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경철-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2)

1 28에 방영된 MBC 스페셜 ‘2011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편 첫 촬영은 12월 2일 파주 헤이리 한 북카페에서 진행됐다. 김제동 씨가 신년인사를 부탁하자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2011년에 나타날 문제와 그에 대한 본인의 다짐을 이야기했다. 한시도 사회에 대한 걱정을 놓지 않는 세 사람의 마음이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다음은 그날의 후반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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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기존 계층과 계층, 세대와 세대, 대한민국과 다른 국가라든가 사회의 문제가 첨예하게 흐를 듯하다. 아주 새로운 문제보다는 기존 문제가 더 불거지고 커질 것 같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대중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인식조차 되지 않아 공감대 형성 역시 멀리만 있다. 문제의식의 공유만이 이후 문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겠다.

: 그렇다면 올해 화두가 될 문제는 무엇일까. 우리가 이 문제를 인식해야겠다 하는. 

: 기업 경영을 했고, 기업 경영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10년 전만 해도 기업가정신이 가장 왕성한 나라 하면 대한민국이 단연 떠올랐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 등이 샘솟는 요즘 시대에 우리나라만 갈라파고스 섬처럼 고립되어있다. 그 말은 5, 10년 후에도 아무런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고, 활력이 떨어지고 노쇠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젊은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사회구조, 또한 한번 실패하면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 비정한 사회구조 때문에 애초에 도전할 의욕조차 가지지 않게 된다. 흔히 실리콘밸리를 성공의 요람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곳은 오히려 1%만 성공하는 사회이다. 나머지 99%의 실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즉 실패의 요람이다. 그러나 이 실패한 사람들에게 다시 도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 바로 실리콘 밸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홉 번의 실패 혹은 실수 끝내 한 번의 성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사회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우리도 이것을 배워 우리 사회에 녹이는 것이 필요하다. 

박 : 이제는 정의(justice), fair를 고민할 때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이것이 실현되어야 할 때이다. 그렇지 못한 것을 철저히 따지고 비판적 인식을 가져야 한다. 설령 내 문제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훌륭한 가치를 세워나가야 한다.

: 두 분의 말씀이 다른 데서도 들어본 이야기이지만 직접 지방 순회 강연 등 실천하면서 말씀하시니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문제점이 이야기가 제기되고 그러한 담론이 이루어진 후에도 왜 이전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까.

: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년부터 화두가 되었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문제도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대기업 내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일하는 부서의 인사평가 시스템이 문제이다. 그게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대통령이나 재벌 총수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단기적 이익에 의해 평가 받는 담당자들은 본래 방식대로 할 수밖에 없다. 거대 담론도 좋지만, 이것이 제도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굉장히 섬세한 부분, 그 중에서도 인사 평가, 보상 부분이 바뀌어야 실무자의 행동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바뀐 행동이 모여서 사회 전반이 바뀌고, 사람들도 이를 느낄 수 있다.
 정부 측에서는 표준 인사 시스템 또는 평가에 대한 권고안을, 언론 역시 그 부분을 집중 조명하여 어떤 기업의 시스템이 개정되었고 어떠한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바뀌었다면 실제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봐야 한다. 

: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과소평가한다. 현재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이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나 자신을 n분의 1로 미약한 존재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내 의사를 표현하고 표출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주인이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서로서로 손 잡고 '내가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만이 한 실천적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

: 또한 책임감의 분산일 수도 있다. 예전에 미국 뉴욕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고층 아파트에서 30여 명이 보는 가운데서 그 사건이 일어났다. 단순한 강도 행위로 시작한 이 사건의 피의자는 처음 피해자를 찔렀을 때 주민들이 자신을 쳐다보면서도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음을 알고 다시 들어가서 살인을 저질렀다. 이때 만약 목격자가 한 명이었다면, 그 한 명은 책임감을 느끼고 신고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목격자가 여럿이다 보니 누군가는 하겠지하는 생각으로, 오히려 아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책임감의 분산'도 작용하지 않나 싶다.

: 저도 무언가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 때가 많다. 그런데 우리가 참 좋아하는 사람, ‘저 사람이 하면 옳은 일일 거야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할 때에 용기가 생긴다. 그래서 두 분에게 지식적으로 배운다는 느낌은 뒤로 가고 참 고맙다는 마음이 든다.

: 외국의 시골 마을 대학에 가본 적이 있다국방부 장관이 그 곳에 와서 공연을 하더라. 학생 수가 많지도 않은데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며 놀란 적이 있는데, 이런 모습을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보았다. 자신의 시간을 있어 보이게만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기부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바쳐 소외층에게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힘들 때 누군가 어깨 두드려 주면 큰 힘이 되지 않나. 김제동씨도 강연 갈 때 같이 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 
어두운 밤 길을 혼자 걸을 때 갑자기 불이 확 밝아지는 것보다 '앞에 누가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앞에 누가 있구나. 조금만 속도를 내어 가면 만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의 안도감 같은. 오늘 어떠셨나?

안 :
방송은 할 때마다 항상 처음 하는 것 같다.

박 : 우리 세대보다 10년 후배인 김제동씨의 생각을 들어보고, 질문자의 역할이기는 했지만 중간중간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김제동씨 세대보다 10년 후 누군가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테니까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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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와 박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느끼는 게 어디 김제동 씨뿐이겠는가. 김제동 씨에게 두 분이 내가 용기내지 못하고 있는 길을 먼저 먼저 터벅터벅 걷고 있는사람들이라면, 아직 세상의 길을 알지 못하는 스물 한 살 학생에게는 어두운 세상에 빛을 더해주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Ahn


대학생기자 오정현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夜深星逾輝(야심성유휘) :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난다.
주위가 어두워질수록 별빛은 거세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 만큼 더욱 밝게 빛나죠. 여러 기사와 소식이 당신의 세상을 어둡게 비출지라도 더욱 밝게 빛나고, 그리고 그 빛들로 그 세상을 더욱 밝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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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fono1 2011.02.02 01:2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에 댓글이 하나도 없군요. 잘 봤습니다^^

  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02.02 02:1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감사합니다....

  3. 슈트리 2011.02.02 02:1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머리큰 두 형님이 함께 가셔서 저도 든든합니다.
    제 블로그도 놀러오세요~

  4. arttree 2011.02.02 02:5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어두운 세상에 빛. "
    나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워지는 말이군요.
    나 자신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나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군요.

안철수-박경철-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1)

보기만 해도 좋고
,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 기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이를 한 명도 아니고 세 사람씩이나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그들과 함께한 시간과 대화가,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삶의 위로가 될 것이다.

1
28에 방영된 MBC 스페셜 ‘2011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편에서는 그러한 꿈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전도유망한 의학도에서 벤처사업가로, 그리고 현재는 학생들의 조언자가 되어주고 있는 안철수 교수(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자상한 시골의사에서 최고의 경제/금융 분석가로 변신해 활약하는 박경철 원장(안동신세계클리닉). 날카로운 미소(?)와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방송인 김제동. 다른 듯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닮은 세 남자가 한 자리에 모여 나눈 얘기는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총 5회의 만남, 약 10시간에 걸친 대화를 50분에 담았으니 방송으로 볼 수 없는 내용이 훨씬 많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미
방송 녹취 내용을 연재한다. 다음은 파주 헤이리의 한 북카페에서 이루어진 첫 만남의 첫 기록이다.
안철수 교수(이하 안) : 기득권이 과보호될 때 그건 기득권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인 독이 되는 것 같아요. 기득권을 가진 계층이 어느 정도 보호되는 건 인간사회에서 허용될 수도 있지만, 그게 너무 과보호되면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안주하해서 결국 스스로 경쟁력이 떨어지거든요. 그리고 이후에는 외부로부터의 압박에서도 안전하지 못하게 되고요. 로마가 망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최근의 예로 스마트폰을 들자면, 스마트폰이 요즘 IT의 추세인데요. 그게 외국에서 나온지는 벌써 몇 년이 됐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차단되었거든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그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 어떤 기득권을 가진 쪽이 보호를 받고 있었죠. 그렇다면 차라리 기득권 층 스스로가 그 기간을 좀더 대비하고 자체적인 실력을 기르면서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그러한 노력이 없다가 외국 상품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위기를 맞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득권이 과보호되면 기득권 스스로에게도 독이 된다는 것은 한번 경험을 해서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사회를 설득하고, 사회 변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논리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김제동(이하 김)말씀을 들으니 그 말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야 한다.’ 그 아이의 주위에 있는 아이들 중 그 누구도 관계없이 적어도 인간적인 존엄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제작진이 처음에 저를 섭외할 때 재미있게 해달라고 부르신 건데, 제가 자꾸만 진지한 질문을 드리게 되네요. (웃음) 저도 궁금한 게 많아서요. ^^ 한 가지만 조금 더 진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웃음) 왜 그런 결심을 하시게 된 겁니까? 아까 말씀드렸던 내용이지만 충분히 안정적으로 잘사실 수 있는데. 저도 사실 두 분을 TV에서 봤을 때 약간의 반감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어떤 것이냐면 에이~ 좀 잘살고, 저렇게까지 됐으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지 뭘..’ 시청자도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잘살 수 있으면, 또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면등과 같은 생각을 이룰 수 있도록 훨씬 더 좋은 조건의 기업에서 인수하겠다고 했는데도 거절하고 남을 수 있었던, 또는 기득권 층의 틈을 조금이라도 열어보아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뭘까요? 저희에게는 그러한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거든요.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는 안교수(출처 : 오마이뉴스)

: 제가 창업한 안철수연구소에서 스스로 나오겠다고 결심한 이유와도 일맥상통하는데요. 2005년이었으니까 벌써 5년 전 일인데, 제가 경영했던 그때는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이 나서 굉장히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이었는데요. 제가 아마 지금도 그 회사의 사장을 하면 훨씬 더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웃음) 그런데 그때 보니까 제가 경영하는 회사는 부족함 없이, 걱정 없이 잘되고 있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종의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제가 가진 노하우나 지식을 바탕으로 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조금이라도 성공확률을 높이고, 한 번이라도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발언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저한테는 항상 중요한 게 현재 하는 일이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인가열정을 갖고 계속할 수 있는 일인가정말로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인데요. 그러한 관점에서 보니까 한 회사 경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가 크고 새롭게 열정을 가질 수 있고, 또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른 산업, 기업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이겠다 싶었습니다. 그게 안주하지 않고 안철수연구소에서 스스로 사임한 뒤, 전문 경영진에게 회사를 맡기고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고요. 그런데 또 좋은 조언자가 되려면 준비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새롭게 시험을 치르고 공부하면서 3년 정도 준비를 했죠.

: 그만큼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 것 아닙니까? 

: 정말로 능력이 좋았다면 예를 들어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준비가 필요 없이 자유롭게 다른 일을 했겠지만, 제 스스로가 그렇지 않고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 저희들이 생각했을 때는 준비 과정 없이 그냥 편하게 된 것 같지만, 그것 역시 모두 준비가 되어있었던 거군요? 

: .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준비를 한 다음에, 대학에 자리잡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그리고 산업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 . 박경철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박경철 원장(이하 박) : 누구나 결핍에 대한 추억이 있죠. 우리 또는 우리 어르신의 시대에는 그게 상처를 갖고 살았다, 국수 먹고 살았다등의 모습으로 확대되어서 나타났는데, 그것이 대개는 현재의 영광을 빛내는 과거의 이야기로 많이 회자되곤 하죠그것은 역으로 결핍의 시대부터 오늘의 영광을 누리기까지의 기억이 공존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내 모습을 어떠할 것인가를 한번 더 유추해보게 되는 질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두 분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데, 계속 가슴에 와닿는 비유라든지 재미있는 비유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웃음)
 

: 하하하 (웃음) 

: 개인적으로 약간 질투 나시거나, 아니면 저는 더 웃겨야 한다는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이 가는데, 두 분께서는 같이 강연하실 때 강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런 생각이 드실 때는 없습니까?

: 저는 전혀 안 웃겨서요. (박 원장이도중에 정리해주고 좀더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니까 제가 재미 없었던 게 돋보이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굉장히 고맙고, 뭐 경쟁상대로 보는 것은 아니고요.

: 하하하 (웃음) 에이 ^^

 

: 선생님하고 말씀 나누다 보면 생불이라고 하죠. 약간 부처님 같은 모습이 나오실 때가…(웃음)

: 그런데 정말 실제로도 그러세요.

: . 말씀 안 나누고 가만히 계시면 불공을 드려야 할 것 같은…(웃음) 웃음소리도 그렇고 귀도 그렇고.. 귀가 딱 부처님의 귀 모양이거든요. (웃음) 혹시 한 번도 질투나 이런 감정을 느껴보신 적 없으십니까? 연애하실 때도 그렇고요.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 저는 진행자의 속성상 이런 걸 깨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들거든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으십니까?

: 저는 남하고 비교를 잘 안 해요.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건 저한테는 별로 중요치 않거든요.

: 크크크 (웃음)

 

: 제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최근에 같이 밥도 먹고 강연하러 다니면서 계속 같이 뵀어요. 그러면 사람이 한 번쯤은?’ 이럴 수도 있잖아요?

: . ‘한 번쯤은?’ 하고 생각하게 되죠. 평정심을 잃거나, 약간 욱하신다거나, 아니면 화를 내신다거나..

: . 그런데 정말 1초도 안 그러셨어요그래서 저도 어떨 때 보면 징해요^^; (웃음)

: 크크크 (웃음) 그럼 최근에 가장 욱하신 적은 언제입니까? 가령 어떤 대상을 딱 봤을 때, ‘~ 저건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겠지’, ‘저건 그 점이 문제였으니까 그것을 고치면 될 거야와 같은 이러한 논리적인 사고 말고, 감정적으로 저건 안 돼!’ 라고 몰입하신 적은 없습니까?

: 그러니까 그 대상이 남이 아니고 저에요. 그래서 '다른 조건이 안 돼가 아니고, 제가 제 모습을 보면서 보기 싫은 모습이라든지 잘못된 부분 등을 볼 때면 혼자서 감정이 격해지는데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대상은 아닌 거죠.

: 본인에 대해서 격해지실 때가 있다고요?

: .. 그럼요. ^^ (웃음)

: 그럴 때는 언제인가요?

: 그러니까 가끔 무언가 판단을 잘못하거나, 후회되는 일들이 항상 있기 마련인데요. 그럴 때면 저는 전적으로 제 잘못이니까 다른 사람 탓하지는 않고, 정말로 격할 때는 샤워하다가 갑자기 잘못된 일 생각이 나면 고함도 한번 질러보고요.

: … ^^; 웬만한 사람에게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거거든요. 또 제가 교수님 샤워하시는 모습을 보지 않는 이상은… ^^ (웃음)

 

: , 그리고 얼마 전에 사회 현상에 대해 굉장히 화를 내는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 샤워하실 때요?

: 아니요. ^^ (웃음)

: 정말로 격분하는 모습을 제가 봤거든요. 그런데 그때 표현이 그건 좀 그런 것 같아요.’였어요. (웃음)

: 하하하 격분하셨는데도 그런 것 같아요.라고... 당시 무엇 때문에 격분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요즘 사회 전체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정부나 시스템이 대응하는 모습이 이건 아니다, 이건 잘못됐다와 같은 생각을 피력하시더라고요.

 

: . 뭔지 더 자세히 여쭤보기는 조금 그럴 것 같습니다. 여기서 얘기 하시기에는저희는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면 욕을 하죠. 그렇게 혼자 있을 때는 욕을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근데 혼자서는 욕을 하신 적이 한번도 없으십니까?

: . 욕은 안해요. 들어서 이해는 하는데요

: 알겠습니다. 포기하시죠(박경철 원장을 가리키며). 하하하 (웃음). 그럼 그건 좀 그런 것 같애말고 본인이 최고로 격분하셨을 때 나는 이런 표현까지 해봤다!’ 하는 거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너무나도 화가 나서

: 나쁜 사람?

: 하하하
 

: 근데 제가 요 근래 읽었던 책 중에 그런 구절이 있었거든요. ‘사람의 영혼은 자기 생각의 빛깔로 서서히 물들어 간다’. 교수님 만나 뵈니까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생각하시는 게 평소에 소위 저희들이 말하는 손발 오그라들게 바른 그런 게 아니고, 마치 성자를 뵙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 아이… (아닙니다)

: 그렇죠? 그건 아니죠? (웃음) 그렇게까지 하면 너무 사람 사는 맛이 없어져서.. (웃음). 옆에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박경철 원장님 가리키며) 저희들이 하는 말로 ~ 이 사람 이러다가 화병 걸리는 거 아닌가?’ 이럴 때는 없습니까?

: 크게 유연성이 있으셔서 화병이라기보다는, 교수님이 생각을 너무 깊이 하시니까 사리(奢利. 부처의 법신의 자취인 경전)가 나오겠다는 생각은 들죠.

: 아이고.. 사리^^ (웃음)

: 하하하 (웃음)

: . ‘나중에 사리나 한번 세워둘 필요가 있겠다뭐 이런 식으로

: 사리는 조금 민감한게, 저도 육시(六時.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염불 독경의 시간. 신조, 일중, 일몰, 초야, 중야, 후야 이다)를 조금 알아가지고 산 좋아하고, 절에 가는 것 좋아하고. 기독교이긴 하지만 절에 가서 점심도 많이 먹어 버릇해서… ^^ (웃음)

: 다른 질문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10년 전 자료를 보다가 안 교수님 소재로 했던 성공시대’를 봤어요. 그 때 혹시 나를 제일 화나게 하는 것은?’ 이란 질문에 뭐라고 대답하셨는지 기억하세요?

: … 교통위반 아니었나요?

: . 교통위반 그리고 질서 안 지키는 것.

: . 그리고 끼어들기 그런 류였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그냥 끼어들기가 아니고요. 평소 줄서 있을 때는 누가 서로 얼굴 보고 끼어들겠어요? 그런데 차에 시커멓게 코팅을 해놓고 자기 익명성을 이용해서 함부로 그런 것을 하는 게 굉장히 비겁해 보이더라고요. 저는 비겁한 것은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 그럴 때 가장…(화가 나신다는) 그럼 그럴 때 이제 차 안에서 나쁜 사람(이라고)’ ^^ (웃음)

: 하하하 ^^ (웃음)

: 그럼 혹시 상대방 바로 앞에서 당신 참 나쁜 사람이야!’ 하고 말씀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 ^^

 

: 박경철 선생님은 어떠십니까? 최대한으로 표현하신 것.

: 그런 표현을 쓸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사회적으로 기회가 없어요. 아무래도 점점 자기가 속한 사회 속에서 조금씩 정돈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잖아요? 그래서 그럴 기회가 거의 없고 가끔 이제 고향 친구들 만날 때 모임에서 그런 말을 하죠.

: 안 교수님은 친구끼리 만날 때 어떻습니까?

: 친구 만나면 자연스럽게 경상도 사투리도 나오고요. 근데 뭐 별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억양만 조금 바뀌고요. 지금 이런 대화랑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아요.

 

: . 이성교제도 하셨을 것 아닙니까? 어떻게 하셨습니까?

: , 캠퍼스 커플이었어요. 제 대학 2년 후배였거든요. 굉장히 자연스럽게 접근하기가 쉬워가지고 같이 다니다 보니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됐고요. 그 당시에 학교에서 가장 유명했거든요. 가장 유명했던 이유가 그냥 같이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이 신경쓴다는 것 조차 모르게 같이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결혼한다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 가장 과격하게 해보신 애정 행각은 뭐였습니까? (웃음) ‘내가 정말 사랑해서 이 정도 표현까지 했어!’ 라고 할 수 있는

: 하하하 (웃음) ^^; 아이 뭐 저기.. 과격한 표현이 있나요 근데?

: 예를 들어 사랑한다?’

: . 그보다 더 과격한 게 있나요?

: …네 제가 나쁜 놈 입니다! (웃음) ^^

: 하하하 (웃음)

: (웃음) 박 원장님은 어떠셨습니까?

: 글쎄요, 저도 뭐… ^^; (웃음)

: 더군다나 경상도 분이라

: 요즘에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더 궁극적인 표현 수단을 찾아가잖아요? 예전에는 사랑해, 보고 싶어, 너 없이는 못 살 거 같아등과 같이 말로 했는데, 요즘에는 그것이 안되니까 이벤트를 하잖아요? 이벤트도 꽃으로만 안 되니까 악기 연주도 나왔다가 심지어 나중에는 기구 타고 올라가는 것까지, 그야말로 소위 (Show)’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이렇게까지 해야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죠. 왜냐하면 그것은 서로가 느낌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을 잃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저희 시대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의 문제는 그런 눈빛으로 알 수 있는 직관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말과 표현이 많아지고, 그렇게 표현이 많아지다 보니 진실성이 비교적 약해지면서 내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과격한 이벤트를 해서 또 이벤트가 많아지고. 결국 사랑에 대한 행동이 과격하면 과격할수록 사랑에 대한 진실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역설적인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시절까지만 해도 지금과는 다른 원시적인 낭만이 있었는데, 요즘은 조금 다른 모습인 것 같아요.

 

: . 이번에는 조금 다른 질문을 드려볼게요. 우리 사회의 흐름에 대해서는 두 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 저는 사회적인 현상도 많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제가 베스트셀러 리스트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그걸 보면 시대 흐름이나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베스트셀러 1위로 올랐던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이지 않습니까? 그 책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그렇게 대중적인 책은 아닌데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 그걸 찾는 다는 건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정의가 너무나 결핍되어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1위에 오른 게 아닌가 생각되고요. 그리고 작년에 큰 흥행은 아니었지만,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면 거기에는 자기 신장을 이식해서 국민 한 사람을 살리려는 대통령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여자 대통령이 나온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정말로 국민을 사랑하는 도지사나 또는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점을 봐도 정말로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그렇지만 갈망하고 간구하는 것들에 대한 강렬한 표현인 것 같고요. 근데 이런 부분이 최근 들어서는 더 증폭이 되고 심상치 않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것을 외면하고 그냥 놔둔다면 정말 사회적으로 엄청난 갈등이 어디선가 표출될 여지가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기득권층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이 부분을 정말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표현들이 나온 것. 정의가 결핍된 사회이기 때문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주목을 받게 됐고, 또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드라마가 나오고 하는 현상들이 결핍에 대한 표현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그러한 표현조차도 가로막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면, 그런데 대한 풍자 또는 표현까지도 가로막아 버리는 것 같은데, 그것은 오히려 터지기 쉬운 분노를 앞당길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방금 선생님들 말씀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이런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만…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라고 구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꾸 안 지키니까 그런 구호들을 만들어 내시는 것 같은데...

 

자유를 외치는 튀니지 민주화의 모습(출처 : 일요서울)

: 그런 것이 보호속에 숨은 영락(榮樂)의 길이라고 보통 말하죠. 어떤 사상가도 그런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나쁜 맥락은 ()’자이죠. 우리가 제일 처음 반자를 떠올릴 때 나오는 것이 반국가’. 큰일 나는 거잖아요. 반국가는 일단 모두가 처벌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밑에 반민족’. 이것도 굉장히 안 좋습니다. ‘반사회는 더욱 용서되기가 어렵죠. 그런데 슬쩍 반시장이라고  해보면, 국가민족사회시장으로 봤을 때 시장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왠지 자의 그늘 속에 들어가기가 움찔하게 되죠. 근데 시장은 이미 좋은 점과 나쁜 점의 구조가 있지만, 시장에 대한 문제 제기하는 것을 앞두고(소위 의 맥락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시장에 대한 지적을 두려워하기 시작하죠. 소위 말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모순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그리고 또 그 밑에 순치
(
馴致)가 되면 반기업이라는 말이 슬쩍 끼어드는데요. 기업도 좋은 기업, 나쁜 기업이 있고, 나쁜 기업은 지적해야 하잖아요. 그러한 기업을 지적하는 것은 그 위에 있는 반기업, 반사회, 반국가와 연결되는 하나의 맥락처럼 또 다른 두려움의 존재가 되죠. 반기업의 밑으로는 반재벌’이 될 텐데요. 재벌 중에 좋은 분, 나쁜 분을 지적하는 것도 위로 가다 보면 나중에는 반국가와 연결될 수 있다고 보니까, 이 모든 것이 자의 그늘 속에서 전부 통합되어서 피라미드처럼 하나씩 묵인하고 통제가 되는 것. 그래서 서구에서는 이러한 것을 5, 60년 전부터 우려하고 명확하게 연구를 했던 것인데, 우리는 6~70년의 시간을 그런 맥락의 함정에 스스로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죠. 그렇게 되니까 말을 삼키고, 조심하고, 분명히 나의 자유로운 생각이 있는데 그 생각을 말하는 것을 혹시 자의 맥락 속에 일부러 분류해놓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죠. 안 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사람의 생각은 누구나 다양한 맥락에서 다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걸 굳이 좌. 우 또는 앞. 뒤로 분류하는 것은 정말 불필요한 행동이다. 사람의 생각을 뭣 때문에 그렇게 분류하는 것인지…’ 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죠.

 

: . 여기에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방금 말씀하셨던 앞. 뒤의 문제

: 뭐 위. 아래가 될 수도 있고요.

: . 위와 아래, 앞과 뒤, 또는 옆의 문제지금 벌써 이렇게 조심하고 민감해하는 것도 솔직히 저는 조금 짜증이 나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상식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 일반적인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요?

: .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요.

: 비상식보다는 몰상식이 더 맞겠네요. (웃음)

 

: 네 그래서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로 보면그러한 시각에서 볼 때 사실 문제들이 조금 더 명확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상식과 몰상식, 그리고 선의나 국익과 같은 분류로 말이죠.


: 어떻게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데 사실 그것이 비겁한 의미가 될 수도 있어요. 왜 그러냐면 저스티스(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만 보더라도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기준은 참 규정하기가 어렵거든요. 상식과 몰상식을 놓고 봤을 때 상식이 뭐냐?’ 라는 질문에서 그 상식은 공감을 의미하는 것이거든요. 그럼 어떤 것이 공감이 되는 것인지를 서로 규정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과감하게 기준을 정하는 수밖에 없어요. (Rule)을 정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기준이 앞과 뒤로만 나눠지면 자유로운 의견이 나올 수 없으니까, 우리는 그러한 시스템을 고민해야 하죠.

 

: 그럼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기준의 준거가 되는 과정에서 수준이나 기준은 다를 수 있다라고 생각하시더라도, 현 시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정해져야 하는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은데요. 10, 20, 고등학생, 대학생 또는 초중학생들 모두 이제 출발선 상에 서야 하는 학생들인데요. ‘똑같이 잘하면 다 이룰 수 있어라고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출발선이 이미 달라진 아이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이 아이들에게는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요?


안 교수가 강조한 창의 교육의 중요성(출처 : 동아일보)

: 카이스트에서 학생들 가르치다 보면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을 고민하게 되는는데, 저는 한국 교육의 특징이 3가지 인 것 같아요. 속도 위주, 문제풀이 위주, 결과위주. 

속도 위주’는 누가 먼저 1년이라도 빨리 조기 졸업해서 좋은 곳, 좋은 학교로 가느냐 이런 것들인데요. 사회적으로 과연 조기 졸업한 사람이나 영재교육 받은 사람 중에 우리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저는 한 명도 보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사실 사회에 나와서 어떤 일을 할 때는 크게 3가지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자기 나름대로 재능을 가진 분야를 발견하는 것또 거기에 자기만의 노력을 보태는 것,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능력 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조기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 동안 가졌던 친구관계 다 끊어져나가고, 그리고 또 어린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가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요. 그럼 결국은 혼자 공부하고 혼자 계속 성적을 쌓는데, 그런 학생들은 자신이 아무리 재능 있는 분야에서 노력해도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혼자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왜 한국에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조기 졸업한 학생이나 자녀를 자랑스러워하는지, 제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돼요.

: 또래집단과 오히려 멀어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 네 그렇죠. 그게 어쩌면 사회생활 하는 데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부모님도 많은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문제풀이 위주를 보면 남들이 해놓은 정형화한 방법을 얼마나 능숙하게 쓸 수 있느냐만 많이 연습하고, 또 그런 능력 만을 그리게 되는 건데요. 그것은 창의력의 반대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말로 남들이 안한 부분, 궁금해하지도 않는 부분을 새로운 시각으로 질문도 던지고, 또 이미 어떤 방법이 나와있어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풀려고 노력하고 그러한 점진적인 과정 속에서 창의력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창의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게 한국 교육의 모습인 것 같고요.

째로는 결과 위주인데요. 과정에 있는 정당성이나 중요함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결과만 나오면 된다고 믿는데, 아마도 그런 인재가 많아지다 보면 나중에 자기 자신은 잘먹고 잘살지 몰라도, 사회는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어떤 분께서 만 명의 일자리, 만 명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지만 반대로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2만 명의 먹거리를 자기 혼자 독식하면, 그 사람은 사회에 아무런 쓸모가 없고 오히려 해가 되는 인재인 것 같아요. 근데 너무나도 그렇게 속도 위주, 문제풀이 위주 그리고 결과 위주의 인재만 이렇게 길러내고 있는 교육 시스템 하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앞날이 있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인재들 때문에 처음 시작부터 기회를 못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박탈당하는 이런 구조는 정말 심각성을 가지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녹화를 마친 후 밖에 나와서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Ahn

대학생기자 한병욱 /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1%의 가능성만이 존재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 20대의 특권이다.' 한 소설책에서 본 구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열정적이고 순수함으로 가득한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영혼이 있는 기업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사진.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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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뿐인지구 2011.01.31 11:2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철수 교수님은...항상...주요한 것만 몇가지 말씀해 주시고 계시는 것 같은데...
    보도하는 언론사들마다...ㅈ,ㄱ,ㅎ,m,s,k 등등...편집이나 색은 조금씩 다르게 나오네요...
    좋은 기사...잘 보고 갑니다...설날(구정) 떡국 많이 드시고, 잘 보내시고, 오세요~...

    • 보안세상 2011.02.01 10:2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수많은 정보 속에서 일단 시선을 끌려고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있지요...

    • 하나뿐인지구 2011.02.01 11:21  Address |  Modify / Delete

      세상(인터넷 포함)에...
      자작극(노이즈 마케팅,쥐식빵 사례,중 얼짱 거지 사례,
      각종 자작극 사기 등)들이...참 많은 것 같아요...
      ...
      커뮤니케이션팀과 안랩 모든 분들...
      2011년...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_)

    • 보안세상 2011.02.01 11:41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라이너스 2011.01.31 13: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도 보고싶었는데
    못봤네요. 꼭 챙겨봐야겠습니다^^;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한주되세요^^

  3. sd 2011.01.31 14:0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제가 아는 까페에 좀 긁어갈께요. 미리 감사합니다.

  4. 투미 2011.01.31 17:3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는 방송모고 다시 와서 글로써도 보는데.... 역시 눈높이를 같이 해야 할 꺼 같아요

  5. 투신사 2011.01.31 19:4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색안경끼고 바라보는 세상 없이
    참 사는 건 행복한데 살아가는 건 힘들구나
    라고 생각한 적 많습니다.
    대체 저 분들은 그런 순간들을 어떡해 이겨냈나 싶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 보안세상 2011.02.01 10:31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 하신 박완서 선생님은 남편과 아들을 같은 해에 잃고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에 "그건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어려움을 이기는 일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번 이길 때마나 내공이 쌓이는 게 아닌가 합니다.

  6. 원래버핏 2011.01.31 22:2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7. 감사감사 2011.01.31 23:1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연재 감사드립니다^^
    2편도 부탁드려요

  8. 흠흠 2011.01.31 23:1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박경철씨와 안철수씨는 비교가 안되죠.
    박경철씨가 '의사'라는 배경이 없었다면...
    그냥 시골 경제전문가 박경철 이었다면??
    '의사'라는 직업은 무얼하도 주목 받는것 같군요. 부럽습니다.

  9. 강아름 2011.05.27 11:1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친 덕에 독서광 된 동료의 어려운 책 읽는 비법

어려서부터 책 좀 많이 읽으라는 잔소리를 들으면서 커온 대한민국 자녀들. 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지만 부모님의 잔소리대로 충실히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요즘에는 즐길거리, 볼거리가 즐비하기 때문에 책에 손이 가기가 더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여기 책 속에서 삶을 사는 독서광 직장인이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안철수연구소 인증 김응수 책임연구원! 그가 책과 어떻게 단짝 친구가 되었는지 들어보았다.

김응수 책임이 하는 일은 공공기관 공급용 제품의 인증을 받는 데 필요한 테스트
, 문서 작업 등이다. 그의 애독() 습관이 태초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책 읽는 걸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학교에서 독후감을 써오라고 하면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 가곤 했다. 

연애 때문에 애독가 반열에

그러던 그에게 큰 전환점을 만들어 준 것은 다름 아닌 연애였다. 대학교 시절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친구를 사귀는 동안 기다리는 일이 많아 자연스럽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책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아내가 책을 많이 읽어서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김 책임의 독서 스타일은 살짝 남다르다.
그가 읽은 책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비결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치고 꼭 코멘트를 적는 것이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밑줄까지 치고, 중요한 코멘트까지 달아야 책을 다 읽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이가 읽고 밑줄쳐서 준 책 선물을 가장 좋아한다. 요즘에는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하기 때문에 밑줄친 글을 미투데이에 적고 생각을 적는다.
 
또한 그는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절대로 덮지 않는다.
 읽다보면 이상한 책도 있지만 그만두지 않고 '그래도 나중엔 좋은 부분이 나오겠지'하고 끝까지 읽는다또한 편집증이 강해 서평 쓸 때
목차를 무조건 다 정리하는가 하면 책 내용을 해체해서 다른 관점으로 재배열한다. (단, 좋은 책일 경우만) 그의 주옥 같은 서평은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thinking30.blogspot.com)


독서광에서 지식인, 저자로 진화

단순히 여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의 독서 습관은 중간고사를 앞둔 대학생이 전공 서적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한 권을 정독하고 정리하는 습관 덕에 한번 읽은 책은 오랫동안 기억하고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는 생활 속의 지식인이 된 것이다.

많이 사람이 책 읽기를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너무 어렵다'는 생각의 벽 때문이다. 그에게 읽기 힘든 어려운 책을 읽는 비법을 물었다. 그는 경험담 하나를 이야기했다. 지난해에 히트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는데, 중반까지 열심히 읽다가 '이것을 정리해보자'라는 의지로 이해가 안 되면 읽은 부분을 다시 읽고 또 읽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러다가 들은 깨달음은 '이 책이 나에게 주는 유익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정도이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목표였구나'였다. 어려운 책을
읽을 때는 몽땅 이해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이해할 수 있는 데까지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
내 인생의 최고의 작가'
를 물었다.
"저는 신앙서를 주로 쓰는 영성 작가인 C.S 루이스와, 경제학자인 피터 드러커, 그리고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토마스 프리드먼을 추천합니다. 세 작가의 책은 일단 사고 보는 편이죠. 세 작가 모두 제게 큰 영감를 주었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 작가입니다. 살면서 이들의 책을 꼭 한번 읽기를 추천합니다."

김 책임의 아내는 책을 디자인하는 일을 한다. 그 때문에 아내는 그에게 책을 써보라고 계속 압력을 넣는다. 그에 자극 받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짬짬이 '스프링노트'에 글을 쓴다. 나중에 그 글을 모아서 책을 출판하는 게 최종 꿈이다. 수많은 책에서 자연스럽게 얻은 지식과 글쓰기 실력으로 언젠간 '저자 김응수'로 거듭날 날이 기다려진다. Ahn
 
대학생기자 고정선 /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점차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작은 불빛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낫다.  현재에 상황에 불평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더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시절의 꿈은 위대하듯 지금의 꿈을 더 크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대학생기자 김혜수 / 숙명여대 경제학과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이렇게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부디 제 손을 맞잡아 주시길!

  

사내기자 박신혜 / 안철수연구소 인증팀 선임연구원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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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너시스템즈 2011.01.21 10:4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우와! 정말 애독가이시네요. 저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충읽고 마는 책을 이렇게 열심히 꼼꼼하게 읽으시다니, 자신을 반성하게 되네요^^

  2. 라이너스 2011.01.21 12:3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어려운 책 읽는법.^^ 멋진데요? ㅎㅎ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3. 요시 2011.01.21 15:3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ㅎㅎㅎ 책좀읽어야겠네요

  4. 성나은 2011.12.12 10:2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청원'이라는 책도 서재에 담겨있길 바래요. ㅎ 요새 읽는 책인데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고, 볼만하더라구요. 안락사라는 주제에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좋은 기회인듯. 님들도 한번 도전해 보세요. 출판사에 영화랑 책에 대해 자세히 소개 되어 있더라구요. 참고들 하세요. http://blog.naver.com/editoremail

안철수와 박경철이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KBS 인터넷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 100회 특집 "시대의 지성에게 듣는다"(2)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의 멘토링. 그 둘째 주제는 2010년 화두인 '정의'와 '스마트폰'이다. 이 두 가지가 나타내는 바는 무엇일까. 단순히 좋은 책’, ‘신기한 기술이 아닌, 이것이 이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두 멘토가 풀어냈다어느 것이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가려낼 수 없을 만큼 두 사람의 말 하나하나 가슴에 와닿았다. 그렇게 진지하고 깊은 담론을 이어가면서도 내내 유쾌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에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이를 웃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 이들의 전문적 지식도 단연 높이 살 만하지만, 그들의 이러한 일상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본받을 멘토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다음은 10월 8일 업로드된 2부의 요약 전문.

<정의란 무엇인가>의 돌풍=함께 담론 만들어갈 계기

차정인 기자(이하 차): 최근 인문학 서적 중 드물게 잘나가서 화제인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내용을 떠나서 제목이 생각해볼 만하지 않나 싶다. 요즘 세상에서 두 분이 생각하는 정의의 정의는 무엇인가?

박경철 원장(이하 박)
: 세상 모든 구호는 콤플렉스의 반영이라 생각한다. 어떤 것이 뜨거운 화두가 되는 것은 그것이 가장 결핍돼 있다는 증거이다. '정의'가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의가 가장 결핍돼 있다는 것의 반영, 표상이다. 정의라는 화두는 아무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지만 누군가 꺼내고 싶은 단어였을 것이다. 그것이 책으로 정의라는 메시지가 드러나자 "그래, 저거야."라며 지지하는 모습, 호기심, 열망이 나타났고 거대 담론화가 시작된 것이다.

 

안철수 교수(이하 안):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 마이클 센델의 책이 쉬운 책은 아니다. 읽으면 되는 게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읽은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하는 데 써야 그게 좀더 구체화하고 각 개인마다 내재화하고, 그리고 다음에 선택하고 행동할 때 반영이 될 수 있다. 그게 모이면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데 한 발 다가가는 게 아니겠나.

그런데 그런 과정 없이도 어느 한 권 의 책이 많은 사람에게 읽힌다는 건 큰 힘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이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내가 보기에 쉬운 책이 아닌데 5년 이상 10위권 내에 베스트셀러로 유지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결국 한 권의 책을 많은 사람이 봤다는 것이고, 여러 사람의 관심사를 한 곳에 모아 의견을 응집하는, 거기서 나오는 힘은 놀랄 만하다. 그래서 선진국 베스트셀러를 매주 체크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도 만만치 않은 책이 계속 베스트 셀러로 있는 것을 보고는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서 한 편으로는 착잡한 동시에생각이 한 곳에 결집이 되고-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공통의 관심사를 묶고 같은 용어로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질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차: 박원장님이 예전에 뉴스풀이(2009.12.11)에 출연해서 ‘대출을 많이 해서 집을 사는 사람에 대해 빚 내는 것은 악마와 계약한 것이라고 했는데, 최근 부동산 대세 하락, 하우스푸어가 이슈인데 어떻게 보나?

 

: 거주권(사람이 가옥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을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거주권 구현이 시장화했고, 시장 논리를 앞세워 거래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례를 들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코리안 스탠다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사안에서 논의나 논리가 막히면 "일본은, 유럽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그들은 그들이고 우리의 스탠다드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우리가 모두가 행복하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고민할 떄가 됐고. 

그런 맥락에서 
주택 문제를 보면 거주권을 충족하는 데는 국가나 공공의 칼이 작동하고, 주택에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에게는 시장 기능에 완전히 맡기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필요한 경우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그 이상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금액이 크더라도 마음대로 거래하게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관점에서 주택 가격이 반드시 올라야 행복하고 떨어지면 불행하다가 아니라,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주택 가격 하락에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고, 다만 경제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 부동산 쪽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항상 사는 집만 살았다. 집 한 채만 갖고 있었기 때문에 청문회에 나가도 문제될 게 없는데요.(웃음) 무엇보다 일에 몰입하다 보면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돈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돈은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려고 가면 돈이 멀리 도망간다는 어른들 말씀도 있지 않나. 그리고 돈에 신경을 쓰면 오히려 본연의 일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마음을 정하고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

 

차: 안교수님은 총리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는데, 공직에 대한 생각은?


: 사실 여름방학기이도 해서 외국 대학에 단기 연수를 떠났다. 복잡한 상황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갔는데 그럼에도 휘말린 감이 없지 않은데 사실 정식으로 제안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웃음) 오히려 다른 분들이 더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40대는 아직 전문성을 쌓고 거대한 흐름을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자기 능력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일을 하면 결국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회자됐던 그 정도의 공직이라면 내 능력에 벅차다. 아직도 할 게 많고 지금도 모르는 영역이 많은데 섣불리 남들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 내가 보기엔 감당할 능력은 된다. 다만 본인의 가치관이나 자기 검열이 엄격하기 때문인 것 같다나 역시 얼마 전 (공직) 비슷한 제안이 있었다. 그 즉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람이 딱 망하는 전의 징후가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잘 구분해야 하는데, 살다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나, 거울 앞에 서서 내가 잘할 수 없는 일인데 '잘할 수 있을 거야.' 하는 순간이 멸망이 문을 열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비슷한 생각이. 어떤 이는 시간이 갈수록 잘되는데, 어떤 이는 누구 부러울 것 없을 정도록 높이 올라갔다 급격히 추락한다. 추락하는 사람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기가 최고라고 스스로 느끼는 순간, 그 다음부터 내리막길 것 같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남의 단점이 자신의 단점보다 커 보이기 시작할 떄. 그떄가 자기 검열을 시작할 시간이 아닌가 싶다. 남 탓을 더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내리막길로 갈 수밖에 없다. 

 

2010년 스마트폰 열풍, 한국은 갈라파고스 섬


차: 2010년 화두가 '스마트'이다. 스마트폰, 스마트그리드, 스마트카 등. 그 중 스마트폰이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는데,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 사실 많이 늦었다. 애플 아이폰이 나온 게 3년 전인데 우리나라에는 늦게 도입됐다. 이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파급 효과나 속도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좋은 점도 많지만 고쳐야 할 몇 가지 중 하나가 기득권이 과보호된다는 점 것 같다. 인류 역사상 기득권이 어느 정도 보호되는 것은 당연한 논리, 질서이다. 그러나 과보호되면 스스로 혁신과 노력이 부족해지고 외부 영향으로부터 취약하게 되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된다. 기득권이 과보호되면 결국 기득권에게도 독이 된다. 그게 역사가 증명하는 건데, 우리나라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한 것 같다. 

스마트폰, 아이폰이 같은 시기에 도입됐다면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노력해서 지금쯤 아이폰도 물리칠 정도의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다방면에서 증명을 했으니. 그런데 기존 제품, 통신사 보호 위해 차단하다보니 갈라파고스 섬처럼 외국 거대 흐름에서 독립돼 있다가 한꺼번에 그 영향을 받으며 충격을 받았
. 앞으로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 관계자, 기업인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현재 4개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시장 전체에 관심 있고 전체 시장의 주류, 트렌드의 변화를 지켜보는 관찰자이다보니 이를 이해하기 위해 망, 기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열심히 써본다. 요즘 안 교수님한테 질문하는 것 중 한 70%도 이에 관련한 것이다. 안 교수님과 대화하며 지식과 지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많은 정보를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건 지식을 얻는 것이다. 지식을 가지고 통합해서 방향성을 결정하는 지혜가 없는 거다. 지식은 배우는 거지만 지혜는 깨우치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배운 지식과 영향 받아 얻은 지혜, 스스로 활용해보며 지혜를 얻는 것이다.

 

: 4대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 전자파 효과가나중에 연구대상이 되실 것 같아요..(웃음)

: 박 원장님이 4대라면 안 교수님은 10대 정도 갖고 다녀야 이미지에 맞지 않을까?

: 원래 전문가나 리더는 굳이 활용할 필요가 없고, 소비자 관점에서 보는 사람은 10대씩 갖고 다녀야 이해가 된다.

: 사실 전화 때문에 지장을 많이 받는다. 
예전에 거의 5분 간격으로 전화가 왔는데, 거의 부탁 전화였. 그러다보니 해야 할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생활이 망가졌다. 트렌드 읽기 위해 스마트폰을 쓰고는 있지만 통화 기능은 없앴다.
 

 

차: 스마트폰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가?


: 거대 담론으로 보면 보통 60년 주기로 산업 사이클이 새로 생긴다. 새로운 산업이 일어나서 버블이 생기고 투자가 일어나고 일자리와 기회를 만들고 과잉중복투자로 절멸해가고 동력이 떨어지면 새로운 산업이 일어난다는 게 슘페터가 말한 경기 변동, 산업 투자 변동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새로운 산업 사이클의 등장인가 아니면 IT 혁명이 일어난 이제까지 기반을 다지다가 본격적으로 발화하는 것인가 궁금했다. 안 교수님과 대화하며 많은 영감을 얻어 현재 본격적으로 발화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관찰자로서 가슴이 떨린다. 
 

: 현재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IT 분야갸 굉장히 역동적이다. 기발한 아이디어, 새로운 창업이 생격난다. 더 이상 IT가 생겨날까 싶었는데도 지금은 사업 아이템의 수가 너무 많아서 골라야 할 정도이다. 사실 창업에 뛰어들기는 너무 위험이 많다. 실리콘밸리조차 그렇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는 창업이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고 세계적 흐름에서 동떨어져 갈라파고스처럼 있는가. 그 이유가 여러 가지일 텐데,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의 크기를 사회가 분담하기 때문이다. 창업에 뛰어들 만큼 위험도가 작게 줄어드니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든다. 새싹이 나올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그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새싹이 자라지 않고 거대한 나무만 있으면 말라 죽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창업자 개인이 모든 위험을 짊어지는 구조이다. 정부나 관련된 곳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문제 해결은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

또 다른 측면으로
그렇다면 여러 가지 위험에도 창업을 한 사람이 왜 많이 망하느냐. 첫째, 의욕은 앞서지만 능력은 부족하다. 둘, 기업을 지원하는 사회 구조적 인프라가 부족하다. 셋, 대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중소기업이 크지 못하고 말라 죽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가 풀려야, 우리나라도 세계적 조류에 참여해 많은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Ahn

 

*1부 요약 전문 : http://blogsabo.ahnlab.com/535
*3부 요약 전문 : http://blogsabo.ahnlab.com/556
*동영상 바로 가기 : 
‘멘토’에게 듣는다! - 안철수 · 박경철
안철수 · 박경철 “공직 생각 없다”
안철수 · 박경철 “이제 남은 꿈은…” 

대학생기자 오정현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夜深星逾輝(야심성유휘) :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난다.
주위가 어두워질수록 별빛은 거세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 만큼 더욱 밝게 빛나죠. 여러 기사와 소식이 당신의 세상을 어둡게 비출지라도 더욱 밝게 빛나고, 그리고 그 빛들로 그 세상을 더욱 밝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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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구세라 2010.10.17 08:5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 보고 갑니다^^

  2. 여강여호 2010.10.17 10:0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일요일 아침 조금은 무거운 포스트인데....잘 읽고 갑니다.

    • 보안세상 2010.10.19 18:13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였나요? 안철수 교수님과 박경철 원장님이 말씀하시는 '정의', 창업에 대한 가치관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한번쯤 곱씹어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CEO가 말하는 우리 시대 변화의 3대 키워드

8월의 마지막 날,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조금은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V3 365 클리닉 PC주치의' 홈플러스 판매를 기념해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CEO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오픈 강연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오픈 강연의 힘일까? 마트라는 강연 장소의 특성 때문인지 강의실은 20대의 젊은 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새내기 엄마, 70~80은 족히 돼 보이는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대학생 대상 강연보다 한층 더 역동이면서도 신선했다.

마트의 문화관에서 열린 이번 강연 장소는 에어로빅실이었다. 장소의 특성상 소리 전달이 잘 안 되는 등 강연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청강생의 열정과 호응은 상상 이상이었고 김홍선 대표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열과 성을 다한 강연으로 보답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처한 시대적 변화를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 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보는 스펙트럼-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환경
. 기술과 인문학(인간 감성)의 융합
. 스마트워크-사람의 역량이 절대시되는 환경이 도래함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
이 지금 할 일이며, 특히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끊임없이 질문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모차 속 아이가 초등학생으로 자랄 때쯤엔 우리나라 공교육이 주입식이 아니라 마음껏 꿈꾸고 생각하는 바를 친구와 토론하는 환경으로 바뀌어 있기를. 


김 대표의 강의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는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가 액티브X의 미래를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끊임없이, 그리고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관심이 모이고 시의적절한 대응에 대한 고민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제 2, 제 3의 아이폰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다음은 김홍선 대표 강의 요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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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보는 스펙트럼이 필요하다."

현재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시가총액이 얼마인지 아시는 분 있는지요?
10년 전, 애플의 시가총액은 휴대폰 최다 판매 회사인 노키아의 1/14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애플이 노키아의 8배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애플이 최근 내놓은 아이패드는 출시되기도 전 20만 대의 선주문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놀라운 애플의 성장은 무엇 덕분일까요? 이러한 상황이 과연 IT 얼리 어답터에게만 국한된 일일까요?

인터넷 시대인 현재,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문제는 바로 정보의 '질'이죠. 예를 들어, '암 치료'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봅시다. 검색 결과를 보면 부정확한 정보나 재확인이 필요한 루머, 오류가 난무합니다. 정보는 무수히 많은데 문제는 내가 원하는 정보,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스팸 메일도 이러한 문제들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의 메일 중 94%가 스팸 메일이라는 점은 이제 무수한 정보 중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대로 변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이제 더 이상 쓸데없는 부연 설명과 부연 정보들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상대에게 전하고픈 정보의 핵심만 전달하면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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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00자로 생각이 정리되고 공유되는 트위터, 이것이 트위터 붐의핵심입니다. 현재 김주하, 이찬진, 이외수 등 사회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트위터로 대중과 소통합니다. 연예인들 보십시오. 일상 생활을 트위터로 대중과 공유하며 친숙함을 유인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통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100세 할머니의 아이패드 체험기 동영상을 보여준 후) 할머니에게 아이패드는 2권의 책을 읽고, 시를 짓는 등 새로운 소일거리가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아이패드는 적적한 노년기를 흥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신개념 장난감 같은 것입니다. 더 이상 스마트폰은 IT 전문가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전자 기기에 능숙치 않은 대중, IT 기기 사용법을 전혀 모르는 이들을 위한 디바이스입니다.

아이폰의 가장 큰 특징은 구조가 간단하다는 점입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원 상태로 돌아오는 심플한 구조는 IT 기기에 친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쉽게 기기 조작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것으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글도 쓰며, 포털 사이트 검색도 합니다. 상품의 바코드만 한번 찍으면 가격 비교부터 제조 회사, 제조 연도, 재고 상태까지 상품에 대한 필수적인 정보가 모두 뜹니다. 굳이 이 점포 저 점포 가서 직원에게 재고 있냐고 물어볼 필요가 없는 것이죠. 시간과 노동력을 모두 절약해줍니다. 한번 지니면 한시라도 떼놓을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일상 생활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컨버젼스; convergence
)

스마트폰은 단순히 PC와 휴대폰의 결합, 그 이상의 것입니다. '스마트'라는 수식어는 멋으로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스마트한 폰'을 말합니다. 만약 내가 여기 잠실 홈플러스점을 찾아오는 길을 잃었다. 현재 있는 위치에서 사진만 찍으면 바로 원하는 위치까지 가는 곳을 말해주는 기기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요즘 속속 나오는 애플리케이션 중에 수면 파동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신체 리듬을 감지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타이밍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인데, 저는 그날 그날 저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위해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확실히 컨디션이 좋은 날은 파동이 깨끗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오감을 인지하는 폰, 이것이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현재 쓰는 PC만 하더라도 상당히 접근하기 힘든 디바이스였습니다. 먼저 PC 사용법을 익혀야 하고, 여러 가지 오류에 조치를 취해줘야 하며 명령어를 눌러줘야 하죠. 인간에게 다가오기보단 다가가야 하는 기계가 바로 컴퓨터입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은 인간에게 친숙히 다가오는 기계입니다. IT 기기에 익숙지 않은 주부, 노인에게 더욱 유용한 휴먼 디바이스로 거듭난 폰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미국에서 히트한 애플리케이션을 아시는지요? 길을 지나가다 좋은 곡을 들었을 때 이 노래를 몇 초 간 스마트폰에 들려주면 해당 곡의 제목, 가사, 가수 가 나타는데, 이것이 불과 5~10초 내에 이루어집니다. 음악을 인식해서 디지털로 변환해 저장된 음악과 비교하는 기술은 80년대 초반에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땐 PC가 없었습니다. 컴퓨터가 없으니까 디지털로 변환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그 당시 매우 혁신적인 기술이었으나 어디에 팔 데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 기술이 스마트폰과 결합되자 놀라운 속도로 대중의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융합의 힘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신문, 잡지 등 온/오프라인 미디어의 매출이 2008년에 비해 28%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떨어질 기세입니다. 언론은 광고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청취자는 방송사가 송출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요. 통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라이선스를 부여하여 주파수를 주면 이것으로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콘텐츠를 얹을 수 있을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데 전형적인 하청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계에도 융합이 일어납니다. 언론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각 미디어의 뉴스를 내가 필요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선별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융합의 힘입니다.

쿡(QOOK) 같은 인터넷TV(IPTV나 케이블TV)의 양상을 보면 미디어가 단지 하나의 서비스 분야가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선택해서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죠. 방송사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틀어줄 때까지 발 동동 구르며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최지우가 나온 드라마 ‘에어 시티’의 예를 들면 TV 시청률은 낮았지만 인터넷 다시보기 시청률은 매우 높았습니다. 시내 통화 등 통신료가 주된 수익원이었던 KT는 민영화 이후 인터넷 전화로 통신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에 이릅니다.

스마트워크-사람의 역량이 절대시되는 사회가 온다.

며칠 전 저는 인터넷 대형 서점인 아마존에서 캔들이라는 E-book을 구입했습니다. 이 책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아이패드, PC 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여러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서점의 E-book은 한번 구매하면 최대 5개의 디바이스로 무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어떤 플랫폼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한 마디로 적응을 잘하는 놈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제 우리는 하드웨어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구조, 변해야 삽니다. 휴대폰에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선택하여 담는 것은 이전까지는 통신사 및 휴대폰 제조사의 권한이었습니다. 이들만이 승인할 수 있었죠. 통신사에서 만들어 넣은 콘텐츠 중에는 사용자가 쓰지 않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콘텐츠 선택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스마트폰 들여오기를 주저했던 것입니다. 이제 아이폰의 등장으로 더 이상 통신사의 승인 없이 일반 사용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엡스토어라는 웹 장터에 올리면 누구나 동등하게 다운받아 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휴대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잘 터지는 것이었습니다. 대관령이든 지하철에서든. 그런데 이는 더 이상 중요한 사양이 아닙니다. 화질이나 통화 품질 등은 이미 보편적으로 일정 수준만큼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제는 얼마나 소통이 편리하며 사용하기 유용한가가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 구조를 한번 살펴봅시다. TV, PC, 휴대폰 사업부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는 하드웨어 많이 파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아이폰, 구글, 애플 등은 어떤 기기든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플랫폼만 다를 뿐 소프트웨어 콘텐츠는 어떤 기기에서도 구동 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핵심입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디바이스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전자책이 유용할 것입니다. 앞으로 학교에 아이패드를 가지고 가서 집에서 숙제는 홈 PC로 하고 부모님과 함께 TV로 결과물을 살펴보는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개인 별로 원하는 게 다 다르지 않습니까?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구축하고 내가 쓰기 쉬워서 쓰면 됩니다. 남들이 쓰니까 따라 쓰는 시대는 지난 셈이죠.

현재 구글이나 애플이 TV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 인터넷TV는 언제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은 여기에 채팅 기능을 첨가해 소통 기능까지 겸비한 TV를 만든다는 발상입니다. 같은 경기를 서로 다른 공간에서 시청하더라도 소셜 네트워크로 소통이 가능해지는 셈입니다.

요즘 'IT 빅뱅'이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제 지식과 정보가 세상을 변화시키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개인의 경험과 판단 능력에 따라 미래가 좌우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아이튠즈 유니버시티에서 아이비리그의 유명 강의 다운로드 횟수가 무려 3억번입니다. 이제 원하는 정보나 지식을 얻는 노력을 그리 많이 기울일 필요가 없게 되었지요. 하버드 문턱 한번 밟지 않고도 그곳의 유명 교수의 강의를 생생히 들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시대를 선도해 나갈 정보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베스트셀러인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어보셨는지요. 하버드대 정치철학 강의를 엮은 이 책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책의 끝에도 결론이 없습니다. 제자에게 끊임없이 생각할거리를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스승의 역할입니다. 한편으로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부족한 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스티브 잡스는 공대 출신이 아닙니다. 최종 학력은 대학 중퇴이며 그것도 전공은 인문학이었습니다. 아이폰은 테크놀로지와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출시된 새로운 개념의 디바이스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제2, 제3의 아이폰을 만들어 내려면 우선 학교부터 창의력 훈련의 장으로 변해야 합니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장 경험이며 사회 생활입니다. 벤처기업의 젊은 창업가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로 실전 경험을 쌓았고 현장에서 창업의 아이디어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것이 때로는 지식의 습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김홍선 대표가 트위터에 남긴 후기>
* 오늘 홈플러스 강연장은 다양한 연령대, 성별의 청중들로 꽉 들어차 인상적. 너무나도 진지한 모습에서 시대의 변화를 실감. 연세 들어 보이시는 어른의 질문 "Active X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대학생, 주부, 젊은 청년, 은퇴하신 어른 등 다양한 분들과 IT 빅뱅을 통한 사회 변화를 얘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 아주 보람. 보다 많은 소통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출처: 김홍선 대표 트위터(http://twitter.com/hongsunkim) Ahn


대학생기자 김혜수 / 숙명여대 경제학과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이렇게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부디 제 손을 맞잡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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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아나 2010.09.14 10:0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오우 단순히 쓱 읽고 지나갈 글은 아니군요^^ 스마트폰과 인문학이 어떻게 결함돼 있는지 구체적으로 하나만 콕 집어 설명하는 글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는 걸요^^

    • 벼리♥ 2010.09.14 23:01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제가 알고 있는 사례 하나 짧게 들려드릴께요. 지금은 예쁜 글꼴들이 만지만 그 '폰트' 개념은 사실 스티븐 잡스가 대학을 중퇴하기 전 타이포그래피 교양과목에서 들은 내용을 컴퓨터 기술과 접목한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인문학과 일맥상통하지는 않지만, 글꼴에 디자인을 접목시킨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2. 초록별 2010.09.14 18:2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흠...blogsabo.ahnlab.com 글꼴 바꾸셨나요?...
    뭔가 바뀐 것 같은...(글씨가 작아보이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