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현지에서 실감한 티벳인의 놀라운 종교적 신념

문화산책/여행 2011. 3. 20. 05:00

45시간이 소요되는 북경에서 라싸까지 4000km의 여정, 이 기나긴 여정 끝에서 불운의 역사 속에서 아직까지 자신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티벳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티벳의 중심인 라싸는 동티벳과는 또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유행하는 광고 카피를 인용하자면, 동티벳이 그냥 커피이면, 라싸는 T.O.P라고 할까?

 화려하면서도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포탈라궁

티벳 하면 뭐가 떠오를까? 아마 많은 사람이 포탈라궁과 오체투지(五體投地; 불교에서 행하는 큰절의 형태.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불·법·승 삼보에게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방법으로,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음)를 떠올리지 않을까? 내가 티벳의 중심 라싸에서 느낀 포탈라궁과 오체투지는 티벳인에게는 삶 그 자체라는 것이다. (참고로 티벳인은 포탈라궁이라 하지 않고 포탈라라고 한다.)

포탈라는 
1200년 전에 세워졌는데, 그때부터 대대로 달라이 라마의 겨울 거처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로 망명했기 때문에, 달라이 라마가 살지는 않는다. 비록 달라이 라마가 있진 않지만 티벳인에게는 포탈라 자체가 달라이 라마와 동일시되는 숭배의 대상. 매일 많은 티벳인이 집에서부터 포탈라까지, 그리고 포탈라 주변을 도는 성지순례를 한다. (보통 약 5~6시간 소요)

입장료를 내면 포탈라 내부를 볼 수 있다
. 포탈라 내부는 홍궁과 백궁으로 나눠져 있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붉은 부분이 홍궁, 흰 부분이 백궁이다. 특히 홍궁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유해가 안치된 영탑이 있어 꼭 들려, 티벳인들의 달라이 라마에 대한 숭배심을 직접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겨울철이면 모든 티벳인이 모여드는 바코르

티벳인에게 꿈은 무엇일까? 바로 라싸에 와서 오체투지로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경에서 라싸에 오는 기차 안에서부터 길을 따라 오체투지로 라싸로 가는 티벳인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의 마지막 목적지가 바로 조캉사원을 둘러싸고 있는 광장인 바코르이다. 그들에게 바코르를 도는 것은 일상이자 가장 중요한 행위이기 때문에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수많은 티벳인이 이 바코르를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돈다.

바코르에서 본 그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인데, 오체투지로 하루 종일 바코르를 돌며 참배를 하는 티벳인에서부터 전통 복장을 하고 기도를 하며 도는 티벳인, 그리고 그 사이이에서 넋을 놓고 그들을 보는 관광객까지, 그들을 따라 바코르를 몇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이미 티벳의 중심에 와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농사가 끝난 겨울철에는 티벳 전국 각지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겨울이야말로 순례자로 넘쳐나는 바코르를 볼 수 있는 최적기이다.



새벽부터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조캉사원
 
라싸에 도착한 첫 날 계획한 것이 바로 다음날 새벽 일찍 티벳에서 가장 성스러운 사원이자 종교의 중심인 조캉사원에 가서 줄을 서서 공짜로 조캉사원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새벽부터 줄을 서면 순례자들과 함께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새벽에 가보니, 줄의 길이와 순례자 인파는 상상을 초월했다새벽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가량 줄을 섰지만, 도중에 포기하였다. 관광객이 공짜로 들어가려는 생각에 순례자 사이에 줄을 선다는 것 자체가 그들을 모욕하는 것만 같아서 도저히 줄을 계속 설 수가 없었다. 바코르를 한 바퀴 둘러싸는 그 긴 순례자의 줄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은 새벽 1시에 왔다고 하니, 종교에 대한 이들의 신념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티벳에서 느낀 그들의 종교에 대한 관념과, 그 종교를 탄압하고 문화를 억압하려는 중국의 행태는 상상 이상이었다. 본래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그들의 성지순례를 바라보려고 했으나, 일주일을 머물다보니 어느새 나 스스로가 바코르를 찾아가 그들과 함께 바코르를 돌고 있었고, 그들처럼 달라이 라마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을 정도로 티벳인의 종교적 신념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중국의 탄압과 억압 역시 만만하지 않았다. 500m마다 총을 든 군인들이 24시간 라싸 거리를 장악하고 있었고, 바코르 상주하는 군인과 경찰의 수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많은 사람이 티벳의 태초의 자연과,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대한 호기심으로 티벳에 가고자 하지만, 지금 티벳의 현실을 볼 때, 순수한 호기심만으로 방문하기보다는 티벳 역사와 정치적 현실,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등을 한 번쯤 생각해본 뒤 방문하길 권하고 싶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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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1 11:0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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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와 신비의 그곳, 샹그릴라 티벳에서의 며칠

문화산책/여행 2011. 1. 7. 09:47

해발 3400m, 윈난성, 쓰촨성 그리고 티벳의 경계에 위치한 샹그릴라의 원래 이름은 겔탕이다. 1928년 한 선교사가 이 근처 지역의 사진을 찍어 샹그릴라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 한 것이 세간의 주목을 끌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탐사를 한 후 지명을 샹그릴라라고 바꾼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선교사가 샹그릴라라고 칭한 그 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우리는 느리고 여유롭게, 태초의 자연을 찾아 이 주변을 맴돌 뿐이다.

 느리게, 여유롭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샹그릴라

해발 3400m에 위치한 샹그릴라에서는 모든 것이 평상시와 다르다. 숨쉬는 것부터 걸음걸이까지. 조금만 서둘러도 한창의 나이인 나 역시 헥헥거리긴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그 중에는 고산병을 앓는 사람도 있으니, 샹그릴라에서는 모든 게 느리고, 여유로울 수밖에 없다. 오래된 전통 가옥의 지붕 위로 펼쳐진 새파란 하늘, 그리고 지붕에 걸쳐 있는 구름 이 모든 것이 평화로운 샹그릴라의 모습이다. 게다가 샹그릴라는 동티벳의 시작점이기에, 티벳에서 볼 수 있는 전통의 다채로운 색채의 깃발과 가옥들이 눈 앞에 펼쳐져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비비며 밖을 바라보면, 눈 앞에 펼쳐진 설산의 파노라마는 진정 이 곳이 지상 낙원, 샹그릴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진짜 샹그릴라일 수도 있는 벽탑해

바다와 같은 호수, 그 뒤로 펼쳐진 설산과 푸른 산, 드넓은 초원, 그 초원에서 풀을 뜯는 야크들, 이 모든 것이 태초의 자연이 아닐까? 특히 꽃이 만개하는 6~7월은 태초의 자연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시기. 하지만 나는 겨울에 간 터라, 약간? 부족한 태초의 자연을 만나고 왔다.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넓어지는,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놓은 일들이 호수처럼 파랗게 변하는 듯하고, 야크와 말이 풀을 뜯는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걸으니, 마치 내가 외부인이 아닌, 태초부터 이들과 함께 있었던 자연의 일부분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해발 4500m에서 설산의 품에 안기다

샹그릴라에서는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이 주변 설산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설산이 단순히 설산이라면, 직접 설산에 올라 사방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설산을 보면 마치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특히 맑은 날 샹그릴라의 스카쉐산에 오르면 해발 8000m가 넘는 메리설산과 리장의 옥룡설산 등 내로라 하는 설산을 모두 볼 수 있어, 샹그릴라에 머무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오르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발 4500m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높이다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4300m까지 갈 수 있지만,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어지러움, 호흡 곤란을 느끼는 사람은 200m를 오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하늘의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

라마 불교 고승의 대접을 받다

샹그릴라에 있는 송찬림사라는 라마 불교 사원에 방문했는데 운 좋게도 1년에 딱 한 번 있는 '궈동지에'라는 특별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송찬림사 내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통 복장을 하고 찾아온 장족(중국의 소수 민족 중 하나)으로 가득 차 있었다. 티벳인은 이 날을 '티야오구위지에'라고 부르면서, 1년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한다. 그 때문일까, 우연찮게 방문한 라마 고승 집에서 손님 대접까지 받았다. 티벳 전통 차인 수유차와, 라마 고승이 손으로 곱게 간 일종의 담배 같은 것도 해 볼 수 있었는데, 지인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직접 고승의 집에서 대접을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와 같다고 한다.
샹그릴라. 일반적인 관광지와는 다른, 티벳인의 생활 모습과 태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현실 문제를 뒤로 한 채 가볼 만한 곳이다. 특히 자신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찾고자 하거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추한다. Ahn
 

해외리포터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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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1.07 10:2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티벳하면 왠지 모를 신비함이
    가득한곳이란 상상만... 언제한번 꼭 가보고싶네요^^

  2. 제너시스템즈 2011.01.07 10: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티벳은 왠지 다녀오기만 해도 영적으로 한 단계 성숙해 있을 것 같은 신비의 나라예요. 정말 한번쯤 꼭 가고싶은 곳이지만 저질 체력으로 인해 가기가 엄청 망설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