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팍팍할수록 결국 인문이 밥 먹여준다

문화산책/서평 2013.01.08 07:00

살기 어려울수록 사람은 본능에 따라 살게 된다. 당장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추구하고,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을 유용하다고 여기며, 간접적 혹은 우회적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들에 회의하게 되는 것이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의 파산으로 유럽에도 닥친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아낌없이" 투자되어왔던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의 음악부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한 편곡자의 수입이 그 전 해 대비 무려 10분의 1로 떨어지는가 하면 방송 확정 상태에서 아예 제작 자체가 취소된 프로그램도 있었고, 지금까지 쌓아온 레퍼토리로 대부분의 방송을 대체해야 했다.

이러한 현상은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 분야에도 자주 나타난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철학이나 미학, 문학 등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거나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당장 내일 먹을 것이 없고 집이 없는데도 인간의 존재를 고민한다든가, 가족을 부양하기도 벅찬데 예술에 대한 연구와 비판 그리고 미학적 고찰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어디가서 몸을 써서라도 돈을 벌어오지!" 라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극단적인 비유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상당히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는 그야말로 순수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런 전반적인 인식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어려운 세대일수록 인문이 필요하다"고 성토하는 책이 있다. "살아가면서 인문이 왜 필요한데?" 혹은 "인문이 밥 먹여주냐?" 라고 누군가가 물어오면 분명 그 일차원적인 사고의 맹점을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어떻게 시작할지 몰랐던 이에게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책, 제목에서부터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박민영 씨의 "인문 내공"이다. 

 


<출처: 다음 책>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인문이다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의 짧은 한 문장은 강력한 메시지이다. 주체적인 자아이기를 포기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꼬집은 그의 한 마디는 인간 고유의 능력인 "사유"의 위기를 말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동물과 인간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사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사유하기를 멈춘다면 그 때는 어떻게 될까? 사유로 정의되어왔던 인간이 사유를 귀찮아하거나 사유하는 능력을 상실한 시대, 바로 인문 고갈의 시대가 아닐까 한다.

전문지식을 배우며 기술을 익혀 경쟁력을 기르기도 바쁜 현대인에게 갑자기 인문 능력을 계발하라는 것은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아직 배가 덜 고프고 절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치스러운 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인문 내공"은 바로 이 부분에서 시작한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사회비평가인 얼 쇼리스로부터 시작된 노숙자 인문학 과정이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 규모와 횟수가 많이 아쉬운 실정이지만 꾸준히 뜻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일이다. 저자는 당장 경제적 지원이 급한 노숙자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에 경희대 철학과 우기동 교수를 인용한다.

"인문학은 삶의 조건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인간의 품격과 관련된 것이에요. 한 사람이 가난하다고 해서 인문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를 '비인간'으로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p.18)

우기동 교수의 답변은 인문학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차별부터가 큰 문제임을 지적한다. 인문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문으로써 얻어질 수 있는 삶의 가치를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노숙자처럼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인문 결핍 현상을 겪는 모두에게 닥친 위험이다. 스스로가 내면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을 개발해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 혹은 타인의 필요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꼭두각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문적 사유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활의 압력, 자기 집단의 논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굴복하게 된다." (p.24-25)

우리 사회는 지식인을 갈망한다

"묻지마" 범죄는 물론 가족 혹은 친구 간의 살인, 강간 등 신문에 대서특필될 만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분노"에 가득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소한 시비가 살인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면,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 안에서도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는 분명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한 사회학자는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대한민국이 분노에 가득차 하나의 시한폭탄처럼 위험해진 것은, 공공연히 발생하는 부정하고 불공평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결과다."

정치인, 기업인의 비리와 수많은 사기 사건. 연예인이 누리는 특혜나 불공평한 처사 등은 사람을 분노케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만들고, 이 부정적인 감정들은 결국 극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의가 처벌받지 않고 옳고 그름의 기준이 아닌 권력의 유무 기준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세대는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체제에 순응하여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체념하는가, 극한 상황으로 몰고가 분노를 마음껏 발산하는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페이스북 타임라인만 조금 훑어보아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현 정권을 비판하고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부조리에 분노하는지 알 수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사회운동가 혹은 젊은 혁명가 같은 발언을 쏟아내지만 정작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적인 방법을 찾지 못 하고 불특정다수에게 호소하는 외로운 메아리가 울릴 뿐이다.

저자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오직 "국민이 똑똑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이 현대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접수될 만한 사회적 변화가 있고, 엘리트들이 새로운 지적 대안들을 제출한다 하더라도, 대중이 그를 판단하고 지지해주지 않으면 건설적인 미래는 있을 수 없다. 그 대안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 그것은 대중의 인문적 사유 능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판단이 역사의 길을 결정한다." (p.314)

누군가가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쾌하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 문제와 해답을 모두 이해하는 사람들뿐이다. 즉, 지금의 상황이 한심하고 대책없다고 비판하고 싸울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인문적 사유 능력을 기르고 스스로가 자신을 더욱 개발하여 국민이 현명해져야 비로소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제안은 다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가 제시하는 길이 조금 돌아가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깊은 통찰력과 사유 능력을 가진 지식인을 갈망하고 있다.

"집단은 그냥 존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집단의 논리'를 개발한다. 집단의 논리는 집단에게 이익이 되는 논리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집단 전체에게 골고루 이익을 주지 않는다. 집단 논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대개 지도층이다. 그들의 이익이 집단 전체의 이익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집단은 논리는 보다 고차원적인 도덕적 규범으로 포장된다. 예를 들어, 국가의 이익은 애국의 이름으로, 종교 집단의 이익은 순교의 이름으로, 사회의 이익은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p.104)

"의식적인 존재인 인간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합리성을 부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어떤 사회 환경에 적응하면 그 환경을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사회나 집단에 ‘적응’한다는 것은, 그 질서, 논리, 체제, 문화 등을 내면화한다는 것을 말한다. 환경이 불합리하더라도 그것을 내면화하는 데 성공하면 비판적 의식이 줄어든다." (p.132)

진심으로 불의한 사회를 걱정하고 그것이 나아지길 바란다면,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단순한 현상이나 표면적 이슈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인문 내공을 기르는 것이다.

인문적 사고로 경쟁력을 길러라

한 권의 책을 읽었는데 마치 몇십 권의 책을 읽은 것 같은 감동과 깊이를 체험하는 책들이 있다. 이런 책을 만나는 것은 독자로서 큰 기쁨이자 도전이기도 하다. "인문 내공"은 제목 그대로 오랜 세월 수많은 경험과 독서, 그리고 사유를 통한 저자의 "내공"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총 세 부로 나뉘어져 평균 5~6쪽 정도 분량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쉽게 소개하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인문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시대적 이슈부터 역사적 이슈까지, 독서의 방법에서부터 학문의 연구까지 넓은 분야를 섭렵하고 있음에도 글 하나 하나가 간결하고 불필요한 말 없이 핵심을 찌르고 있어 읽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수많은 테마를 통해 우리에게 여러 번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래도 스스로 사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겠습니까?" 우리는 지구에 사는 60억 인구 가운데 한 사람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또 사회를 바꾸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구성원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무언가를 개선하고 바꾸길 원한다면 먼저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체적 틀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통찰할 수 있을 때 정치인은 함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리를 저지르지 못 할 것이다. 기업이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국민을 우롱하거나 이용하지 못 할 것이다. 공허한 불평과 대상 없는 비판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 한다. 진정으로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나아지고자 하는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

"의식의 양도는 정치적 권리의 양도보다 위험하다. 주체 의식의 위기에 처한 현대인들은 '세계 또는 인류가 왜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하는 적극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으며, 유능한 대중 조작 전문가가 조종하는 기술 체제 속에서 장기판의 졸처럼 움직이고 있다. 지배적인 규칙과 체제에 무조건 순응하는 '창조적 자의식의 상실'. 그것은 미래의 재앙을 무한 확대할 수 있는 위험한 조짐이다." (p.314) Ahn

 

 대학생기자 허건 / 고려대 행정학, 경영학

 

"사람을 좋아하고, 도전을 즐기는 감동적인 삶을 사는 청년"

댓글을 달아 주세요

기술 중심 경영에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

문화산책/에세이 2012.12.27 09:50

"기업은 직원들에게 기계 조작법이나 마케팅 계획 수립 방법은 손쉽게 가르칠 수 있지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골치 아픈 일이다."

루 거스너 전 IBM 회장의 말이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글로벌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단편적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이 높고, 종합적인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효율과 생산성에 매달려온 기업이 인문학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인간에 대한 이해, 폭넓은 지적 시야

인문학은 특히 조직의 리더와 경영자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간을 이해하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이며, 자기 전공 분야를 초월한 폭넓은 지적 시야를 갖추어야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가치와 지식을 통해 성공을 이뤄낸 기업인의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CEO가 존경하는 CEO'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KYOCERA) 명예회장은 1995년 27세의 나이에 교토세라믹을 창업했다. '일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왜 일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직원의 정신적,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고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사명(社命)을 정하고 기업을 경영해왔다. 이 사명에는 불교의 자비와 유교의 경천애인(敬天愛人) 정신이 담겨있다. 종교와 철학 사상을 경영에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칼리 피오리나 전 HP회장은 대학에서 역사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경제학이 아니라 중세 철학에서 비즈니스에 대한 분석력을 키웠다. 유럽의 르네상스에서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것은 유명하다.  

유비쿼터스, 지식 통합의 시대

인문학은 창의적 발상을 이끌어내는 상상력과 통섭(通涉)의 자양분이다. 문학은 언어와 인간유형의 보고이며, 역사는 체험의 보고이고. 철학은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정신의 보고이다. 경영은 철학, 문학, 종교, 역사와의 통섭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끄는 경영이념, 리더십, 인재경영, 마케팅전략, 고객관리, 사회적 책임의 방향을 제시한다. 인문학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서로 연결해 새롭고 더 가치있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상력의 원천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져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제품이나 브랜드에 꿈과 이야기를 담아 고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스타벅스, 나이키, 디즈니랜드가 대표적인 예다.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는 품질이나 디자인 못지 않은 매력적인 상품의 속성이 되었다.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꿈을 사고 파는 세상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역사적 사건을 예로 들면서 연설을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사람과 비즈니스 할 때 중국 고사성어나 역사의 한 소절로 대화를 시작하면 일이 한결 쉽게 풀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는 경영현장의 목소리와 이론을 잘 접목시킨 것으로 평가받지만 그의 글이 사랑받는 이유는 문학, 철학, 역사,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 영역을 넘나드는 혜안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경영을 위한 인문학? 인간을 위한 경영!

"우리는 기술 회사인가? (Is this a technology company?)"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 본사에 걸린 문구다. 전직원이 항상 볼 수 있도록 눈에 제일 잘 띄는 곳에 걸어두었다.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고민이 담긴 이 물음은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상상의 세계' 바로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기업의 정체성이다. 페이스북의 놀라운 성공 비결은 결코 기술력이 아니었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구글이나 야후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다. 페이스북의 성공은 바로 인간과 그들이 맺는 관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26살에 페이스북을 설립한 마크 저커버그는 "사람들이 가장 흥미를 갖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해왔고, 기업은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속도전 속에서 한 가지 놓친 것이 있다면 기술과 경영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발전해왔다는 사실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이 '경영을 위한 인문학'에 머물지 않고 '인간을 위한 경영'으로 돌아갈 때, 경영은 인문학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허건 / 고려대 행정학, 경영학

"사람을 좋아하고, 도전을 즐기는 감동적인 삶을 사는 청년"

 


댓글을 달아 주세요

금융 황제 조지 소로스가 남다른 이유

문화산책/서평 2012.05.07 07:00

 

 

“이제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학교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배우고도 두뇌와 삶에 어떤 변화도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야 한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의 말이다. 초등학교 교사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한 그는 이 책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인문고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꾸준히 인문고전 독서를 해나가고 있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인문고전 독서는 바로사랑이다. 저자는 천재의 마음인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문고전을 읽을 때 두뇌가 혁명적으로 바뀌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세종, 조지 소로스, 카를 비테, 장한나 등을 예로 든다.

 

내가 특히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은 20세기 최고의 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의 이야기이다. 조지 소로스는 어린 시절 빈민가를 전전하며 접시닦이, 웨이터, 페인트공, 공장 노동자 등으로 일했다. 일을 잘하지 못 해 일하던 곳에서 쫓겨나기 일쑤였고 하는 일마다 실패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그가 거듭된 실패를 겪는 중에도 온 힘을 다해 철학고전을 읽었다는 것이다. 조지 소로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에라스뮈스, 마키아벨리, 홉스 같은 천재 철학자의 저작을 온 마음으로 공부했다. 9년 간의 런던 생활 이후에도 철학 공부에 대한 조지 소로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근무 시간에도 틈만 나면 철학서적을 읽었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철학과 대학원생의 개인 지도를 받았다.

 

1992 10, 결국 그는 세계 금융계의 황제가 되어 영국으로 돌아왔다. 조지 소로스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급한 것 보다는 자신에게 진정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온 마음으로 철학고전을 읽었다.

 

그리고 인문고전을 읽은 천재들의 공통점은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sight)에 주목한다. 그러나 천재들은 보이지 않는 것(insight)에 주목한다. 통찰력을 의미하는 “insight” “sight” “in”이라는 접두어가 붙어 있다. 정리하면 통찰력이란 보이는 것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예를 들어 이것을 설명한다. 소크라테스의 사고방식은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군중의 사고와는 반대된다. 왜냐하면 진리는 보이지 않는 것인데 군중은 보이는 것만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돈은 이상하게도 군중이 가지 않는 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고 말이다.

 

천재들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전을 읽었다. 단순히 자기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이 보지 못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을 보는 통찰력(insight)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의 평범함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문고전 독서에 정진했을 때, 평범해 보이는 그들도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사랑의 정신으로 인문고전을 반복하여 독서하고, 맹수처럼 덤벼들고, 끊임없이 사색할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지혜를 깨워야 한다고 말한다. 지혜는 인간의 내면에 있다. 인문고전은 내면의 지혜를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내면의 지혜를 가리키는 인문고전이라는 손가락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지혜를 끌어낼 수 있다. 평범한 사람도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치밀하게 논증해 나가는 것이 이 책이 가진 묘한 매력이자 아름다움이다. Ahn

 

대학생기자 장윤석 / 청주교대 초등교육(음악심화)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늘빛의 포근함을 수면에 간직한
맑고 차가운 호수처럼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Gorgeous!! 2012.05.09 09:2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윤석이 형 글 잘읽었어요! 인문고전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글이네요 ㅠㅠ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어요!

지금은 IT에 인문학적 감성 터치 필요한 시대

분류없음 2011.09.23 07:00

"세계 각국의 문화에 정통한 인류학자를 초빙하여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낭만에 젖어 죽어가는 인문학 부활에 사명감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 얼마 전 인텔은 '상호작용 경험연구소'라는 조직을 설립하고 세계 각지 사람들의 전자기기 사용 방법 및 습관을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분석된 자료들은 엔지니어에게 전달되어 새로운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세계 굴지의 철강 업체 포스코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도를 한다. 이 회사는 문과와 이과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인문학도 2, 3학년 학생들을 인턴으로 채용하여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크로스 오버 채용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일이 필수라 판단하고 한 달에 두 번 철학과 역사, 미술 등 다방면에 걸친 인문학 강좌를 연다. 이처럼 학문적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시도가 최근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이루어어지고 있다.

감성 마케팅을 펼친 팬택앤큐리텔

이는 불과 십수 년 전만 하더라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요컨대, 과거의 각 산업은 저마다 원하는 고유의 지식 및 기술적 범위가 명확했기에 사람들은 굳이 그 외의 기술을 익힐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다. 그러나 근대 이후 고도로 통합된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문제들은 더 이상 단편적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분야의 학문을 아우르는 통합적 지식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융합 문화 도입에 누구보다 앞장서 온 애플은 인문학을 통해 얻어진 그들만의 독특한 가치를 제품에 훌륭히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늘날 IT 산업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이처럼 융합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등에 업고 최근 각 산업에 몰아닥치는 변화의 물결을 보면 단순한 트렌드의 변화를 넘어 가히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매년 1 2일 과정의 '안랩 스쿨'을 개최하는 안철수연구소는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추어 올해 키워드를 '융합'으로 정했다. 초청된 명사는 '오리진이 되라'의 저자인 세라셈 강신장 부회장, MBC 드라마 '조선왕조500년'을 집필한 신봉승 극작가, SNS 상에서 하이컨셉하이터치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정지훈 관동의대 IT융합연구소장. 이 가운데 'IT의 미래와 융합'이란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친 정지훈 소장의 강의를 소개한다. 

다가오는 개념 시대는 소통, 공감이 핵심

역사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 뒤에는 항상 그 변화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존재한다
.
가령,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에너지 전환 기술이 있었다.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 기술의 혁신적 발전으로 인해 잉여 노동의 확보가 가능하게 되었고, 여기서 발생한 노동력은 공장에 투입되어 산업사회의 탄생을 촉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편,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넘어가는 단계의 원동력으로는 정보의 전환 기술을 들 수 있다. PC와 같은 정보처리 기기를 통해 물리적 정보 및 지식들은 디지털 형태로 표현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디지털화한 정보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하여 확산되었고, 이 덕분에 인류는 비약적 기술 진보를 이루었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 두 가지를 꼽자면 워드와 스프레드시트를 들 수 있다. 워드는 문서를 작성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이고, 스프레드시트는 회계 처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이 시기까지만 해도 기술의 중심에는 사람이 아닌 문서가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급변하는 패러다임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축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하여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그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다가오는 시대를 개념 시대(Conceptual Age)라 규정하고,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을 하이컨셉(High Concept)과 하이터치(High Touch)라고 설명했다.

High Concept - 자신의 생각을 감성과 엮어낼 줄 아는 creator 능력
High Touch -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감을 이끌어낼 줄 아는 empathizer 능력 

그의 선언에서 볼 수 있듯이, 다가오는 시대의 핵심 화두는 인간 가치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 기술적인 면을 보았을 때,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술은 분명히 과거 PC와는 그 철학적 궤가 다르다. 웹 서버,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문서 처리를 위해 탄생한 기술이라면 모바일 기기의 핵심가치는 사람과 사람 간 소통, 그리고 행복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고도화한 기술 수준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기업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융합형 인재를 위한 조건


15
세기 경, 유럽의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자 콘스탄티노플을 비롯한 인근 지역의 사람들이 대거 서쪽으로 이주했다. 이 때, 플로랑스 지방의 명망 높던 가문인 메디치(Medici) 가에서도 많은 사람을 수용했는데, 여기에는 음악, 철학, 미술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틈틈이 자신들의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며 전과 달리 다양한 공동작업을 하는데, 이렇듯 자연스레 허물어진 벽은 전에 경험하지 못 한 새로운 창조물을 쏟아내는 결정적 역할을 하였고, 이는 곧 르네상스의 중요한 단초가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 분야, 문화 등이 하나로 만나는 교차점에서 기존 생각을 새롭게 재결합함으로써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라 부른다
 

현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경계의 벽을 허물고, 그들이 지닌 문화와 지식을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소위 전문가 중에는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에 취해 고착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배타적이고 방어적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열린 마음뿐만 아니라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하고 기업에서는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제도나 조직이 필요하다. 

한편, 이처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인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협동하여 성공적으로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마시멜로우 도전(Marshmallow Challenge)'이라는 재미난 실험이 있어 소개한다

'마시멜로우 도전'이란 4명이 한 팀을 이루어 18분 동안 스파게티와 테이프, , 마시멜로우를 가지고 가장 높은 탑을 쌓아 올리는 팀이 승리를 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이 때, 마시멜로우는 탑의 가장 꼭대기에 있어야 한다.

이 게임에는 학생, 디자이너,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가하였다. 실험을 진행한 오토데스크 사의 톰 워젝은 이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협동하는 방식의 차이가 일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결과는 참 흥미로웠다가장 실패를 많이 한 그룹은 경영대학원을 막 졸업한 MBA 학생들이었다. 뛰어난 수재들이 모인 이들 집단이 실패를 거듭한 이유가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팀 내 주도권 다툼과 같은 게임 외적인 요소에 시간을 소모하는 경향이 많았다. 또한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짜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막상 결과가 실패로 드러났을 때는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유치원생으로 이루어진 팀은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그룹에 포함되었다. 이들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두드러진 요인을 들자면 바로 재귀적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기보단 최대한 빨리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시도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피드백을 토대로 곧바로 좀더 개선된 구조물을 만들어 다시 도전했다. , 반복적 실패를 통한 경험과 학습이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최근 많은 IT 기업이 도입하는 애자일 방법론과도 일맥 상통하는 점이 있어 많은 시사점을 준다.
 


"
우리는 늘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2010년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장, 여느 때와 같이 키노트 스피치를 위해 강단에 오른 CEO 스티브 잡스는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애플의 정체성을 이렇게 정의했다. 

기술적 진보에 열광하던 대중은 언제부턴가 기계중심적 현대 문명에 조금씩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웰빙 열풍, 그린IT의 부상 등 최근 나타난 일련의 현상은 바로 이러한 변화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시기에, 그 자체로 가장 인간적인 학문이라 할 인문학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제 기술의 우수성만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상품만이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새로운 미래는 바로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져 있다. Ahn

사내기자 전제민 / 안철수연구소 시스템솔루션팀 주임연구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ack2 2011.09.23 10:0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마시멜로 탑쌓기를 통해 유치원생들에게서 하나 배우고 가네요 ^^ 좋은글 잘읽고가요 ㅋㅋ

  2. wildfree 2011.09.24 03:1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주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3. Ahjak 2012.01.16 14:4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정말 통찰력 돋는^^ 글 잘봤습니다 ! 저도 이부분에 대한 고민과 열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