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아시아, 아시아 리얼리즘전

문화산책/컬처리뷰 2010. 9. 26. 06:00

싱가포르 국립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이 공동 기획하여 양국의 국립미술관을 순회하는 '아시아 리얼리즘'전은 아시아 10개국의 근대 미술 명화 100점을 통해 아시아의 근현대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전시회이다. 9월 21일부터 6일 간의 무료 관람 기간에 (덕수궁 입장료만 내면 되는) 전시회에 다녀왔는데, 무료로 보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림들에서 해당 국가에 가지 않고도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혜택을 누렸다. 전시회는 10월 10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계속되므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꼭 가보기를 권한다.

전시는 크게 5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1. 새로운 재현 형식으로서의 리얼리즘
2. 은유와 태도로서의 향토
3. 노동자를 환호하다
4. 전쟁과 리얼리즘
5. 사회 인식과 비판

인상 깊었던 그림들   

시미즈 토시(일본), 말레이 가교 공병대, 1944년

1942년 말레이 반도를 종단했던 일본군을 막기 위해 폭파된 다리를 군 공병대가 단 2일 만에 성공적으로 보수하여 진격을 도왔다는 일화가 신문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일본 시미즈 토시가 그린 위 작품은 당시의 보도 사진을 근거로 2년 후에 1944년 일본 육군미술협회가 주문해 제작되었다. 흥미롭게도 작가는 일본군에 협력하는 말레이 현지인의 모습을 그림 뒤편에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써 현지인의 자발적 참여를 근거로 하여 일본이 벌인 전쟁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있다.  

오윤(한국), 가족 II, 1982년

오윤의 작품 <가족>은 빠른 속도로 도시화한 1980년대 한국 사회에서 일반화한 한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노부부는 농촌을 지키지만, 성장한 자녀들은 모두 도회지로 나서 자장면 배달, 술집 점원, 공사장 인부와 같이 쉽게 뛰어들 만한 직업을 택한다. 무표정하게 관객을 바라보는 가족 구성원들은 급격한 속도로 현대화한 사회에서 소통 부재의 불균형한 현실을 씁쓸한 기분으로 직면하게 한다. 30년이 다 된 그림이지만 가족끼리 점점 멀어져 가는 세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한 이 그림은 커다란 울림을 준다.
  

추아미아티(싱가포르), 말레이 대서사시, 1955년

추아미아티가 그린 위 작품은 1955년 아직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식민지 정부에 대한 저항을 담은 채 말라야(Malaya-말레이 반도)의 역사를 학습하는 젊은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국민 계몽의 성격이 강하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등학교 교복을 입은 중국인 출신의 젊은 학도들은 야외에서 제대로 된 학습 공간도 없이 말라야 역사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가운데에서 파리가 어깨에 앉은 것도 모른 채 강연에 몰두하는 청년의 웅변적 제스처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관람 정보
위에 소개한 그림들 외에도 5개의 테마에 총 100여 개의 작품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원하는 관람객을 위해 오디오 해설기(3000원)와 작품 도록 또한 준비되어 있다. 도심 속에서 빼어난 작품도 감상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덕수궁 미술관의 '아시아 리얼리즘'전을 놓치지 말자.

 

*전시기간 : 2010.7.27 - 2010.10.1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 화요일 - 목요일 : 오전 9시 - 오후 6시
               금요일 - 일요일 : 오전 9시 - 오후 8시 30분
*교통편 : 지하철 1호선 시청역 1,2번 출구,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
            (미술관은 덕수궁 안에 위치해 있으므로 덕수궁 정문을 통과하면 된다. )
*입장료 : 성인 5000원, 청소년(7-18세) 2500원
            - 인터파크에서 예매도 가능하다.
*문의 : 02-2022-0600 Ahn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대학생기자 이재일 / 연세대 경제학과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했던 한마디.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YOUR TIME LIVING SOMEONE ELSE'S LIFE.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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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시 2010.09.26 22:2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오~~~~감사해용오오옹 ㅎㅎㅎ

치욕의 시대에 화가는 어떤 생각으로 붓을 들었나

문화산책 2010. 6. 6. 06:30

올해는 조선왕조의 역사가 일제 때문에 치욕적으로 끊긴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지난 5월 16일~30일 문화재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서울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에서 열렸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가 빼앗으려는 문화유산을 우리 땅에서 지켜내고자 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사립 미술관이다. 간송은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 문화재를 사 모아 서울 성북동에 북단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문화재를 수집하여 자신의 소장품으로 북단장 안에 한국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을 세웠는데 이것이 후에 간송미술관이 되었다. 

간송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는 대부분 국보급이다. 간송미술관에선 매년 두 번 (5월, 10월) 각 2주씩만 전시를 하는데, 수준과 품격이 높은 전시회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는 '조선망국 백주년 추념 회화전'을 주제로 열렸다. 일본이 조선왕조를 멸망시킨 시점에 화가가 그림에 어떠한 시대적 상황을 담았는지, 또 그 당시 예술적 기법, 미술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림 내용이 우울하고 우중충하기만 할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혼란스러웠던 시대만큼이나 작품 내용도 다양했다. 
 

일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고고한 정신과 절개를 담은 그림도 있었지만 반면에 힘든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인지 유유자적하는 모습의 그림도 종종 보였다. 약간 일본 느낌이 나는 그림도 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화가마다 전통 기법을 따르고자 하는 부류, 중국이나 일본 화풍 기법을 따랐던 부류 등 다양하게 나뉘었다.
나는 나비 그림에 정신을 빼앗겼는데, A4 용지 반 정도 크기에 나비의 날개 모양과 무늬를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친일파 화가의 작품을 전시한 점도 특이했다.

미술 전시회, 특히 해외 화가 전시회의 경우 유명 작품보다 습작이 더 많이 전시되어 실망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간송미술관 전시회는 무료인데다 알찬 작품들로만 구성되기 때문에 한번 짬을 내 우리나라 근대 한국화를 보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Ahn
 

대학생기자 양희은 / 성신여자대학교 컴퓨터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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