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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구글 페북 있는 실리콘밸리, 지도엔 없다?

미국의 캘리포니아(California) ,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만에 위치한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를 다녀왔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에서 실리콘밸리라는 지명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실리콘밸리는 지명이 아닌 산타클라라(Santa clara) 일대에 위치한 첨단 기술 연구 단지다.

IT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의 명칭은 반도체의 재료인 실리콘과 산타클라라 계곡을 의미하는 밸리(Valley)를 묶어 탄생하였다초창기, 소규모의 반도체 기업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작은 단지를 이룬 것을,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특화하여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 도시, 오늘날실리콘밸리를 만들었다.

연중 내내 기온 차가 거의 없는 캘리포니아 주의 특성상 실리콘밸리 역시 따뜻하고 선선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기후에 민감한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기에 적합하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불과 30분 거리엔 스탠포드 대학, 1시간 거리엔 UC 버클리 대학 등 명문 대학이 자리를 잡고 있어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는 반도체뿐 아니라 세계 IT 기술의 중심이자, 벤처인이 꿈을 꾸고, 꿈을 키우며, 꿈을 이루는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에 안주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기보단 비록 당장은 불안하더라도 꿈을 좇아가는 도시이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엔 세계를 주도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소프트웨어의 현재와 미래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가 알 만한 GoogleIntel을 시작으로 Facebook, Yahoo, HP 등 세계적 기업이 한 블록 건너 한 블록에 위치해 있다. 

  #1. 푸른 잔디밭 속의 창의성, 구글 캠퍼스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의 기업, Google을 방문했다빽빽한 건물숲에 갇혀서는 절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력과 독창성이 나올 수 없다고 여기는 구글은 사내와 주변 환경을 대학 캠퍼스처럼 조성하여 구글 캠퍼스라 불리기도 한다.

온통 눈부시게 밝은 녹색으로 푸르른 모습에 마치 도심 속의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회사 내부는 방문객으로 사전에 등록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지만 최근에는 불가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하여, 간략하게 로비와 주변 환경만을 취재하였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구글 내부엔 수영장, 미용실, 당구장, 놀이방 등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며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비록 사내엔 들어가지 못하였지만, 캠퍼스만 한 바퀴 걸어도 구글만의 자유로움과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구글 직원을 위해 알록달록한 구글 자전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 자전거는 구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다가 자전거 Parking lot에 세워두면 된다. 사진속 빽빽히 늘어선 자전거들이 있는 곳이 바로 자전거 주차장으로 건물마다 한 켠에 마련되어 있다.

 

방문객은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 채 구글 자전거를 타고 구글 캠퍼스를 누비는데 경비원이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This is for Google’s worker' 재빨리 구글 자전거를 원래 있던 곳에 반납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글 본사 내부로는 출입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렸던 로비만 살짝 들여다 보았다. 작은 공간에서도 사람들은 자유롭게 웃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구글 캠퍼스 방문 중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업무를 할 때도 틀에 갇혀 있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잔디밭에 엎드려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사람부터, 햇살이 내리쬐는 카페에 앉아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공간에 앉아 업무를 보는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웃음소리가 밝은 햇살처럼 울려퍼지는 캠퍼스 한켠에선 바베큐를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2. 인텔과 페이스북, 벤처 기업들의 본거지

구글 캠퍼스에서 마치 구글 직원처럼 이곳저곳을 한참동안 누비고 나서야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인텔과 페이스북, 벤처 기업들의 본거지를 찾을 즈음엔 이미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었다. 허겁지겁 인텔 박물관을 찾았을 땐,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페이스북을 찾았다. 

그러나 어렵사리 찾아간 페이스북 본사의 자리는 휑했다. 페이스북의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중, 한 동네 주민으로부터 페이스북이 최근 이사를 했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수소문 끝에 페이스북의 새로운 보금자리에 다다를 수 있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간판이 제일 먼저 우리를 반겼다. 그러나 이곳 역시 한산했다. 금요일 늦은 오후였기 때문인지, 직원들은 모두 퇴근을 한 모양이었다. 페이스북과 인텔 모두 건물 외관만 살피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좋아요' 사진 밑에 있는 주소가 페이스북의 새주소다. 원래 스탠포드 대학 근처에 있었지만 최근 이사를 하였다고 한다. 구글 캠퍼스에 비해선 작은 규모였지만 친환경적인 녹색으로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 외에 소규모 기업 및 벤처기업들이 모여있었던 Freedom Circle과 보안 업체인 McAfee도 볼 수 있었다.

Santa Clara Tower 근처에 위치한 YAHOO!

구글 캠퍼스 및 실리콘밸리를 둘러보고 나니, IT 강국이라 굳게 믿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리콘밸리는 어디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선릉역의 테헤란로 테크노밸리, 가산 디지털단지 등을 중심으로 IT 기술 단지가 형성되어 있지만, 비싼 입지 조건 등의 벽에 막혀 최근 판교 테크노밸리로 그 흐름이 이동되고 있다. 하여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는 아마도 안랩이 자리하고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어마어마하지는 않지만, 소규모의 벤처기업 및 중기업이 옹기종기 위치해 대한민국, 나아가 전세계의 IT의 발전을 위해 하루하루 힘쓰고 있는 판교, 그곳에선 오늘도 안랩을 비롯한 여러 벤처, IT 기업들이 내일의 과학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Ahn



 

대학생기자 송주연 /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그래도 웃고 어쨌든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