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녘에 발견한 하회마을의 숨겨진 매력 풍경

문화산책/여행 2010.11.20 06:00

올해 8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하회마을.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위치한 이 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 간 대대로 살아온 우리나라 대표 동성마을이며, 한국 전통민가의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조선 시대의 유학자인 류운룡 선생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류성룡 형제가 자란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보통 낮 시간대에 관광을 많이 하지만일정상 느즈막한 오후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녁이라 요목조목 모두 카메라에 담지는 못 했지만이때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하회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마을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버스가 있지만, 버스보다는 마을로 나 있는 오솔길로 걸어가볼 것을 추천합니다. 오솔길 옆으로 나 있는 구불구불한 낙동강도 구경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노을이 장관이거든요. ^^

이 오솔길을 따라 마을 초입까지 느린 걸음으로 15분 가량 걸어가면 됩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늦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길입니다.
길 옆으로는 구불구불한 낙동강이 조용히 따라옵니다. 마을 이름이 하회(河回)인 것도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풍수지리적으로 대표적인 배산임수 지역에 속해, 조선시대부터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으로 유명했다고 해요.
단풍과 국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인근 지역(안동시 풍산면)에서는 매년 10 국화꽃 축제도 벌어집니다.
한참 걷다 보니 '얼러오소 하회마을'이라는 구수한 사투리가 인상적입니다. 이제 전망대에 다 와가네요.
이제 하회마을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함께 올라가 보실까요?
 
하회마을을 끼고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해 저무는 모습입니다.
얼른 가지 않으면 어두워져서 마을 모습을 찍지 못할까 봐 걱정도 됐지만,  노을 지는 모습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한참을 구경하다 결국 만송정 솔숲과 부용대에는 가지 못 했습니다잠시 해 저무는 하회마을의 모습을 감상해보세요.

 

 

마을 초입입니다~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은 마을 주민이라고 해요. "전통 마을 주민들에게 차라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관광객 중에는 신식 부엌을 쓰는 주민들에게 "아파트나 다름없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전통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에 사는 주민 입장도 고려해야 할 듯해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지, '과거'가 아니니까요. ^^ 관광객의 경우 차는 입구에 주차하고 도보나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가의 정취를 만끽하는 데는, 여유롭게 걸으며 둘러보는 편이 훨씬 나을 듯합니다.

저녁 시간이라 집집마다 굴뚝에 하얀 연기가 올라오더군요.
매캐한 군불 때는 냄새, 집집마다 밥 짓는 구수한 향에, 과거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모습, 땔감을 나르는 주민들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지요.
여기는 하회탈을 직접 제작하는 곳입니다. 활짝 웃는 탈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
하회마을에는 이 지방 서민의 대표적 놀이였던 '하회별신굿탈놀이'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이것이 발전해 경북 안동에서는 매년 '국제 탈춤 페스티벌(http://www.maskdance.com)'이 열립니다.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일주일 간 열리는 축제로, 탈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춤과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이니 시기를 맞춰서 방문해도 좋을 듯합니다. ^^
하회마을의 집은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좌향이 일정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른 마을의 집이 대부분 정남향 또는 동남향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함께 둘러보세요.
하회마을에는 총 458동의 집이 있습니다. 초가집(211)이 가장 많고, 기와집(162)이 그 다음으로 많다고 합니다. 주민 중에서는 풍산 류씨가 67%, 오늘날에는 보기 드문 동성 마을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마을 북촌의 화경당은 그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의 면모를 보여주는 기와집입니다. '()'로 어버이를 섬기고, '()'으로 임금을 섬긴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집의 규모가 웅장하고 대가의 격식을 완벽하게 갖춘 형태로, 1797년에 류사춘이 사랑채, 날개채, 대문채를 짓고, 1862년엔 그의 증손자 류도성이 안채, 사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마을 안에는 가족 단위로 그네, 널뛰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시설도 있고,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나루터도 있습니다. 다양한 놀이를 체험하는 데는 아무래도 낮 시간이 낫겠네요. ^^


하회마을의 매력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관광지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600 여 년 간 대대로 주민이 생활의 터전으로 살아온 마을이고, 현재에도 150여 호가 하회마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국가 차원에서도 마을 본래의 모습을 잘 보존하기 위하여 1984년 중요 민속 자료로 지정하여 한국 고유의 전통 마을로 보존하고 있지요. 과거의 모습과 생활 양식을 보존하고 있는 하회마을로의 여행은, 서구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이 우리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고택이나 농가의 모습을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전통 놀이의 재미도 전해줄 수 있겠지요. 미리 예약하면 마을 내에서의 숙박도 가능하니, 전통 고택에서 하룻밤 묵으며 뱃놀이도 즐기고, 다양한 우리 민속 놀이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세계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마을,
'하회마을'에서 우리 전통 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정취도 즐겨보세요Ahn

하회마을 소개 http://www.hahoe.or.kr
관광 안내 http://hahoe.invil.org 
전화 문의 054-852-3588 

 

사내기자 이동현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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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0.11.20 06:0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역시..노을이 멋지지요? ㅎㅎ
    잘 보고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2. 언알파 2010.11.20 06:2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풍경이 너무 이쁘네요^^

  3. 한평생 2010.11.20 10:1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노을이 너무 이쁘네요^^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 사진 잘봤어요^^

  4. 라이너스 2010.11.20 10:2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정말 멋진곳입니다^^
    잘보고가구요. 멋진 주말되세요~

  5. 2010.11.20 16: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멋진 곳입니다 아이들과 함께가기에 참 좋군요. 아파트와 빌딩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되겠네요

전통 가양주 빚는 법을 아시나요?

문화산책/현장속으로 2009.08.03 16:30

우리나라는 술 소비량이 많은 나라 중 하나다. 누구나 추측할 수 있듯이 대량 생산되는 소주, 맥주, 양주의 비중이 높다. 이런 가운데 각 지역 전통 문화를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전통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통 술 하면 무엇이 떠오르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효된 효소로 만들어진 몸에 좋은 술
"이라는 대답을 할 것이다. 더욱이 집에서 빚는 술(가양주)인 만큼 빚는 곳에 따라 조금씩 다른 손맛을 내는 것이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정에서 술을 직접 빚어 마시는 풍습이 현재까지 뿌리내려왔는데,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는 그 풍습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전통술박물관의 외관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술을 빚어 제사도 지내고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정성스럽게 대접도 하던 전통 가양주의 맥을 이어 현대에 재현하고자 개관한 곳이다. 2002년 전주한옥마을에 개관하였다. 전통술박물관에서는 100년간 끊어진 가양주의 맥을 찾아 이어가고자 하며 전통 가양주 강좌, 가양주 관련 연구 사업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양주를 재현하며 시민들에게 보급한다. 

전주전통술박물관 시설에는 대표적으로 계영원과 양화당이 있다. 계영원은“잔이 넘치는 걸 경계하라”는 뜻으로 전통술박물관의 전시공간이자 상품관이다. 전국에 산재한 전통주 명인들의 전통 술들을 전시, 판매한다. 또한 전통술박물관에서 자체 기획한 술잔이나 모주 등 가양주 관련 기획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양화당
은 “화합하여 술을 빚는 곳”
으로 한국인이 수천 년 전부터 주식과 부식으로 먹어온 재료로 빚는
전통 가양주의 술 빚기 과정과, 술 빚기에 쓰인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예전 우리 민족이 술을 빚을 때 사용했던 도구와 유물, 전통 가양주 빚는 과정과 재료 처리 방법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술 만드는 과정과 재료에 따른 분류 안내도

 

또한 술을 형상화한 전주전통술박물관의 이미지는 술이 인류의 형성과 함께 원시시대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생겨 음용되어온 것처럼 태고의 인간과 술의 조화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 술을 사랑하고 계승 발전할 수 있는 움터가 되려고 한단다.

술을 형상화한 전주전통술박물관의 이미지
<출처: http://urisul.net/>

 

뿐만 아니라 전통술박물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행사가 있다. 대표적으로 놀토에 체험할 수 있는 놀토2,4공감 행사를 보면,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놀토에 시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진행하여 전통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박물관이 좀더 친숙한 놀이공간으로 관람객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프로그램이다. 

놀토2,4공감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


아이들이 쉬는 놀토에 방문하면 누룩 디디기, 술밥 먹기, 인절미 만들기, 소주 내리기, 막걸리 거르기, 가양주 시음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시간은 2시~4시이며 장소는 전주전통술박물관 마당이다. 특히 술밥과 인절미 만들기는 전통주를 만드는 대표적인 재료인 쌀의 처리법 중 많이 사용하는 고두밥을 직접 맛보고 느끼며, 고두밥을 직접 쳐서 인절미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전통술박물관에서는 국선생 선발대회, 전통가양주 강좌 등 다양한 이벤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http://urisul.net/

풍류라 불릴 만큼 정성스럽고도 고상했던 조선의 가양주 문화는 일제의 주세법에 의해 한동안 맥이 끊겼다. 오늘 전통술박물관에서 100년 간 끊긴 가양주의 맥을 찾아 이어가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문화의 본질 중 하나가 다양성이라 했을 때 우리 것 중 되살릴 만한 전통을 복원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곽승화 / 전북대학교 화학과 

작은 실험실 안에서 그보다 더 작은 비커 안에 수많은 화학물질을 혼합하고 있던 어느 날, 문득 사회와 멀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 불안함이 엄습했다. 나의 손끝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방법은 나부터 사회에 나아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우러져 새로운 경험을 담는 것이라는, 그 속에서 큰 방향이 제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보안세상'이라는 또 다른 실험으로 멋진 꿈을 제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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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시 2009.08.03 17:2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막걸리 같은 건가요~?ㅎㅎㅎ
    학생이라 아직 술은 -,-...

  2. 악랄가츠 2009.08.03 20:1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일제에 의해서 맥이 끊겼다... ㅜㅜ
    그래도 다시 복원할려는 노력이 너무 아름답네요~!
    음주가무를 좋아라하는 저로서는 전주전통술박물관~!
    꼭 방문해야되는 필수코스이군요~! ㅎㅎ

  3. 2009.08.04 12:2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보안세상 2009.08.04 14:1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스티커는 PC용이라^0^ 직접 방문 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어떤 분인지 궁금했었는데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 2009.08.04 15:56  Address |  Modify / Delete

      비밀댓글입니다

    • mbti 2009.08.04 20:31  Address |  Modify / Delete

      3대(?)는 누구신지?...
      http://cafe.naver.com/ArticleRead.nhn?clubid=12353994&page=1&menuid=18&searchtype=4&query=3%B4%EB&searchdate=all&articlemedia=0&sortby=date&articleid=5620

    • mbti 2009.08.05 15:35  Address |  Modify / Delete

      날씨가...더웠다가...또 비 온다고 하던데요...^^;

    • 도용아닌mbti 2009.08.07 11:04  Address |  Modify / Delete

      동의보감(한의학)도...그렇지 않을까요?...
      (여러...수공(유형), 무형...문화재 포함해서요...)
      ...
      계영배는...
      상도(임상옥)에서...널리 알게 된...
      ...
      ps>과식이 안 좋다는 건 아는데...잘 지켜지지가...
      (물론, 술하고 담배를...안 한다는...^^;...
      제 친구들도 술담배 안 하지만...저랑 달리 날씬한...)

    • 도용아닌mbti 2009.08.14 11:32  Address |  Modify / Delete

      어제...mbc 뉴스후를 보니...
      많은 문화재와 서적들이...
      일로 강제 유출된 것이...많더라구요...ㅜㅜ...
      ...
      ps>조선시대...지방에 몇 군데로 나누었던...
      서고를...또 다시 만들어 두어야 하지 않을지...
      ...
      규장각 하나 털리니...
      ...
      심각한...
      ...
      ps>ddos 대비 확장이나...
      서버나 DB 백업 같은...
      ...
      책자의 중요성은...이렇게...
      ...
      어제 마무리된...파트너(?)라는 드라마에서도...

    • 도용아닌mbti 2009.08.14 11:56  Address |  Modify / Delete

      88포트 컴퓨터(제 컴퓨터 아님)...언젠가 다시한번 v3검사해봐야 할듯...
      ...
      FWIN,2009/08/14,11:36:26 +9:00 GMT,192.168.10.88:1441,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38:06 +9:00 GMT,192.168.10.88:1563,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38:28 +9:00 GMT,192.168.10.88:1584,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38:48 +9:00 GMT,192.168.10.88:1602,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56:20 +9:00 GMT,192.168.10.88:2923,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56:40 +9:00 GMT,192.168.10.88:2934,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57:00 +9:00 GMT,192.168.10.88:2948,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57:20 +9:00 GMT,192.168.10.88:2962,255.255.255.255:9999,UDP
      FWIN,2009/08/14,11:57:40 +9:00 GMT,192.168.10.88:2973,255.255.255.255:9999,UDP
      ...
      ps>무슨 증상인지...왜인지도...잘 모르겠는...

    • 도용아닌mbti 2009.08.20 10:08  Address |  Modify / Delete

      술 말고...다른 박물관은 없나요?...^^;...

  4. montreal flower delivery 2009.08.08 05: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옛날엔 집집마다 술을 직접 담궈먹었답니당. 한번 가볼만하군염

성년의 날에 전통 성년례 경험해보니

현장속으로/세미나 2009.05.21 15:41


성년의 날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생일이야 내년에도 돌아오고 내후년에도 돌아오지만 성년의 날은 그것이 아니니 말이다. 나는 장미와 향수의 유혹을 물리치고 전통 성년례에 참여하리라 작정했다.

전통 성년례에는 남자가 하는 성년례를 관례, 여자가 하는 성년례를 계례라고 한다. 관례는 시가례(처음 관을 씌워주는 것), 재가례(갓을 씌워주는 것), 삼가례(유건(儒巾)을 씌워주는 것), 초례(술을 마시는 것), 자관자례(자(字)를 지어주는 것), 현우사당(조상에게 고하는 것) 순으로 진행되는데 관례와는 달리 계례는 삼가(三加) 를 줄여 시가례(始加禮)만 행했다. 그 후 초례(술을 내리는 의식)와 자관자례(호를 내리는 의식)가 진행된다.


5월 18일 1:00 AM, 아침형 인간인 나는 잠을 깨기 위한 필사적인 분투를 시작했다. 성균관 명륜당으로 8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빨리 가는 순서대로 예쁜 한복을 입을 수 있다는 말에 지방에 사는 나는 5시 45분 첫차를 타야만 했다. 달밤의 체조와 카페인 섭취 덕분에 결국 첫차를 탈 수 있었고 1등으로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한복은 선택권이 없었다. 사이즈 선택 권한도 없이 모두가 노란 저고리와 붉은 치마였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상황에 같이 참여한 친구가 사준 녹차라테를 벗삼아 겨우 공허한 마음을 달랬다.

그런데 그건 서곡에 불과했다. 이번엔 
1년 365일 이마에 햇빛 한 번 쬐어준 적 없는 나에게 앞머리를 올리고 5대 5 가르마를 타고 올림머리를 하란다. 눈물을 머금고 머리 손질을 받았다. 그때까진 괜찮을 줄 알았다. 안철수연구소 대학생기자인 유선화 언니가 취재 온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 후 언니가 온다는 걸 알았을 때 매직으로 앞머리라도 그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ㅠ



그러나 곧 나는 내 투정은 어디서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정해준 자리에 앉았다. 5대 5 가르마에 올림머리, 노란 저고리와 붉은 치마를 입고 한 번도 벗어본 적이 없는 안경도 벗고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허심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나니 뜨거운 햇빛보다 더 뜨거운 빛들이 나에게 쏟아졌다. 전통 성년례에 참여한 학생은 40여 명이었는데 내 자리를 좌표로 나타내면 (1,1) 자리라 모든 카메라의 플래시를 한몸에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다른 자리는 카메라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대한제국 시절 카메라가 사람의 혼을 뺏아간다고 해서 사진 찍는 것을 꺼렸다고 하지 않던가. 정말 혼이 빠지는 줄 알았다. MBC에서 시작해서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플래시 세례는 끊이질 않았다. 

머리 올리고 당의를 입는 데 도움을 주는 분들도 카메라를 의식했던지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것이 있으면 와서 바로잡아주고 수시로 고름을 고쳐주었다. 처음엔 치기어린 눈빛으로 전통례에 임했는데 예식이 진행되면서 내가 정말 어른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겁이 났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선화언니가 사진을 찍어줄 때 V도 하고 윙크도 하며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그날 내가 받은 호는 愿恭堂(원공당)이다. 공손하기를 원하다, 공경하기를 바라다 이런 뜻인 것 같다. 어린 마음을 버리고 어른스럽게 행하라는 그런 뜻이 아닐까 싶다.

전통 성년례에 참가해서 다행히 우리 학교 관례인, 모든 세균이 다 있다는 연못에 빠지는 관례를 면할 수 있었다. 절을 한 번 할 때 남자는 두 번을, 여자는 네 번을 했다. 리허설을 비롯해 본 예식에서 너무 많은 절을 해 지금 나는 다리 근육통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그래도 다리는 아프지만 다시는 못할 경험을 했다는 것, 그리고 기사 곳곳에 내 사진이 있다는 것에 그냥 웃음이 절로 나온다. Ahn
 

대학생기자 구슬 / 충북대 경영정보학과

서툴지만 열정과 도전 정신 그리고 많은 꿈을 가졌다. 편지쓰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니 '안철수연구소' 사보기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아직은 작은 수족관에 살고 있지만 안랩을 통해, 그리고 사회를 통해 수족관을 깨뜨리고 바다로 나아가려 한다. '대통령 앞에서는 당당히, 문지기 앞에서는 공손히'를 모토로 삼고 열정과 발품으로 '보안세상'에 감흥을 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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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시 2009.05.21 16:1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너무 아름답네영^.^
    머리이쁘신데 왜그러세영 ㅋㅋ
    근뎅 연못에 빠트리는 관례가 있다니.. 충격이예요!

  2. 곽승화 2009.05.22 15:3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슬이 앞모습 보고 싶구나!!!!!!

  3. 다른생각 다른Blog 2009.05.25 18:4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정말 힘드셨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