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이 현실이 될 때 인간에게 필요한 것

문화산책/에세이 2012. 2. 25. 07:00

"진짜가 아니라 미안해요. 엄마 날 제발 버리지 말아요..."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 놀라실 분들이 계실 것 같다. 이 말은 영화 <A.I.>의 주인공인 로봇 데이빗이 자기를 버리는 엄마에게 하는 말이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시켜 놓고 감정을 지닌 로봇이 아들 역할을 대신하기를 바라며 입양한 이 부부는 아들이 완치되자 데이빗을 버린다.

간절한 호소에도 버림받은 데이빗은 피노키오에 나오는 푸른 요정이 자기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면 엄마가 다시 자기를 사랑해 줄 것이라 믿으며 푸른 요정을 찾아 나선다. 사람보다 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보다 더 정이 많은 이 로봇.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로봇과 너무나도 다르다. 영화 속에만 존재할 것 같지만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이러한 로봇이 세상에 나올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컴퓨터(Computer)는 그냥 그 말을 그대로 분석해보면 Compute+-er으로 계산하는 기계를 뜻한다. 계산을 빠르게 하도록 도와주는 주산이 컴퓨터의 시조라고 한다. 사칙연산을 도와주는 수준에만 머물렀던 컴퓨터는 연립방정식을 풀도록 도와주는 ABC컴퓨터와 미사일 탄도 계산기격인 애니악(1964년)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일부 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고 스티븐 잡스가 CEO로 있었던 애플 사에서 Apple 2 Computer를 개발(1977년)하면서 컴퓨터의 대중화가 실현된다.

컴퓨터는 점점 발달해서 오늘날에는 사람과 체스 게임을 하는 Deep Blue, 퀴즈 쇼에도 나가 우승도 하고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기도 하는 Watson까지 나왔다. 인간의 자연어는 이해하지 못하는 Deep Blue와는 다르게 Watson의 경우엔 사람의 어조, 문화, 생활습관까지 이해하여 '인공지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컴퓨터가 인공지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컴퓨터는 컴퓨터다. 사람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크기도 크며 사람이 물리적인 힘을 가해주지 않으면 이동할 수도 없다. 로봇은 아무래도 컴퓨터의 발전 속도보단 좀 더디게 발전하고 있지 않을까?

현재 로봇은 컴퓨터만큼은 아니지만 하루가 다르게 빨리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로봇은 스스로 판단하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조종을 해주어야 했다. 그리하여 로봇은 심해나 우주에서 사람 대신 위험한 일을 대신한다던가 배터리를 탑재한 정찰용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볼 로봇은 이들과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른다.

미국은 작년에 개최된 Robot fair 2011에서 "Charlie"라는 지능형 humanoid robot을 선보였다. 또 일본의 혼다 사에서 개발한 ASIMO라는 로봇은 학습 추론 능력을 갖추어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의 방향 예측이 가능하며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따라하기도 한다. 인공지능(A.I.)과 지능 증강(I.A.)를 구분하는 기준이 학습 능력, 추론 능력, 그리고 자연어 이해 여부라는 점을 생각하면 ASIMO는 인공지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A.I. 포스터>

컴퓨터와 로봇. 둘 다 이제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물건들이지만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나 로봇을 주변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많이 들어도 먼 훗날 일어날 우리와는 별 관련없는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대신 우리는 인공지능을 다른 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바로 요즘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에서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가계부 어플 Money viewer가 나 대신 내 돈을 관리해준다던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어플 'Siri'를 이용해서 스마트폰과 대화를 나누는 행위를 할 때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컴퓨터로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혹시 응답이 온다 하더라도 그 답변이 동문서답이었는데 이젠 꽤 능숙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한 행동들을 분석하여 나의 미래 행동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굳이 멀리 찾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을 갖춘 기기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나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핸드폰, 나의 게임 상대가 되어주는 컴퓨터, 내가 슬플 때 날 위로해주고 집안일로 지쳤을 때 도와주는 로봇. 어릴 적에 항상 꿈꿔왔던 것들이라 현실 속에서 만나면 너무 반가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컴퓨터가 사람의 지시에 불응하고 반란을 일으킨다는 영화의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와 너무 비슷하게 생긴 무생물에 대해 거부감이 생기기 때문일까?

예전에는 과학 공상 소설이나 영화에나 나왔을 법한 일들이 이제는 책 속에서 걸어나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이 로봇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 고민도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Ahn

대학생기자
임성현 / 서울대 공학계열
Sing, like nobody's listening
Dance, like nobody's watching you
Love, like you've never been hurt
항상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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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으니 2012.02.25 12:2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로봇과 함께 잘 사는 세상이라..
    글을 읽어보니 동감이 많이 되네요.
    좋은글입니다^^

영화제 홍수 속에 빛나는 EBS 다큐 영화제

문화산책/컬처리뷰 2010. 8. 27. 06:00

계속되는 비로 더위도 한 풀 꺾인 요즘이지만 아직 제대로 피서를 떠나지 못한 분들에게 ‘무료’로, 그것도 교양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피서지를 알려주고 싶다. 충무로 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등 크고 작은 영화제들 사이에서 최근에 유독 화두가 되는, 조금 특별한 영화제가 있다. 바로 올해 7회째인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EIDF, 8. 23~8. 29, 2010)가 그것이다.

페스티벌 초이스 출품작 감독들의 페이스 포스터로 꾸며진 EBS SPACE 건물

다큐멘터리가 주는 감동과 교훈에 흠뻑 빠져보자

내가 고3이었던 2005년,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EIDF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우연히 본 한 단편 다큐멘터리를 통해 중국의 빈부 격차와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알 수 있었고 그 현실은 매일 반복되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지내던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축구를 극본 없는 드라마라 했던가? 다큐멘터리 역시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하고 때론 현실보다 더 리얼한 논픽션 드라마 장르이다. 나는 EIDF 덕에 다큐멘터리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세계 곳곳의 실험적인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최근 MBC에서 방송된 “아마존의 눈물”이 동시간대 방송을 누르고 다큐멘터리로서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시청률이 보여주는 바는 무엇일까? 이는 어쩌면 짜여진 극본의 인위적인 희로애락을 벗어나 좀더 인간적이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들춰내는 작품을 보고, 듣고 싶어하는 시청자의 요구는 아니었을까. 

EIDF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 내전부터 한 중년 남자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일어나는 각양각색의 사건을
 찍은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 관심 있고 좋아하는 이에게 강추하는 영화제이다.

위 사진은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자원봉사 중인 대학생들. EIDF는 매년 6월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다큐 영화에 관심있는 젊은이들부터 다큐 PD를 꿈꾸는 이들까지 다재다능한 이들이 함께 한다.

56개국 536편의 작품과 함께 하는 일주일 간의 다큐 축제

올해 영화제의 모토는 “Flying over-우리의 시선 너머”이다. 자연과의 공존, 교감이었던 기존 주제에서 나아가 올해는 인간의 내면 탐구와 청소년의 성장통에 초점을 맞추었다.

개막작은 시청각 중복장애우인 조영찬씨의 일상을 다룬 작품 '달팽이의 별(이승준 작, 2010)'. 출품된 총 536편의 작품 중 12편의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품이 '페스티벌 초이스(Festival Choice)-경쟁 부문'에 선정돼 총 상금 3000만원을 놓고 경쟁한다. 그 외에도 해외 수상작 특별전 / 삶, 사랑, 사랑 / 에코360, Challenges / 꿈을 키우는 아이들 / 아름다운 단편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다양한 중단편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마이클 무어의 식코(Sicko), 더 코브(the cove) 등 해외 저명한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또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다큐멘터리도 재방영되니 꼭 챙겨보았으면 한다. 일곱 번째로 진행되는 영화제이니만큼 구성도 잘 짜여 있고 볼거리도 풍성하다. 일단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풍부한 콘텐츠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개막작인 '달팽이의 꿈'을 상영하는 목동 방송회관

EIDF를 즐기는 방법

현재 EBS SPACE, 이대 UCC 안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 한국문화교류재단에서 상영중이며 감상을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하면 된다. 예약은 EBS EIDF 홈페이지(http://www.eidf.org/2010/)에서 할 수 있다.
관람 비용은 무료, 단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작품 당 2000원을 내야 한다. 이 외에도 디렉터 클래스, 마스터 클래스와 각종 다큐 관련 포럼이 EBS SPACE에서 진행 중이다. EBS SPACE에서는 작품 감상 후에 감독과 대화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어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즐길 수도 있고 가끔 타 작품의 감독과 같이 앉아 작품을 감상하기도 한다! (기자가 경험한 바이다.^^)

만약 직접 상영관에 가서 감상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EBS 채널에서도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방송하며 편성표에 따라 방영되는 다큐가 다르므로 편성표를 참고해서 관심 있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 된다.

살다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가슴 벅차거나 흥분되거나 괴로운 순간을 만나곤 한다. 예술의 틀에서 볼 때, 그런 감정을 어떤 이는 그림으로, 또 어떤 이는 악기로 표현하여 대중과 소통한다. 다큐멘터리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이 있는 감흥을 준다는 면에서 예술과 통한다. 동시에 현실 세계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현실성 또한 놓치지 않는다.

벌써부터 8회가 기대되는 EBS 다큐 페스티벌! 이런 영화제를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해 안타깝다. 좀더 대중에게 홍보돼서 많은 사람들과 다큐멘터리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선사하는 다큐의 매력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즐겨보자. Ahn

대학생기자 김혜수 / 숙명여대 경제학과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이렇게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부디 제 손을 맞잡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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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시 2010.08.27 21:2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EBS 지식채널e를 자주 봤었는데 ..
    요즘은 잘 못보네용...ㅎㅎㅎㅎㅎ

    • 벼리 2010.08.30 23:43  Address |  Modify / Delete

      지식채널 E 저도 좋아하는 프로에요~
      5분안에 새로운 지식과 정보, 감동을 전수받는 느낌이랄까?^^ 다음번엔 EIDF도 한번 가보세요~매년 요맘때쯤 열려요.ㅎㅎ

  2. 이재일 2010.08.27 23: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는 다큐영화제 상영작인 '구글 베이비'라는 작품을 수업시간에 본적이 있습니다.

    제 3세계 국가들의 대리모 문제를 다룬 작품인데 참많은 걸 생각하게 해준 작품입니다

    • 벼리 2010.08.30 23:44  Address |  Modify / Delete

      오우! '구글 베이비'
      작년도EIDF 경쟁 진출작이죠.ㅎㅎ
      다큐는 영화보다도 때론 리얼하면서도 삶의 단면을 진솔하게 보여줘서 생각할 것들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