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성 석림, 자연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문화산책/여행 2011. 4. 2. 06:00

봄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인 중국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은 인천 쿤밍 간 직항 비행기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각광받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단지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세계 각국 배낭여행자에게도 인기인 쿤밍은 이족, 후이족, 나시족, 하니족 등 12개 소수민족이 어울려 사는 복합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이다. 하지만 또 하나,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과 다리가 인기 있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자연이 만들어 놓은 세기의 걸작이 있기 때문이다.

석림에서 자연의 심포니를 듣다

쿤밍에서 약 90km 떨어져 있는 석림은 천하제일의 기괴한 경관이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2 7천만 년 전 바닷속이었던 석림은 지각 변동을 걸쳐 현재는 해발 1750m의 고도를 자랑하고 있다(한라산 해발 1950m). 기상천외한 모양의 3~30m 높이의 다양한 돌들이 5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것을 둘러보면 비현실적인 풍경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위에서 바라보는 석림은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느낌이다
. 음의 세기(강약)가 마치 돌들의 높이로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어서 그 위에 서 있는 나 자신이 마치 이 석림의 지휘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하지만 경치에 빠져들어 무작정 돌아 다니면, 사방에 아무도 없는 석림의 돌감옥에 갇힐 수도 있으니 관광지라고 결코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중국의 스위스 다리에서 여유를 즐기다


쿤밍에서 약 4시간 떨어져 있는 다리는 하얀 옷을 입고 사는 바이족의 도시이다. 하지만 백의민족이라 불리는 우리 민족과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의 화려한 치장은 우리 것과는 또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옛 대리국의 주인이었던 바이족의 삶의 터전에서 그들의 문화와 그들이 지켜왔던 아름다운 자연을 느껴보자.

사람의 귀처럼 생겼다고 하여 귀처럼 생긴 바다와 같은 호수라고 불리는 얼하이호는 총 249km2 면적을 자랑하는, 운남성에서 둘째로 큰 호수이다. 얼하이호를 둘러보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약간 비싼 페리를 타고 호수 건너편에 있는 남조풍경도로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낚시 배를 타고 호수를 2시간 가량 둘러보는 것이다.

가 선택한 것은 낚시배. 사실 관광객이 낚시 배를 타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의 여행 일정이 너무 빡빡했다면, 뱃사공이 노를 저어 주는 낚시배에 앉아 잠시 여유를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혹은 자신이 계획했던 무언가가 잘 되지 않아 여행을 떠났다면, 끝 없이 넓은 호수와 푸른 하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나는 브레이크 없이 달리기만 하는 기차보다는 쉼표에서 잠시 쉬어주는 음악이 우리의 삶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고 믿는다.


소수라는 이유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문화

다수결,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 다수결이라는 체제에 익숙해져 왔다. 소풍은 어디로 갈지, 반장은 누가할지 등. 하지만 언제부터일까? 다수가 항상 옳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소수보다는 다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하지만, 여기 바이족의 도시 다리에서만은 그들, 소수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자. 

삼도차(三道茶)는 예전부터 내려오던 바이족의 대표적인 차 중 하나이다. 다리 고성의 많은 찻집에서 맛볼 수 있지만 많은 관광객이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인 차와 달리 세 개의 잔에 따로따로 담겨져 나오는 삼도차는 그 맛이 모두 다른 것이 특징이다.

첫 잔은 무척 쓴 맛으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의미이다. 많은 여행객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일부러 고생을 하러 떠나는 것이 바로 이 첫 잔의 의미가 아닐까?

 
둘째 잔은 분유와 설탕을 넣어서 무척 달다
. 우리에게 익숙한 사자성어 고진감래(
苦盡甘來)가 바로 이 둘째 잔의 의미이다. 아직 고생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인생에서의 둘째 잔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하지만 내게도 둘째 잔은 달디 달았으니, 달디 단 인생의 제 2막이 궁금할 뿐이다.


셋째 잔은 일명 회미차
(回味茶)인,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생의 황혼에서 지난날을 회상한다는 의미이다
. 아직 첫째 잔에 머물러 있는 내가 선뜻 다가갈 수 없는 대추와 생강의 무척 깊고 그윽한 맛이다.


비록 이 글이 바이족의 삼도차를 대신하지는 못하지만
, 독자에게 한 번쯤 자신이 현재 인생의 어느 잔을 마시고 있는지, 혹은 다음 잔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면이 여행은 그것만으로 의미 있지 않을까?
  


민족과 국경을 넘어
, 타인이 자신의 문화에 가져주는 관심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도 찻집에서 삼도차를 주문할 때, 바이족 현지인이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삼도차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하던 그 순간을 잊지 못 한다. 예전 우리가 우리 문화를 빼앗길 뻔했던 그 순간,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져주는 한 외국인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외국인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다수의 논리에 의해 점점 힘을 잃고 문화마저 잃어가는 그들 역시 똑같은 심정이 아닐까항상 약자의 편에서 스스로를 희생하며 살아가기는 어렵지만,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그들의 입장을 여행에서나마 한번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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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4.02 08:3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정말 자연의 신비란.^^

  2. 하나뿐인지구 2011.04.02 11:4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배낭 여행이나 자유 여행하셨나요?...(종종 뉴스에 나오는 소식들 안타까운)
    저는 패키지 여행이...안전하고, 좋은데...
    (물론, 가족끼리 외엔...따로 여행 가본 적도 없지칸...)
    ...
    ps>하지만, 너무 싼건...묻지마 관광,보신/강매 관광,미끼 관광이 많으니...그것도 조심하셔야...

광활한 중국 대륙의 끝,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가다

문화산책/여행 2011. 3. 27. 08:14
'중국' 어디까지 가봤니?
우리나라 유명 항공사의 광고 카피를 약간 패러디해보았다. 흔히 대륙이라고 부르는 '중국'. 정말로 독자들은 '중국' 어디까지 가보았나? 중국이 얼마나 넓은지를 글로만 보고, 말로만 들었다면 중국이 얼마나 넓은지를 모르는 것이다.

중국에는 이런 말이 있다.
"북경에 가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지 알게 되고, 상해에 가면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 알게 되고, 신장 위구르에 가면 중국이 얼마나 넓은지를 알게 된다." 
 
흔히 우리가 중국인이라고 부르고 생각하는 그들이 사는 곳만이 중국이 아니다. 서양인도 아닌, 그렇다고 동양인도 아닌 터키 계열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역시 중국이다. 몇 년 전 이들이 독립 운동을 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이슬람교를 믿으며, 매일 5번 알라 신에게 기도를 드리며, 양고기와 낭이라는 빵을 즐겨먹는 민족이다. 



지구상에서 바다에서 가장 먼 도시 우루무치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대표하는 대도시는 바로 우루무치이다. 우루무치는 특이한 점이 있다. 한 도시 안에 두 개의 국가가 있다고나 할까? 시내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밖에서 유입된 한족이 이미 터전을 잡아서 위구르족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위구르족 밀집 지역에 가면 한족을 전혀 볼 수 없다. 한족은 위구르 밀집 구역에 안전 문제 때문에 잘 가지 않는다. 

이보다 더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점은, 우루무치라는 도시가 지구상에서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도시라는 타이틀. (우루무치는 아래 지도에서 왼쪽 초록 지역의 북쪽 부분에 있다.) 하지만 더 신기한 점은, 해가 지고 먹자골목에 가면 생선 튀김을 판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식인 양고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세계에서 바다가 가장 먼 도시에서 생선을 본다는 것은 약간 의외의 상황이다. (참고로 이들은 양'고기'만을 먹는 게 아니라, 양을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다 먹는다.) '도대체 저 생선은 어디서 온 것일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답은 모르지만 주변 호수에서 잡히는 민물고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중국의 마지막 도시, 카슈가르에는 중국인이 없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중에서도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슈가르는 그 넓은 대륙 중국의 마지막 도시이다. (지도 왼쪽 가장 끝에 표시된 곳이 카슈가르이고, 그 주변 초록색 지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이다.) 중국의 중심에서 멀리 벗어난 이 곳에 과연 중국인이 있을까? 카슈가르에서는 13억이나 되는 중국인을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이다. 게다가 몇 년 전 유혈 사태로 인해 더욱 더 중국인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신장 위구르의 주인 위구르족과 카자크족은 어떻게 생활을 할까?
그들은 인도, 파키스탄의 영향을 받아 주로 화덕에 요리를 한다. 화덕에서 낭이라는 밀가루빵을 굽고, 양꼬치도 익힌다. 그래서일까? 카슈가르는 도시 전체에 양고기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양고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에게는 자치구 전체가 식도락의 파라다이스였지만, 양고기를 먹지 못 하는 여행자에게는 아마 고난의 시간일 것이다. 
 
한 가지 이 지역 여행객에게 팁을 알려주자면, 꼭 중국인이 아님을 먼저 밝히도록 하자. 이 곳에서만큼은 중국인으로 오해 받아서 신변에 좋을 게 없다.

카슈가르는 위구르족과 카자크족들의 전통 생활 방식을 아직까지도 많이, 아니 그대로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이들의 소득 수준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낮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식당에서 양꼬치와 낭을 먹을 때 1원 짜리 낭 하나와 물로 한 끼를 때우는 현지인도 많았으니, 상상이 가는가?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 동네를 몇 바퀴 헤매다가 발견한 대장간. 과연 나와 같은 세대가 대장간을 본 적이나 있을까? 그들이 쓰는 모든 철, 동, 구리 제품은 대장장이들이 망치로 하나하나 두드려서 만든 것이었다.


 New City가 되어가는 Old City

56개의 민족이 사는 중국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문화를 획일화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 예가 바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사는 위구르족과 카자크족의 문화 말살 정책이다.
 
예부터 진흙으로 지은 집에 살아온 그들. 그런 진흙집은 대부분 아무리 못 돼도 400살 정도는 거뜬히 넘긴, 그 자체가 문화유산이다. 그런 집이 모인 이 동네를 관광객은 Old City라고 부른다.

 
하지만 앞으로는 진짜 Old City는 보기가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400년을 거뜬히 버텨온 진흙집들을 앞으로 지진이 일어나면 위험하다는 명목 아래 모두 벽돌집으로 바꾸라는 정부의 강제 정책 때문이다.

과연 중국 정부가 그동안 신경도 쓰지 않았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까지 지진을 걱정하여 국민의 안전을 위해 내린 정책일까? 그렇지 않다면, 문화의 기본 모태인 집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파괴하고 현대화시킴으로써 고유 문화를 말살해 중국에 완전히 편입하려는 고도의 머리싸움일까?

분명한 것은, 그런 불합리한 정책 속에서도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생활 터전을 지키고 있고, 변화된(새로 지은 벽돌) 집에서도 고유의 생활양식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앞으로도 한족(중국 최대 민족으로 우리가 흔히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민족)이 아니라 위구르족으로 혹은 카자크족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나갈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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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별 2011.03.30 11:3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중국은 넓긴 넓어서...어디 이동하는데만도...버스 타고 장작 여러 시간을 가더라구요...
    ...
    우리나라가...제일 좋은 것 같다는...^^...
    (부산까지도 금방 도착하니...)

  2. 2014.05.16 22:3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시준이 잘지니 ㅋ 위구르족아 궁금하여 글을 읽다가 너의 글을 보니 신기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