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강연 현장에서 답한 '이직할 때 고려할 점'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자주 내렸다. 하지만 비구름 가득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설레는 날이 있었다. 바로 '청춘콘서트'가 있는 날. 기분 탓인지 아니면 날씨도 도와주었던 것인지 어두웠던 하늘도 점점 개어서 7월 8일 안산에서 열린 '청춘콘서트'를 보러 가는 발걸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다.

'MBC 스페셜' 방송으로만 보았던 안철수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을 눈앞에서 실제로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오늘은 어느 이야기를 해주실지 몹시 기대가 되었다. '청춘콘서트'라고 해서 내 또래의 대학생들이 모여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마음속의 '청춘'을 간직하고 있는 4, 50대 어른들도 많이 참석한 것을 보았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나중에 40대가 넘어서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참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강연 내용도 좋았지만 이날의 주제가 '미국의 사례로 본 일자리와 고용의 문제'인 만큼 주제와 관련된 청춘들의 질문과 멘토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정리해보았다.


Q. 이직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직 시에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나?

안철수 :
외국의 어느 신문에서 '지금 시대에는 더 이상 한 사람이 한 가지 직업으로 살수는 없다.' 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처럼 한 가지 일을 하면서 평생토록 지내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이럴 때는 먼저 준비를 하면서 겹치는 시기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환경 운동에 정말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제일해서는 안 될 일이 회사 일을 열심히 하다가 55세 정년퇴임을 하고 그 다음날부터 환경운동을 하는 것이다.
 
막상 퇴임 다음날부터 환경운동을 하려고 하면 한 번도 안 해본 일이어서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고 적성에 맞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자신의 적성에 맞는 사람이더라도 방황을 하게 되면서 하고 싶던 일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된다.

이 사람의 경우 정년퇴임 전 최소 5~10년 동안은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된다. 예를 들어 환경운동 단체에 가입해서 주말 동안 봉사활동을 나가는 것이다. 환경단체 가입해서 주말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사람들도 사귀고 공부도 하는 것이다. 그래야 관련된 일을 해보면서 적성에 맞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 5년이 지나 정년퇴임을 했을 때에는 미리 경험과 준비를 한 상태이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알고 있어서 그 다음날부터 바로 편하게 환경운동을 할 수 있다.

'도전'이라는 것은 이전의 것을 완전히 뿌리치는 것이 아니라 고생은 해도 병행하는 시기가 꼭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한 쪽을 버리고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을 것이다.
 

Q.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곽수종
교과서적인 답으로 대체하자면
1.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
2. 안정 기금도 좋지만 벤처기업, 중소기업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펀드를 만들어야한다.
3. 스탠퍼드 대학 내의 바이오산업을 위한 벤처 기업처럼 대학 내 산학 협력의 실질적인 연구 기관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안철수 : 우선은 현행법으로 할 수 있는 한 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기존에 대한 설득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동물원 구조를 만들어서 제일 난감한 것은 동물원의 주인이다. 애플 아이폰을 여러 가지 규제로 막다가 갑자기 들어오면서 헤매고 있다. 모 전자업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핵심적인 부분은 구글에서 제공을 해주고 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와 같은 운영체제를 만들지 못했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대기업은 더 힘들어하고 있다.

바로 주위에 생태계를 만들지 못한 것이 원죄이다. 특히 SW 산업을 발전 못 시킨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것이 교훈이 되어 앞으로 이런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박경철
예전에는 누군가 하나가 성장하고 그 뒤를 따라 갔다면 지금은 그 질서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과거의 습관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한다.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 해야 될 것이다. 그래야 기회가 생길 것이다.


Q. 정규직, 파견직, 계약직, 인턴 등 여러 종류의 직원이 있다. 나라에서 실업률을 낮추려고 청년 인턴을 취직시키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곽수종 : 방금 3가지 질문이 생각나서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려고 한다. 여러분과 같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1. 만약에 우리 정치, 경제, 사회 모든 구조가 내일 당장 미국처럼 바뀐다면 일자리 문제가 없어질 수 있을까? 일자리의 차별화는 없어질 수 있을까?
2. 노조가 만들어져서 단수노조, 복수노조가 된다면 노조가 없는 세상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질 것인가?
3. 행복을 찾기 위해 일자리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아니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일자리 문제를 논하는 것인가? 

미국에는 두 가지 형태의 일자리가 있다. 그 중 한 가지 형태는 주지사가 바뀌면 잘린다. 미국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만큼 노동자의 계층이 다변화하한다. 가장 큰 문제는 2년마다 바뀐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브로커가 끼어서 노동자가 받아야 할 임금을 브로커들이 돈을 갖고 가는 것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주어진다면 괜찮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 대우를 해준다고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박경철 : 제도적 측면에서 보면 시간제 근로는 복지가 잘 이루어져있는 북유럽에서 만들어졌다. 집에서 할 일이 없는 여성들을 위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나온 제도이다. 아이를 키우다가 자아실현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만든 것이 시간제 파견 근무인 것이다. 하지만 요리사의 칼과 강도의 칼처럼 양면성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에 대해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당당히 거부해야 된다. 그리고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시적인 사업인 경우 ,현재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경우 ,퇴직 근로자의 경우에 재사용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주권을 갖고 있고 옳고 그름과 본질에 대해서 간파하고 있다. 자각하고 탈환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안철수 : 실업률을 측정하는데 우리가 모르는 왜곡된 점이 있다. 바로 취업을 하려고 노력하다가 해도 해도 안 되어 포기하는 사람은 직업은 없어도 실업자가 아니다. 또 다른 맹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이OECD 국가 중 제일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자신의 피를 빨아서 먹는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거의 다 소진하면서 사는 경우가 많다. 실업자가 아니라고 보기 힘들다. 이런 왜곡된 점에 의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OECD 국가 중 높은 편은 아니다.
 
반대로 고용률을 보면 명백히 낮은 편이다. 특히 청년 고용률은 OECD 국가 중 거의 최하위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상황은 좋지가 않다. 하지만 실업률 통계만 보면서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여성들은 가사만 돌보면 되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 어떤 계층에서 정말로 명백하게 몇 %가 일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된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몇 %로 끌어올릴 것인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런 것이 맞는 접근 방법이라고 본다.


Q. 지금의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배우는 지식이나 정보가 5년~10년이 지나면 무의미한 정보가 될 수 있는데 대학생은 어떤 것을 배워야 하고 이런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안철수 : '대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나?' 라는 통계가 있다. 통계 결과를 보면 업종 평균 5년 정도 지나면 5년 전의 절반이 없어지고 바뀐다. 현재 세계 최고의 수준의 사람도 5년이 지나면 절반은 못 쓰는 내용이 되는 경우가 되니까 비전문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분야는 5년이지만 변화가 빠른 IT분야는 2년이다. 힘들 수 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제도권 교육보다는 대학 졸업 후의 평생공부에 비중을 많이 둔다. 직장 갖는 것을 보면 대학 때까지는 제도권 공부라고 보면 직장을 다니는 이후부터는 평생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거나 다른 직업으로 잘 넘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평생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OECD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의 중,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1위. 그리고 대학 등록금은 전 세계 2위로 미국 다음으로 높다. 반면에 평생 교육비는 OECD 국가 중 꼴찌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평생 교육비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평생교육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일까? 이유를 보면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의 평생 교육비까지 중, 고등학교 사교육비에 뿌리는 것이다. 이런 것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전체 구조도 고쳐져야 되고 이런 관점에서 대비를 해야 될 것이다. 

박경철 : 덧붙여서 지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식은 외부와 함께 공유하지만 지혜는 내면이다. 지혜는 배울 수 없는 것이고 습관적인 삶은 지혜가 안 된다. 지혜는 치열하게 살고 내면의 불꽃을 흩뜨리지 않는 것이다. 지식을 활용하는 것은 지혜라고 본다. 그리고 나와 관계하면서 사색과 성찰을 통해 만드는 것 같다. 그래야 안목과 통찰과 직관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곽수종 :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투자한 것이 노동생산력과 GDP로 제대로 나오려면 17년이 걸린다.
지금까지 가졌던 패러다임은 '30년의 압축성장','빨리빨리', '공동체', '충성', '우리는 하나다' 이었다. 이제는 이 개념을 조금 느리게 가져야 하고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야 될 것이다.


끝으로 안철수 교수의 정리

처음 사회문제, 리더십에 대한 강연 요청을 받았었다. 해보니까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드리는 게 답인 것 같다고 느껴서 지금의 청춘콘서트 형태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그 중 청춘 콘서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처음 받았던 어떤 청중분의 고민이 기억난다.

'지금 28,29세인데 새롭게 전공을 찾거나 변화를 하려고 하니까 주변 친구들에 비해 늦은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그 분께 그 당시 나갔던 모임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모임의 주류가 70대 분들이었다. 이제 막 60인 분이 가장 어린 분이었다. 이제 환갑이 된 가장 어린 분에게 70대 분들이 둘러싸고 축하하면서 '자네가 부럽네, 자네 나이면 못할 것이 없겠네.' 라는 말씀을 했다. 70대 분들이 10년 후 뒤를 돌아보고 나니까 그 분들이 60이었을 때 뭔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나이였고 그때도 충분했는데 왜 스스로 주저앉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로 세상에는 늦었다는 것은 없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60세도 새로 시작할 수 있고 더 나아가 70세도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고 본다. 혹시나 아직 젊은데도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이 분들의 대화가 조그만 격려가 되었으면 한다. Ahn 
 
대학생기자 김재기 / 한양대 안산 컴퓨터공학과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항상 노력하는 대학생기자 김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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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승호 2011.08.31 11: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멘트 옆에 있는 사진들이 마치 현장을 보는듯 하네요ㅎㅎ
    센스 최고이십니다 ^^

  2. 너서미 2011.08.31 17:1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 저도 현장에 가봤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지난 번 MBC스페셜 그 프로도 관심있게 봐서 그런 지
    포스팅도 마치 방송 프로를 정리한 느낌입니다.

    • Jack2 2011.08.31 21:58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9월 달에도 청춘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확인하시고 가까운 지역 있으시면 http://cafe.daum.net/chungcon 여기에 들어 가셔서 신청하시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점이 있으므로 강추합니다 ^^

  3. 러브멘토 2011.08.31 20:4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구구절절 느끼는바가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4. 香格里拉 2011.09.21 16:0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한양대 안산 컴퓨터공학과 김재기 님, 굳이 안산은 붙이지 않으셔도 돼요. 공대인은 학교나 지역이 아닌 실력과 노력으로 말하는 겁니다. ㅎㅎ

    • Jack2 2011.09.21 17:59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ㅎㅎ 서울 캠퍼스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으셔서
      다시 서울 아니라 안산 캠퍼스에요
      이런 말을 자주하게 되어서 처음부터 쓰게 되었어요
      그냥 사실그대로 알리기 위할 뿐 다른 뜻은 없습니다.
      당연히 실력과 노력으로 말하는
      공대인이 되야죠 ^^

예능 제친 시청률 1위, MBC스페셜의 비결

3월 즈음 학교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투표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후보는 셋이었는데 안철수 교수님 자리만 유난히 파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 스티커가 많아서. 교수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인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주시는 영향이 크다는 뜻 아닐까? 그래서인지 교수님은 고민하는 청춘을 위해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과 함께 강연을 여러 번 했는데 안타깝게도 기회가 되지 않았다. 아쉬워하던 차에 교수님 말씀을 TV에서 방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MBC스페셜이 지난 1월에 이어 '안철수와 박경철 2탄'을 제작한 것. 올레! 방송은 7월 29일 밤 11시에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은 10.9%의 시청률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을 누르고 시청률 1위를 했다. 이른바 대세인 예능 프로그램을 제치고 뜨거운 호응을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대어 위안과 격려를 받고 싶은 세 사람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일 것이다.

틀을 깨고 생각을 넓히자!

"여기 점이 아홉 개 있습니다. 네 개의 선이 이 아홉 개의 점을 한 번씩만 다 통과하도록 그릴 수 있나요? 단 네 개만 그려야 합니다~!"

이전에 해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쉬운 문제이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될 것이다. 여러 번 중복도 아니고 단 한 번씩이라니…. 여러 가지의 경우를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답은 쉽다.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외부'를 생각하는 데에 있다. 문제에서는 사각형 안에서만 선을 그리기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틀을 만들어 버리고 그 안에 우리를 거둔다. 이 안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생각난 이야기가 있었다. 벼룩은 가만히 있을 때는 1m도 뛸 수 있지만 30cm 높이의 병에 가두어 놓으면 기껏해야 병의 높이만큼만 뛸 수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데 본인이 처한 여건 때문에, 혹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그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 하는 것 아닐까? 안 교수는 우리에게 이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려 한 것 같았다. 

시간은 만들려고 노력하면 만들어진다

시간 관리와 공부 방법은 고등학생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는 고민인 것 같다.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안 교수는 공부 방법이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과 함께 자신의 경험 하나를 말해주었다.

"제가 박사 논문을 준비할 때의 일이었어요. 이 때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하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박사 논문 준비'라는 해야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아침 6시까지 세 시간을 백신 연구에 투자했습니다. 이런 나날이 매일 반복되면서 들었던 생각이 '시간은 상대적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전이나 후나 저에게는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졌지만 저는 한 가지 일을 더 할 수 있었죠. 시간은 만들려고 노력하면 만들어집니다. 상대적, 심리적인 것일 뿐이에요. "


새벽 세시라니……. 아마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해야 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은 과감히 버렸을 것이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말이다. 예전에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이 한 강론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학교 때 공부를 하면서 '아, 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더 좋은 대학교를 갔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실 우리는 못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까지 시간을 낸다는 것을 상상을 못 하거나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본인이 편한 방향으로 생활하는 것일 뿐. 그래서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말이 많이 와 닿았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인재가 필요

방송 중 지리산 학교에서 한 학생이 ‘세계를 이끌 인재상’에 대해 질문을 했다. 안 교수는 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인재야말로 진짜 인재라고 대답했다. 만 명의 먹거리를 독식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방송 말미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필요한 자세를 언급했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다른 하고 싶으면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일을 버려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불행해 하는데요.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회사원이 있는데, 이 사람이 환경 운동 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쳐요. 흔히 떠올리시는 것처럼 55세까지 열심히 직장 다니다가 정년퇴임을 하면 바로 그 다음날 환경운동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거예요.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아는 것도 하나도 없고 그 일이 자신한테 맞을지 아닐지 알 수가 없어요. 막연히 자기가 하고 싶다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해서 만족스러운 것은 다르거든요. 잘 할 수 있는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고민만 하지 말고 주말이나 일주일 중 하루 저녁에 시간을 내서라도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해 보는 겁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그 시간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도전해보시라는 것이지요. 고민을 하는 것은 좋은데 고민을 하면서 계속 세월을 보내지는 마시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면서도 현재와는 많이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될까 봐 두려워서 도전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안정된' 직업이라는 의사로서의 직업을 뒤로하고 다른 일을 택한 두 사람은 오죽했을까. 박경철 원장도 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는 보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인생을 개런티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의사가 안정된 직업이라는 명제는 틀린 명제입니다. 또 두 번째, 어떤 직종의 안전성이나 급여 등 외적인 조건 때문에 직종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최선을 다했고 본인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다른 선택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여기서 최선이란 본인의 노력이 스스로를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런 노력을 말합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더 감동적이다. 어느 개그 프로에 나오는 말처럼 우리는 1등만 기억한다. 그런데 실패했을 때 후회가 되는 것은 도전 자체가 아니라 더 노력하지 못했던 스스로의 모습이다. 1등을 했더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에는 무언가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우리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인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그저 노력하기 싫은 스스로의 변명일 뿐일지도 모른다.

자녀는 부모의 말이 아니라 모습에서 배운다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부모가 아이를 혼내는 소리가 하루도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사춘기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가 자칫하면 어긋난 길로 들어설 수 있는데 한 번도 딸을 혼내본 적이 없다는 안 교수는 어떻게 했을까?


“부모는 스스로 자식에 대한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작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는 부모보다는 친구 혹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 점을 부모 스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죠. 부모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50이 넘어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셨습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나이 들어서도 공부하고 도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도 이를 따라하고 있습니다. 말없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것 같습니다."


아직 자녀가 어린 박경철 원장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부모의 생각을 아이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결론 짓는 답변은 안 한다고 한다. 대신 매일 진보 성향의 신문과 보수 성향의 신문을 읽게 하여 같은 현상을 여러 방면에서 볼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랑 받고 자랐다는 기억을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는 그저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이사 간 것이라고만 받아들였으나, 안 교수의 말을 듣고 보니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는 모든 것에 해당하는 말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공감대 형성을

말미에 박 원장은 대기업 위주의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요즘 취업난에 대해 말들이 많죠. 요즘 청년들 어려움이 많아요. 취직하기 어렵다고 하면 창업을 하라든가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라고들 하는데, 먼저 창업은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만일 중소기업에서 시간이 지나면 성과를 인정받고 발전 가능성이 높으면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그렇지만 대기업이 최근 2~3년 간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많은 하청업체-일종의 중소기업-들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익을 내면 대기업에서 단가를 낮추라고 할까 봐 일부러 이윤을 낮추는 것이라고 합니다.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에는 아직 환경이 많이 열악합니다. 결국 젊은이들이 대기업으로 쏠리게 되고 그 결과 스펙 쌓기에만 여념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본질은 단순합니다. 사회의 부가 독․과점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자녀가 광고회사를 차렸다고 해요. 그 대기업의 광고를 다 가져가고 외부의 광고도 여럿 가져간다고 하면 광고회사를 차리고 싶은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앗아가는 셈이 됩니다.

또한 안 교수는 역사적으로 망하는 나라의 공통점을 짚으며 우리 사회가 이대로 가면 공멸할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 의식을 공유하자고 역설했다.

역사에서 보면 망하는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하고 기득권이 과보호되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부패가 만연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 당시 사람들은 이런 착각에 많이 빠지더라고요. 지금은 우리가 옛날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현명하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는 안 한다는 자신감과 오만함, 착각에 빠집니다. 바로 그런 생각이 역사를 반복시키는 것 같아요.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이런 격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벌어져 있는데요. 이 상태가 계속 가면 공멸할 것 같아요.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선제 조건은 그 문제인식의 공유거든요. 문제가 있다고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문제해결은 아예 시작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함께 공유해 보자는 것이 강연의 목적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아픈 사람한테 네가 잘못해서 아픈 거라고 하면 무슨 도움이 될까? 청년들이 어른들에 비해 경험이 적어서 힘이 드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사회의 구조가 부조리하여 힘이 드는 건지 나는 분간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의 고민이 우리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도전하는 청춘들에게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현실의 청춘은 너무 아프다고. 지금 청춘들에게 함께 아파하고 손을 잡아 주자는 김제동씨의 마지막 멘트까지 한 곳도 덜어낼 수 없는 강연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말씀 더 많은 청년들, 청춘들에게 전파해주었으면 좋겠다. Ahn

대학생기자
임성현 / 서울대 공학계열
Sing, like nobody's listening
Dance, like nobody's watching you
Love, like you've never been hurt
항상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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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타이탄 2011.08.02 08:2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잘 봤어요.
    감동이 다시 계속되네요.

  2. 하나뿐인지구 2011.08.02 12:4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한 혹자는 이렇게 말씀하셨더군요...
    똥물,흙탕물(정치권)에 빠뜨리면 안 되는 분들이라고...
    ...
    최신 안철수 교수님 인터뷰입니다...
    '안철수...정치와, 융합을...말하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277&aid=0002646652
    (...
    보다 효과적으로 나눠가지려 부단히 애쓴다는 그다.
    그가 나눠가지려는 것은,
    가급적 많은 가치의 융합에서 비롯된, 창조적 지식이다.
    ...
    "학자 신분일 때는 학교 밖에 있을 때보다,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받아들여주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사회적 차원에서 중립적으로 받아들여주기 때문"이라
    ...되도록 많은 젊은이들에게,
    ...
    '창의와 자율의 기반'을 닦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서울대행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
    또한, 바쁜 일정을 쪼개 틈나는대로,
    지방 곳곳을 돌며 강연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
    연구보다 교육 중시...
    소통으로...
    융합 인재 기르겠다...
    ...)
    ...
    ps>(뉴스에 자꾸 정치권에서 왈가불가하니 검색하기가...ㅜㅜ)
    ...
    ps>저는 방송(mbc 스페셜 안철수,박경철 2) 보면서...
    이 한마디가...제일 와 닿던...
    답을 주는 것보단, 조언을 주는 것...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단, 잡는 방법을 교육하라는, 성경 말씀이 생각남)

MBC스페셜 안철수와 박경철2, 활자로 다시보기

“오늘 안철수 교수랑 박경철 원장이 TV에 나온대. MBC스페셜로...”
지난 1월 28일, 엄마의 다급한 환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족 모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귀 쫑긋 세우며 봤던 <MBC스페셜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이 후속편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지난 7월 29일 국민MC 김제동과 함께한 <MBC스페셜 안철수와 박경철2>는 더할 나위없는 따스한 여운을 선사했다. 안철수 교수, 박경철 원장, MC 김제동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와 눈빛 하나하나를 통해 마음에 따뜻함이 묻어져 어느새 눈물샘까지 돌았다. 좌절과 절망 속에 갇혀 있거나 마음에 건조한 바람만 불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분명 희망과 위로, 따스한 햇살을 줬을 것이라 감히 확신한다.

 
방송이 재미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안철수 교수, 박경철 원장, MC 김제동 세 분이 나눈 다정한 농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살짝 이 분들의 일상대화를 엿보도록 하자.

김제동 내레이션(이하 김): 누나들 밖에 없는 제게 형님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두 분이나 생겼습니다. 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이분, 작은형님 “박경철 원장님”입니다.

박경철 원장(이하 박): 항상 여기서 안철수 교수님을 만나거든요. ‘위대한 투쟁’이라는 이 자리에서.
김제동(이하 김): 제가 안 그래도 이 말씀 드리려고 했습니다. 꼭 두 분은 만나도 저런 글이 쓰여 있는 곳에서 만나고. (차 안에 웃음이 가득)
김: 국민멘토, "안철수 교수님"은 제 큰 형님 되십니다. 네, 저 정말 복 받은 놈입니다.
김: 런데 오며가며 듣는 이 두 분의 대화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박: 제가 원래 먹는 것을 좋아해서 차 안에 먹을 것이 많아요. 너무 맛있죠? 우리 어릴 때 먹던 것이에요.
안철수 교수(이하 안): 그런데 저거는 없었잖아요. 우리 때는 노란색이었고 팥은 저도 처음 먹어봤네. 오리지널도 달콤하게 맛있는데....
박: 제가 오리지널하고 이거하고 한 박스씩 보내 드릴까요?

안: 하하.. 안 돼요.^^ 지금 콜레스테롤 때문에 안 돼요.^^
박: 그래도 너무 그러시지 말고 제가 보내 드릴게요. (차 안에 웃음 가득)
김: 사실 이 분 이렇게 망가지기만 할 분이 아닙니다. ^^
한국 벤처기업의 신화, 안철수 교수.

김: 세상사를 향해 촌철살인을 날리는 박경철 원장.

김: 막강한 이 두 사람이 또 뭉쳤습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안철수와 박경철 제 2탄>, 더욱 진한 소통과 공감을 향해 지금 시작합니다.

21세기 리더십은 대중이 주는 것

김: 사실 지난 겨울, 두 분의 강연 소식을 처음 들었습니다.

김: 괜찮으시면 저 한번 불러주십시오.
박: 같이 가시지요.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김제동씨 모시고 같이 가면 훨씬 더 좋겠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시니까 반갑네요.
김: 그러면 제가 방해가 안 된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김: 그런데 말이 씨가 돼버렸습니다. 2년 전부터 안철수, 박경철 두 사람은 지방 대학 순회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앞선 세대로서 전하는 진심어린 걱정, 미안함 그리고 응원. 갈증이 컸던 만큼 반응은 뜨겁습니다.

안: 예전 20세기까지의 리더십은 카리스마를 가지며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이고 목소리도 큰 사람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높은 위치에 올랐어요. 이에 비해 21세기는 크게 바꿨어요.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재 본인들을 생각해 보시면 리더를 무조건 따라가지 않잖아요. 일반 대중은 리더를 쳐다봐요. 그리고 저 사람이 과연 내가 따라 갈만한 사람인가를 판단해서 따라 갈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할 때 따라가죠. 즉, 리더십은 일반 대중이 리더에게 주는 것이에요.

박: 공감과 연대, 수직이 아닌 수평, 직렬이 아닌 병렬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만이 새로운 리더십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요체가 되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놓고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서는 무언가 괴리가 좀 느껴지고 ‘진짜 그런 시대가 올까?’하며 생각해보죠. 제동씨한테 질문해 보겠습니다. 제동씨는 정의로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질문할 줄 몰랐죠? (청중 비롯해 모두 웃음)

김: 잘못 왔다. 이런 생각이.... (청중 비롯해 모두 웃음)
방금 변화하는 리더십 같은 경우에는, 사실 방송에서도 제 안경을 벗기는 스타일 속에 각 MC들의 리더십이 다 있거든요. 강호동씨는 소리를 지름으로써 분위기를 만들어 안 벗으면 안 될 것 같이 만들어요. 그 다음에 이경규씨 같은 경우에는 지위, 나이를 이용해서 ‘벗어!’하면 벗어야 해요. (청중 웃음) 유재석씨는 자기가 먼저 벗기 때문에 저도 벗어야 해요. (청중 웃음) 신동엽씨는 사전 작업이 좀 많아요. (청중 웃음) ‘김제동씨는 사람들이 못 생겼다고 하는데 별로 그렇지 않지 않아요? 안경 벗는다고 전혀 웃기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니, 벗으라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라고 말하면서요. (청중 웃음) 자, 유형별 리더십이 이렇게 있으면 사실 시청자들이 선택하는 것이죠. 그 힘이 어디에서부터 왔는지를 잊지 않고 자기를 위해서 그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받은 힘이니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리더로서 가져야할 정의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안 교수 보면서) 잠깐 번외로 신동엽씨가 누군지 아십니까? ^ ^ (청중 웃음)

안:

지리산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서 내내 입가의 번진 미소가 흩어지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지리산의 맑은 공기처럼 순수한 학생들과 함께한 안철수 교수, 박경철 원장, MC 김제동 세 분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껴보자. 덩달아 마음속에 푸르른 지리산의 모습이 자리잡을 테니....

김: 영광스럽게 저도 살짝 숟가락을 얹고 이분들과 동급이 되었습니다. 물론, 학교성적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이 날은 욕심을 좀 냈습니다. 멀리 간다고 차도 한 대 빌렸습니다. 이번 동행은 순전히 박경철 원장님의 강력한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4월 지리산 자락에 있는 한 작은 학교에서 박 원장은 강의를 했습니다. 강연료는 고로쇠 물이었고요. 전교생이 편지를 써서 줬답니다. 그런 후 이 형님, 그 여운이 어찌나 크던지 거짓말 조금 보태 사흘간 밤잠을 설쳤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지리산 고등학교엔 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긴 여행이 가져온 고단함은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아이들은 저희를 아주 뜨겁게 반겨주었습니다.

박: 다시 만나서 무지하게 반갑습니다 ^ ^(학생들, 박수치며 ‘우와아~’) 벚꽃 필 때 만났어요. 그때 여러분이 저한테 편지를 써서 줬잖아요. 안 선생님하고 제동이 형님, 오빠하고 같이 뵐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는 있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쓴 친구 분명 있었죠? 진짜 이 꿈이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동의 하셨어요. (학생들, 박수치며 ‘우와아~’)안: 누가 나와서 칠판에 있는 아홉 개의 점을 떼지 않고 4개의 선으로 연결해 보겠어요?
김:
문제 이해하셨습니까? 나란히 찍혀있는 점 9개를 손을 떼지 않고 4개의 선으로 연결하라는 겁니다. 안철수 교수가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매학기 마지막 수업 때마다 내준 문제라고 합니다. 

안: 만약에 일종의 사각형을 그린다면 사각형 내부에서만 선을 그으라고 누구도 이야기 한 적 없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가 스스로 안에 선을 그어서 이 내부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해요. 그러면 답이 없어요.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마다 자신의 편견 혹은 선입관이 있어요. 그것이 오히려 자유로운 생각을 방해하는 것 같아요.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 이런 영어 표현도 있잖아요. 'Think outside the box' 그런 표현인 것 같아요.

김: 매일같이 지리산 정기를 받아먹고 사는 복덩이들. 100명 남짓한 전교생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습니다. 뜻밖의 선물도 받았습니다. 어젯밤 꼬박 밤 새워 그렸다는 캐릭터 티셔츠. 두 분 아주 신났습니다 ^ ^
안: 제 사진 뒤에다가 각자 꿈을 적었어요. 본인들과의 다짐, 결심 같은데요. ‘나는 자연과 인류의 생활을 위한 물질을 연구하는 신소재 연구원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정치가가 될 것이다’
김: 고민의 흔적이 흠뻑 묻어나는 야무진 꿈들입니다. 사실 지리산 고등학교는 모든 것이 부족한 학교입니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임시로 고쳐 쓰다 보니 일단 공간이 열악합니다.

참 고마운 후원자들이 지원해주는 후원회비로 급식비, 기숙사비 등 대부분의 경비를 충당하는 상황입니다. 사교육은 엄두도 낼 수 없고요.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루고자 하는 의지만은 누구보다 단단합니다.

학교를 벗어나도 마을 곳곳에서 지리산 친구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외롭게 지내시는 노인 분들을 찾아뵙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할머니댁에 놀러 갔습니다. 온 마음으로 집안일도 돕고요. 자기 몫으로 나온 간식도 챙겨서 가지고 왔습니다.

훗날 이 아이들에게 이런 만남, 이 큰 자연이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천재홍 학생(1학년): 혹시 추천하시는 공부 방법이나 시간 관리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김: 저는 없습니다. (학생들 비롯해 모두 웃음)
안: 제가 의대에 가서 박사과정 학생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던 차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가 발견됐어요. 근데 시간이 참 문제더라고요. 박사논문을 쓴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라 도저히 시간은 없는데, 이것은 해야만 되는 일이잖아요. 새벽 시간은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새벽 3시에 일어났어요. 그 다음날부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6시까지는 바이러스 백신 만드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의사로서의 삶을 열심히 살았어요. 처음에 한, 두 번 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바이러스 만드는 사람들이 항상 어딘가에서 계속 나왔어요. 7년 내내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바이러스 퇴치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보통 같았으면 없었을 시간이었어요. 자고 있었겠죠. 그렇게 그런 경험들을 몇 번 하다보니까 제가 깨달았던 것이 있어요.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더라고요. 시간은 절대적으로 주어지고 모든 사람한테 똑같은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을요. 시간은 만들면 만들어져요. 또 허투루 보내는 시간들도 다잡아서 관리하면 거기에서도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남희 학생(2학년): 두 분 다 의사에서 전혀 다른 직종으로 직업을 바꾸신 분 아닙니까? 그런데 의사라는 직업이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기도 하고 굉장히 안정적인 직업이기도 한데요. 다른 것을 선택할 때 성공할 거라는 확신과 보장도 없어서 많이 두려웠을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 저는 보통 이렇게 표현합니다. 개런티는 안심하고 물건을 사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가 보통 개런티라고 말하는 것은 예를 들어 자동차의 개런티에는 품질보증이 있죠. 보증이라는 것은 자동차를 살 때 3년간 품질보증 개런티 카드를 받아요. 이는 물건에 대한 것이잖아요. 내 인생에 대한 책임을 개런티로 해결할 수는 없잖아요. 내 인생의 가치는 뭔가 달라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고 어제보다 오늘이 달라야 되고 오늘보다 내일이 달라야 되는데 어떻게 안정, 보증이 있겠어요? ‘현재 이것은 충분해’ 혹은 ‘난 이만하면 됐어’라는 보증과 안정이 내 삶을 결정짓는 요소는 전혀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의사는 안정된 직업’ 이라는 전제는 일단 틀린 것이라 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다른 일을 할 때의 선택입니다. 현재 어떤 것을 소홀히 하거나 그것을 다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것은 자신 없으니까 다른 일을 해볼까?’, ‘이건 내 적성에 맞지 않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데서 사실은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잘할 자신이 없는 것인가, 스스로 내가 위선을 떨고 있진 않는가에 대한 자문을 해 봐야 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때 다른 기회를 선택하는 것이지 현재를 회피하기 위해서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말한 최선의 정의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완벽하게 하신 분은 조정래 선생님입니다. 그 분이 <태백산맥>이라는 책에서 ‘최선이라는 말은 이 순간 내 자신의 노력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돌아보는 겁니다. 내 노력이 나를 감동시킨 적이 얼마나 있는가?
김: 편집이 많이 돼서 그렇지. 저도 질문 좀 받았습니다 ^^

신경민 학생(2학년): 저는 김제동 아저씨께 질문하고 싶은데요. 제가 가끔 남들 앞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떨리고 긴장돼서 말을 잘 못하겠거든요. 그래서 고민인데, 어떻게 하면 김제동 아저씨처럼 남들 앞에서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김: ^^ 잘했습니다. 자~ 다음 고민 ! ^^ (학생들 비롯해 모두 웃음) 그 정도면 충분히 잘했어요. 그 정도 능력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아요. 지금 여기에서 질문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막 떨려서 죽을 것 같죠? 그런데 안 죽었잖아요. 아무 이상이 없잖아요. 지금 아무 이상이 없죠. 이렇게 조금씩 해나가다 보면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겁내지 마세요. 마이크는 말하는 것을 도와주는 기구지, 터지는 기구가 아닙니다. 내리면 꺼지고 위로 올리면 켜지는 철저히 내가 조종하는 도구일 뿐이죠.

김: 좀처럼 질문이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진섭 학생(1학년): 이병철 삼성 전 회장께서 ‘기업은 사람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있는데요. 사회를 이끌고 세계를 품을 수 있는 그런 인재상을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안: 인재상에 정답이 있지는 않잖아요. 인재상은 시대마다 바뀌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인재인 것 같아요. 어떤 재벌 회장님이 앞으로는 만 명의 먹을거리를 만들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거기에서 빠진 것이 있어요. 만 명의 먹을거리를 만드는데 그 만개의 먹을거리를 전부 독식하며 차지하고 심지어는 남의 것 까지도 다 자기가 가져가버리면 그 사람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되죠. 그래서 기업으로 따지면 이런 것이 있잖아요.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다’ 그것이 다 국민 상식 같죠? 사실 그건 틀린 말이에요. 왜 그런가 하면 기업의 목적이 수익창출이라는 것을 지나치게 믿고 그쪽 방향으로만 가다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만 창출하면 된다며 스스로 정당화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불량식품을 만들어요. 그러면 자신은 돈을 버는데 그 불량 식품을 먹고 수많은 어린이들이 아프고 사회가 나빠지잖아요. 즉, 혼자서는 목적 달성하고서 잘 먹고 잘 사는데 사회 전체로 보면 그것은 오히려 없는 것이 더 좋은 암적인 존재, 범죄 집단이잖아요.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인재 같아요. 능력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김: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안철수 교수는 CEO시절에도 그 가치를 언제나 가슴 속에 품었다고 합니다.

잘 자라는 교목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이 친구들이 언젠가는 하늘을 가득 덮을 거목으로 성장할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손잡고 더불어 숲이 되어 서로를 지킬 것도 믿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지리산을 좋아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착한 비빔밥 집에서 나눈 가족 이야기

소박한 비빔밥 집이 풍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눈 세 사람의 대화는 정겨웠다. 그 속에서 나온 안철수 교수의 교육법과 박경철 원장의 교육법도 볼 수 있었으며 그들의 진심어린 가족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김:
같이 밥 한끼 먹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큰 형님께서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잘하는지 한번 볼까요? ^^

안: 지난번에 질문하실 때 이런 카드는 없었죠?
김: 네 없었죠.
안: 컨닝 페이퍼 같아요.(웃음) 아마 걱정이 돼 제작진에서 저만 주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지난주, 주말에 재미있는 일 있으셨나요?
: 저는 계속 ‘나는 가수다’를 녹화 했어요. 바로 어제 녹화했거든요. 어제 탈락자가 나와서 사실은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왜냐하면 탈락자가 나오면 안 마실 수가 없어요. 저의 가수가 탈락을 하든, 다른 사람이 탈락을 하든 실제로 슬프기도 하고 또 아쉽기도 하거든요. 근데 형님 트위터 보니까 지하철 막말 동영상에 대한 글을 올리셨던데요?
박: 트위터에 막말동영상이 너무 많이 떠 있어서 이게 뭘까 하고 봤어요.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청년의 젊은 시기에 있을 수 있는 일탈의 문제가 아니고 완전히 궤도를 이탈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아이를 키웠던 부모님은 어떤 생각이실까?‘ 이런 생각이 했고요.
안: 그러면 그 주위 사람들은 그냥 놔뒀어요?
박: 함께하면 어떤 부당한 일도 제제할 수 있는데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주변을 피했어요.
안: 그런 것이 어쩌면 사회적인 책임의식의 분산 같기도 해요. 이런 일이 있데요. 길 한복판에 한 사람이 다쳐서 누워있는데 주위에 한 사람만 지나가는 경우에는 거의 백 퍼센트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답니다. 하지만 주위에 100명이 있으면 한사람도 도와주지 않게 된다고 해요. ‘나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있으니깐’, ‘정의감이 더 투철한 사람이 도와주겠지’하며 지나치는 것이지요. 결국은 그 많은 군중 속에서 쓰러진 사람은 도움을 못 받고 죽어간대요. 실제로 그런 사건이 뉴욕에서 있었거든요.
박: 그래서 ‘부당한 일에 대해서 적극적인 처벌과 교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나중에 유리창이 곳곳에서 깨지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순간 굉장히 많이 들더라고요.

자식을 향한 그들의 사랑 교육법


김: 저번 1탄에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느껴왔던 가장 큰 행복의 천 배 내지 만 배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식을 가진다는 것은. 그래서 당신은 아직 당신 인생에서 가장 최고의 경험을 하지 못했다’
안: 저도 동의해요.
김: 안교수님은 외동따님이 있으시죠?
안: 네 ^^
김: 따님의 멘토도 안철수 교수님이세요? 저 그게 좀 궁금합니다.
안: 예.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더라고요. ‘부모가 열심히 노력하면 아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며 사회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사실은 아이가 십대만 되더라도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 말씀보다 주위의 친구들 이야기 또는 아이가 처해있는 환경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아요. 우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듯싶어요. 그러면 이제 부모님들이 할 일도 거기서 나와요. 왜 그러냐면 어차피 부모의 영향력은 친구나 주위환경보다 크지 않으니 부모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그 아이의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일 아니겠어요?

김: 예를 든다면?
안: 책 읽으라고 말하지 말고 부모가 직접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죠. 또는 제 아버지께서 쉰이 넘은 나이에 전문의 시험공부를 하시고 합격을 하셨어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나이가 들면 공부와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게 됐어요. 아버님이 깨주신 것이죠. 어쩌면 제가 나이 40 중반에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외국에 유학을 갔었던 것도 아버지의 영향력에 의해서 아닐까 해요. 옛날에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에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마음 속 구석 어딘가에 가지고 있다가 후에 발현이 되는 것 같아요.
김: 무의식적으로 잠재되어 있다가 그것이 나오는?
안:

김: 안철수 교수의 아버지는 부산의 한 판자촌에 들어가 병원을 열고 가난한 이웃들을 치료했습니다. 진료비는 절반만 받았습니다.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 안철수에게 말없는 가르침이었다고 합니다.

김: 집에 손자가 있어요. 우리 큰 조카가 아이를 낳았거든요. 저보고 할아버지라고 첫마디를 뗐어요. 그런데 그렇게 기쁘지 않습니다.(웃음ㅋㅋㅋ)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박 원장님 어떻습니까? 그... 딸하고의 스킨십을 우리말로 표현하면 가장 좋은 단어가 뭐가 있을까요?
안: 부비부비? (웃음ㅋㅋㅋ)
김: 하하하.. 좋은데요 ^^ 딸하고의 부비부비.
어감이 잘못 혼동될 수도 있는데요. 홍대 인근에서만 쓰이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부비부비라는 말이 나쁜 말은 아니죠. 부비부비가 제일 좋은 말인 것 같아요.
그럼 박 원장님, 딸하고의 부비부비는 어떤 유대관계인가요?
안: 근데 박 원장님이 사진을 계속 올려요. 사진들이 정말 보기가 좋은데 어떻게 찍으셨어요? 연출했기보다는 너무 자연스러워서요.
박:
아~ 하루 종일 아이하고 놀다보면 다른 가족들이 보고 너무 볼썽사납다며 사진을 계속 찍어요. (웃음) 아이와 음악을 듣고 같이 놀아주는 것은 어떤 부모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제가 이 아이에게 무엇을 더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면 같이 만나서 ‘아빠 사랑해’ 라는 것도 우리끼리 약속을 정해서 해보기도 합니다. 7가지 약속을 정해서요.

박: 세상 어느 누구도 아닌, 나와 이 아이만 누리는 약속이잖아요? 이 아이의 어린 시절에서 ‘내가 참 많이 사랑 받았구나. 그래서 나는 귀한 사람이구나’라는 기억이 가득했으면 해요. 저는 끊임없이 이 기억을 남겨주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성장을 하고 세상을 살다보면 난관에 부딪히겠죠. 때에 따라서 힘들고 때에 따라서는 좌절 할 텐데, 그땐 제가 없겠죠. 그 순간에 사랑받았다는 기억이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김: 박경철 원장에게 돌아가신 아버지는 큰 기둥이자 힘이라고 했습니다. 지난번 만났을 때 아버지 이야기에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그의 눈빛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박: 아버지는 매일 퇴근해서 돌아오시면 손발을 씻고 할아버지 영정 앞에 앉아서 대화를 하셨어요.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시면서요. 태연하게 30분을 이야기 하시는 아버지를 옆에서 보면서 ‘진짜 귀신이 있다. 어른 눈에만 보이나 보다’라고 생각했거든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저희 아버지께서 갑자기 쓰러지시고 중환자실에서 3일간 인공호흡기를 달고 계셨어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께서 지금 말을 못하고 계시니까 얼마나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실까 그래서 이 마음을 읽어보자’라고 했어요. 아버지께서 이런 질문을 했다고 생각하고 아버지 옆에서 약속을 했어요.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 ‘이렇게 살아 가겠다’라며 아버지와 3일 동안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3일 후에 떠나셨죠. 저는 지금 서재에 아버지 영정을 모시고 있는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또 대화를 해요. 그것이 습관이 됐는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답은 안 돌아왔지만 ‘이렇게 하면 되겠죠?’라며 아버지 사진 앞에 이야기를 해요. 아버지께서 마음속에 계속 중심이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언젠가 한번 아들 녀석이 그런 제 모습을 보고는 아버지 눈에는 할아버지 귀신이 보이느냐고 물었죠. 그것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무형의 유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버지라는 것은 사회적인 성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식에게 보여주는 뒷모습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그러니까 두 분은 어떤 느낌이랄까?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사랑 같은 것이 깊이 느껴집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사실 저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단어로만 봤지 실체로 접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어떤지 정말 궁금해요.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가면 정말 한 번씩 연습해 봅니다. 거울 보면서 ‘아빠?, 아버지?’라고 실제로 부르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서요. 제가 만약에 ‘아빠’라고 불리어지는 존재가 되면 그 느낌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안: 저는 아이가 어떤 일을 할지, 거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야기 한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궁금해 해요. 제가 뭘 원하는지를 알고 싶대요. 거기에 ‘나는 정말로 원하는 것이 없고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라’고 말했고, 본인이 이제 찾았어요. 지금 본인이 원하는 길을 가고 있어요.
김: 한 번도 원하는 것을 강요하거나 주입했던 적이 없으세요?
안: 네, 없어요.
김: ‘책 읽어라’ 이런 말을 하신 적도 없어요?
안:
김: ‘공부해라‘ 이런 말을 하신 적도 없고요?
안: 아~ 그건 있죠 ^^ ㅋㅋㅋㅋ
김: 네 알겠습니다 ㅋㅋㅋㅋ

박: 제일 중요한 것은 평범한 말 같지만 ‘가치관’인 듯싶어요. 부모가 ‘이것이 가치 있는 것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세뇌라고 봅니다. 아이가 ‘제가 생각할 때 이것이 가치 있어요’라고 말하며 자기 스스로의 건강한 가치관을 만들고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되는 것 같아요. 그것이 가치관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답을 하지 않아요. 답을 안 한다는 것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것이며 결론을 내려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겁니다.
김: 주입하지 않는 거네요?
박: 그러니까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어보는 것이지요.
김: 물어보는 거예요?
박: 네,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봐요. 그래서 과제 부여 하는 것은 딱 세 가지가 있습니다. 큰 아이한테 주는 과제인데요.
첫 번째, 신문은 종이신문으로 진보지, 보수지를 각각 꼭 읽어라.
두 번째, 일주일에 1권씩 아빠가 지정하는 책을 읽어라.
세 번째, 너로 인해 다른 가족을 힘들게 하지 마라.제가 큰 아이에게 말하길, ‘이 3가지는 아빠가 너한테 강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의무로 부과하고 저도 감당하며 나머지 부분은 맡겨둬요. 제가 제 자식을 믿지 못하면 그 아이를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나머지는 믿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김: 자~ 이제 밥 좀 먹읍시다 ^^ (웃음)

안: (MC 진행카드 보면서) 밥 먹을 시간이 여기에 있나? (모두 웃음)

김: 메뉴는 유기농 비빔밥입니다. 세 가지 재료를 담고 된장국도 한 술 담고 된장 색깔 좋죠? 네, 제 얼굴 색깔 같잖아요. 각자가 먹을 양만큼 가져가서 먹으면 됩니다. 이 밥집은 이윤을 사회로 환원하는 참 맛있고 착한 밥집입니다. 점심시간 이곳을 찾는 손님은 동네 주민과 직장인들부터 노숙인, 외국인 노동자,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까지 다양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형편에 맞게 돈을 내면 된다는 것. 돈이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많이 내고 싶으면 얼마든지 내도 좋습니다.

안: 이제.. 어쨌든.. 마무리를 하라고 하시니깐.. 어떠셨어요? 두 번째 만남인데.
박: 자연스러운데요. ^^
김: 아주 좋은데요. ^^
박: 질문을 던지시네요. ^^
김: 자연스러우신데요 ^^ 질문을 하시면서 마무리 하시는데요. 경력이 아주 오래된 분들이 주로 하는 건데.. ^^
안: 저도 사실은 사회적인 기업이 어떻게 되는지 실제적으로 와서 본 것은 처음이에요. 근데 저한테도 여러 가지로 인상 깊었던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 나중에 아빠가 되면 이런 착한 밥집에 제 아이를 데려오고 싶습니다. 밥도 먹고 나눔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주고. 도와주세요. 일단 아내랑 같이 와야 할 것 아니에요 ^^

하고 싶은 것을 지금 시도해 보기



박: 안 선생님이 의사로서 좀 시원찮았고 저처럼 의사로 성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 바이러스 쪽으로 급 방향을 트신 것이라고 여러분이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은 제가 아는 한 대단한 면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의사로서도 국내 최연소 의과 대학학과장 출신이셨기 때문이에요. 그때 나이가 몇 살이었습니까?
안: 네. 27살이었어요.
박: 스물 일곱살. 제가 스물 여섯살에 졸업했어요. (청중 웃음)
제가 이것을 도전이라고 표현 했는데요. 왜 그런 선택을 했고, 그때는 어떤 심경으로 어떤 가치 판단이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했습니까?
안: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다른 무언가가 하고 싶으면 그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일을 버려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많이 불행해 하시는데요.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회사원이 있는데, 이 사람이 환경 운동 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쳐요. 그렇게 예가 나왔어요. 그러면 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흔히 떠올리시는 것처럼 55세까지 열심히 직장 다니다가 정년퇴임을 하면 바로 그 다음날 환경운동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거예요.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요. 아는 것도 하나도 없고 그 일이 자신한테 맞을지 아닐지 알 수가 없어요. 막연히 자기가 하고 싶다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해서 만족스러운 것은 다르거든요. 잘 할 수 있는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충고를 드리고 싶은 것은 고민만 하지 말고 오히려 주말이나 일주일 중 하루 저녁에 시간을 내서라도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해 보는 겁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그 시간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도전 해보시라는 것이지요. 고민을 하는 것은 좋은데 고민을 하면서 계속 세월을 보내지는 마시라고 충고 드리고 싶습니다.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

김: 만약 도전의 달인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대회가 있다면 이 분 분명히 우승입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지난 5월, 안철수 교수는 3년간 몸담았던 카이스트에서 마지막 수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안: 지금 이제 출근이 5일째인데요. 짐도 안 풀었고 오자마자 일부터 시작해서 저도 정신이 없어요.
김: 여기 이름을 정확하게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장으로 오신 것이죠?
안:
김: 힘드시진 않습니까?
안: 뭐...힘들게 살려고 온 것이니까요. 예전 같으면 1년에 학생 100명 정도 가르치고 나머지 시간은 저한테 주어지는 시간이었죠. 책을 본다고 치면 굉장히 많이 볼 수도 있고 해야 되는 다른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편하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많은 분들이 역할에 대해서 기대도 하는데 제가 책임을 더 맡고 일을 많이 해야 된다는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그때 서울대에서 학교 행정 쪽을 제안 해주셨습니다.
김: 작업복을 입고 열심히 뛰겠다는 뜻일 겁니다.

김: 박 원장님과 함께 가서 산 선물입니다. 풀어보십시오.
안: ^^ 아~네. 우와~ 배낭이에요? 제 배낭이 하도 낡아서 안쓰러워 주시는 것 같은데..
아~고맙습니다.
김: 우리 영남대학교 갔을 때, 역에서 내렸는데 안 교수님께서 양복에 등산용 배낭을...(웃음)

김: 절 몹시 심란하게 만든 가방입니다.

안: 이 가방도 편해요. 여기 보면 노트북을 따로 넣을 수 있고요. 등산용 배낭인가요? 컴퓨터 넣는 곳이?
김: 컴퓨터를 넣는 것이 아니고, 살펴본 바론 이 가방은 그냥 등산용 백입니다.^^ (웃음)

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큰 형님의 메모도 구경 좀 했습니다.
안: 문제가 가끔 제가 쓴 글씨를 제가 못 알아봐서 답답할 때가 있어요.
김: 무슨 내용인지는 봐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메모는 안교수의 오랜 습관.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는 모두 메모로 남긴다고 합니다.
안: 항상 사람들이 쫓기다보면 바쁜 일만 하게 되고 중요한 일은 빼먹어요. 그런데 사실은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지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런 중요한 일들을 메모 해둔다면 바쁜 일에 휘둘러서 못하고 넘어가는 일은 많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문제의 본질을 보고 문제의식을 공유하자

김: 27살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의대 학과장이 되지만 안 교수는 작은 벤쳐의 사장으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의 나이 33살이었습니다.
안: 참 안타까운 것들 중 하나가 기회가 없어요. 원래 학생들이 대학교를 졸업한 다음에 취업하고 싶으면 취업을 하고 창업을 하고 싶으면 창업할 선택이 주어져야 돼요. 취업을 할 때도 꼭 대기업뿐만 아니라 자기와 맞는 중소기업에도 취직할 그런 선택의 자유가 주어져야 하는데요. 현재 창업 쪽은 한번 실패하면 다시는 재기를 못하는 그런 사회구조 때문에 실은 그 길이 보통사람한테는 막혀있는 것이고 중소기업으로 가는 쪽은 워낙 대우가 열악합니다. 그곳도 막혀있다 보니깐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공기관 아니면 대기업 취직에만 목을 매고 있죠.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전체가 스펙사회로 빠지게 돼서 선택의 자유가 없는 것 같아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가 가진 가장 큰 과제인 것 같습니다.
김: 누군가는 말합니다. 청춘이고 나발이고 나는 백수, 찌질이다. 단군이래 사상 최대 스펙을 자랑하면서도 청년실업자 백만 명 시대, 우리가 마주한 먹먹한 현실입니다.

김: ‘늘 도전하라, 용기 내라, 또 과감히 남이 가지 않을 길을 가라‘라고 말하기엔 좀 미안한 시대. 개개인이 열심히 노력만 하면 이 문제들을 다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박:
현상을 바라보지 않고 본질만 보면 본질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무언가 “독점”과 “과점”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전체를 다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기회 문제만 보죠. 재벌 기업을 보세요. 큰 따님이 광고회사를 차립니다. 그 그룹의 모든 광고를 가져갑니다. 심지어는 해외광고까지 다 가져갑니다. 순식간에 국내 1, 2위의 광고회사로 성장을 하죠. 큰 따님은 큰 부자가 되시죠.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광고를 꿈꾸며 ‘작은 광고회사로 성장해 언젠가는 내가 광고를 제패하겠다’라는 젊은 청년들의 기회는 사라지고 맙니다. 둘째 따님이 캐피탈 회사를 차려서 제품 구매시 모든 할부의 거의 85%를 독점합니다. 세 번째, 아드님이 탁송사업을 혼자 다해서 부자가 되지 않습니까? 그런 기회들을 전 대기업들이 만들면 벤처를 꿈꿨던 수많은 젊은이들과 벤쳐 기업들은 아무것도 없이 그 밑에 종속됩니다. 그들은 미래, 희망 없이 주저앉고 기회의 좁은 문 속에 갇혀 버리지 않습니까? 이런 일들이 독점 구조 속에서 일어나는,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거대한 피해잖아요.
김: 그런 이야기도 합니다. 사실 어떤 분들은 ‘눈높이를 좀 낮춰라, 중소기업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라고 말합니다.
박: 중소기업도 내가 가서 일을 했을 때 지금은 미약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높은 성과가 인정받고 회사가 성장하며 나의 미래도 발전할 수 있다고 믿으면 저는 과감하게 청년들에게 이야기하겠습니다. ‘명문대에 비싼 학비 내서 가지 말고 중소기업으로 가세요’라고요. 그런데 ○○대기업 수익률은 2010년, 2009년 이후로 창사 이래 최고입니다. 그러면 그에 관련된 협력업체나 하청업체는 창사 이래 최대의 수익을 내리는 것이 맞잖아요. 그런데 3년간 적자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까 더 재미있습니다. 혹시 이익을 냈다고 하면 단가를 낮추라고 할까봐 어떻게든지 이윤을 줄여야 했다고 합니다. 이 모습에서 보이는 중소기업의 미래, 그런 회사를 다니겠습니까?
안: 그런데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대우 격차가 지금 정도로 과도하고 비정상적으로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택할 수 있어요. 그런 구조만 된다면 사람들이 행복해 질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대학교까지 졸업한 사람들을 보고 이런 말을 하죠. ‘막노동판에 일자리가 있는데 왜 거기는 가지 않느냐?’ 그것은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봅니다. 그 사람들의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노력들은 그 전체 조직 시스템을 관장하는 분들이 고민해야 되는 몫입니다.

김: 현실을 바꾸는 것이 이상론에 불과하다면 지레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박: 투 트랙이 필요합니다. 투 트랙으로 한쪽에서는 자기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듭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그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부당하게 편중되어 왔던 시혜와 특혜 그리고 그에 따른 관용까지도 평등화해서 같이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이 투 트랙으로 맞는 방법입니다. 이제 이것을 고민하고 나아가면 되는 것이지요.
안: 역사에서 보면 망하는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로마도 마찬가지고 망하는 나라들은 항상 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기득권이 과보호되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부패가 만연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 당시 사람들은 이런 착각에 많이 빠지더라고요. 지금은 우리가 옛날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현명하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는 안 한다는 그런 자신감과 오만함, 착각에 빠집니다. 바로 그런 생각이 역사를 반복시키는 것 같아요.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이런 격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벌어져 있는데요. 이 상태가 계속 가면 공멸할 것 같아요.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선제 조건은 그 문제인식의 공유거든요. 문제가 있다고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문제해결은 아예 시작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함께 공유해 보자는 것이 강연의 목적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김: 누구에게나 청춘이 있습니다. 추억 속의 청춘은 푸릇푸릇하지만 현실의 청춘은 너무 아픕니다. 지금 청춘들에게 필요한 것은 참으라는 말 대신,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 대신 함께 아파하며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안철수, 박경철 이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르는 이유일 겁니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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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니 2011.08.01 08:5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오! 방송 못 봤었는데... 감사합니다. ㅠㅠ

  2. 제로드 2011.08.01 13:0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참 좋은 내용이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대화를 모두 올려주셔서, 다음에 참고할수도 있겠어요. ^^

  3. jjongmi 2011.08.01 17:0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읽는내내 음성지원되던데요? ㅎㅎㅎㅎㅎㅎ

  4. 장호 2011.08.01 18:4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와 타이핑하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저도 봤는데. 정말 뜻깊고 좋은 스페셜입니다. 굳굳! 최고!

  5. 어비 2011.08.02 10:4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활자로 다시보기.. ^^
    시간 많이 투자하셨을텐데...영상에서 볼때와는 또다른 감동을 받게 되네요.. 감사요~^^

  6. 2014.06.26 10:0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안철수-박경철, 위기에 던지는 희망 메시지

7월 29일 밤 MBC스페셜 '안철수와 박경철 2탄'이 방송됐다. 두 멘토와 김제동의 조화는 1월에 이어 또 한번 감동을 안겨주었다. 잘 알려진 대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경철 안동신세계클리닉 원장은 2년째 전국을 돌며 이 시대 청춘의 멘토로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대담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부터는 '청춘콘서트 2011'이라는 타이틀로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 24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다. 

기회를 엿보다 드디어 7월 17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날은 ‘사회 참여’라는 주제로 이야기했고 특별 게스트로 ‘행동하는 배우’ 김여진씨도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스펙과 대기업 취업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인생 선배로서 뜨거운 고민을 하게 해주었다.

'비빔밥 한 그릇 드셔보셨어요?'라는 가벼운 농담과 함께 시작된 무거운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에게 청년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유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 혼자만 잘 살겠다는 생각보다 나부터 변화해 세상을 바꿔가자'는 세 멘토의 열정적인 강연은 이 시대의 청춘에게 '나부터 먼저 실천해 보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다음은 주요 내용.

멘토로부터 받는 것은 답이 아니라 조언이다


박경철(이하 박) :
우리는 청춘 열정 기쁨 기대 이상 채워졌는데 현대의 청년들을 만나보면 극적, 불안, 스펙, 부정적인 것들이 상정화 된 것처럼 안타까운 고민에 빠져있어요. 사실 요즘 청년들은 그런데 안철수 교수님을 보면 ‘인생에 무슨 고민이 있었겠나?’ 싶은데요. 고민이란 걸 해본 적 없을 것 같은데 고민을 해본 적이 있나요? (청중 웃음)

안철수(이하 안) : 저 같은 사람이 겉으로는 말짱해 보여도 속으로 골병 드는 스타일인데요. (웃음) 누구든지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젊을 때 고민이라는 게 지긋지긋하고 저도 젊을 때 이럴 때면 ‘고민을 누가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또는 멘토가 빨리 정답만 해주면 열심히 살 수 있겠다.’ 그런 생각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점이 멘토의 역할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흔히들 멘토로부터 무엇을 바라는가 하면, 지난 두 달 전에 신문에 났더라고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멘토에게 바라고 싶은 점’이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것을 봤는데 그 중의 1위가 ‘고민되는 순간에 답을 알려주는 역할을 원한다.’ 그런 답을 봤어요. 여기도 아마 비슷하실 텐데요. 그런데 제가 걱정이 되는 게 제가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경험이 있냐면 회사 경영 처음 할 때, 제가 회사 경영을 할 줄 모르니까 저보다 먼저 경영 많이 했던 분을 멘토로 모셨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회사 경영하다가 고민되는 순간에 그 분께 여쭤봤죠. 그랬더니 이렇게 하라고 말씀 하셔서 멘토 말 대로 행동했다가 망했거든요. (청중 웃음)

그래서 다른 분을 멘토로 삼았는데 선택의 기로에서 멘토에서 물어봤어요. 그래서 멘토가 말해준 방향대로 했더니 그때는 성공했어요.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비슷한 경우가 생겼는데 제가 판단을 못하겠어요. 왜 그러냐면 그 전에 이미 저 고민 안하고 물어봤잖아요. 물어보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 그 다음에 비슷한 경우인데 또 역시 저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을 못하겠어요. 그래서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아 이게 멘토라는 게 답을 주는 사람으로 내가 여기면 안 되겠구나.’ 그걸 깨달았습니다.
왜그러냐면 멘토의 말을 사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나에 대해 모르고 나의 오랜 기간 동안의 경험, 지식, 처해진 환경 상황의 특수성을 모르기 때문에 정답을 말해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조언할 수 없어요.

고민을 한 다음에 실패를 하면 내가 왜 실패했는지 배울 수가 있고 다시 실수를 반복 안 합니다. 그게 이제 나름대로 자기 실수를 찾을 수 있는 기횐데 그걸 자기한테 못 준거고요. 또 성공했다고 해도 멘토 이야기를 듣고 성공 했는데 뭐를 도대체 잘 생각해서 판단해서 성공했는지 자기가 몰라요. 그러니까 자기 인생에 하나도 보탬이 안돼요. 그러니까 멘토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 조언으로 생각하고 많은 조언중 하나로 생각하고 모든 생각을 종합해서 자기 스스로 고민을 해서 결론 내려야 해요. 실패하든 성공하든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나 끊임없이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라

 


박 : 얘기 듣는 중에 지혜라는 키워드가 생각나는 데요. 옛날에 유명한 무사가 있죠.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가르칠 순 있지만 전할 순 없다.’ 라는 명언이 떠오르는 데요. 여기서 가르치는 건 지식이고 전할 수 없는 건 지혜입니다. 왜냐면 지식은 외부와 관계됩니다. 배우고 가르치고 익히고. 끊임없이 바깥으로 수용하고 내가 살아 갈수 있지만 끊임없이 정보를 학습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수용하고 살아 갈 수 있지만 내 자신이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건 지혜입니다.

내 자신이 치열한 고민하고 사색하고 습관적으로 고민해야 새로운 것들과 조합해서 두텁게 쌓인 퇴적물이 지혜인 겁니다. 지혜가 없으면 멘토가 아무리 얘기를 들어도 내면적인 새로운 환경에 처했을 때 우왕좌왕 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빌리려 하지만 지식을 빌릴 순 있지만 지혜를 빌릴 수는 없어요. 새로운 것을 만나서 끊임없이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새로운 것들은 만나서 반응들을 축적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가끔 “적성이 안 맞아요. 그만둬야 할 까요?” 라고 물어보는데요. 저는 두 가지를 말 해줍니다.

첫째, 적성에 안 맞는 표현을 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 봐라. 도피로 적성에 안 맞는다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재밌어 보이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가? 노력해 보지 않고 저 일을 잘할 것이다 이런 건 적성이 아니에요. 내가 그것을 했을 때 힘들게 했지만 갈고 닦아서 그것이 기쁨이 되고 기쁨이 있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적성입니다. 평생 노력 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죠. 만일 김연아가 피겨 하다가 넘어지고 다쳐서 힘들다고 포기하고 골프를 했다면 반대로 박세리가 골프를 하다가 힘들다고 피겨로 바꿨다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재능이 나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해요.

둘째 문제는 기회인데요. 예전의 우리는 자기가 어떤 선택에 의해서 우연히 하게 되고 이 일이 열심히 해서 최대한 발휘 할 수 있었던 상황을 만든 것 인거죠. 우리 시대에는 그렇게 운이 작용을 했어요. 내가 우연 된 일을 했는데 그 때 최대의 재능을 발휘 하게 되면 나의 재능과 일치해 버리는 거였습니다. 그때는 우리 스스로가 재능을 찾아다니지 못했어요. 그런데 여러분의 시대에는 재능을 찾아다닐 수 있는 시대라고 말하는 데 또 못 찾게 우리 기성세대들이 목을 딱 조여 놨어요. 왜냐하면 살아남고 싶으면 제품사양 설명서 즉, ‘스펙을 높여라.’ 이렇게 말하잖아요. 그래서 여러분 스스로 제품화되고 사물화 되면서 자신의 사양을 높이는 데에 굉장히 몰입을 하다 보니까 여기 있는 사람 중에 는 어떤 사람은 공부 잘 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예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남을 즐겁게 하는 재능 등 다양한 재능이 있을 텐데 자기가 지닌 수많은 재능들 중에 갈고 닦을 시간이 없이 오로지 공부 잘 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에 전원이 모두 뛰어 들었다는 것이잖아요.

치열하게 고민하면 결국 답을 얻을 수 있다


박 : 자기가 과감하게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을 밀고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삶에 중요한 대단한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요. 그 점에서 하나 여쭤 보겠습니다. 안철수 교수의 철학이 뭡니까?

안 : 사실 고민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배경을 잠깐 말씀 드리면 제가 학생 때부터 생각했던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상황에서도 ‘아 내가 이렇게 사회로부터 굉장히 많은 걸 받고 있는 데 이런 많은 문명의 혜택들을 받고 있는데 저는 하나 도 보탬 없이 공부만 해도 사회가 저를 먹여 살려 주잖아요. 그걸 보면서 빚진 마음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뭔가 나도 작은 일부라도 사회에 돌려 줄 수 없을까? 그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제 의대에 다닐 때 의료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아주 사소한 결정들 그런 것 들이 쌓이고 쌓이고 쌓여서 지금 이순간의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인 거죠. 이 중에 어떤 한순간에 다른 결정을 했다면 지금은 다른 쪽에 있을 것이에요. 결정들의 힘인데 사소한 것들이 만나서 인생의 큰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래서 학생 때 봉사활동 하고 나서 대학원 가서는 그럴 여건이 못됐어요.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처음 바이러스를 맞닥뜨리게 됐어요. 이게 보니까 아무도 치료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걸 한번 해보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고 내가 받은 일부라도 돌려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게 처음 시작 했던 배경이에요. 젊은 분들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뭔가 도전하고 싶다고 하는데 겁이 난다.’ 라고 많이하는데요. 하지만 도전이라는 게 영화나 드라마처럼 멋있게 지금 하고 있던 멋있어 보이는 일들 다 팽개치고 미지의 세계로 뛰어 드는 게 도전이 아닙니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면 오히려 무모해요. 굉장히 그건 권장하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진짜 도전은 뭐냐면 안 해본 일을 선택 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자기가 정말 일상이 힘든 데 그 중에서 시간을 쪼개는 거 에요. 학생분들 같은 경우에는 토요일 일요일 쉬지 말고 그 때 내가 도전하고 싶은 일을 한번 시도해 보는 것 이죠. 그래서 열심히 배우고 일해 보고 열심히 준비 하다 보면 거기에 기반이 쌓여요 그러다 보면 이게 ‘아 내가 할 만한 일이구나.’ 라는 확신이 서게 되요. 그 때 지금 하고 있던 일상의 일을 포기하고 뛰어드는 것이 진짜 도전입니다.

그래서 의사 일을 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를 고치는 일을 해야 하니까 저 같은 경우는 새벽시간 밖에 없어서 새벽에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더 이상 두 가지 일을 못할 상황이 발생 하더라 구요. 결국은 매년 바이러스가 두 배씩 늘어나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되고 한편으로는 의대의 교수로서 지도학생을 받아야 되는데 지도학생을 받을 때 지도교수 혼자 학생 몰래 새벽에 일어나서 딴 짓하면 나쁜 사람이잖아요. 그럴 때 이제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고민을 하다보면 뭐를 발견 할 수 있냐면 자기가 몰랐던 자기 내면의 진짜 나가 발견이 되요. 흔히들 자기가 자기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요. 자기에 대해서 잘 몰라요.

좋은 예가 크리핑 디터미니즘(Creeping Determinism)인데요. 자기의 마음 가슴 아픈 기억들을 스스로 바꿔놔요. 의식적으로 바꾸면 깨닫게 되니까 자기 무의식이 담당합니다. 무의식이 의식이 모르게 자기의 기억을 왜곡을 시켜놔요. 근데 그게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요. 예를 들면 고등학교 친구만나서 고등학교 일을 얘기 하던 와중에 나랑 둘이서 같이 사고 친 건데 완전히 엉터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 친구 술 많이 먹어 머리가 망가졌구만 하고 지나치는데 그건 아니고 확률로 50% 친구 기억이 진짜고 내 기억이 가짜에요. 그리고 열심히 살면 살수록 가짜 기억이 많아지는 데 자기가 구분을 못해요. 왜 그러냐면 사람은 자기 합리화에 굉장히 능숙해요. 그래서 잘못 된 부분에 대해서 자기 나름대로 납득을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자기가 가면 쓴 것처럼 자기 스스로에 사로 잡혀가지고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경우가 워낙 많아요.

우리가 ‘아 내가 스스로 최선을 다 했으니까 물러나야겠다.’고 했을 때, 내가 물러날 수 있는 이유가 순식간에 몇 십 개가 순식간에 떠오르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만큼 자기 합리화에 능숙하고 자기에 대해서 모르는 법인데 어떨 때 자기 스스로에 알 수 있냐면 고민의 순간에 알 수 있다는 거죠. 정말로 치열한 순간에 고민을 하게 되면 자기 합리화나 자기 스스로 기억왜곡에 그런 관계 들이 걷혀버려요. 정말로 심각하게 뭔가를 고민 할 때는 그거는 더 이상 자기를 속이면 자기 가 손해가 되잖아요. 그러니까 자해 행위 하지를 않는 법이니까 그때 진짜 자기를 알 수 있는 순간이 와요. 그래서 고민이라는 게 헛된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고민하면 결국은 답을 얻을 수 있고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의 순서가 정해져요. 그러면 이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거고요. 거기서 이제 저도 의사를 그만둘 때 그런 과정을 거쳤던 것이죠.

박 : 가치관, 태도 키워드가 떠오르는데, 이런 관은 ‘내가 무엇인가 잣대를 가지고 있다.’ 라는 말입니다. 본적으로 나의 삶에서 ‘나의 어떤 것이 가치가 있고 어떤 것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관이 있어야 합니다. 가치관은 인생의 방향입니다. 그래서 가치관으로 분명히 방향이 정해져 있으면 그 방향으로 맞는 목표를 세울 수가 있잖아요.

가치관과 목표가 일치했을 때 목표를 달성하지 못 했을 때도 나의 삶은 의미가 있는 삶이지만 가치관과 목표가 어긋나면 목표를 달성했더라도 점점 가치관과의 괴리감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결론적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없으니까 바른 가치관, 건강한 가치관을 가져야 해요.

둘째는 목표를 설정하고 난 다음에 대개 너무 큰일을 하려고 하는 겁니다. 가치관과 목표를 일치해 가지는데도 실패하는 이유는 그 첫 발을 당장 모든 것을 헌신해야지 하고 출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건 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가 정말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게 중요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며 나는 삶을 살고 그렇게 살 준비가 되어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아침에 5분 먼저 일찍 일어나는 것이에요. 내가 내 자신을 견제하고 조절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부터 먼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어떻게 합니까? 거창하게 친구들 앞에서 ‘나 이렇게 살기로 했어.’ 으스대며 술 마시고 두 시간 늦게 일어나고 있어요. 실제로 그것이 관념으로 머무르지 않고 실천 하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나의 태도를 고치는 것이에요.
그래서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 삶에 있어서 희생적 결단이 필요한데 거창한 희생이 아니라 내 삶에 유용한 것들, 사소한 것들 내가 우선담당 요구하는 것들을 뿌리지는 사소 한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안 교수님은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 같아요. 변화를 통해서 가지고 나름대로 살아왔다면 현재가 아닌 다음 목표는 어떠한 것인가요?

현재에 충실하면 기회는 온다


안 : ‘인생의 목표를 세워라.’ 라고 청년들에게 말하고 있지만 정작 나는 장기적인 목표가 없는 사람이에요. 사연이 있는데요. 아버지가 의사이신데, 어릴 때 꿈이 아버지처럼 좋은 의사가 돼서 백발이 돼서도 할아버지 의사로 열심히 환자 진료해야지 라고 의대 입학 할 때 거의 분명했어요. 100% 분명했어요. 그런데 열심히 살다 보니까 아까도 말씀드린 6개월간의 고민 끝에 의사를 그만 둘 수밖에 없게 되더라구요.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제가 제일 황당했죠. 의사로 평생 살려고 했는데 열심히 살았더니 의사가 안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어요.

나는 장기적인 목표가 필요 없는 사람이구나 오히려
나한테 주어진 현재를 충실하게 열심히 살다보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와있는 거더라고요. 평생 도전했다는 기억은 없고 미래를 보고 도전을 한 게 아니라 현재를 보고 현재에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이 앞으로 와서 저는 그 때 고민해서 선택한 거에 지나지 않는 거에요. 근데 또 아니나 다를까 10년 뒤에 제가 창업한 회사, 망하지 않는 한 누가 제가 스스로 나갈 꺼라고 생각했겠습니까. 근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다보니 회사는 잘 되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까 중소기업들 벤처기업들 그 때부터 어려워졌어요. 그때부터 제가 요즘 사회적인 이슈로 중소기업들 상생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8년 전부터 피를 토하면서 얘기를 했던 부분이거든요. 그 당시 안연구소는 이익도 많이 내고 거의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는데 주위에는 어려운걸 보니까 오히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내 회사에 한 회사 잘되는 되만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회사, 전반적인 상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에 바쳐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고민했더니 10년 전과 똑같이 생각해서 어떤 선택이 의미 있고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선택일까 생각했는데 기준이 똑같았어요. 학생들을 예전에 가르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고 현실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나를 나가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스스로 사임하고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고 본격적으로 이쪽으로 오게 된 배경이고요.

제가 직적 경영 하는 건 어렵지 않은 데 다른 사람들을 도와줘서 성공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경험만 가지고 있는 건 못해요. 내 경험이 체계화 되어야 하고 다양한 사업 분야를 도와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지식이 필요했고 결국은 공부가 필요했어요. 40대 중반에 토플시험 봐서 대학원 학생으로 갔습니다. 왜냐하면 남 주기 위한 공부였습니다. 그게 바로 내가 학생으로 가게 된 이유였습니다. 한국으로 와서 카이스트 교수를 할 때 임용장을 받았어요. 교수로서 갔는데 거기 보니까 교수 안철수 임용기간 2008년~2027년까지라고 되어 있었어요. (청중 웃음) 정년보장을 받고 갔는데 그거 받고 생각해보니까 2027년에 무슨 일을 할까? 제가 계속 교수를 할 까 자신이 없었어요. 안정적이고 보장적인 적은 한번 도 없어서 그래서 2027년에 무엇을 하게 될지 자신이 없었어요. 한 가지 분명한건 내가 어떤 일을 하던 그 순간에 의미를 느끼고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고 잘 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실패하지 않으려고 움츠려드는 순간 청춘이 아니다


박 : 얘기를 듣다보니까 또 상황과 선택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는데 그 상황을 내가 만들어 가서 선택을 하면 최선입니까 차선입니까? 예를 들면 안 선생님을 보면 회사를 하다가 백신을 만들기 시작 했어요. 그게 재미로 한 게 아니라 시간을 많이 투입해서 하다보니까 의사 못지않게 이 분야에서 내가 필요로 하게 되었죠. 이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낸거에요. 예를 들면 의사를 하면서 백신을 조금만 만들었으면 선택의 순간이 없죠. 나중에 보면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 내 기준에서 선택은 의사사회에서 뒤로 가는 선택 , 내부에서 학교에서 직위를 얻기 위해 하는 선택 등 인데 멈춰서 주어지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최악이거나 차악의 선택이 되요. 하지만 내가 만약 만들어 내버리면 의사를 하면서 좀 노력해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작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내가 필요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을 때 이거를 할 것인가 이것을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최선이이였을 수도 있고 차선 이였을 수도 있었지만 하여튼 잘 된 선택을 하게 된 것이죠.

상황은 내가 만들어서 선택을 해야 하는 데 상황이 나를 선택을 하게 만들면 안 되는 것이다. 그 자칫 주저하면 상황이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아직 특히 청춘에는 두려울 것이 없어요. 이렇게 수만은 선택의 상황 중에서 몇 번의 실패가 있을 수 있어요. 청춘의 세계는 99번을 실패하더라도 한번 성공하면 성공입니다. 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청춘입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서 작은 성공에 안주하고 실패 하지 않으려고 움츠리는 순간 청춘이 아닙니다.

청춘이 아니면 99번의 작은 성공에 한 번의 실패가 두려워서 움츠리고 주저앉아서 청춘의 감을 잃어버리게 되면 나는 가만히 있는데 선택의 카드가 주어지게 되요. 최악과 차악을 골라야 해요. 하지만 98번 실패해도 99번째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택의 카드를 내가 계속 만들어 나가면 언젠가는 최선을 선택을 할 수 있게 돼요. 청춘이 별게 아니에요. 앞의 실패가 몇 번이던지 한 번의 성공이 성공이잖아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 모두 청춘입니다. 그래서 나는 나이가 많지만 내가 안 선생님을 청춘으로 인정하는 이유입니다.

매번 갈 때마다 주제를 다르게 특별하게 다루고 있는데 오늘의 주제는 사회 참여입니다. 청춘이 아니라 청년은 발등에 불 떨어져 있으면 불만 끈다. 취업, 스펙, 학점 이거 아닙니까. 그래서 일 년간 청춘이고 청춘이 아닌 사람들은 내 발등 위에 떨어진 불을 끄게 급급하다. 오른쪽 발등의 불을 왼쪽으로 끄면 왼쪽 발등에 불이 떨어지죠. 항상 불에 쫒기다가 강물에 뛰어 들게 되요. 그런데 청춘인 청년들은 내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아 이것만 끄고 있다가는 머리까지 올라오겠다.’ 라고 생각하고 시선을 돌리고 이 불씨가 어디서 날라 오는 지를 봅니다. 그 불씨를 끄기 위해 달려갑니다. 이게 청춘이에요. 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내 문제로 발등의 불이지만 하지만 더 큰불을 끄기 위해 달려가는 것. 이것이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고 그것이 다음시대로 바뀌었을 때 이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자질입니다. 그 이야기를 주제로 배우 김여진씨가 특별 게스트로 나왔습니다. (박수)

사회 참여를 통한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박 : 드라마 같은 데서 증명하기 힘들지만 보기 힘들었고 소위 말하는 세속적인 잣대로 보면 이익이 안되잖아요. 출연도 못하고 이런 시간이 몇 년 이 됐는데 왜 계속 그러십니까? 계기가 뭡니까?

김여진 (이하 김) : 이득만 따지더라도 길게 볼 필요가 있어요. 방송일은 아무 소리 안 해도 연기만 열심히 해도 캐스팅이 늘 잘 되는 건 아니에요. 수동적인 직업이고 여자 연예인들은 캐스팅이 안 되는 이유는 많아요. 그 모든 것에 겁을 먹기 시작해서 남들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살아도 안 됩니다. 그런 경우가 너무 많아요. 그럴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을 했을 때 이런 것 때문에 안 되는지 되는지는 잘 몰라요. 보통은 한 경우만 있으면 예를 들어 김제동씨 같은 경우에 아주 확연한 이유로 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한 경우만 생겨도 연예인들은 입을 다물게 되는데 이게 무서운 것이예요. 스스로 입을 다물게 된다면 무서운 일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누가 좋아 할까요? 바로 이렇게 했던 사람들이겠죠. 그 쪽은 점점 커지고 이쪽은 점점 움츠려 들어요. 똑바로 보자면 내가 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안 하고 남들이 흔히 얘기하는 다 따라서 하면 뭐 하러 살까 왜 살까? 그렇게 해서 인기를 얻으면 행복할 까? 역으로 생각했어요. ‘내가 아닌 나로 생활하면 행복할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래나 저래나 안될 것은 안 되고 될 것은 됩니다. 안된다고 치면 예를 들어 김제동씨를 들면 방송 못한다고 벽이 들어섰을 때 토크 콘서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어요. 아무도 하지 않았던 그래서 매진이 되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김제동 밖에 없어요. 저는 연기가 좋아요. 그리고 잘 할 수 있고. 만약 제가 방송을 못하게 됐다면 분명 다른 방법이 있어요. 연극을 하면 되고 무대가 없으면 내가 무대를 만들어서 할 수 있어요. 하나 불편한 건 있다. 돈을 못 벌죠. 저는 길게 봤을 때는 인생 전체를 봤을 때는 그게 결코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도 앞서 갈 수 도 있고요. 그건 두고 봐야 알 수 있어요.

박 : 말씀은 그렇게 해도 고독하죠?  우리는 이런 상황이 만들어 졌고 이런 상황이 만들어 지면 우리는 수동적으로 숨죽이고 있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까? 그 안에서 자기계발 하면서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 하십니까?

김 : 흔히 얘기하는 무임승차라고 얘기 하죠. 세상이 나쁘다는 거 알고 불 떨어지는 것 알고 있지만 내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요런 마음 다 있어요. 내 발등 불은 내가 끌 테니 저기 불은 누가 좀 안 꺼? 다른 사람들이 똑똑한 분들이 불 좀 꺼주고 나한테 불 안 떨어지게 그랬으면 좋겠죠? 사실은 이런 분들이 왜 그러고 살까? 왜 자기 발등의 불이 아니라 왜 저쪽 어디선가 날라 오는 불똥들을 끄러 다닐까? 그게 덜 뜨겁기 때문이에요. 제가 뭐 대단히 다른 사람보다 정의감이 있다거나 특출한 사람이 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우연히 다른 사람의 불을 꺼줬거나 날라 오는 불을 껐을 때 내 발등에 있는 불이 저절로 꺼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저절로 꺼지고 심지어 덜 뜨겁습니다. 시선이 밖으로 뻗어가고 마음이 세상으로 가면 마음이 커지고 시야가 높아집니다. 전체를 보면 내 불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내 불은 작아지고 뜨겁지 않게 되고 아주 상대적인 문제에요. 그래서 마음이 작으면 내 문제로만 가득 차 있고 죽을 것 같아요. 자기문제만 몰두하게 되면 자살까지도 할 수 있어요. 사람마음이 작아지면 고통스럽지만 이 마음이 밖으로 나가면 마음이 커지고 내 문제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세상에서 고통스러운 사람이 보이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한번 두 번 경험 하면 내 발등의 불 정도는 무시하거나 툭툭 털어버리는 그런 담대함이 생기게 되는 거죠.

박 : 사회적 시선을 돌리라는 것은 자기 위로일 수도 있고 기반을 넓히는 것이 나의 세계를 넓이는 것이라는 것을 잘 말씀해 주셨어요. 마지막으로 안철수 교수님의 마무리 말씀이 있겠습니다.

'누군가가 해주겠지' 생각하지 말라


안 :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좋은 이야기가 인생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여러 가지 말씀을 나눴지만 인터넷 찾아보면 좋은 말이 많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말들로 바뀌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 말을 말로 설명하면 하나의 지식으로만 머무르기 때문이에요. 노트에 적고 가끔 보면서 힘을 내지만 인생이 바뀌지 않아요. 오히려 어떤 때에 바뀌게 되냐면 여러 가지 경구 중 에 내 마음을 때리는 경우가 있어요. 왜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이 흔들리고 그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한 단계 더 나가는 게 필요해요. 그래서 이런 말이 왜 지금 현재 영향을 주는 가 왜 그런 가 내 상황이 어떻게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데요. 박경철 원장님이 말씀 하신 ‘아침에 오 분 일찍 일어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그런것 들이 행동변화가 필요한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결심하는 것이 필요해요. 좋은 말은 지식으로만 머물면 그 사람인생에 도움이 안 되고 알 때나 모를 때나 똑같습니다. 오히려 한 번 자기의 인생과 견주어 봐서 거기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면 그 때 변화되는 것 같아요. 제가 많이 하는 말 중에 결국은 깨달아야 그 사람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면 운명이 바뀌게 되는 거죠. 운명을 바꾸는 힘은 깨달음에 있어요.

둘째, ‘내가 늦을 때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10년 뒤에 후회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면 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늦은 나이는 없어요.

마지막으로 항상 주제가 두 가지였는데 한 가지는 힘든 사회에서도 개인은 살아남고 행복해야 한다고 하는데 개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저희들 나름대로 젊은 사람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열악한 사회구조를 누군가는 해주겠지 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예전에 뉴욕에서 살인사건이 있었는데 30명이 쳐다보는데 살인이 일어났어요.
한 사람만 그 모습을 봤으면 119에 신고를 했을 텐데 30명이 보다보니 누군가는 신고하겠지 했다. 대중이 모이게 되면 책임감이 희소가 되요. 책임감이 분산이 됩니다. 나 말고 누군가는 하겠지. 내가 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겠느냐. 그래서 사회가 안 바뀝니다. 아주 소수의 기득권이 사회를 모순되는 현상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원인 제공을 하는 거에요. 대중이 원인 제공을 하는 겁니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공감할 때 드디어 그 때 문제 해결이 시작 됩니다. 근데 아무도 공감 갖지 못하거나 내가 해봤자 몇 십만 분의 일이겠지 바라보고 있으면 문제 해결이 안돼요. 그런 두 가지를 말하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박수) Ahn


대학생기자 김형준 / 원광대 정보전자상거래학부

스물 여섯!

키에 대한 성장판은 이미 닫혔지만
KEY에 대한 성장판은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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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jongmi 2011.07.30 01:1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방금 방송보고 기사읽으러 왔는데 그 여운이 한참동안 갈 것같아요 db ^^

  2. 하나뿐인지구 2011.07.30 11:0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포스팅 글 잘 봤습니다~ 긴 내용인 것 같은데...감사합니다~
    ...
    ps>다만, 요 부분이...오타거나, 오발음...이신 것 같습니다...
    ...
    여러 가지 말씀을 나눴지만,
    인터넷 찾아보면, 좋은 말이 많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말들도 바뀌지는 않아요. => 사람들이 이런 말들"로" 바뀌지는 않아요.

  3. 손동휘 2011.07.30 11:5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글 감사합니다~

  4. 임썽☆ 2011.07.30 14:2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벌써 어제 방영한거 나온줄알고 깜짝 놀랐어요
    휴 어서 써야지

  5. 1113 2011.07.30 17:1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는 기사네요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6. 간호사(RN) 2011.08.22 00:4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 글 너스케잎이라는
    현직 간호사(RN)와 간호학생(NS)들이
    자주 가는 사이트에 링크 걸게요.

    방송 보고 좋아서 우리 간호사 선생님들에게도
    큰힘이 될 것 같아서 기사 검색 했는데 있어서..
    냉큼 가지고 갑니다. ^^

MBC스페셜, '안철수와 박경철 2탄'이 돌아왔다!


“지금 현재 대학교까지 졸업한 사람들에게 눈을 낮추면 많은 일자리가 있는데 왜 거기 안 가느냐. 그건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봅니다.”
 - 안철수 원장 인터뷰에서

“투 트랙이 필요합니다. 한 쪽에서는 개인이 노력해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한 쪽에서는 그 토양을 만들기 위해 부당하게 편중되어 왔던 기회를 나누어야 합니다.”  - 박경철 원장 인터뷰에서

지난 1월 28일 방송된 <MBC스페셜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을 기억하시나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두 멘토들과 국민MC 김제동의 만남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3.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후 후속편에 대한 요청과 기대가 높았는데요. 이 두 멘토가 다시 한번 뭉쳤습니다!  MBC스페셜은 여름 방학을 맞아, 오늘(7월 29일) 밤 11시 5분 '안철수와 박경철2'를 방영합니다.
 

지난 6월 9일 수원 광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에서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씨가 또 한번 뭉쳤는데요. 안철수 원장은 올해 카이스트 교수직에서 물러나 6월 1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부임한 바 있습니다.

청소년과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이 가장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로 손꼽히는 안철수와 박경철! 지난 방송에서의 특별한 인연이 계기가 되어 방송인 김제동이 MC로서, 그들에게 “앞서 살아온 선배로서의 지혜”를 들어보았습니다.

질풍노도 시기 극복 프로젝트, 두 멘토에게 묻다.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경남 산천 지리산 고등학교의 전교생 100명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열었는데요. 공기 맑고 물 좋기로 이름난 시골 마을의 지리산 고등학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교육을 받지 못 하거나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에게 전액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특별한 학교입니다.

“어떻게 의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할 수 있었나요?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저에게 맞는 적성이 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진로를 정해야 하나요?”

학생들이 털어놓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더 와 닿는 멘토들의 이야기가 오가는, 그 유쾌한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두 멘토의 자녀 교육법, “나는 아빠다”

'안철수처럼 자라다오.’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이 바라는 내 아이의 롤 모델 1위!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롤모델 1위로 뽑히는 안철수 교수. 그에게는 그의 뚜렷한 경영관만큼이나 뚜렷한 자녀 교육관이 있다고 합니다.
 
스물 네 살 대학생이며 홀로서기 중이라는 안철수 교수의 딸. 그는 딸에게 어떤 아빠일까요? 그리고 은근슬쩍 사위 자리를 노리는 김제동의 엉큼한 프러포즈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인생 선배로서 전하는 메시지, “힘내라 청춘!”

언제나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안철수. 그러나 그도 청년들 앞에서는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바라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는 이번 방송에서도 청년들에게 전해집니다.

한 사람이 걷는 천 걸음보다 천 명이 함께 걷는 한 걸음, 그 ‘아름다운 동행’을 꿈꾸는 두 사람이 짚어내는, 따끔하지만 명쾌한 사회 진단을 오늘밤 11시 5분 MBC 스페셜에서 만나보세요 ~! Ahn 

 

△ MBC스페셜 예고

http://www.imbc.com/broad/tv/culture/mbcspecial/commingsoon/1808795_273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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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로드™ 2011.07.29 07:28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많은분들이 기대하겠습니다. ^^

  2. 사자비 2011.07.29 07: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클릭해서 들어와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두사람의 책은 여러권 사서 볼 정도로 팬입니다. 그런 두사람이 친분이 생기고 같이 방송도 한다는게 너무 좋네요. 저번에도 잘 보았고 이번에도 기대중입니다.

  3. 일렁바다 2011.07.29 12:5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오늘... 이 프로 땀시
    아쉬움을 무릅쓰고 술 약속도 거절했어욧~~ㅎㅎ

  4. 2011.07.30 12:1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철이 2011.07.30 17: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어제 사정상 중반 부분부터 봤는데 역시나 많은 부분 배울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지식인 그리고 대기업들이 좀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6. jjongmi 2011.07.31 19:3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번에도 시청률1위를 기록하셨다고 하던데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7. 심바 2011.07.31 23:0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최고입니다..^^

10년차 MBC PD가 말하는 PD라는 직업의 매력

분류없음 2011.03.29 08:17

많은 대학생에게 PD는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다. 특히 MBC PD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그런 대학생 중 하나인 내가 운 좋게 현직 PD를 만나는 기회를 잡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성해 편성PD로 시작해 불만제로, PD수첩을 거쳐 작년에 ‘MBC 스폐셜’로 온 성기연 PD. 10년차인데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는 겸손한 모습과 달리 그가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시청자의 관심과 주의를 끌어모은다.

‘MBC 스폐셜’ 신년특집도 그랬다. 안철수와 박경철, 김제동을 한 자리에 모아 대박을 낸 것이다. 시청자가 진정으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성기연 PD를 만나 PD라는 직업의 매력을 들어보았다.

PD의 밑천은 다양한 경험과 자신만의 특화 능력


어렸을 때부터 워낙 TV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PD라는 꿈을 키우게 되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PD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생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인문, 사회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그에 따르면 PD가 되기 위해서 꼭 신문방송학과를 나올 필요는 없다. 편집 기술이나 카메라를 다루는 요령은 입사 후에도 금방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제작 기술 측면보다는 내면의 내공을 다양하게 또는 전문적으로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개발하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있으면 선발과정에서 자신을 부각할 수 있고, 입사 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

"예를 들어 어떤 PD가 중국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베이징 올림픽이나 중국 관련 특집이 있을 때 유리할 것이고, 또한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남들이 못하는 프로그램을 그 누구보다 특화해서 잘 만들 수 있다. 실습 또는 현장 경험에 목을 메는 것보다 이렇게 자신의 전문 분야를 키우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직업, 합격의 왕도는 없다?

성 PD는 PD의 특징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개개인이 천차만별로 다른데, 비슷한 사람을 뽑는다면 방송국이 다양할 수가 없다는 것. 그러니 방송국 PD가 되기 위해 ‘어떤 성격이 맞고, 어떤 개성이 유리하다’고 규정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개개인의 다른 개성을 존중한다. 따라서 팁을 준다면, 원래 나의 모습이 아니라 심사에 유리할 것 같아 연출한 ‘내가 내가 아닌 척’을 하면 보는 사람도 불편하고, 자신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지 않다. 내성적인데 활발한 척을 한다거나, 강한 척을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난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라."


또한 학점이나 영어 점수에 너무 연연하지도 말란다. 실제로 MBC에 입사한 모든 사람이 다 스펙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한 선배 PD는 '1등만 PD 하냐, 시청자도 모두 1등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원자의 다른 면을 보길 원했다. 학점의 높고 낮음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흔히 PD를 활발하고 사교적이고 털털하고 술 잘마시고... 등의 선입견을 갖고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성적인 PD도 있고, 말을 잘 못하는 PD도 있다. 사람마다 각자 다 다르지만 저마다의 장점이 있다. PD가 되고 싶다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떠한 부분에서 남들보다 유리한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어필하라."
 

세상 모든 걸 다룰 수 있어 매력적인 다큐 PD

그는 처음부터 다큐멘터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MBC는 신입사원을 뽑는 절차가 매해 바뀐다. 그가 입사할 때는 예능/드라마/시사교양/편성/스포츠 등 분야를 나누지 않고, 통합해서 뽑았다. 여느 지원자가 그렇듯 그도 “시켜만 주신다면 뭐든 열심히 하겠다.”라며 면접에 통과했다. 운 좋게 첫 해에 MBC PD가 됐지만 처음부터 잘 풀렸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그는 예능 PD가 되고 싶었는데 ‘시켜만 주시면 뭐든지 다 하겠다.’라는 말 때문이었는지 편성 PD로 발령이 났다. 처음에는 예능국에 가고 싶다고 울고 불고 생떼도 부려보고, 예능국에 보내달라는 편지도 수 차례 써봤지만 바람과는 달리 편성 PD로 4년 동안 근무했다.

편성이란 쉽게 말해 방송의 계획표를 짜는 일이다. 자사의 방송 시간대를 나누고 프로그램을 이동시키는 등의 큰 틀을 짜는 개편 작업부터 하루에 방송되는 수백 개 프로그램, 광고, 예고 등을 분초 단위로 조정하는 데일리 편성 작업, 그 외에도 외화 더빙, 각종 캠페인 제작까지 편성 PD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편성에 따라 방송국의 경쟁력이 바뀔 수도 있고, 또 방송은 1초라도 비면 사고이기 때문에 편성은 방송국의 핵심 부서 중 하나이다.

그렇게 편성 PD로 여러 프로그램을 보다보니 그제서야 자신이 시사교양 PD에 맞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시사교양국으로 오게 되었고, 지금은 시사교양 PD가 된 것에 무척 만족한다. 대부분 자신의 전문 분야가 따로 있고 그 분야에 집중할수록 다른 곳을 돌아보기 힘든 데 반해, 시사교양 PD는 세상 돌아가는 모든 일이 다 직업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경험이 누적될수록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 특히 연초에 ‘MBC 스페셜 - 안철수와 박경철’이 방송되고 주변 지인이 ‘너는 그런 사람들도 만날 수 있냐’며 부러워할 때 이 직업이 정말 멋있는 직업임을 다신 한번 깨달았다.

예전에는 그 자신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을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해서 사실 잘 챙겨보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제작해보니 요즘 다큐 프로그램들은 그러지 않더란다. ‘노인들만 사는 마을’이나 ‘일곱살 인생’, ‘모델’, ’마음에 근육을 만들다’ 등 최근 일련의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주제로 좀더 가까이 시청자에게 다가간다. 시청자와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다큐 PD라는 직업의 매력은 더 커진다.

바쁜 와중에도 대학생 기자들의 답변 하나하나에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성기연 PD는 친구 같고 때론 선배 같고, 때론 따뜻한 선생님 같았다. 어느 때보다도 웃음이 가득했던 인터뷰. 그의 따뜻한 웃음은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될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고정선 /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점차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작은 불빛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낫다.  현재에 상황에 불평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더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시절의 꿈은 위대하듯 지금의 꿈을 더 크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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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동 2011.10.05 21:2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꿈이피디인데정말마음에와닿군요..잘보고갑니다

  2. 글세요 2012.07.25 04: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너무 장점들로 쓰셨네요
    pd란 직업의 현실을 이야기한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단점들도 쓰고 이런 부분은 힘들다,
    사람들이 pd의 직업을 보는 시점과
    pd들이 pd를 바라보는 시점,
    이런것들도 포장없이 썼으면 하네요
    pd가 된후의 생활, 잠도 못자고 일하는 모습들
    현실적으로 썼다면 하네요

PD가 직접 밝힌 MBC스페셜 안철수 편 뒷얘기

딱 한 달 전인 1월 28일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이 만난 ‘신년특집 MBC 스폐셜’이 방송됐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예상 이상으로 뜨거운 반향이 있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세 사람의 만남 자체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 프로그램을 만든 이는 누구일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결과에 만족하는지 듣고 싶어졌다. 앳된 얼굴의 성기연 PD를 만나 진솔한 대답을 들어보았다.

- 방송이 끝난 후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우선 MBC스페셜이 방송됐던 날 한국이 아시안컵 축구 3,4위전을 치루게 된 바람에 원래 준비했던 프로그램 시간보다 10분을 줄여야 했습니다. 이미 편집이 다 된 프로그램에서 10분을 줄이다 보니 내용 연결이 다소 부자연스럽고 갑자기 끝난 느낌이 들게 됐습니다. 또 2부로 하면 어땠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2부작을 하려면 처음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야 합니다. 1부로 기획한 것을 갑자기 2부작으로 만들려면 당연히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다른 프로그램 스케줄도 문제가 생깁니다. 방송에 나오지 못한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저도 아쉽네요.

- MBC스페셜이 방송된 후 언론에서는 안 교수가 한 말보다는 안 교수가 이효리를 모른다는 기사가 가장 많이 나왔다. 방송을 기획한 사람으로서 아쉽지 않았나요?

기사 내용을 떠나서 방송을 보신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아쉽진 않았습니다. MBC스페셜 타블로 편 때도 이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인터넷 언론매체의 속성에 대해서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저 역시 안철수 선생님이 모르는 연예인이 이효리씨 외에도 무척 많아서 놀랐습니다.(웃음)
- 인터뷰어로 김제동씨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인터뷰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안철수, 박경철 선생님과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좀 부담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이 두 분과 인터뷰를 하더라도 부담을 많이 가졌을 거예요. 하지만 김제동씨는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과도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또 모 일간지에서 인터뷰 칼럼을 쓰고 있어서 경험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제동씨께 처음 이 제안을 드렸을 때는 당시 스케줄이 너무 바빠 거절했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박경철 선생님을 만나는 기회가 흔치 않은 기회이고 김제동씨 본인도 만나보고 싶었던 분들이었다며 나중에 어렵게 시간을 내어주셨고 같이 할 수 있었습니다. 

- 20대 청년들이 이 방송에서 가장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프로그램에서 워낙 많은 주제의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딱 하나를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창의력을 가지세요’, ’리더십을 가지세요’ 류의 메시지 전달보다 우리 모두가 뭔가 “자극을 받길” 원했습니다. 실제로 제작 기간 동안 두 분을 촬영하고 돌아올 때마다 저희 제작진도 ‘자극 받았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이를테면 ‘저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너무 나태하게 사는 것 같다’, ’나는 너무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이런 자극을 받았습니다. 내가 느낀 자극이 시청자에게도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번 방송에서 어떤 점을 부각하고 싶었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취재를 기획하기 전과 방송을 내보낸 후 달라진 생각이 있는지도요. 

기존에 유사한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내용과 형식, 모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안교수님과 박원장님의 말씀을 듣겠다며 찾아간 방송이기는 했지만, (MBC스페셜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므로) 그렇다고 '시사매거진 2580'이나 뉴스처럼 인터뷰로만 진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전에 두 분 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셔서 각각 한 시간 동안 인생사를 얘기해주셨기 때문에 ‘MBC스페셜’만의 차별화가 필요했습니다.
저희는 인터뷰 당시 제작진이 질의응답을 미리 정하지 않은, 실제 현장에서 대화하듯 흐르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고 이것이 처음 컨셉을 잡을 때 가장 고심한 부분이에요. ‘무릎팍도사’만큼 재미있게 만들 자신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시청자도 ‘MBC스페셜’에는 ‘무릎팍도사’와는 다른 종류의 재미를 원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프로그램의 방향을 잡고 진행하다보니 대기업 위주의 자본주의, 성장주의 경제 등의 심도 있는 대화도 나온 것 같아요.

늘 방송을 기획하기 전에는 고민하고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많죠.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저마다 다른 것도 중요한 문제이고요. 이미 안교수님과 박원장님의 책을 다 읽어 보았을 정도로 기본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시청자도 있고, 이름은 들어봤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니즈(Needs)가 저마다 많이 다른 거죠. 두 분의 개인적인 배경 소개+대담을 다 담으려다보니 짧은 편성 시간 안에 다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방송 분량 외에도 김제동씨를 포함한 세 사람의 주옥 같은 대담이 더 많았는데 참 아쉬워요. 개인적으로도 너무너무. 

- PD님의 타블로 관련 방송을 흥미롭게 시청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일부 언론은 ‘네티즌을 마녀사냥으로 몰아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PD님의 신상이 털리기도 했고요. 논란이 되었던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PD로서의 사명감이라든가.

사명감이라고 하니 쑥스럽네요. 처음부터 일이 그렇게 커질 거라 예상했던 게 아니고 모든 게 방송을 만들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죠. 10월에 방영될 해당 방송을 앞두고 6월부터 취재 준비에 들어갔는데, 8월쯤부터 신상을 털리고 항의를 받았습니다. 사명감이란 표현은 잘 모르겠고 그보다 그렇게 겁나거나 무섭지는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MBC스페셜’ 전에 ‘PD수첩’에 있으면서 원체 내성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PD수첩'은 검찰 관계자나 정부기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는 있었겠지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적은 없었으니까 문제가 조금 다르긴 했죠.

최승호 PD는 이런 말씀을 해주시곤 했어요. “우리에게는 양쪽 의견을 얼마만큼 양적으로 공평하게 들어주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라고요. "팩트(fact)의 편에 서려고 하면 된다‘" 말씀을 방송을 만들 때마다 생각합니다. 타블로 방송도 누구의 편에 서서 방송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팩트 그 자체를 다루기 위해 노력했어요. 방송 후 개인적으로 저를 비방하는 글들이 많아 조금 속상하긴 했죠. 다른 것보다도 가족이 인터넷을 보고 마음 아파할까 봐.

- 각 방송사마다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방송사의 성격과 각 프로그램의 PD 성향도 모두 다를 텐데요. MBC스페셜이 주로 다루는 분야, 접근법, 촬영상의 특징이나 사상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회사 분위기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MBC는 휴먼 다큐 사랑이나 아마존, 아프리카, 북극 이야기가 있으니 자연 다큐나 휴먼 다큐 쪽이 강하다."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제 생각으로는 주제, 접근방법 등은 다 PD 성향에 달린 것 같아요. MBC스페셜도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죠. ‘승가원의 천사들’이나 ‘모델’ 의 경우가 그렇고요. 자연 다큐를 잘하는 사람도 있고 시사 다큐를 잘하는 사람도 있듯 각 방송사 PD마다 각자 성향이 있기에,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어도 다양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촬영법 같은 것도 방송사 별 스타일이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죠. 오히려 서로의 방송을 모니터링하며 "와, KBS, SBS는 저렇게 하니까 참 괜찮더라." 하고 서로의 방송에서 많이 배우기도 합니다. Ahn

대학생기자 박미영 / 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과
언제나 가슴 속에 간직한 문구 "행복은 습관입니다^^"
습관이 모여 행동이 되고 행동이 모여 삶의 태도가 될 테니 늘 건강한 미소와 흔들림없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하고 싶다. '보안세상'에서의 활동이 인생에 행복을 쌓는 또 하나의 활력이 되길 기대한다.

대학생기자 김준일 /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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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2.28 10:26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용약관위배로 관리자 삭제된 댓글입니다.

  2. 김재기 2011.02.28 10:3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토요일 저녁?? 일요일 새벽쯤에 사진없이 글이 올라왔던데 다시 수정되서 올라왔네요 ㅋㅋ
    저는 이 다큐를 보면서 박경철 선생님 말씀 中:

    "한국사회에서 기회를 가지면 가질수록 안으로 더 들어갈수록 부조리한 구조는 더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조정래 선생님의 말씀을 빌려서
    "사회 속의 10%가 깨어어야 한다. 여기서 10%는 엘리트10%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항상 이 '시스템'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여기에 빠져있지 말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을 해야만 바뀐다."

    이 말씀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ㅎㅎ 그 이후로 깨어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ㅋㅋ
    월요일 아침부터 좋은글 보고가요. 비와서 우중충한 날씨지만 마음만큼은 밝은하루 되세요

  3. crownw 2011.03.01 14:2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 읽었습니다. 더 궁금했었는데 취재해주셔서 고마워요!

  4. 요시 2011.03.01 14: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부러워요 ㅠ.ㅠ

안철수-박경철-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최종)

1월 28일 방송된 'MBC 스페셜-2011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편의 마지막 촬영은 지난해 12월 21일 김제동의 단골집인 방배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1년 동안 안철수연구소 기자 활동을 하면서 안철수 교수의 특강, 매체, 책의 내용은 다 챙겨 봤는데 들을 때마다 느낌이 새롭고 얻는 게 많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이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사회에 정의의 결핍을 느끼면서 정의의 의미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아진 게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올곧고 정의로운 이미지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안 교수의 강연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가 바라는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그날의 대화 후반부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김제동(이하 김): 그렇다면 작은 기업도 만장일치제는 아니더라도 좀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다는..

안철수(이하 안): 네,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죠, 작은 의견이라도 소홀하지 않고 그것까지 결정해 함께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속도를 빨리 내기 위해서 "내가 짐을 다 짊어지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다 나를 믿고 따르시오." 이건 이제는 안 맞는 것 같아요.

박경철(이하 박): 러시아 제정혁명 시대 때도 그런 게 있었죠. 브나로드 운동이라고.. 제정러시아 때 지식인이 농민을 계몽한다고 나섰죠. 그때 농민의 음식을 먹고, 옷을 입고 했는데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버렸어요. 그 이유가 뭐냐면 지식인이 먹는 시늉을 한다 해서 그 사람들의 마음인 건 아니죠. '대중은 계몽의 대상이고, 선택 대상이고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고, 대중의 선택은 항상 어리석고 우매하고, 엘리트가 끌고 가야 돼,' 이런 마인드로 대중의 아픔을 이용하고 대중의 어려움은 공감 못 하는 지식인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었던 거죠. 국가 사회의 개인 모두가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김: 저는 약간 가르쳐야 된다는 입장인데요. 이효리씨나 이런 점은 기분이 나쁘시더라도 제가 오늘 많은 걸 가르쳐드릴 테니까 노트 들고 오세요. ㅎㅎ
박: 네, 그런 것 같아요.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김: 음... 선덕여왕이란 드라마가 있는데 고현정씨와 이요원씨가 나왔던 시청률 40%가 넘은 국민 드라마입니다.

안: 고현정씨와 이효리씨가 같이 나와요?
김: 이요원씨요. 혹시라도 이 두 분에게 콤플렉스를 느끼신다면 전혀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시청자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분들 몰라도 너무 몰라요. ㅎㅎ 

박: 고현정씨와 이효리씨와 같이 등장했다고 묻는 건 격이 다른, 차원이 다른 문제라 결코 같이 비교할 수가 없어요. 

김: 모래시계는 아시죠?
안, 박: 네 알죠.

김: 네, 이제 두 분과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지 감이 왔어요.^^ 고현정씨는 아시죠? 그 분이 선덕여왕에서 미실이란 역할을 했는데, 그 상대역 착한 역을 맡은 분이 똑같은 말을 해요. "국민은 계몽과 협박을 해야 할 게 아니라 서로 함께 협력하고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렇게 확실한 정의가 명확하게 내려진 것 같습니다. 아마 그 드라마가 시청률 40, 50%를 넘고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시청한 이유는 정의가 결핍되었을 때 정의를 외친 것처럼 그 비슷한 느낌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안: 2, 3천 년 전 우리 선조를 보면 '참, 저런 바보 같은 실수를 했구나.' 하며 우리는 저런 바보 같은 실수를 안 할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똑같은 실수를 또 하거든요. 옛날과 달리 지금은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데도 중간에 어떤 결정을 할 때 빠지는 함정은 2, 3천 년 전 사람들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고요. 또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도 결국은 교만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교만한 사람 특징이 남의 단점이 자기 단점보다 더 커 보이고,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죠. 그런 사람이 함정에 잘 빠지더라고요. 현대인도 그런 게 아닌 가 싶습니다.

박: 더 쇼킹한 말은 개혁이라는 말 같아요. 주역이란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변해라."이거든요. 3천 년 전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했냐면 사람들이 옛날에 맘모스를 잡기가 힘든 것을 보고 만약 "신이시여, 왜 맘모스는 거대하게 만든 것입니까?" 하고 소원만 빌었다면 전혀 발전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자기들끼리 발전해 나간 거죠. 변하는 것이 삶의 원리라고 생각하는데, 혁신과 동등한 뜻 같아요. 우린 그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변해라."라는 말을 하는데, 다른 점은 우리는 말만 한다는 거죠. 그만큼 안 변하고 정체되어 있습니다.

 

김: 음... 어떻게 연결해보자면 TV나 이효리씨를 보면서 그런 쪽으로 변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안: 취미의 접점이 생기면 언젠가 연결이 되겠죠.


김: 그것도 참 중요한 일이죠. 소녀시대 좋아하는 것처럼 사회 현상에도 관심을 가지고 미술 등을 좋아하면 알 수 있다 하셨는데 접점이 생기는 게 힘들지 않습니까?

"호기심, 선의 있으면 갈등 구조 해결할 수 있어"


안: 그래서 호기심, 선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거면 갈등 구조 속에서도 접점을 만날 수 있으니 세상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김: 서로에게 호의를 가지면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나갈 수 있고. 우리가 살면서 모두가 부딪히는 문제를 모두가 선의와 동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박: 예를 들어 제동씨가 스티브 잡스에게 선의를 안 가져도 되고, 안 선생님도 이효리씨에게 선의를 안 가져도 되지만, 제동씨와 안 선생님이 다같이 선의를 가져야 하는 것은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일 수 있겠지요.


안: 어떤 갈등 구조가 나타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고, 또 하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 다른 경우예요. 방법론에 대한 의견이 다를 때는 선의와 호기심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하면 해결되고 서로 접점이 생겨요. 그러나 가치관이 다르면 어느 가치관이든 다 소중하고 정답은 없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힘들어요. 사실 대부분은 가치관 문제보다 방법론 문제가 많기 때문에 많은 문제는 그쪽에서 보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평화에 대한 생각도 그런 것이겠죠. 궁극적으로 평화는 가치관의 문제고 그 나머지가 방법론일 것 같은데, 그것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안:
핵심적인 부분은 가치관인데, 실제로 가치관 충돌보다 방법론 충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나 정도 되니까 이 정도 어려움도 다 해냈지, 다른 사람은 이런 것 못 할 거야.' 하는. 교만함에서 비롯되는 게 이런 표현인 것 같아요. 사실은 난이도가 높지도 않고 현장에서 훨씬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일종의 선민의식 같은 게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어요. 결국 그런 것이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거죠.

김:
 선민의식이 깔려있으면 더 많은 방법론을 배제하게 된다는 거죠.

안:
'너희는 몰라서 그러는 거야.' 라고 미리 생각을 깔고 이야기를 하면 그건 넘을 수 없는 벽이죠, 절대로 설득도 안 되고 타협도 안 되는.

박:
예를 들면 대기업의 성과에서 잘못되어 위기가 오면 대외 변수, 글로벌 충격 때문인 거고, 좋은 성과가 나왔을 때는 탁월한 리더십 때문이고, 모든 영광은 위로 모든 잘못은 아래로. 이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단점이죠. '모든 잘못은 위로 모든 영광은 아래로.' 라고 말하는 게 중요한데 말이죠.

김:
 지도자가 기득권 입장에서는 그게 쉽지 않겠지요. 

박:
우리가 누리는 걸 잘못 배워서 그래요. 리더가, 나 혼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 능력 있고 괜찮은 사람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그로 인해 자기가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런 모습은 겸손이라고 볼 수 있죠.

안:
무거운 책임감을 더 느낄 수 있다면 좋은 리더라고 할 수 있죠.

김:
권력의 달콤함을 어떻게 버리셨어요?

안:
 사장이 누릴 수 있는 혜택과 권한이 있고, 많은 사람의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는데, 책임의 무게가 워낙 커서 언제나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10년 정도 CEO 하면서도 (책임감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기 때문에 지난 시간은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제가 학생들한테 해주는 이야기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실수는 당연하다.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고 자기에게 기회를 줘라."예요. 저도 그랬고, 살다 보면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데, 실수를 하면서 자기가 뭔가를 배울 수 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실수는 값진 경험이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불량 어른이 있어서 불량 청소년이 생기는 거잖아요. 사회 제도가 도전정신 강하고 모험정신이 있어야 할 청소년에게 자꾸 안전을 강요하니 그들이 안전지향적으로 나가는 것이니, 사회 전체를 바꾸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어른들이 느껴야지, 애들에게 자꾸 이공계 기피하지 말라고 야단치는 게 해결책은 아니거든요. 청소년은 어른의 거울이니까, 기성세대는 청소년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올 때마다 사회를 한 번씩 돌아보고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는지 계속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따스한 시선으로, 또는 남 탓하기보단 자신의 잘못을 바꾸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김:
위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고, 우리도 이런 것 고칠 테니까 너희도 발맞춰 같이 가자." 무조건 몰아붙이고 훈계하는 게 아니라.

박:
초등학교 1~2학년만 되면 '우리 집은 몇 평이고 너희 집은 몇 평이고' 하는 식의 차별을 인식합니다. 그것이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고교생 대상 강연 하면서 충격적이었던 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 손 들어보라고 했더니 1500명 중에 2명이 손을 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0% 정도, 나머지 29%는 행복한지 불행한지 답을 못 하더라고요. 이 차이가 왜 왔을까 생각해보니 상대적인 것, 차별적 우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성 세대가 갖고 있는 성공과 실패의 가늠자를 17~19세들도 똑같이 갖고 있다는 거죠. 이것을 바꿔야죠.

김: 
얼마 전에 인천 가서 수능 시험 끝낸 학생들 만났는데, 강당에 2000명 정도 모아놓고 재밌게 보냈어요. 제가 아이돌도 아닌데 마이크 하나 들고 농담하는 것에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짠한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안:
지금 사회 구조나 청소년을 지배하는 의식 구조가, 개인들끼리 경쟁해서 한두 명만 살아남고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골든벨 울린 학생만 존재의미가 있고 그 학생만 행복한 게 아닌데도.  

"새해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 관대함 충분해지길"


김: 새해를 맞아 '올 한 해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소박한 희망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안:
올해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충분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거든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한 번쯤은 뒤돌아보는 자세, 그래서 나에게 기회를 준, 일할 여건을 준 사회를 돌아보고 '이 사회에는 나만큼 소중한 사람, 나만큼 소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들이 작은 노력이 아닐까 싶고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1점이라도 올랐으면 좋겠어요.

박:
조금만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어요. Ahn

 

대학생기자 양희은 / 성신여대 컴퓨터정보학부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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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기름 2011.02.06 12:2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녕하세요.
    좋은 방송 보고 이렇게 좋은 글 1편에서 완결편까지, 새해 선물 한가득~ 받은 기분입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허락해주시면, 출처+블로그 주소 당근(!) 포함해서
    제 블로그에도 발췌해 정리해두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여쭤봅니다. ^^

    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

  2. cfono1 2011.02.06 22:5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상식적인게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닐텐데... 참 안되는 세상이네요^^;

  3. 하나뿐인지구 2011.02.07 10:3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황희 정승의 반...반기문 UN사무 총장의 반...만큼만...정치인 분들이 해주신다면...좋아지겠지요...
    ...
    ps>물론...저 역시 능력 같은 것도 없지만요...^^;...
    ...
    새해 떡국들 많이 드셨겠지요? (신정 지내는 분들은...긴 연휴 잘 보내셨을 것 같구요...)
    방송이...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방송이 많이 짧던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안철수-박경철-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5)

지난해 12월 21일 연말을 앞두고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이 방배동의 한 카페에 모였다. 'MBC 스페셜'의 마지막 촬영을 하기 위해서다. 크지 않은 눈, 작지 않은 머리, 경상도 억양이 묻어나는 말투. 서로 닮은 세 사람의 이야기는 90분 간 멈출 줄을 몰랐다. 예술과 소통, 소녀시대와 이효리를 넘나든 그날의 전반부 대화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김제동(이하 김) : 어떻게 이효리 씨를 모를 수 있습니까?
안철수(이하 안) : 95년까진 잘 따라갔는데, 회사 만들면서 이후로는 문화생활 쪽엔 신경을 못 썼어요.
김 : 현빈 씨는 아십니까?
안 : 현..빈..? 영화배우 아닌가요? 
아, 원빈, 현빈... 누군지 모르겠어요. 영화에서 본 것 같은데.
김 : 둘이 다른 사람인 건 모르시죠?
안 : 전쟁 영화에 나온 건 누구죠?
김 : 원빈 씨요.
안 : 아, 그럼 그 사람은 알아요. 어떻게 생겼는지.
(정적)
김 : 이런 분에게 올 한 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웃음)
박경철(이하 박) : 안철수 교수님은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로는 칠순을 넘기신 분...김 : 팔순으로 정정하는 게...(일동 웃음)

세 사람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국민요정 이효리에, 까도남 현빈까지 모른다니. 안철수 교수는 대체 무슨 낙으로 사는 걸까? 마침 김제동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김 : 취미생활은 무엇입니까? 일과 전혀 관련 없는 일 중에 가장 재미있는 일은?

안 : 영화 보는 일, 소설책 보는 일. 그런 게 제일 좋죠. 그런 계기를 통해서 지금 고민하던 문제를 잊어버리고, 다른 세상에 가서 간접경험을 하고 다시 돌아오면 그 전에 고민했던 문제가 이미 생각이 정리된 경우도 많더라고요. 다른 영화를 볼 때 제 무의식에서 계속 정리하고 작업을 하나 봐요. 그래서 오히려 더 좋은 결론을 얻기도 하고요.

김 : 근래에는 무슨 영화를 재밌게 보셨어요?

안 : 저는 밝은 영화 좋아하거든요. <헤어 스프레이> 같은 뮤지컬이라든지, <주노> 같은 그런. 복잡한 주제일 수도 있는데 가슴 따뜻하게 끝나잖아요. 끝날 때 청소년 둘이서 같이 엉성하게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참 좋더라고요.

박 : 전 가끔 공연, 전시 정도. 그림 보러 가는 게 핵심이고요.

김 : 그림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하던데요.

박 : 전문가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좋으면 되는 거죠. 사람들이 물으면 “나는 이래서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냥 좋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사실 똑같은 건데도 “이래서 좋아.”라고 말하는 사람을 더 우러러보고...(일동 웃음) 단지 그것일 뿐이죠. 저는 “이래서 좋은 것 같은데.”라고 말하다 보니 마치 미술에 전문가 수준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예전에 미술관에 갔는데 그림 앞에 어떤 분이 한 시간 정도 서 계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진짜 예술을 훨씬 더 즐기는 거죠. 문화적 허영심이 아니고 그냥 봐서 좋으면 즐기는 거죠. 대중문화든 순수예술이든 내가 좋으면 아름답게 감상하는 거죠.

김 : 좋아하면 그 분야에 더 파고들어가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들 보면 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외우라 하지 않아도 생일, 가족관계가 쭉 들어오듯이. 미술 작품도 한 작품이 좋아지면 이 작가는 어떻고 이런 것들이 쭉 들어오는 것 같아요.

박 : 아이들에게도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평소에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소녀시대 좋아하면 팬클럽 만들고, 생일 챙기고 하다보면 더 좋아하잖아요. 그림도 마찬가지로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작가 이야기를 찾아보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이렇게 하다보면 정말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텍스트를 가지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면 예술이든 학업이든 할 수 있어요. 소녀시대 팬클럽 하듯이. 결국 재미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팬클럽 만드는 기분으로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안 : 다만 자기가 좋아하는 의견에 동조하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대감을 갖고 배척하는 것은 안 좋은 것 같거든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굉장히 감명깊게 봤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또 별로일 수도 있잖아요. 그건 서로의 기호가 달라서 그런 거고, 그 사람이 영화 보기 전에 기분 나쁜 일이 있어 집중을 못 했다든지 여러 가지 상황이 있는데 그걸 이해를 못 하고 “왜 당신은 이걸 안 좋아하느냐. 난 도저히 당신의 사고 구조를 이해를 못 하겠다.”면서 싸우고 수준이 낮다고 하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충분히 다를 수 있는 것에 관용이 없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많더라고요.

“자신에게만 매몰되지 않는 새해 되었으면”

김 : 사실은 제가 두 분 처음 뵈었을 땐 ‘미술 사조를 줄줄 꿰는’ 분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렬한 호기심, 존경하면서도 드는 약간의 반감 이런 느낌 있잖습니까. 두 분 만나뵈면서 느끼는 것은 선의를 가지고 집중해서 좋아하는 뭔가를 이루어냈다는 느낌을 강렬히 받았습니다. 보시는 분들도 똑같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는 것, 다른 사람의 사정을 들여다보는 것, 관심을 갖는 것. 올 한 해 우리나라 사회에서 외치던 ‘정의’가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 : 힘들어서 그렇겠지만, 사람들이 너무 자기 자신에게만 매몰돼 있는 것 같거든요. '지금 이 세상에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같이 살고, 그 사람의 생각이 나의 생각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그런 생각이 제일 기본적인 건데요, 그런 생각이 부족하면 더 살기 힘들어지고 각박해지는 것 같아요. 새해부터라도 그런 생각이 널리 퍼졌으면 해요.

박 : 약점을 들키는 걸 두려워해서 그런 것 같아요.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내 허점이 드러나잖아요. 끼리끼리 하면 편하고 반대를 배척해야 내가 가진 컴플렉스가 드러나지 않고. 이런 게 우리의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김 :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말 좀 잘 할 수 있을까요?

안 : 카이스트에서 학생들 가르칠 때 하는 게임이 있거든요. 간단하지만 혼동스러운 산수 문제를 풀라고 해요. 3분만 줘요. 다들 시간이 부족해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제가 3분을 더 줄 테니 자기 답이 맞는지 확인할 기회를 주겠다고 해요. 그럼 열심히 다른 사람과 맞춰보는데요, 같은 답을 얻은 사람끼리는 열심히 맞춰보는데 한 명도 다른 답을 얻은 사람과 맞춰보는 적을 못 봤어요. 아시겠지만 내 답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다른 답을 얻은 사람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거든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게, 자기가 맞다는 증거만 수집을 해요. 그러다 보니 이게 점점 맞다는 확신이 드는 거죠. 틀린 답인데도 자기 중심적인 생각 때문에. 그런 태도를 불식하고, 나와 다른 답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그 사람 나름대로 접근 방식도 들어보면서 ‘나도 틀릴 수 있구나’ 그런 걸 항상 열어두는 게 바람직한데, 우리 사회에서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김 : 이미 답은 정해두고 그 집단 안에서 투닥투닥하지, 전혀 다른 답 두 개를 가지고 가는 경우는 못 본 것 같아요.

박 : 사람의 중요성을 차별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문화가 생긴 것 같아요. 더 중요한 사람은 없거든요. 사실 인간의 가치는 모두가 중요하죠. 언젠가부터 우리는 더 중요한 사람, 중요한 역할을 구분짓기 시작한 것 같아요. 더 중요한 사람과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되는 사람 사이에서 괴리가 생길 수 있어요. 전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더 중요한 사람은 없다, 가장 기본적인 천부인권의 관점에서 기본만 생각하면 돼요. 우린 다 같은 사람이잖아요. 그 생각을 참 펼치기가 쉽지 않고. 말은 이렇게 하면서 더 중요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싶고. 이런 모습들이 인간이라는 공통 가치를 자꾸 차별화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거죠. 아이들에게도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해주어야 할 것 같아요. 진심을 다해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김 : 좋은 얘기만 하고 살기에는 녹록지 않은 세상입니다. 올 한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그럴 때마다 아무에게나 찾아가서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어두운 길을 쭉 걷다가 제일 위로가 될 때가 “앞에 사람 지나갔거든요. 빨리 좇아가면 만날 수 있을 거에요.” 할 때 느껴지는 근본적인 안도감이 있지 않습니까. 혼자 걷는데도 덜 외롭거나 덜 무서울 때. 그런 의미에서 여쭤보는 겁니다. 올 한 해 어떻게 살아야 됩니까?

안 : 실리콘밸리에서 굉장히 성공한 기업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회사를 만들 때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팀을 구성하느냐, 어떤 사람이 나와 같이 일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인가, 그게 항상 고민이 많이 돼서 물어봤어요. 어떻게 사람을 뽑냐고. 그랬더니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다른 건 안 본다.” 그러더라구요. 그러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그 말이 굉장히 깊은 뜻을 가지고 있대요. 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있는 사람이래요. 자신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자기가 틀렸다는 말을 못 한대요. 그게 참 역설적이지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처음에는 같은 선상에 서있을지러도 10년, 20년 지나면 완전히 달라진대요. 자기가 틀린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만이 게속 발전할 수 있고요.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도 원만할 수 있어서 나중에는 반드시 성공한다는군요. 그러니 “지금 젊은 사람들 중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벌써 앞날이 보장된 사람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반대로 책을 읽을 때 자기가 맞다는 증거만 수집하는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어떤 친구가 책을 보는데 무릎을 탁 쳤대요. 바로 일주일 전에 다른 친구를 만났는데 말싸움을 하다가 결론이 안 났는데, 이 책을 보니 “이 말만 했으면 말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는데!” 하고. 그러면서 ‘나중에 만나면 이거 써먹어서 싸워서 이겨봐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렇게 책을 읽는 경우가 오히려 책을 안 읽는 경우보다도 더 나쁘게 되는 거죠. 평지에 있던 사람이 자기가 맞다는 증거만 수집하면서 주위로 벽돌을 쌓아서 어느 순간 자기가 만든 성 속에 갇혀서, 그 벽돌 틈 사이로만 세상을 보는 사람이 되거든요. 그게 어쩌면 한 사람의 문제일 수 있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어요.

비관적인 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사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은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에서 시작되거든요. 우리가 지금 이런 상태라는 것을 인식하고 공감대 형성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벽돌을 깨부수고 성을 허물 수 있는 동인이 생기는 거죠. 그런 작업이 필요한 한 해가 아닌가 싶어요.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다

김 : 작년 한 해는 ‘정의’가 화두였습니다. 정의, 잘은 모르지만, 자기에게 필요한 정의만 갖다가 쓰면 안 되는 거죠. 공감된 정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박 : 의사라는 직업의 전제는 인간의 생명이 존엄하기 때문입니다. 금융가가 존재하기 위한 전제는 사회가 공정하다는 것입니다. 공정하지 않으면 금융이 필요 없거든요. 반대로 구호는 그 전제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컴플렉스에서 출발하죠. 우리가 정의를 외치는 것은 사회정의에 대한 결핍을 느끼고 있다는 것의 반영이죠. 얼마 전에 법륜 스님이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사시는데 스케줄의 주인이 누구에요?” 말문이 막혀버렸어요. 그 말이 머릿속에 빙빙 돌아서 생각해봤어요. 내가 주인이라는 것을 암암리에 사회가 은밀하게 잊게 만들었던 건 아닌가. 그것을 잊게 하고 직원으로서, 국민으로서, 가장으로서 이런 것만 자꾸 부여받으면서.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다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거든요.

내가 주인되는 사람으로서 생각하면, 앞으로 내가 엄청난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으로 바뀌는 거니까. 우리 청년들도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결핍감이 있지만 '앞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입장을 바꾸는 순간 희망적이지요. 지금 가진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주인이라는 것을 인정해줘야 하는데, 그것을 덮어버리고 의무, 죄의식, 책임만 강조하는 것이 현재 우리 모습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 : 영화배우 황정민씨, 뮤지컬배우 박건형씨 이렇게 셋이 ‘놀러와’라는 프로그램 촬영을 마치고 소주를 마셨는데요. 옆 테이블에 취하신 분이 시비를 걸었어요. “연예인 별 거 아니네. 연예인도 못 생겼네.” 그랬더니 황정민씨가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 제동이 욕하지 마세요!”하는 거에요. 셋 중에 누구라고 콕 집어서 말하지 않았는데! (웃음) 저는 이런 암묵적인 컴플렉스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박 : 과잉된 배려를 가장해서 약점을 들춰내는 이런...(웃음)

김 : 정의, 서민,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정의롭지 않거나 서민을 생각하지 않거나 이런 것도 과잉 배려죠. 예를 들어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하면, 제가 안구검사 할 때 의사나 간호사가 “이 검사 (눈이 작아서) 힘드시죠?” 합니다. 이렇게 아무런 대책이 없을 때 “원하는 걸 해주든가, 말로만 왜 이래!”하는 느낌이 들어요.

박 :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컴플렉스를 기정사실화하는 순간 진짜 나의 결함으로 바뀌는 거죠.

조직의 운명, 의사결정구조에 달렸다

김 : 주인의식도 그런 것 같아요. 진짜 주인으로서 대우해 주는.

박 : “우리가 알아서 해줄게, 따라와.” 이렇게 말하지 말고 “어떻게 할까요?” 이래야 하는데. “생각하기 힘드시죠, 우리가 결정할게요.” 하는 게 과잉 배려죠.

김 : 회사도 마찬가지죠.

안 : 회사도 사실은 의사결정구조가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데요. 안 좋은 것 중 하나가 혼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거에요. 처음에 작은 회사일 때 각자가 120%씩 능력을 발휘해도 모자랄 판에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다음에 급한 마음에 빨리 따라오라고 할 경우에 사람 관계는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한 사람만 앞으로 가고 나머지는 능력있는 사람인데도 80%밖에 발휘하지 못 하게 만드는 거죠. 그런 의사결정 구조가 조직의 힘을 약화시키는 거고요. 반대로, 무조건적인 다수결. 그렇게 되면 일관된 결정을 못 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결정을 해서 우왕좌왕하게 돼요.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서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전체가 합의해서 한 방향으로 가면, 설령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의견 냈던 사람들은 충분히 자기 의견이 반영된 상태에서 결론이 났기 때문에 자기 일처럼 120%의 능력을 발휘해요. Ahn

대학생기자 양정민 /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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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4)

2010년 12월 14일 김제동씨가 안철수연구소를 방문했다. 2011년 1 28 방송된 'MBC 스페셜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편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12월 2일 박경철 원장과 셋이 첫 만남을 촬영한 후 이날은 안철수 교수와 단둘이 대화하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벽이 없는 안 교수의 업무 공간과 임직원 단체 사진 등을 둘러본 후 침해사고대응센터(CERT)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래에 정리한, 대화의 후반부 주요 화제는 빌 게이트가 우리나라에 와도 성공하기 힘든 이유 등이었다. 

김제동(이하 김) : 본의 아니게 빌 게이츠랑 많이 비교당하시는데요.

안철수(이하 안) : 제가 믿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영웅적인 개인보다는 사회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는 거에요. 역사관 중에서도 영웅의 존재를 믿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가장 선두에 선 사람이 영웅이 된다, 그 사람이 없더라도 그 다음 사람이 영웅이 될 것이라는 역사관을 갖고 있어요. ‘빌 게이츠도 한국에 오면 성공할 수 없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빌 게이츠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천재적인 사람이 오더라도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새로운 창업을 하거나 창업한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낮다면 그런 사람도 그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도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을 배출하고자 한다면 전체적인 사회 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 정치하는 분이나 주위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같이 노력을 해야 되겠다.' 라고 생각해요.

김 : 하시는 말씀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으로 들릴 때가 있지만 도저히 반박할 수 없는 게 몸으로 다 부딪쳐서 보여주는, 정직한 기업, 윤리적인 기업이기 때문이죠.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정서적으로 고리타분하다고 느낀 것은 오히려 그것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그런 증거를 보여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증거를 가지고 얘기해라.'란 말에 반발심이 들었던 거겠지요.

안 : 제 책을 사신 분이 자기가 어른 된 이후에 처음으로 만원 내고 도덕교과서를 사 봤다고 제 책에 대해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김 : 책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책들이 거의 위인전 수준이에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 : 사실 부담스럽죠. 예전에 제가 사장할 때는 위인전 종류는 다 거절했어요. 제가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해서 위인전에 실렸는데 책이 나온 다음에 실패를 하면, 어린이들이 '정직하게 하면 망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요. 요즘엔 교수로서는 사업가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협조를 하는 편이지만, 마음이 완전히 편하진 않아요. 하하.

김 : 정직하게 해서 실패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죠?

안 : 그럼요. 만약에 그런 사람이 다시 기회만 가질 수 있다면, 다신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그 전 실패들을 다 보상하고도 남는 거거든요. 실리콘밸리가 성공했던 근본적인 이유고요. 초창기에 정부에서 실리콘밸리를 취재하러 갈 때 성공한 비결만 찾으려 했는데, 그것을 보면서 기가 막혔던 것이, 100개 중에 1개 성공하는 건데 그것만 보면 진짜 실체는 볼 수 없거든요. 망한 99개의 기업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진짜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힘인데, 그것은 보지 않고 극소수만 보다 보니 제대로 본질을 볼 리가 없는 것이죠.

김 : 교수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어떤 질문에도 답변이 명확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다 준비를 하는 건가요?

안 : 아뇨. 제가 워낙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요. 대략 큰 범주의 고민은 많이 했던 거라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거에요.

김 : '이런 질문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라는 질문 있나요?

안 : 왜 의사를 그만뒀나?.. 하하하

김 : 답은 뭐죠?

안 : 전 항상 중요한 게 매 순간마다 제가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길을 가고 싶거든요. 제가 의사를 하다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이 나와서 둘 다 같이 하는 시간이 7년이 있었는데, 그 시간이 지나다 보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오더라고요. 어떤 선택이 의미있고 재미있고 잘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았더니,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는 그 당시 제가 없으면 그 분야가 없어지는 거였거든요. 그게 절 더 필요로 하고, 더 의미가 있다고 표현할 수 있고요. 새벽 3시에서 6시까지 백신 개발을 했는데, 3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더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결론은 전망도 안전도 안 보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만드는 일에 내 인생을 바쳐야겠다고 선택한 거죠. 4년 내내 매달 직원들 줄 월급 걱정하면서 지냈던 이유가 전망을 전혀 고려해 보지 않았던 거에요. 그래서 고생은 했지만 결국은 좋은 결과로 남았어요.

김 : 기업을 하는 목적, 기업가정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즐겨라. 라는 정신을 여기에 계신 분들이 다 동의하는 건가요?

안 : 그 고민이 언제 시작됐냐면, 창업한 지 6년째 되는 2001년에 회사 직원이 100명이 넘으면서, 처음에는 작은 조직에서는 서로 공감대 형성하고 같이 일하면서 철학적인 가치관이 전파되었는데, 100명 넘어가니까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때, 전 직원이 워크숍을 가서 지금까지 자기가 어떤 기준을 갖고 일을 했는지, 그런 핵심적인 가치관이 뭔지 의논했어요. 그때 전직원이 공통적으로 믿는 가치관이 3가지가 나오더라고요. 가치관이 굉장히 상식적인 수준인데요. 먼저 자기발전을 위해서 스스로 노력, 같은 동료끼리 서로 존중과 배려,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일들이 가장 중요하고, 일을 할 때 가장 먼저 판단하는 요소라고 결론을 내렸고요. 저는 워크숍 안 가고 저 혼자서 써놓은 게 있었는데 워크숍 결과가 저랑 맞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단기적인 것보다는 장기적인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써놨는데, 그것이 사람들의 가치관에 적혀있지 않았어요. 현업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지금 일하는 게 중요하지 장기적인 가치는 경영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더라고요. 제가 믿던 가치관을 모두에게 믿으라고 할 수 없기에 사람들이 갖고 온 3가지의 가치관을 우리 회사의 가치관으로 도입했어요. 그것이 안연구소의 핵심 가치 3가지에요. 제 생각이 아니라 동료들의 생각인 거죠.

김 : 가끔씩 사람들이 저한테도 묻는 게 '인맥관리는 어떻게 하냐'인데, 제가 생각하기엔 인맥은 다 이어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안 : 인간사 많은 갈등들이 목적과 결과가 혼동돼서 빚어지는 게 많더라고요. '수익이 기업의 목적이냐 결과냐'와 '인맥도 관리냐, 일을 통해서 연결된 결과가 인맥이냐' 같은 것들. 혼동되면서 인간사 갈등이 많이 생기는 것 같거든요.

김 : 뭔가를 이용하고 결과를 얻는 것에 인맥을 활용하는 순간 더 끊기 어려운 거거든요. 진짜로 도덕 선생님 같네요. 그런데 도덕 선생님치고는 산전수전을 다 겪으신..하하

안 : 제가 만났던 한 사진 작가는 사진기를 내려놓고 저랑 3시간 동안 얘기를 했어요. 결국 제가 못 참고 왜 사진 안 찍냐고 물어봤어요. 그러자 자기는 그 사람과 친해진 다음에 사진을 찍는다더군요.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표정이 다 나타나고, 그 사람의 내면이나 생각을 잘 알아야 그 사람이 잘 나타나는 사진을 고를 수 있다네요. 그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는 그런 경지까지 가는 것 같고요. 영역이 달라도 전문가는 생각이 합쳐지는 것 같아요.

김 : 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카메라 내려놓고 3시간 정도 소주라도 한 잔.. 하하. 오늘의 마지막 질문인데요. 박경철씨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편하게 사실 수 있잖아요? 병원을 개원하셔도 되잖아요. 명문 대학 교수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일류 기업의 의장이고, 인물도 그만하면 평범하신 것 같고, 얼굴 크기도 키도 그만하면 됐는데,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아요?

안 : 왜 사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과연 이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올바르게 사는 것인가. 나는 내 인생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죽는 순간에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정말로 제 진심을 알게 되더라고요. 그 중 하나가 '내 인생에서 성공의 의미는 뭔가.'에요.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게 가장 중요한 목적인데요. 제가 죽고 나서 이름이 남지는 않겠지만 결국은 저로 인해서 좋은 생각, 영향을 받는 사람이 생긴다든지, 책이 남겨진다든지, 좋은 조직으로 남아 있다든지, 제 건의로 제도가 바뀐다든지 등이 삶의 흔적인 것 같거든요.

크로마뇽인이 동굴에서 벽화를 그렸는데 후세에 우리가 거기에 누가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들이 살았던 삶의 흔적이 동굴에 남아 있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흔적을 남기고 싶어요. 어떠한 선택이 좀더 흔적을 많이 남길 수 있을까가 저의 가장 큰 보람이고 행복이고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인 거죠. 어떤 존재, 의미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반대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우리 가족에게 내가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인가?' 라는 질문에서 '만약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이 무엇을 잃어버릴까?' 라는 질문으로 던지는 거죠. '차이가 없다.' 라면 참 허무하지 않겠어요? 차이가 많을수록 정말 의미있는 인생이거든요. 이 세상에 뭔가 조그마한 좋은 흔적을 남기고 죽으면 그건 그 사람의 삶의 목적을 다 했다는 게 저의 생각이죠. 그 생각이 저를 편안한 삶보다는 적극적인 삶, 좀더 노력하는 삶으로 밀어가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Ahn

대학생기자 윤소희 /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윤소희가 '보안세상'에 왔습니다. 아직도 절 모르신다구요 ? 더 강한 파워, 더 색다른 매력, 더 불타는 열정으로 ! 풋풋함과 눈웃음까지 겸비한 여자! 그리고 뻔뻔함까지 ! 누구라도 기억할 만하지 않나요?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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