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의 시대에 화가는 어떤 생각으로 붓을 들었나

문화산책 2010. 6. 6. 06:30

올해는 조선왕조의 역사가 일제 때문에 치욕적으로 끊긴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지난 5월 16일~30일 문화재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서울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에서 열렸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가 빼앗으려는 문화유산을 우리 땅에서 지켜내고자 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사립 미술관이다. 간송은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 문화재를 사 모아 서울 성북동에 북단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문화재를 수집하여 자신의 소장품으로 북단장 안에 한국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을 세웠는데 이것이 후에 간송미술관이 되었다. 

간송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는 대부분 국보급이다. 간송미술관에선 매년 두 번 (5월, 10월) 각 2주씩만 전시를 하는데, 수준과 품격이 높은 전시회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는 '조선망국 백주년 추념 회화전'을 주제로 열렸다. 일본이 조선왕조를 멸망시킨 시점에 화가가 그림에 어떠한 시대적 상황을 담았는지, 또 그 당시 예술적 기법, 미술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림 내용이 우울하고 우중충하기만 할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혼란스러웠던 시대만큼이나 작품 내용도 다양했다. 
 

일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고고한 정신과 절개를 담은 그림도 있었지만 반면에 힘든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인지 유유자적하는 모습의 그림도 종종 보였다. 약간 일본 느낌이 나는 그림도 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화가마다 전통 기법을 따르고자 하는 부류, 중국이나 일본 화풍 기법을 따랐던 부류 등 다양하게 나뉘었다.
나는 나비 그림에 정신을 빼앗겼는데, A4 용지 반 정도 크기에 나비의 날개 모양과 무늬를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친일파 화가의 작품을 전시한 점도 특이했다.

미술 전시회, 특히 해외 화가 전시회의 경우 유명 작품보다 습작이 더 많이 전시되어 실망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간송미술관 전시회는 무료인데다 알찬 작품들로만 구성되기 때문에 한번 짬을 내 우리나라 근대 한국화를 보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Ahn
 

대학생기자 양희은 / 성신여자대학교 컴퓨터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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