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제동-박경철, 고뇌하는 청춘에게 고함

4월 27일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 특별 게스트로 방송인 김제동이 영남대에 왔다. 세 명의 유명 인사가 대담 형식으로 전국 순회 강연을 하는 자리였다. 대담 주제는 ‘미래에 대한 도전과 바람직한 리더십’으로 고민하는 젊은이에게 조언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대담이었다. 영남대 학생, 대구지역 일반인들이 참가했고 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은 비는 좌석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내 옆자리에는 한 부자가 앉았는데,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세 명의 연사의 말을 잘 듣고 잘 정리해서 행동하는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눈빛으로 강연에 임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강연은 박경철 원장의 진행으로 질문과 내용 정리를, 안철수 교수와 방송인 김제동이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강연에 앞서 박경철 원장은 세 사람의 공통점을 강호동 씨 프로그램 동창생이라는 것, 젊은이의 고민을 같이 나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안철수 교수가 얼마 전 "아이유를 아시나요?"라는 질문에 "외국인가요?"라고 답했다는 가벼운 이야기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며 대담의 막을 올렸다.

진지하게 이어진 대담의 키워드는 젊은이의 고민, 21세기 리더십, 정의, 창의성, 성공. 소통 잘하고 겸손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 여럿이 함께 가는 게 정의라는 것, 창의성은 새로운 분야와 융합하면서 생긴다는 점, 성공의 개념은 자신한테 엄격한 잣대로 매길 수 있다는 것 등을 깨달았다. 다음은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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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원장(이하 박) : 청년들의 고민을 기성세대는 어떻게 안고 갈 것인가?

안철수 교수(이하 안) : 요즘 20대는 유능하지만, 사회구조가 그들을 안전한 선택으로 가게 만든다. 스펙 위주, 학벌 위주 사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학 교육 문제와 대한민국 사회구조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일자리 2천만 개가 필요하다는데, 대기업 일자리는 2만 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일자리는 중소기업, 창업해서 얻을 수 있다. 지금 산업구조가 대기업 구조이다 보니 중소기업은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사람을 뽑을 수 없다. 대기업 2만 개 일자리 위해서 학생들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을 채용한다. 신입사원은 갈 곳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필요하지 않다. 대기업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했다. 즉, 우리나라는 가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일에 실패하면 모든 것이 다 날아가 버린다. 다시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나라나 다른 사람이 만든 모델에서 한 치 오차도 없이 전속력으로 쫒아가는 것이었다. 거기서 중요한 건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패한 사람을 밟고 가야지 내가 살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도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의미인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선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퍼스트 무버의 구조는 처음 시도하다보면 성공 확률이 낮다.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런 구조가 아니다. 대기업은 한 치 오차 없이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그래서 채용 시 학벌과 스펙을 보는 것이다.

21세기 리더는 '자질'보다 '대중이 바라는 것'이 중요 

: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경쟁과 편법을 강요하는 사회에 직면해 있다. 중간 세대에서 보는 제동 씨는 중고등학생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하는데 이유는?

김제동 방송인(이하 김) : 수능 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을 위한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문득 눈물이 났다. 대구에서 전문대를 12년 다녔다. 학교를 다닐 때 학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확신이 있었다. 이런 일 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여러분이 만든 세상이 아니니깐, 마음이 죄스럽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 기성세대도 부채의식이 있어야 한다. 예전의 리더십 방향이 "따라가자, 빨리 빨리"의 리더십이라면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은 어때야 하나?


: 20세기와 21세기 리더십은 다르다. 핵심적인 것은 탈권위주의다. 인터넷으로 예를 든다면 20세기는 포털이다. 포털은 전문가가 정보를 독점하거나 일부 층이 입맛대로 정보를 유리하게 유도할 수 있다. 그것을 대중이 믿기도 한다. 예전에는 비행기 가격을 직원이 주는 대로 받았다. 21세기에는 웹 2.0, 위키피디아 등이 나와 핵심 정보를 전문가가 독점하지 않고 대중이 참여하고 나눈다. 

탈권위주의는 위아래 경계가 무너지고, 수직보다는 수평 지향적이다. 인터넷을 예를 들었지만 사람이 기술을 만들고 기술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리더십 유형을 보면 20세기는 카리스마적, 외향적으로 목소리 높은 사람이 인사권과 돈을 가졌다. 그래서 리더는 힘을 휘둘러서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21세기는 일반 대중들이 리더를 선택하고, 그때 리더는 리더십이 생긴다.

20세기에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무엇'이라고 꼽았다면 21세기는 자질보다는 대중이 리더한테 바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중이 리더한테 바라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안정성이다. 원리 원칙에 분명하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둘째, 미래 비전에 대해 희망이 있어야 한다. 셋째, 공감능력(Compassion)이다. 리더가 대중을 이해하지 못 하고 공감능력이 없으면 리더로서 자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대중은 외면한다.

: 리더십(셀프 리더십, 글로벌 리더십)으로 공감능력, 수직보다는 수평구조를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정말 그런 시대가 올까 괴리감이 들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정의’라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제동 씨는 정의롭다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가?

다 함께 행복한 것이 정의다


: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고통을 전제로 했을 때 혼자 잘사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다 함께 행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의 안경을 벗기게 만드는 MC들의 유형을 보면 강호동씨는 소리 질러서, 이경규씨는 지휘와 나이로 벗기는 유형이다. 유재석씨는 자신이 먼저 벗어서 나도 벗어버릴 수밖에 만드는 유형, 신동엽씨는 사전 작업 후 벗기는 유형이다. 각 유형별 리더십이 있고, 시청자에게도 선택권이 있다. 리더는 부여 받은 것이 대중한테서 온 거라는 것을 잊지 말고 대중에게 돌려줘야 한다.

: 제동 씨는 이 시간에 여기 앉으면 돈을 못 벌지만, 행사를 하면 경차 하나가 생긴다. 왜 여기 앉아있나?

: 행사만 하면(돈만 벌면) 행복하지 않다. 남들이 보는 것(돈, 명예, 권력)보다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행복하다. 모래주머니처럼 무거운 것이 달려 있는 것이 관념적 정의라면, 모래주머니를 풀고 가면 실천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정의로우라고 말만 하면 그 열쇠는 타인한테 있다. 열쇠는 자신한테 있다. 예로 대학교 등록금 내리라고 정부 탓하면 열쇠는 정치인, 정부한테 있다. 각 마을에 경로당이 있는 것은 선거 투표율인 표가 있기 때문이다. 20대, 30대 투표율이 30%로라면 등록금 30% 인하되고, 50% 투표율이라면 반값 등록금이 될 것이고, 70%로 투표율이라면 70% 인하가 될 것이고, 100%로 투표율이라면 등록금이 무료가 될 수도 있다. 열쇠는 나한테 있다. 어떤 정치 집단에 투표를 해도 상관이 없다. 투표율이 높다면 정치인들도 20대, 30대에 맞춘 정책을 만들 수밖에 없다.

: 본인이 밖에 나가서 외치기는 쉽지만, 자신이 실천하기는 어렵다. 진정한 사회 리더, 주인공이 될 사람한테 큰 덕목이 언행일치인데, 부연설명을 하자면?

: 스스로 모험적이라고 말하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찾는 자신을 볼 때, 말과 생각보다 행동과 선택에서 자신의 본 모습이 나온다. 예로 들면 한 정치인이 줄곧 서민 정책만 강조하다가 법안 통과를 위해서 부자감세라는 정책을 펼친다면 그 사람의 선택과 행동으로 본 모습을 볼 수 있다.

: 사람들은 목표를 많이 세우고 수다스럽다. 수없이 자신한테 약속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건 별로 없다. 언행일치가 리더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꿈꾸는 것 돈, 권력, 출세로 성공이라는 것을 꿰어 맞춘다. 안철수 교수님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 현재 과정 중이다. 많은 사람이 추락할 때는 '내가 성공했다'라고 느낄 때, 나의 단점보다 다른 사람의 단점이 많이 보일 때이다.

: 제동씨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가?

: 성공해 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은 성공하고 있다. 마이크 잡고 있을 때 좋아하고 사람들의 말을 대변할 때 행복하다.

: 나의 한계가 뭐냐? 한계는 내가 규정하는 것이다. 경계 뛰어넘는 것이 자기 혁명이다. 그 반대 개념이 교만과 잘못된 성공 개념이다. 잘못된 성공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면서 자기 과시할 때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창의성’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하는데, 창의성이 무엇인지?

: 우리는 교육을 받을 때 문제 풀이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문제 풀이 방식은 문제 유형 습득해서 빨리 푸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창의성은 좋은 질문을 하면서 발휘된다. 좋은 질문을 위해서 본질을 이해하고 남들이 생각하는 틀을 벗어나야 한다. 또는 내가 모르는 분야가 있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애플이 잘하고 있다. 애플의 핵심은 창의, 융합이다. 내가 모를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이 성공한 이유


: 각자 재능이 다 다르다. '생활의 달인'을 보면 어떤 분은 달인이 되고, 어떤 분은 달인이 되지 못 한다. 예로 만두 빚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달인이 되는 것처럼 자신한테 맞는 분야에서 재능도 발휘된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그런 것을 다 무시하고 공부 잘하는 것 하나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에 자신의 재능을 발휘 못 하는 실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제동이라는 사람이 재능을 잘 발휘한 케이스 아닐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과 연관되는 이야기이다. 운이 좋았고, 환경이 좋았다. 대구 레크리에이션 강사들의 꿈이 방송인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희박하다. 잘할 수 있는 것 박탈하는 것과 같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박탈해오지 않았는지, 예로 박지성 선수에게 김연아처럼 스케이팅 못 하는지, 김연아 선수한테 첼시를 못 이기는지 묻는다면 국가적 손실과 개인적 손실로 이어진다. 그 사람만의 재능을 발견해주는 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하는 것이다.

: 스마트폰을 쓸 줄 몰라서 아날로그 핸드폰을 들고 있는 김제동씨, 이효리도 모르는 안철수씨 서로 다르면서 창의력을 그 자리에서 찾은 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티브 잡스를 창의성의 대표자를 부르는데, 왜 그런가?


: 두 가지를 꼽는다면, 스티브 잡스를 있게 한 사회구조가 좋았다. 한번 실패해도 회생 기회를 준다.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생각하는 것이 미국의 시스템이다. 실리콘벨리의 구조는 실패해도 과정만 좋다면 회생의 기회를 준다. 다음으로 학벌 위주의 사회가 아니다. 예로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애플 스티브 잡스, 델컴퓨터 마이클 델,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모두 대학 중퇴자이다. 학벌보다는 실력이 중요하다. 

고등학교 때 공부 열심히 해서 명문대 갔지만 꼴찌로 졸업한 사람과, 고등학교 때 공부 안 해서 안 좋은 대학에 갔지만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을 볼 때, 더 훌륭한 사람은 대학 때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다. 대기업에서 학벌 위주로 뽑는데, 이렇게 보면 고등학교 때 열심히 한 것을 보는 것이다. 따져보면 정의롭지 못한 사회인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 사례는 자신의 성격에 맞게 일을 한 것이다. 워런 버핏의 예를 들면 주식 투자에서 성공한 사람의 세 가지 성격이 있는데, 남을 잘 믿지 않고, 두뇌 회전이 빠르며, 수리적이고 산술적이다. 워런 버핏은 정반대이다. 사람을 잘 믿고, 두뇌 회전도 좋지 못 하다. 수리적인 요소도 뛰어나지 못 했다. 약점을 보완하려고 했다면 유명한 투자자로 이름을 날리지 못 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일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사람을 잘 믿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사람한테 전권을 주었다. 또한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 투자를 하면서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수학적 이해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회사만 투자했는데, 코카콜라, 질레트, 포스코이다.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디자이너 출신이다. 기술에 관심이 없고,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먼저 디자인을 만들고, 기술을 넣는 것이 일하는 방식이었는데, 엔지니어들은 밤샘을 해서 기술을 구현했다. 그때 만든 것이 매킨토시인데, 당시 컴퓨터를 산 곳이 정부와 일반 회사이다. 정부와 일반 회사는 디자인은 별로라도 가격이 싸고, 성능만 좋으면 된다. 매킨토시는 디자인 위주이니 가격이 비싸고, 성능도 좋지 않아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것이다.

몇 년 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못 했다. 먼저 디자인을 만들고,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에서 아이팟, 아이폰이 나왔다. 매킨토시와 달리 일반 소비자한테 파는 것이기 때문에 잘 팔렸다. 개인 소비자는 성능보다 예쁘면 가격이 비싸도 산다. 스티브 잡스의 일하는 방식이 모든 곳에 통하는 것이 아니라, 스티브 잡스 자신의 일에서 맞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많은 사람의 성공 사례가 자신한테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고민, 많은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문제


: 타인의 삶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어렵다. 이유는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젊을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청춘은 도전해야한다." 실제로 하기에는 두렵기도 하고 관념적이다. 이러한 불안을서 김제동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 '하면 된다'보다는 '하자'이다. 선택했을 때 불안하지 않는 법은,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내가 책임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


: 젊은이들 고민이 많다. 고민이라는 것 고통스럽지만 젊은이들한테 고민의 의미는?


: 고민에 대해서 잘 설명한 분이 강상중 교수(도쿄대 교수 -『고민하는 힘』저자)이다. 그는 "고민은 축복이다. 고민은 행복의 열쇠다." 이런 말씀을 했는데, 나도 의대교수를 그만두고, 벤처기업을 차려야 할 때 고민스러웠다. 진지하게 고민을 하면 자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성공의 개념을 고민하면서 알게 된다. 그걸 알면 자신은 행복해질 수 있다.

: 고민이 있는 것보다 고민이 없는 것이 더 문제라고 정리할 수 있다. 마지막 질문으로 안철수씨 카이스트 마지막 수업 때 학생들한테 마지막 조언을 해주는데, 그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 첫째 조언은 첫 인상보다 마지막 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끼던 학생이 있었는데, 성실히 수업에 임하던 그가 어느 날부터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알고 보니 취업이 되어서 학교 수업을 잘 듣지 않는 것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직장을 옮길 때가 있는데, 전 직장에서 어떻게 했는지 주위 평판으로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본 모습은 마지막 모습에서 알 수 있다.

둘째 조언은 시간을 많이 쓸수록 보람이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로마 여행을 두 친구가 간다면 한 친구는 시험 때문에 바빠서 시간 다 돼서 리포트를 제출해서 콜로세움에 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진짜 콜로세움을 보고 "책에서 본 거랑 똑같네." 라고 말한다. 한 친구는『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을 15권 다 읽고, 관심을 갖고 콜로세움에 섰을 때 의미는 달라진다.

셋째 조언은 실수가 두려워도 도전을 하라는 것이다. 한 학생이 "적성이 맞지 않아 다른 과로 옮기고 싶은데, 그 전공도 맞지 않아 실패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만 한다." 라고 나한테 상담한 적이 있다. 강물의 흐름을 알려면 강둑에서 강물만 바라보는 것으론 안 된다. 신발 벗고 뛰어들어야 한다.

설사 그것이 맞지 않는 방법이라도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학교 졸업 축사에서 'connecting the dots'를 말했는데, 그는 대학 중퇴 후 학교 서체 수업을 도강해서 들었다. 그것이 매킨토시를 만들 때 쓰였다. 계획보다 가슴이 따라가는 대로 해보라. 계획보다 마음 가는 대로, 모든 경험(실패경험)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잡지 하나 구독과 시간 잘 지키기,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부터 하라는 조언도 한다.

: 급한 일보다 중요한 것부터 하라는 것은 무엇인지?

: 급한 일을 먼저 하다보면 중요한 것은 묻히게 된다. 중요한 일들은 길어서 쉽게 지친다. 그래서 단위 별로 조금씩 쪼개서, 나누어서 처리하면 된다. 내 경험으로는 시간은 만들면 된다. 방학 때 계획 세워도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학기 중에 동아리활동, 시험, 리포트 등을 하면서 일들을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한테 추천하는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면 20분 정도 중요한 일, 급한 일을 나누어서 계획을 생각해보면서 하면 빠짐없이 이행할 수 있다.

: 창의적이라는 것은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로운 의미부여를 하면서 생기는 것이다. 창의성을 위해서 다양한 경험, 다양한 독서가 필요할 것이다. 제동 씨가 선배로서 젊은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내 눈으로 세상을 보자. 20대는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있을 수 없다.

: 많은 기성 세대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20대를 기성 세대의 눈으로 보기도 한다. 기성 세대가 20대와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10년, 20년을 보냈으면 한다.

<질문과 답변>


-(안철수 교수님에게) 젊은이들이 장벽을 느낄 때 조언을 해준다면?
멘토에 대한 잘못된 기대도 있다. 멘토 말만 따르지 말았으면 한다. 잘못된 선택(제한된 정보)과 잘된 선택(고민 없이 하는 결과와 고민한 후 결과의 차이가 있다.)이 있다. 멘토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생각할 때 참고용이며, 꿈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 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꿈과 비전이 있는 사람은 일관성 있게 갈 수 있다.

-(박경철 원장에게) 혹시 다른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사 공부하면서 의사 되는 길이 힘들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다른 것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때 틈틈이 경제 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책을 읽었다. 오랫동안 독서를 해오다 자연스럽게 경제 전문가도 되었다. 니체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를 가지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익숙한 것과 편안한 것만 하는데, 내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새로운 것이 발견된다.

-(방송인 김제동씨에게)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마음가짐은 어디서 나는지?
의연하지 못 했다. 사람마다 생각이나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Ahn

대학생기자 정재식 / 신라대 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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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짓는다’의 광고인 박웅현이 청춘에게 던지는 카피

“15초 안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라!”
이런 미션이 주어진다면 과연 몇 명이나 성공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수단이 ‘광고’라면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여기, 15초를 넘어 수 년간 기억되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TBWA 박웅현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이야기다. 

박웅현 ECD 명함의 뒷면엔 ‘진심이 짓는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2010년 ‘올해의 광고상’을 받기도 했던 아파트 광고의 카피다. 광고주를 위한 배려(?)냐고 장난스레 물었더니, “명함을 받는 사람이 2011년의 박웅현을 기억할 수 있도록 최근에 작업한 카피를 넣은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카피라이터에게 카피란 마치 또 다른 이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웅현 ECD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사람을 향합니다(SK)’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KTF)’ ‘현대생활백서(SKT)’ 같은 카피들을 들으면 “아! 그 광고 만든 사람!”하고 무릎을 치곤 하지 않던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그를 만났다. 두 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친 뒤, 광고인이라기보다는 인생 선배를 만났다는 느낌이 더 진하게 와닿았다. 많은 이들이 왜 그를 인터뷰이로, 강연자로, 멘토로 만나고 싶어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불안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박웅현 ECD는 ‘가장 느려 보이는 길이 사실 가장 빠른 길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확인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와, 그의 광고가 우리에게 많은 위안과 즐거움을 주길 기대하게 됐다. 그와 나눈 대화를 그의 카피들과 함께 정리해 보았다.

 

진심이 짓는다 - 브랜드 건축가 박웅현


본업인 광고 외에도 저술, 강연, 인터뷰 등으로 박웅현 ECD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이쯤 되면 그를 성공한 광고인이라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그러나 사실 광고인 박웅현의 출발은 ‘실패’에서 비롯되었다. 신문방송학과 동기들이 그랬듯 언론사 시험을 봤고, 전부 떨어졌다. 광고는 그에게 최선이 아닌 차선책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광고를 좋아하진 않았어요. 만약 방송국 시험에 붙었다면 PD가 됐을 거고, 신문사 기자가 됐을 수도 있고. 그런데 인생이라는 게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대학생들에게도 많이 이야기를 하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직업군의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 놓아야 편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광고가 아니면 죽는다'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봐요. 저는 어떤 직종을 갔어도 행복했을 것 같아요.”

입사 초기의 자신을 ‘지진아’라고 회상할 만큼, 광고인으로서의 출발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기자가 되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계속 광고계에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광고를 못 놓느냐. 먹고 살려고 못 놓는 게 제일 크고요. 그렇다고 이 직업은 영 매력이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PD는 PD의 매력이, 작가는 작가의 매력이 있겠지요. 광고는 광고의 매력이 있는 거고 전 그 매력이 좋아요.”

그러고 보면 ‘진심이 짓는다’라는 카피는 박웅현 ECD 자신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남들보다 빠르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시작이었지만 따뜻함이 배어있는 그의 광고는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그렇게 느리지만 정직하게, 박웅현은 ‘브랜드 건축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사람을 향합니다 - 인문학 예찬론자 박웅현


세대를 넘어 모두가 공감하게 만드는 ‘박웅현 광고의 힘’은 인문학적 소양이다. 박웅현 ECD는 평소 강연과 인터뷰 등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해에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인터뷰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날 인터뷰에서도 그의 ‘인문학 예찬론’은 계속되었다.

“요즘 후배들을 보면 경쟁률이 워낙 높다 보니, 27살 때의 저보다 뛰어난 것 같아요. 영어도 잘하고 프리젠테이션도 잘하고. 다만, 요즘 청소년들이 체격은 커졌는데 체력은 떨어졌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조금만 길게 이야기를 해보면 깊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자신을 포장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전 생각의 깊이가 있는 친구들이 좋아요. 그게 인문학적인 거죠.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이런 것들은 어떤 책을 얼마나 읽고, 어떤 관심사를 가졌느냐에 달려 있어요.”

인문학의 중요성을 아는 그이기에, 유행의 첨단을 걷는 광고계에 종사하면서도, 박웅현 ECD는 ‘오래된 것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좋은 책이 왜 좋은지, 왜 그 음악이 좋은지, 피카소는 왜 위대한지. 그 궁금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왜 그걸 궁금해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불과 30년 전에 좋아하던 딥 퍼플은 거의 잊혀졌는데, 400년 된 비발디 음악은 사람들이 왜 계속 듣는 것일까? 난 되게 궁금해요.”
 

 

▲  SK ‘생각이 에너지다(2007)’ TV광고 캡쳐 화면. 박웅현 ECD는 8년 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인 ‘나는 하나의 사과로 파리를 놀라게 하리라’에서 영감을 얻어 이 광고를 제작했다. <출처: TVCF>
    
인문학적 감수성이 필요한 것이 어디 광고인뿐이랴. IT기업인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박웅현 ECD는 “(인문학적 감수성은) 직종에 관계없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유홍준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문화미와 예술미는 훈련을 통하지 않고는 습득할 수 없다.’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은 태어나자마자 생득적으로 구별할 수 있어요. 하지만 피카소와 톨스토이가 왜 대단한지는 훈련을 해야 알지 않겠어요? 그런 훈련을 하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거라 생각합니다.”

▲ 청바지, 스니커즈, 귀걸이까지. 박웅현 ECD의 패션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트렌디한 ‘광고인’의 전형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광고는 유행보다는 인문학적 깊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출처: 다음 책>


이쯤 읽다 보면 문득 마음이 헛헛해지는 독자가 분명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힌 평범한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인문학적 감수성’이라는 말은 얼핏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본질적인 게 무엇인지 자꾸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본질적인 것을 잡고 있다보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해요. 물론 허무하죠. 알아요. 허무한 거 진심으로 알겠는데, 그런데도 또 얘기하자면 좋은 책 읽고, 좋은 사람 만나서 대화해 놓아라. 그러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거예요.

 

지킬 것을 지켜가는 남자 - 상식적인 광고인이자 아빠 박웅현 

 
박웅현 ECD와의 인터뷰에서 유난히 많이 등장했던 단어는 ‘상식’이었다. 광고주와의 의견 충돌, 팀원 사이의 갈등, 자녀 교육 문제까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박웅현 ECD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의외로 간단히 답이 나온다”는 말로 정리했다. 반칙과 몰상식이 상식처럼 되어버린 세태에서 상식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 과연 쉬울까.

“(우리 사회에는) 상식이 많이 없죠. 하지만 상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고요. 그리고 상식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나까지 포기할 수는 없죠. 정치를 하고 법안을 바꾸는 것은 제 능력 밖이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주변에 이런(상식적인) 이야기를 퍼뜨리는 수밖에 없어요. 나의 긍정적인 생각에 동의를 구하고, 비상식적인 사람을 만나면 설득을 하고 싸울 것이 있으면 싸우고. 후배가 ‘우리 애가 유치원에서 누구한테 졌어’ 하면 ‘왜 경쟁 중심으로 생각하느냐’ 이런 식으로. 주변을 바꿔 나가는 수밖에 없어요. 트위터 RT(Retweet)하듯이.”


상식을 전파하는 박웅현의 또 다른 무기는 광고다.
“광고에 성 차별적이거나 성 역할을 왜곡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으면 회의실에서 자르거든요. 그런 게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인 것 같아요. 맞춤법 틀린 광고, 물신주의 부추기는 광고도 만들고 싶지 않아요. 자꾸 그런 게 퍼지면 안 되니까. 나는 내 일을 올바르게, 잘하고 싶어요.

광고인 박웅현이 아닌 ‘아빠’ 박웅현 역시 상식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한때, 그의 딸 박연 양 역시 다른 아이들처럼 선행학습에 매달린 적이 있다. 몇 달 간 아내를 설득한 끝에 겨우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단다. 자녀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박웅현 ECD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내가 낳았지만 아이는 내가 아니라 다른 인격체일 뿐이지. 왜 아이의 직업을 부모가 선택해야 하나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줄 수는 있지만, 판단은 아이가 해야지요. 지금 이 이야기, 상식적이지 않나요? 돈 많은 직업이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보람을 못 느끼면 얼마나 힘들어요. 그런데 그걸 왜 아이한테 강요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인터뷰에서 ‘부모님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라고 부탁하길래 저는 ‘자식들 좀 덜 사랑하세요’라고 했어요.”

박연 양은 선행학습 대신 책과 음악을 접하며 성장했다. 박웅현 ECD의 표현대로라면 ‘엽기적인 아이’가 된 딸은 이제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지난 해에는 아버지의 책 제목을 패러디해 <인문학으로 콩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 정도면 “네가 무엇을 하건 생각하는 힘을 길러라”라던 아버지의 잔소리(?)가 꽤 먹혀든 것 아닐까. Ahn

 

대학생기자 양정민 /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대학생기자 차승학 / 중앙대 사회학과

Don't bother just to be better than your contemporaries or predecessors. Try to be better than yourself. - William Faulkner의
 말처럼 '지금의 나'를 넘어서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는 안철수연구소 대학생기자 차승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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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사탕 2011.04.04 10:4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평소에 관심있던 광고였는데 이 분이셨군요~
    가장 느려 보이는 길이 사실은 가장 빠른 길이다
    인터뷰 인상깊게 잘 읽고 갑니다^^

  2. 레진 2011.04.06 09:1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정말 멋있으신 분인것 같아요. 광고도 인상깊었구요...

  3. 써니블로그 2011.04.13 14:4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녕하세요?
    SK텔레콤 대학생자원봉사단 Sunny 에디터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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