 전시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 경험은 생각에서 지워야 하죠. 결국 성공 경험이 그 사람의 발목을 잡고 오히려 실패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째로 주위 사람의 평가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되더라고요.
제가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많이 접한 경우인데요. 착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 학생들은 자기 의사와 상관 없이 부모님이 원하는 과에 가요. 1, 2학년 때는 공부보단 노는 것을 많이 하기에 별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3학년이 돼서 정신 차리고 보니 자신의 전공이 적성과 맞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고민하는 학생을 많이 봤어요. 다른 전공으로 옮길 시기는 지난 것 같아 자꾸 고민만 하다가 바짝 말라가요. 그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님 또한 행복하지 않죠.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려면 자기가 먼저 행복해져야 하더라고요. 부모님, 주위 사람을 단기적으로 기쁘게 해주려고 그분들이 바라는 선택을 하는데, 결국 자기가 불행해지면서 주위 사람도 불행해져요. 반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처음에는 주위에서 싫어할 수 있지만, 당사자가 계속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셋째는 결과에 너무 욕심내는 것도 좋지 않다는 거예요. 사업을 할 때 최선을 다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에 반해 별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 내가 성공해서 차지하는 부분은 2/3 정도밖에 안 돼요. 나머지 1/3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과 운, 사회적 여건이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100% 개인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이것은 책 보고 혼자 깨달은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현장에서 살면서 얻은 깨달음이에요.

그렇게 6개월 동안 고민한 후, 3가지 결론을 얻고 났더니 본질만 남았더라고요. 선택할 때 ‘내가 이 선택을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만 보면 굉장히 머리가 복잡해요. 이런 생각을 다 걷어내면 머릿속이 투명해지고 맑아지면서 본질만 남아요. 그런 상태로 두 가지 중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면 더 의미를 둘 수 있고 계속 열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의사는 제게 의미 있는 일이었고 재미도 있었으며 또 나름대로 잘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저밖에 없었어요. 그렇기에 의미가 더 컸어요. 그리고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여건은 열악했으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거든요. 그렇기에 6개월 고민 끝에 미래에 대한 안정 및 전망을 생각하지 않고 택한 것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였죠.


가치관을 먼저 정립해라


박: 안 선생님이 삶의 체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갑자기 이 말이 하고 싶어졌어요. 안 선생님의 가치관은 공존·연대의 가치와 같다고. 제가 갑자기 가치관을 꺼내는 이유는 들으면서 제 머리 속에 떠올린 단어가 ‘가치’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가치관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상대방이 갑자기 멍해지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사실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은 ‘당신은 여성입니까? 남성입니까?’라는 질문의 답처럼 바로 튀어나와야 합니다. 인생에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먼저 자리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는 이것이다’라는 기준이 있어야죠. 그 기준에 따라 가치의 유무를 구별할 수 있으며 가치 있는 것들을 선택하기 위한 방향성도 가질 수 있습니다.

안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대부분 학생은 주변 사람 및 부모의 평가와 선호에 맞게 단순히 좋아 보여서 목표를 세웁니다. 그리고 적성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막상 가보면 실제로 성공한 사람도 실패로 끝나잖아요. 모 대기업 그룹의 부사장까지 올라간 분이 이 세상과의 결별을 선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죠. 목표는 달성했지만 그렇게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신의 가치관이 가리키는 방향과 내 목표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향해 계속 달려가다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서 공허하고, 막상 도착하고 보면 자신이 생각한 정상이 아닌 것이죠. 다른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것도 막막해 좌절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과적으로 가치관을 먼저 정립하고 그 가치관에 맞는 목표를 정해서 도전하고 걸어가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러면 목표에 도달했든 도달하지 못 했든 목표를 향해 걸었던 그 과정 자체만으로 소중해집니다. 이는 과정 중심주의자가 될 수 있는데 우리는 자꾸 결과 중심주의자로 가고, 또 막상 목표를 달성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안 선생님은 그냥 시골의사도 아닌, 최연소 신경생리학 의사로 갈 수 있는 좋은 길을 포기했잖아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로 간 것은 안 선생님의 가치관을 위해 선택한 길이나 그래도 솔직히 천재죠? 나의 모든 것을 버려도, 나는 무엇을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

안: 그렇진 않고요.

박: 본인을 천재라고 생각하십니까?

안: 결과만 보고 그러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가진 박사 학위를 삶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연구소 CEO를 스스로 사임하고 경영 공부하러 외국으로 갔어요. 그 이유는 저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것에 더 이상 의미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 받는 다른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만 가진 저로서는 경영 지식을 넓혀야 했어요.

사실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외국유명대학의 연구원 혹은 교환교수로 가는 방법이요. 하지만 그렇게 가기는 싫었어요. 살펴보니 그나마 학교 학생이 인생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더라고요. 제가 40대 중반에 토플 시험을 새로 보고 학생으로 들어가서 2년 동안 공부를 하고 왔는데요. 뒤돌아보면 2년 동안 읽었던 책, 공부한 양이 10년 걸릴 양이더라고요. 그런 뒤 학위가 제 이름 뒤에 붙었는데요. 제겐 박사 학위가 자랑하고자 하는 의미가 아닌 제가 인생을 열심히 살았던 삶의 흔적으로 여겨졌어요. 어떤 분은 결과만 보고 멋있어 보인다고 하겠지만, ‘고통이 없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구나’를 뼈저리게 느낀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흔적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박: 그니깐 교과서만 열심히 공부했는데 수능 잘 봤다? 원래 제가 같이 있으면 굉장히 잘 놀립니다. 안 선생님을 제 아내보다 더 자주 만나요. 정말 징그럽게 봅니다. 제가 무척 짓궂어서 잘 놀리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 선생님은 굉장히 노력하는 분입니다. 실은 처음부터 재미있는 것은 안 좋은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술, 도박, 마약 같은 것이죠. 그 외의 것들은 처음에 다 힘들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경험하고 갈고 닦았을 때 빛이 나죠. 그때 비로소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단계까지 가보고 ‘아~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여기서는 내가 빛을 발할 수 없구나’라고 깨닫는 겁니다. 내가 재미있는 단계까지 가보지 못 하고 조금 해보고 나서 힘들고 재미없으니까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비겁한 자기변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정래 선생님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 함부로 하지 말라. 자기 자신을 감동시키는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을 감동시킨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생각해 봤어요.

제가 전에 빚을 많이 껴안은 적이 있어요. 빚을 갚기 위해 하루에 120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지 않으면 빚을 한 푼도 갚을 수 없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었어요. 남들이 안 해 본 모든 일을 그때 했는데, 하루 24시간 진료도 하고 왕진도 갔어요. 설날, 추석 포함해 365일 동안 24시간 진료를 했습니다. 둥근 달이 휘영청 떠있는 설날 밤에 제 병원만 문을 열었으니 환자가 미어터졌어요. 그리고 새벽에 다른 병원은 문을 닫아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를 보면서 참 감사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6개월 후에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1년이 지나고 나서는 빚을 갚고 가정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남들은 저보고 말했죠. ‘병원의 신이다, 망해가는 병원을 인수해서 하루에 20명을 봤던 병원을 어떻게 하루에 1인당 600명을 보는가? 이럴 수가 있나?’ 몇몇 분은 환자가 오면 제 책상에 녹음기를 놓고 환자와의 대화 기술을 배우려 했고, 제가 진료하는 동안 뒤에서 관찰자로 앉아 있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그 분들과 저는 똑같거든요. 차이는 무엇입니까? 저는 제가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순간은 노력할 만큼 나를 믿어주고 따라주고 나와 교감하는 환자가 늘어난다는 기쁨을 느꼈어요. 
 

익숙지 않은 것에 호의를 가져라


박:
 안 선생님이 의대 교수 그만두고, 바이러스 백신 한다고 하니깐 사모님이 찬성하셨습니까?

안: 참 고마운 것은 찬성도 안 했지만 반대도 안 했어요. 나중에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사실은 막고 싶었대요. 어느 부모님이 안 그러겠어요? 제가 그 전까지 불평 불만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늘 저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해서 결론을 지은 후에 상의했기에 신뢰가 있으셨나 봐요. 부모님은 막고 싶었으나 제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서 결론을 내렸겠는지 알기에 안쓰러웠대요. 반대하고 싶으셨으나 한번 놔둬보자고 하셨어요. 적극적인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으신 거죠. 그래서 고마웠어요.

저는 모진 사람이 아니라서 만약에 가족이 심하게 반대했다면 못 했을 겁니다. 그런 제게 기회를 주신 것이죠. 그 전에는 많은 사람이 제게 경영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제가 생각해봐도 저는 경영하면 안 될 것 같았고, 부모님 또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모든 사람이 저한텐 경영자는 맞지 않다고 했는데 결국은 제가 스스로한테 기회를 준 거예요. 10년 후에 보니까 제가 다른 사람들만큼 경영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즉, 제가 저한테 기회를 줘서 경영자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던 것이에요. 만약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평생 모르고 살다가 죽었을 것 같아요. 그런 기회 주권은 저에게도 있었지만 가족에게도 있었죠.

박: 안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도 배울 것이 많이 있다고 느낍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내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도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 들었던 가장 인상적인 말이 니체의 말입니다. 니체의 말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를 가지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예요. 이 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 편안한 것에 호의를 가지죠.

이것은 친구 만날 때도 마찬가지예요. 마음에 맞는 친구, 눈빛만 봐도 이해하는 친구만 만나죠. 그런데 그런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하면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죠. 이와 달리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 긴장감이 있는 친구, 내 의견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를 만나면 서로 신경이 곤두서죠. 설득해야 하거나 설득 당하지 않아야 하니 논점, 논거를 머릿속에 그리죠. 그만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머릿속에 생각이 있고 익숙한 사람을 만나면 아무 생각이 없어요. 익숙하지 않은 사람, 처음 만나는 사람은 말을 조심하게 하고 눈빛을 똑바로 보게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게 합니다. 새로운 땅에 가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감흥이 있고 그것은 내게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안주해 있고 내가 있는 곳에서만 머물러 있다면 평생 그 안에서만 살게 됩니다. 내게 기회를 주지 못 하죠. 내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안: 인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카이스트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매 학기 준 과제가 있어요. 간단한 산수 문제인데, 그 문제를 푸는 데 3분의 시간을 줘요. 학생들이 열심히 푸는 것을 보다가 3분 지나면 그만 풀라고 하고 객관식으로 1번답을 얻은 학생들은 저쪽 코너에 있게 하고 2,3,4번 답도 그렇게 해요. 그런 다음에 다시 제가 검산을 해볼 시간을 줘요. 그땐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맞춰보는 것도 허용돼요. 학생들이 열심히 맞춰보는데, 참 신기한 현상이 있어요. 거의 대부분은 자신하고 같은 답을 낸 학생들끼리만 맞춰 봐요. 1번에서만 맞춰보고, 2번 3번... 그런데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당연하게 드는 생각이 있어요. 내 답이 맞는지, 틀린지를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나와 다른 답을 가진 친구와 하나하나 단계별로 맞춰보는 것이에요. 어딘가 다르니깐 다른 답이 나오는 것이기에 내가 어디서 틀렸는지를 금방 알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전부 같은 답을 낸 학생을 찾아요. 즉, 사람은 원래 자기가 맞다는 증거만 수집하는 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것이 사실은 자기만족은 될지언정 객관적일 순 없죠.

가끔 제게 사업계획서를 봐달라고 청년 기업가들이 와요. 저는 거짓말을 못 해서 보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요. 가지고 온 사업계획서를 보고 그 친구가 잘 되었음 하는 마음에 이러면 안 되고 이것도 안 된다며 말을 많이 해요. 그런데 나중에 제가 항상 후회를 해요. 이 친구들이 저한테 올 때는 사업계획서의 여러 가지 단점과 보완책을 제발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하거든요. 자신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중에 보면 그것이 아니더라고요. 그 친구의 원래 목적은 안심하고 희망을 얻으려는 것이에요. 자기 사업계획이 맞다는 것을 들으려고 왔는데 제가 틀리다고 마구 이야기를 하니까 엄청나게 실망하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돌아가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다 잘됐다고 하고 돌려보내면 그 친구를 사지로 모는 것이거든요. 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이런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런 두 가지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어요. 자기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이 맞다는 증거를 수집하고 틀린 답인데도 안심하고 안주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 것 같아요. 익숙한 것만 바라보는 것이죠. 그래서 박 원장님 말씀대로 정말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는 실제로 엄청난 자기 인식과 노력이 없으면 이뤄지기 힘들다 말하고 싶어요.   

동물원을 버리고 생태계로 가야 한다


박: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요. 많은 사람이 ‘나와 다르다’를 ‘나와 틀리다’로 혼동해서 사용하잖아요. 이는 ‘나와 다르다’를 ‘나와 틀리다’로 생각하는 것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위 사회적 배경이 다른 것도 포함되는 것 같아요. 여기 앉아 있는 분들의 고민도 여기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인 부분에서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가죠. 사실 내가 고민에 빠져있다고 말하지만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환경이고 상황이라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이러한 문제를 벗어내고 본질만 보면 뭔가 제일 상층부에 있는 이해당사자가 끝까지 이해의 사슬을 보충하면서 계속 사회 속에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경제적으로 보면 재벌, 대기업 문제지요. 소위 말하는 동물원 이야기도 있고요.

안: 제일 좋은 비유가 그거더라고요. 선진국의 기업들은 생태계를 만들어요. 자기 혼자만 잘 먹고 잘살며 모든 것의 피를 빨아들이는 그런 조직이 아니죠. 그 조직이 잘 되면서 주위 토양이 풍부해지고 이를 통해 창업이 많이 일어나요. 이런 환경 속에 대기업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받기 때문에 잘 돼요. 그것이 생테계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아닌, 반대되는 개념이 동물원 같습니다. 동물원 안에 있는 대기업이 그 주위에 누가 잘못 걸어들어 오면 잡아서 동물원에 집어넣지요. 그러고 나서 가장 최소한의 먹이만 주면서 학대하고 이용해 먹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죽고 나면 다른 동물이 오기까지 기다렸다가 또 다시 집어넣어서 이용해 먹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나름대로 발전할 수 있는 방식 중에 하나겠죠.

문제는 요즘이 플랫폼 시대라는 것이에요. 옛날에는 휴대폰 하면 그거 하나였잖아요. 요즘은 스마트폰이 휴대폰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것을 통해 소프트웨어 즉, 앱을 팔아서 먹고 사는 회사가 많이 생겼어요. 이제는 더 이상 휴대폰이 단일 전화기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이라는 것이죠. 다른 회사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먹고 살 수 있게 장소를 만들어 주는 터가 플랫폼이니까 플랫폼화라고 해요.

여기에는 어떠한 장점이 있어요. 비즈니스는 전투인데, 옛날에는 그 전투를 각각 개별회사들끼리 싸웠어요. 하지만 요즘은 연합군의 싸움이에요. 외국의 유명 회사들을 보면 한 회사가 플랫폼을 만들면 생태계가 생깁니다. 자신의 연합군이 생기는 것이죠. 자기 하나면 약한데 수천, 수만 명 연합군이 같이 싸워줘요. 그런 상황이기에 우리나라 대기업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혼자거든요. 연합군과 싸우면 이길 일이 없는 것이에요.

결국 동물원은 자기 발목을 잡고 동물원 주인들을 망하게 만드는 주범이 돼요. 제가 나름대로 동물원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이대로 가다가는 자멸하기 때문이죠. 즉, 기득권이 과보호되면 기득권에게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로마의 멸망이죠. 로마가 망한 이유는 기득권의 과보호로 인해 기득권이 부패하고 양극화가 엄청나게 진행됐기 때문이에요. 역사는 반복돼요. 우리나라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망할 순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동물원 비유를 들면서까지 말했던 겁니다.  

일자리 부족, 그 본질적 원인은?


박:
 본인의 취업, 당면한 문제가 훨씬 크기 때문에 그 뒤에 있는 본질의 문제를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사회구조가 심각한 것이 실제로 수치를 보면 작년에 회장, 주주를 제외하고 6촌, 8촌 포함해서 재벌 일가족이 1인당 천백 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나왔어요. 엄청난 것이죠. '극소수가 너무 많은 것을 차지하고 있는 이런 문제가 있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안: 네, 일자리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죠. 대기업에서 만드는 일자리가 2백만 개를 넘지 못해요. 요즘은 대기업에서 신입 사원을 뽑아 교육하고 이들을 사회 일꾼으로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요. 대신 중소기업에서 없는 돈에 열심히 교육한 사람들을 경력직으로 빼와요. 이것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 아니에요. 대기업은 플러스 1이지만 중소기업은 마이너스 1이라서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오히려 일자리 창출에 하나도 기여를 안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일자리를 더 늘리지 못해요. 그 이유가 대기업도 글로벌 경쟁을 하다보면 경영효율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해외로 공장을 옮기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줄이지 않을 수 없으니 계속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거든요. 그러니 구조적으로 대기업은 일자리를 늘릴 수가 없습니다.

그럼 나머지는 어디일까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중소기업, 창업 아닐까요?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도 대기업에서 이익을 다 가져가니까 새로 일자리를 늘리지 못 해요. 창업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우리나라는 창업자에게 모든 위험을 전가하는 구조예요. 한번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를 안 주죠. 그러기 때문에 창업에 도전을 하지 않아요. 그런 상황이니 많은 사람이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하죠. 그러나 대부분이 경력직을 뽑는 구조에서 그 문턱은 굉장히 높아요. 대부분의 사람은 대학교를 졸업해서 창업을 하든지 중소기업에서 제대로 대우받으며 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이 구조적으로 차단되어 있어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고발권을 점검해라


박: 지금 말씀하시는 기득권 과보호가 스스로를 위협할 수 있고 전체를 불행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기득권이나 그 후계자들만 장악하는, 전체를 불행하게 유도하는 이 구조를 어떻게 깰 수 있습니까 ?

안: 현행법으로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먼저 접근하는 것이 옳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거래가 일어나면 그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고를 받아요. 고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요. 하지만 사실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요. 그 이유는 우선 피해자 한 사람이 고발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범죄는 피해자가 고발해야 하잖아요.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거래에 관해서는 피해당사자들이 고발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요.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은 공정거래위원회에만 있어요. 그런 구조인데, 고발을 안 해요. 독점고발권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극소수의 고발권 행사밖에 안 해요. 더 나쁜 것은 고발을 한 당사자가 누군지 알면 그 중소기업에 불이익이 돌아가서 망해요. 이 한 건의 사건을 보는 주위의 무수한 중소기업들은 절대 고발하지 않죠. 즉, 실제로 일어나는 불공정 거래에 비해 고발되는 건수는 적어요. 그러기 때문에 이런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고발하지 못 하는 이유를 밝히고 그들이 고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고를 받아놓고 왜 고발을 하지 않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고 독점고발권을 꼭 줘야 하는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이렇게 이미 있는 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나서 다른 방안들을 강구해야겠죠.

깨어있는 민중이 돼라

박: 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고발권을 깨야 한다고 하니까 불온한 사상을 가졌다고 말하던데요.^^ 지금 대화가 조금 어려우니까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그렇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진짜 문제를 모르는 겁니다. 어떤 사회적 현상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서브프라임 사태, 한진중공업 노조 사건이요. 이를 보고 우리 모두의 해석은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최정점에 있는 최고이익수혜자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경제연구소나 각종 전문가들이 최고이익수혜자의 이해논리를 만들어 줍니다. 이 사람들이 해석한 결과가 우리 의사의 1차 의사 해석이 됩니다. 이것이 매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어 대중에게 뿌려집니다. 언론은 이해관계에 따라 의사해석을 받아들여 더 확대하는데, 이는 2차 해석자라 볼 수 있습니다.

대중은 이런 왜곡된 해석을 보게 되죠. 하지만 왜곡된 해석이 누적되면서 점차 곳곳에서 억울한 절규가 모아져서 결국은 대중의 분노가 폭발하게 됩니다. 과거 민주주의 질서가 구축되기 전엔 소위 '혁명'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대중의 생각이 모아집니다. 그런 상황이 확산되면 어느 순간 언론은 독자를 잃을 것 같은 불안 때문에 최정점에 있는 이해당사자와의 관계를 접고 갑자기 대중 편으로 서요. 마치 우리가 언제 그랬나는 듯. 대중에겐 주체로서 비판적 의식을 수평적으로 전달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중은 항상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 하며, 왜곡된 사실에 빠지지 않고 내 눈으로 뚜렷한 주관을 가지며 문제를 끝까지 봐야 합니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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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승호 2011.07.17 18:2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두분 정말 말도 잘하시는 것 같아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 류하은 2011.07.18 00:17  Address |  Modify / Delete

      네 ^ ^ 이 두분의 말은 뭔가 임펙트가 있는 것 같아요.
      두분의 말을 들으면 깨어있게 되요 ^ ^

  2. 꼬물이 2011.07.17 23:2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류하은 2011.07.18 00:16  Address |  Modify / Delete

      안철수 교수님, 박경철 원장님 덕분에
      좋은글을 쓸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에요 ^ ^

  3. 무기장날 2011.07.18 00:0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
    저런 분들이 추장으로 있는 마을에서 주민으로 산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영광이겠는가 그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여지는군요. 이런 사고가 상식으로 세상에 범람하길 바라며…

    • 류하은 2011.07.18 00:15  Address |  Modify / Delete

      네~ 맞아요. 그래도 이 분들이 있어 용기를 갖게 되는 것 같아요 ^ ^

  4. 엔돌슨 2011.07.18 09:08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침부터 읽었는 데 솔찍히 반정도 읽었어요. 읽다가 울컥하는 부분도 있고 감동받은 부분도 있었어요. 비밀글로 스크랩해갑니다. 후배, 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돌렸네요~
    잘봤습니다.

  5. 하나뿐인지구 2011.07.18 10:3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대기업-중소벤쳐 얘기 부문만...조금 세지...
    ...
    나머지는...좋은 말씀들 뿐인 것 같다는...^^;

    • 류하은 2011.07.19 23:57  Address |  Modify / Delete

      대기업-중소,벤쳐에 대한 문제는 기사에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여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하나뿐인지구 2011.07.21 08:02  Address |  Modify / Delete

      많은 분들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좋을듯 ^^ 참조요~
      http://cafe.daum.net/chungcon
      ps>카이스트 때는 인터뷰도 종종 하시더니...
      서울대는 인터뷰하실 시간도 없이 많이 바빠지신 듯...ㅜㅜ...

  6. 소춘풍 2011.07.19 01:2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마음을 쿵쾅거리게 만드시네요..
    정말, 앞으로 달려나갈수 있게 만듭니다.
    두분의 말씀으로, 뭔가 결정을 내리고 싶게 됩니다.
    나의 미래를...

    그치만, 복잡한건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역시..

    • 류하은 2011.07.20 00:03  Address |  Modify / Delete

      복잡한건 어쩔 수 없다는 소춘풍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용기가
      생기더라구요..박원장님과 안교수님에 대한
      강한 신뢰 덕분인지...
      소춘풍님에게도 분명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 ^

  7. 볼매^ㅠ^ 2011.07.25 13:2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 분들의 말씀은 들을때면 언제나 귀정화 ~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안구정화도 되요!

  8. 지윤성 2011.08.01 23: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말씀 잘보고 갑니다.
    블로그에 게시좀 해둘게요.

  9. dongto 2011.08.16 03:0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많은것을 배워가네요
    감사합니다^^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할 단 하나의 연극

문화산책/컬처리뷰 2011. 6. 18. 06:30


<출처 : 플레이DB>

6월 5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연극 <산불>. 실은 그동안 TV에서만 봤던 강부자, 조민기, 장영남 같은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하고 많은 연극 중 <산불>을 택했다. 

사실 <산불>은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인 고 차범석의 대표작이고, 이번 공연이 그의 5주기 추모 특별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전후 문학의 1세대였다. 전통적 사실주의에 입각한 희곡 작품을 발표했으며 한국적 개성을 살린 사실주의 극을 확립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이데올로기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의 중심을 시대 상황이 아닌 인간 실존에 두었기 때문에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한다.

 

과부촌에서 생긴 비극

살을 에는 추위에 으스스 온몸을 떨며 쌀을 모으는 산골 아낙들. 쌀이 없어 못 내겠다는 아낙과, 죽지 않으려면 군대에 보내야 하니 쌀을 내라는 반장 할머니의 다툼이 벌어진다.
그렇다. 연극 <산불>의 배경은 6·25 전쟁이다. 전쟁으로 남자라곤 노망 든 늙은이 한 사람뿐인 과부촌에 ‘규복’이라는 한 젊은 남자가 숨어 들어온다. 공비로 쫓기는 규복을 발견한 과부 점례는 규복의 위협에 어쩔 수 없이 숨겨주고 밥도 준다. 그러다가 점례는 동정심이 싹트면서 두 사람 사이에 애욕이 싹튼다.

이때 과부병에 걸리다시피한 이웃집 사월이가 이를 목격하고 점례에게 규복을 공유하자고 제의한다. 거절하면 신고하겠다는 사월의 협박에 못 이겨 점례는 규복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이를 시발점으로 세 사람 간에 갈등이 생긴다.

처참한 전쟁과 상반되는 따스한 봄날, 사월이는 결국 규복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이를 안 규복은 자수도 못 하고 도망도 못 치는 사면초가의 상태에서 국군의 소탕작전으로 숨어 들어간 대나무 밭 속에서 불에 타 죽는다. 동일한 시각에 임신을 한 사월이도 양잿물을 마시고 자살을 한다. 그렇게 산불 속에서 한 쪽은 자살한 딸을 놓고 다른 한 쪽은 불타는 논밭을 보고 다른 한 여자는 죽은 남자 앞에서 통곡을 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출처 : 플레이DB>

 

전쟁 속에 터져버린 인간의 욕망

 
이 작품은 2년 동안 욕망에 굶주린 과부들과 공비로 쫓기면서 성욕에 허기진 한 남자의 본능을 충실히 보여줬다. 점례와 사월, 그리고 규복이 욕망에 의해 처참히 무너진 것은 오랜 전쟁에 때문이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싸움이 인간을 얼마나,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중점으로 다루었다는 점에 이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품 속의 인물들이 자신의 본능과 욕망을 표현하는 방식은 각각 달랐다. 사월이는 점례에게 규복을 나눠 갖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만큼 자신의 욕망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반면 점례가 규복과 그런 관계를 가졌다는 것이 점례의 주변 인물로선 놀라운 일이다. 점례는 딸린 가족 때문에 다시 시집을 못 간다는 참한 과부이기 때문이다. 즉, 점례도 마찬가지로 내면에 숨은 본능과 욕망이 있었으며 자신도 모르는 새에 나왔던 것이다.

극의 마지막에 보여준 산불은 욕망과 본능 때문에 무너진 세 사람의 상태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한다. 사월이가 점례에게 제의하기 전에 규복은 자수하겠다고 점례와 약속했다. 자수를 하면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사월이가 모른 체했다면 점례와 규복은 자수를 하든가 도망갔을 테고, 사월이 또한 임신을 하지 않아 자살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규복도 마찬가지로 사월이를 탐하지 않았더라면 자수를 해서 살 수는 있었을 것이다. 물론 세 사람 모두 이를 잘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으로 오랫동안 꾹꾹 누른 욕망이 터져 나와 결국은 산불과 함께 욕망도 사람도 다 같이 사라진 것은 아닐까?


<출처 : 플레이DB>

 

극을 살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산불>은 정통 연극이라 다소 지루할 것 같았으나, 배우들의 연기가 그 우려를 말끔히 사라지게 했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관객들이 특별히 환호하고 찬사를 보낸 배우 두 명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다.

사월이 역의 장영남은 역시 기대치보다 더한 만족을 줬다. 사월이의 욕망을 온몸으로 표현해 내는 것하며 기가 막혀 헛웃음을 치는 것하며 약간의 철없는 모습, 실성한 듯한 표정과 몸짓까지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다.

규복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점례에게 소중한 남자는 내게도 소중한 거요."라며 억제해온 욕망을 웃음 포인트도 함께 살려냈다. 또한 규복의 존재를 알았을 때, 굶주린 욕정이 스멀스멀 올라와 있는 상태를 반짝이는 눈빛과 팔딱거리는 표정으로 나타냈다. 임신을 해 절망에 빠졌을 때는 초점 잃은 눈빛과 모든 의욕이 빠져나간 몸짓으로 표현했다. 

조연으로는 바보 귀덕이 역의 이태린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바보 역을 훌륭히 소화해 지루할 수도 있는 연극에 재미를 더하고 몰입을 이끌었다. "저건 뒈졌어야 해!" 하는 어머니의 독설에 웃다가 우는 잠깐 사이의 표정 변화와 바보만의 몸짓과 목소리까지 생생함을 전했다. 어머니가 군인에게 끌려가는 위기 상황에도 혼자 명절날인 양 들뜬 몸짓과 목소리로 바보만의 순수함을 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눈을 번뜩 뜨고 입이 귀에 걸릴 만큼 크게 웃는 바보만의 모습에 관객들은 귀엽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극 <산불>은 한국 사실주의 극의 대표작이라는 의미도 있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최고였다. 하지만 공감대가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마도 인물 간 갈등 상황을 너무 간결하게 그려서인 듯하다. 사월이와 규복이가 서로 대화를 하는 장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관객에게 맡긴 것 같다. 6·25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던 젊은이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인물들의 갈등 관계와 심리 상태를 좀더 섬세하게 표현했다면 세대 불문하고 함께 공감대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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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뿐인지구 2011.06.18 11:1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한국 민족간 전쟁 소재인 작품들이...
    6월에 유독 많이 나오네요...
    ...
    이런 민족 상쟁은...앞으로 한번 더 생긴다면...한민족은 중국이나 일본에 병탄될 수도...

김태원의 세종대 강연 “스토리를 가져라”

카테고리 없음 2011. 6. 4. 06:00

가수 김태원이 '위대한 탄생'으로 바람직한 멘토로 부상했다. 대학생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동명이인의 롤 모델이 존재했다.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의 저자인 '구글러 김태원'이 바로 그. 얼마 전 세종대에서 한 그의 강연을 들었다. 강의 주제는 ‘대학 생활의 두근거리는 즐거움’. 취업의 틀 안에서 학교 생활을 하는 요즘 대학생에게 그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자.

구글러가 던진 질문 세 가지


그는 청중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리에겐 대학 생활을 바라보는 기준 및 관점이 있을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각자의 기준과 관점은 매우 유사하다. 분명 처지는 서로 다를 텐데 말이다. 그런 우리에게 김태원씨는
다른 관점으로 대학 생활을 바라보자고 제안했다. 이것이 첫 번째로 그가 제시한 것이었다. 이어서 자신이 지금 바라보는 대학 생활의 키워드가 정말 맞는 것인지를 돌아보자고 또 다른 제안을 했다.

그가 세 번째로 던진 질문은 “과연 우리는 차별화할 용기가 있는가?”였다. 많은 학생이 듣고 싶은 강의, 강연이 있어도 못 가는 경우가 많다. 영어 학원을 가야 해서, 전공 수업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그 강의, 강연을 포기하고 만다. 김태원씨는 말했다.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 강연이 있으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대학생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 학점에 영향을 끼치면 안 가는 학생이 많다. 그들에게 정말 차별화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묻고 싶다.”

글로벌 인재의 우선순위는 영어?

학생들과 농담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그가 네모를 보면 무슨 생각이 나는지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먼저 “글로벌 인재”를 말했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인 ‘글로벌 인재’, 학생 대부분은 이를 위해서 영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좀더 생각해보면 미국 학생들도 글로벌 기업에 지원할 텐데 그들도 영어를 잘한다고 말할까? 이상하게도 그 생각은 못 했던 내게 김태원씨의 이 질문은 색다른 깨달음을 입혀줬다.

즉,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우리끼리 있을 땐 경쟁력이 될 순 있어도 실제 글로벌 기업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태원씨가 생각하는 글로벌 인재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 가도 인재가 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필요한 능력은 바로 분석력, 창의력인데 글로벌 인재를 영어라는 키워드로 바라보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가 말하길 우리는 먼저 분석력과 창의력부터 키워드로 잡았어야 했다고 한다. 그것을 열심히 기른 다음에 영어로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글로벌 인재가 되는 순서라고.


"제 롤모델은 ‘가출한 곰’입니다"

학생들이 하는 대부분 고민은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할 수 있을까?”이다. 이는 기업들도 하는 공통된 고민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 있는 우리에게 김태원씨는 “스토리”를 가지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스토리를 가지는 것이 차별화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김태원씨는 이 점에서 우리의 롤모델은 “어린이 대공원을 가출한 곰”이라고 다소 생소한 말을 전했다. 왜일까? 몇 년 전 어린이대공원에 있던 곰이 가출해서 9일 만에 잡혀서 돌아왔다. 그 뒤 어린이대공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가출한 곰을 보기 위해서였다. 즉, 사람들은 이 곰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곰이 가진 가출 스토리에 호기심이 생겨 보러 온 것이다. 김태원씨는 가출한 곰이 차별화가 뭔지, 스토리 마케팅이 뭔지 제대로 아는 곰이라고 말했다.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김태원씨는 면접관의 질문에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이한 답을 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했나는 면접관의 질문에 다른 사람들은 공모전, 학회, 인턴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 속에 그는 자신의 스토리를 말했다. 그는 당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저는 마케팅을 인사동 노점상 아주머니께 배웠습니다. 노점상 삶을 조명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실제로 노점상 아주머니와 함께 액세서리를 팔았습니다. 그때가 여름이라 너무 더워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비가 내리는 감동에 젖어 노점상 아주머니께 영화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주머니는 ‘학생은 영화 같겠지만 여기서 생계를 잇는 나는 비 한 방울이 액세서리를 녹슬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바로 고객지향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런 아주머니께 마케팅을 배웠습니다.”

이어서 김태원씨는 우리에게
“여러분은 더 재미있고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책을 잊은 청춘에게

그가 또 물었다. “네모 하면 뭐가 또 생각나죠?” 그는 ‘책’이 떠오른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학생이 책을 너무 안 읽는다는 것이 기사로 난 적이 있다. 대부분 바빠서 못 읽는다고 말한다. 김태원씨는 이러한 현상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제는 독서하는 사람이 차별화되겠다고 전했다. 대학생에게 독서 열풍을 불게 하는 방법은 자기소개서에 지금까지 읽었던 책의 수를 쓰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김태원씨의 말에 씁쓸함이 묻어났다. 

누구나 알다시피 책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 한 것과 만나지 못 할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 경험들이 김태원씨가 강조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그러니 ‘다른 친구들 스펙 쌓을 텐데 나는 여유롭게 책을 읽고 앉아 있네’ 라는 불안감은 필요 없는 감정인 듯싶다.


나만의 스토리를 찾아라

김태원씨는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진 않았다. 영어, 학점 같은 스펙도 중요하지만 이 시대는 스펙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스토리’를 키워드로 하여 대학 생활을 하라고 당부했다. 남들이 다 하는 공모전, 학회, 인턴이 아닌 좀더 색다른 것을 경험하고 보여주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었다. 예를 들면 뉴미디어 시대에 맞춰 ‘내가 올린 유튜브 영상을 10만 명이 보게 하기’, ‘SNS으로 마케팅하기’, ‘인문학 전공하는 학생이 IT 블로그 쓰는 것’도 하나의 차별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하나의 백지를 보여줬다. 그 백지가 뭔지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새를 하나 그려보면 하늘이 된다. 바로 이것이 환경이라고 김태원씨는 말한다.
“환경이 환경을 정의한다기보단 여러분의 새 같은 꿈과 목표가 환경을 정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새가 없음을 불평하기보단 저 하늘, 저 백지에만 불평했던 내게 가르침과 용기를 주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대학 생활을 ‘캠퍼스(Campus)’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Canvas)'의 키워드로 바라보라고 강조했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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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세종대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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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근두근 2011.06.04 10:1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제가 그리는 그림은 어떨지 상상이되네요.ㅋㅋ

  2. niceguytj 2011.06.04 13:1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대학다닐때는 이런멋진말도 왜 흘러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나이정도뇌니까 왜이렇게 이런말들이 와닿는지 모르겟어요.,,

    한창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많이 듣고 느끼면 좋겠네요

  3. 와우.. 멋진글입니다 2011.06.04 18:2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나이는 신경쓸게업내여,, 사오정이지만 아직두 인생으로는 끝업는 대학생인데... 감동이 나오는 글..잘 보고갑니다.. 감사해여,,,

  4. crownw 최장호 2011.06.06 14:0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또 하나배웠네요 좋은 글입니당~!

  5. weoij 2011.06.19 23:3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보고 갑니다. 아직 3학년이니....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 흐흐

  6. 뭔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2011.06.30 09:5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김태원님은 아무리 봐도 차별화가 전혀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선형적인 경쟁에서 1등만을 지향해 왔을 뿐, 그 외의 다른 고민을 해 본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분명 국내 1등이라는 서울대를 가려다가 수능에서 고배를 마셔 재수를 했고, 이듬 해에도 성적이 안 나와 2, 3등 쯤 되는 고려대를 갔습니다.

    그는 대학 때도 공모전이라는 형태로 기업이 주는 숙제를 1등으로 잘 푸는데 매진했습니다. 틀 밖에서 스스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도전한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기업 선택에서 있어서도 그는 선형적 경쟁에서의 1등 지향형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는 1등으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맥킨지를 지원했다가 실패하자, 2, 3등 쯤 되는 구글을 갔습니다.

    그 모든 게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지만..뭔가 씁쓸합니다.

    그가 과거에 중요한 결정을 내린 일련의 모습들을 볼 때, 그는 세상이 짜 맞춰 놓은 판 안에서 어떻게 1등이 될지를 고민하고, 그걸 해결해 나가는 능력은 훌륭하지만, 스스로 어떤 진일보한 문제의식을 갖는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면에서는 약한 인물인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결론은, 김태원님은 다음 행보가 예측되는 시시한 사람입니다.

    또 어디서 누구나 가려는 1등의 길을 가려하겠죠. 감히 예측해 본다면, 1등 대학이라는 하버드 MBA를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2,3등 정도 되는 어딘가의 MBA를 갈 것 같습니다.

    • 보안세상 2011.06.30 14:33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른 거니까요. 각자의 모습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배울 만한 부분을 취하면 되는 게 아닐지요.

안철수 교수가 직접 밝힌 안철수연구소 성장사

4월 25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안철수 교수가 왔다. 늦저녁 봄의 선선한 바람과 무관하게 강연 장소는 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앉을 의자가 없어도 서 있거나 강단에 앉아서라도 안 교수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정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그 분위기를 모아 외대에서 있었던 안 교수의 강연 리뷰를 시작하고자 한다. 주제는 '안철수연구소 사례를 통해서 본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과정'.

고민은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존재다


“경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경영하면서 겪은 여러 실수들과 엉뚱하게 의대교수를 사표 내고 의사에서 CEO로 가게 된 계기를 말하고자 합니다.” 

강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터진 카메라 후레쉬는 이내 사라지고 학생들은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안 교수가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순전히 전공을 더 잘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컴퓨터 바이러스를 맞닥뜨리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을 만들게 됐다.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컴퓨터 연구에 매달리고 나머지 시간은 의사로서 살았다는 안 교수. 시간을 쪼개서 꼬박 7년의 시간을 보낸 안 교수는 7년이 지난 후, 괴로운 고민이 생겼다.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와 의사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 것이다. 당시 바이러스의 수는 증가하고 있었고 지도학생을 받아야 하는 지도교수로서 책임감도 컸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6개월 동안 그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느라 수 없이 고민했다. 그런 과정에서 안 교수는 깨달은 것이 있다고 한다.

“고민은 행복의 열쇠이며 축복이라는 강상준 교수의 말은 맞는 것 같아요. 고민을 하다보면 처음엔 답이 없지만 신기하게도 결국 해결책이 나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바로 고민을 통해서 알 수 있지요.”

또한 힘든 세상 속에 바쁘게 살다보면 무의식에서 자기 기억을 바꾸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안 교수는
“인생에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에 자기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됩니다. 고민 끝에 선택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즉, 말과 생각이 그 사람을 나타내주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입니다,”
라며 고민이 쓸데없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선택할 때 가져야 하는 마음


안 교수는 6개월 동안 고민하며 깨달은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말했다.

1. 과거를 버려야 한다.
과거의 실패가 사람을 심약하게 만들어 발목을 잡는다고 누누이 말하곤 한다. 그러나 성공이 실패보다 더 세게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정글에서 원숭이를 잡을 때 사탕을 넣은 투명한 병이 사용된다. 이를 보고 원숭이는 병에 손을 넣어 사탕을 집고 손을 빼려 하지만 뺄 수가 없다. 사탕을 놓아야 손을 뺄 수 있는데 원숭이는 끝까지 사탕을 움켜쥔다. 그 상태로 원숭이는 잡히고 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공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그 범위 안에 제한된 선택을 하게 된다. 자신의 실패 뿐 아니라 성공 및 기득권을 잊어야 옳은 판단이 가능해진다.

2.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하면 안 된다.
교수로서 매학기 보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부모님이 원하는 과에 들어온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들은 자신의 전공으로 평생 살 자신이 없어진다. 이를 두고 계속 고민하다가 괴로워한다. 이런 모습을 보는 부모님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즉, 진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원한다면 장기간으로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단기간 다른 사람들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는 것은 나중에 타인을 실망시킬 수도 있으며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결과만 갖고 욕심내면 안 된다.
성공은 오직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 뿐 아니라 사회가 주는 여건과 기회도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성공은 100% 개인화할 수 없는 것이 내 마인드이다. 성공이 독식으로 이어진다면 천민자본주의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결과는 주위의 몫도 포함되는데 그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가지고 결정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본다.

 
안 교수는 그렇게 6개월을 고민하면서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재미있으며 의미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선택했다고 한다. 의사도 그 세 가지에 적합했으나 컴퓨터 바이러스가 더 의미 있었기에 안 교수는 선택했다.
“의사는 제가 없어도 별 탈이 없잖아요. 그러나 컴퓨터 바이러스는 그 당시 제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점을 미뤄 봤을 때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 쪽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안철수 교수가 생각하는 회사의 의미


나이가 들수록 다른 분야로 가기가 더 힘든 이유는 무엇보다도 다시 휴먼 네트워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근사한 말을 전했다.

“나이 들면 다른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세대로 점점 가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전혀 다른 직업으로 가는 것은 당연히 힘듭니다. 그러나 제 경험으론 그것의 유일한 장점 내지 선물이 있습니다. 기존의 일하고 있던, 어릴 때부터 하고 있어 너무나도 당연해 하지 않은 직업에 대한 질문들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요즘 시대에 필요한 차별화를 가지고 옵니다.”

안 교수도 33세에 창업을 하면서 회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됐다. 안 교수가 일명 말하는 초등학생 수준의 회사에 대한 그만의 생각은 이렇다.

1. 회사가 뭘까? 회사에 왜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할까?
회사는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커다랗고 의미 있는 일들을 여러 사람들이 함으로써 이루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2. 회사가 뭔가?
회사의 존재 의미를 고민하면서 이런 역질문을 했다. ‘이 회사가 없으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만약 역질문과의 차이가 크다면 중요한 존재라는 답을 알려준다. 즉,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존재일까?’에 회사의 존재 의미를 두었다.

3. 기업의 목적은 왜 수익 창출일까?
나는 엔지니어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 그런지 기업의 목적이 수익창출이라는 상식이 납득되지 않았다. 회사가 노력한 것을 소비자에게 인정받아 얻는 것이 수익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수익은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물론 이는 가치관의 차이에 의해서 선택할 수 있지만 나는 수익을 목적으로 두지 않았고 결과로 생각했다. 이 생각이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되었다.

 

운 = 준비 + 기회


“제가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하면서 운이란 준비와 기회의 만남이라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안 교수는 안철수연구소가 IMF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이유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준비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회사의 손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리스크 메니지먼트(Risk Management)' 다시 말해, 회사의 위험(risk)을 줄이는 것이었다. 특히 컨트롤이 가능한 위험에 대해 안 교수는 고민했다.

이를 위해서 한 일은 고정비용을 줄이고 변동비용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렇게 빚을 최대한 만들지 않고 변동비용으로 바꾸려고 노력했기에 빚을 많이 얻은 기업이 죄다 넘어간 IMF에도 쓰려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좋은 인재들이 벤처 기업으로 오기 시작했다. 결국 안 교수의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준비밖에 없으며 준비가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성장 정체기를 겪은 안철수연구소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였을까? 안 교수는 CEO로서 직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어서 뿌듯했는데, 그러나 성장 정체의 순간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럴 때 ‘Turn around management’를 잘하는 것이 진짜 CEO의 능력이라고 안 교수는 말한다.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마인드였다. 안 되고 있을 때 그 위기를 잘 헤쳐나가지 못하면 이전에 쌓아온 모든 성공이 소용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을까?’ 안 교수는 2년 동안의 고생을 통해 배운 3가지를 언급했다.

1. 유혹에 빠지지 말자.
어려울 때의 편법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와도 같다.

2. 문제를 고칠 수 있는 기회로서의 시간을 보내자.
잘되는 시기에는 교만해지기 쉽고, 앞만 보느라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어려운 시기에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문제를 고치며 준비단계를 거친다면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하는 셈이다. 문제를 고치고 준비가 된 상태라면, 회사는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3.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낙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며 동시에 자신과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바탕이라고 본다.

  
이러한 세 가지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안철수연구소는 2004년에 우리나라의 존경 받는 기업 10위 안에 들었다. 이는 결과만으로 평가하던 목적지향적 사회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중시하게 된 사회 풍조가 한 몫을 했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한 경제학자에 의하면, 7년 동안의 백신 무료 보급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할 수 있던 돈이 10조원 정도라고 한다. 이는 기업의 평균 매출이나 기업 연령에 관계없이 충분히 존경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임을 분명히 느끼게 해준다. 즉, ‘기업에 있어서 수익이란 결과다’라는 믿음으로 쌓은 경영을 통해 인정받은 것이 아닐까?

승장구하던 안철수연구소와는 대조적으로 더 어려워지는 주위 벤처기업을 보면서 안철수 교수가 들었던 생각은 이랬다. '한 회사만 잘되게 하는 것보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새롭게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에 사임을 택하고, 지금은 네 번째 직업인 교수로서의 인생을 살고 있다. 

Q&A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빠른 결과를 원하는 사회에서 20대는 과연 무엇을 고민하면 좋을까요?

-우리나라 기업 구조가 중견기업이 거의 없는 기형적인 구조인데, 대기업에 대한 우리들의 편협한 사고방식이 이것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현재 20대들이 힘든 이유가 사회적인 인센티브 시스템 때문인데요. 대학 서열화 등 우리나라 교육 문제는 사회 인센티브 구조를 반영하여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느냐?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일자리가 2000만 개가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때 대기업이 제공해주는 일자리는 200만 개가 채 되지 않고, 이 수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나머지 2800만 개의 일자리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창업도 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창업해서 개인이 담당해야 할 리스크(risk)를 사회가 분담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은 실패하더라고 ‘second chance’를 주지 않는 사회 구조 때문에 창업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대기업들이 불공정 거래 관행 때문에 창업을 해도 실패 확률이 높죠.

그렇다면 중소기업으로 갈 수도 없고 남은 대기업의 200만 개의 일자리로 가야 하는데 또 불행이 무엇이냐 하면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창의적인 인재가 아닌 말 잘듣는 인재이므로 사람들이 학력과 스펙 위주로 길들여지게 됩니다. 학벌 위주의 사회는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회입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간 아이는 대학 시절에 열심히 놀고, 나쁜 대학에 간 아이는 4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이렇게 되면 결국 졸업 할 즈음에는 나쁜 대학에 간 아이가 실력이 더 좋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대기업에서 좋은 대학 사람들만 뽑으면 그것은 고등학교 때 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지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불행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개선하려면 정치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일부는 충청도 사람, 일부는 경상도 사람으로 할당해서 뽑는 다면 지방 대학들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Best Practice를 만들고 시도를 계속한다면 대학 교육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문제 인식이고 문제 공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인식과 공감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생기자 윤수경 /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Whether you think you can or can't, you're Right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보안세상'에서 긍정 에너지로 소통하는 모습 기대해 주세요!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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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5.23 10:0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한주되세요^^

  2. 샘물 2011.05.23 10:0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유용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한주 되세요^^

  3. 박근우 2011.05.23 12:2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젊은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말씀들이 많네요.
    멋진 내용 잘 봤습니다.

  4. crownw 2011.05.23 15:4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취재해주셔서 감사해요. >_< 덕분에 가지않고도 좋은글 읽을 수 있어서 최고에용~ 안철수 교수님 대단한게 강당을 다 매웠네요 ㄷㄷㄷ

  5. 두근윤 2011.05.23 20:4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Q&A 부분이 특히 더 마음이 가네요.
    말 잘듣는 인재와 창의적인 인재의 보이지 않는 막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그 해답이 조금은 보이는 듯합니다.

  6. 마야 2011.05.24 01:4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하은이가 본격적으로 안느님 앓이 시작하게 만든 강연...? ㅎㅎ
    둘다 수고많아쏘~<3 잘 잃구 가~~

  7. 이장석 2011.05.24 09: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 읽고 갑니다. 안철수 교수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는군요.

    • 윤수경 2011.05.24 11:46  Address |  Modify / Delete

      감사합니다~ㅎㅎ 현장의 분위기를 모두와 나눌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8. 강아름 2011.05.27 11:1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점점 안철수 교수님의 골수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안 사고 악순환, 허울 뿐인 IT 강국?

최근 잇따라 일어난 금융 보안 사고로 많은 이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보안 사고가 계속되는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기이다. 이에 지난 4월 26일 KBS인터넷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에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가 나와 보안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는 모든 컴퓨터가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재의 환경에서는 각 개인이 '내 정보는 내가 관리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잇달아 발생한 금융 보안 사고 관련해 조직의 CEO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정보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의 전산 장애 즉, 보안 사고가 IT 영역에서 큰 사고라고 하던데?
그렇다. 금융기관이든 기업이든 IT가 업무 보조 수단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산업을 주도한다. 특히 은행 및 금융권은 IT가 중심이므로 만약 IT가 마비된다면 모든 업무가 멈춘다. 그만큼 기업은 IT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이번 농협의 전산 장애 사고는 IT 영역에서 봤을 때 큰 사고라고 말할 수 있다.

-IT 분야에서 보안이란? (보안의 개념)
인터넷을 사용하기 전에 IT는 기업 내부에서만 쓰는 폐쇄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때는 내부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뱅킹, 전자상거래 구축 등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보안 문제가 대두됐다. 인터넷 자체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며, 보안 문제도 각자가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 위에 모든 사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보안 문제는 궁극적으로 계속된다. 보안의 근본적 대상은 정보보호이다.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정보를 가져가거나 없애는 것을 막는 것, 정보를 주고받을 때 탈취하는 행위를 막는 것 모두 보안이 하는 일이다.

-보안을 방법 측면에서 봤을 때 해킹을 막는 것인지? 바이러스를 막는 것인지?
보안은 세 가지 축이다. 하나는 누구에게 어느 정도 허가해주느냐이다. 또 다른 하나는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해킹, 바이러스 같은 위협을 막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안전한 서비스이다. 이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안전하게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협의 축에서 말하는 바이러스는 넓게 보면 악성코드이다. 악성코드는 PC나 웹서버를 통해 사용자에게 해를 주는 코드로 자기 복제와 감염 대상 유무에 따라 바이러스, 트로이 목마 등으로 분류한다. 해킹은 네트워크나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망치는 일을 말한다. 과거에는 해킹과 바이러스의 구분이 명확했다. 하지만 최근 그 구분이 허물어지는 이유는 PC가 항상 연결된 상태인 브로드밴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사람은 어렵게 네트워크를 뚫고 갈 필요가 없어졌다. 단지 취약한 PC 몇 개를 찾아 악성코드를 만들어 자기 것으로 하면 된다. 지금 대부분의 사이버 공격은 해커들이 악성코드를 직접 만들어 종합적으로 하는 것이다.



-최근 현대캐피탈은 고객 개인 정보 외에 신용 정보까지 유출됐고, 농협은 전산망 장애로 금융 거래가 마비되었다. 이러한 사고를 봤을 때 국내 금융 회사의 보안 상태는 어떤지?
금융권은 돈이 오고 가며 실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절대적 수준의 보안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나라의 금융회사 모두가 보안이 약하다 할 수는 없다. 보안을 잘하는 곳도 있으며 취약한 곳도 있는데 그 편차가 상당히 큰 상태이다. 금융  회사가 폐쇄적이라 그 곳의 내부 구성과, 어떻게 보안 조치가 되어 있는지 보안 전문 업체도 세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보안이 잘되어 있는 곳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방화벽은 기본적인 것인가?

* 방화벽 : 정보가 컴퓨터에 저장되면 정보보안을 위해 정보통신망에 불법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시스템


방화벽은 외부에서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보안 위협은 일반인이 많이 들어오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들어오기도 하고, 내부 PC를 악성 감염시켜 들어오기도 한다. 또한 간단한 비밀번호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이므로 관리 측면에서도 공격을 막을 수 있다.


-3월에 퍼진 디도스(DDoS) 공격은 무엇인지? 과연 막을 수 없는 것인지?

예전 9․11 테러 때 민간항공기를 납치한 것처럼 요즘 전쟁의 개념은 군대끼리 전면전을 하는 것이 아닌 민간을 동원한다. 디도스도 마찬가지다. 일반 PC를 이용해 특정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 DDoS 공격 : Denial of Service(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여러 대의 일반 PC를 이용, 동시에 다량의 트래픽 접속을 유발해 과부하로 인해 시스템이 정상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하는 해킹 방식.


디도스 공격의 목적은 주로 기업에 언제부터 서비스가 안 될 것이라는 위협을 줌으로써 돈을 받기 위함이다. 그 외에도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동기로 인해 공격하기도 한다.

디도스 공격을 막지 못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제대로 방비를 안 하기 때문에 막지 못하는 것뿐이다. 물론 3․4 디도스 공격은 결코 쉬운 공격이 아니었지만 잘 막은 편이다. 디도스 공격은 대응 장비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응장비뿐 아니라 여러 조치, 훈련, 내부적 프로세스 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해킹은 막을 수 없나?
요즘은 사람뿐만 아니라 해킹 도구로도 공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보고된 것만으로도 약 10만 종이 넘으며 실제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해킹 도구가 있으면 보통 사람도 디도스 공격, 트로이목마 제작을 할 수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지금은 자기가 쓰는 정보기기들이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취약점이 쉽게 드러나게 된다. 또한 개방화로 인해 항상 문제가 발생되므로 이를 새로운 사회적 문화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서로가 조심해서 함께 갖춰야 하는 문제라고 여긴다.

-해커의 공격은 어떤 형태를 띠는지?
해커는 해킹 도구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직접 명령을 받아 해주기도 하며 스스로가 목적을 갖고 특정 타깃을 공격하기도 한다. 요즘 해커는 상당히 국제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한 나라 안에서만 공격을 하면 IT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추적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 나라를 넘어 해외 여러 나라에서 분산해 공격하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 또한 알아내도 잡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 예로 10년 전과 달리 수없이 등장하는 악성코드, 바이러스가 있다.

-국내 기업의 보안 수준은?
우리나라가 IT 강국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럼에도 보안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소프트웨어를 100%의 완성도로 만들면 보안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여러 환경적 변화로 항상 취약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다. 그런 상황임에도 조금 더 보안에 투자를 한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소프트웨어를 오픈한 후에 보안에 신경을 쓴다. 이는 문제투성이를 만들고 난 후에 한 것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보안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아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안전 의식이다.

-개인 입장에서 PC 보안은?
개인 PC 보안을 위해 백신 설치와 업데이트가 있어 쉬울 것 같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백신을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했다 하더라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를 빌려 설명해보면 자동차는 개인 소유지만 길에 나올 때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이처럼 컴퓨터도 개인 소유지만,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정보가 유출될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피해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보안 사고 방지 대책은?
기업과 기관 측면에서 볼 때 보안 문제는 조직의 CEO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기업이 IT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즉, 정보가 사업의 핵심 영역이 되는 현실이다. 무너진 정보 보안이 사업의 큰 리스크로 올 수 있다는, 정보 중요성 인식이 CEO에게 필요하다. CEO가 정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방향을 잡아줘야 전 직원의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시청자에게 보안에 대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PC,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용하면서 ‘내 정보는 내가 관리한다’ 라는 인식을 가지길 바란다. 바이러스 백신을 항상 설치하고, 설치한 후에도 업데이트를 해야 하며, 필요 없는 파일은 가급적 다운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PC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겠지, 나중에 누군가가 해주겠지’ 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PC도 개인의 역할, 기업의 역할, 정부의 역할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Ahn 

* 해당 동영상 보기
http://news.kbs.co.kr/special/digital/vod/newspuri/2011/04/26/2281876.html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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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ck2 2011.05.02 08:4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마치 방송을 직접본것같네요.좋은 내용 보고 갑니다.특히 `내 정보는 내가 관리한다` 이 말 명심해야겠어요

  2. 하나뿐인지구 2011.05.02 10: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랩 대표님께서...
    해외 출장에, 인터뷰에, 강의에...
    많이 바쁘시네요...^^

  3. 수진 2011.05.02 16:0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봤습니다.

  4. 두근윤 2011.05.02 21: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포스팅이네요.ㅋㅋ

  5. 티와이 2011.05.11 00:05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백신프로그램 같은 보안 시스템이 취약한 것 아닌가란 생각만 쉽게했던 것 같은데 개개인의 책임과 의무라는 말씀에 참 동의되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