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1400만 대나 팔린 진짜 비결은?

현장속으로/세미나 2011.03.15 05:00

요즘 UX라는 말이 화두이다. UX란 User eXperience(유저 경험)의 줄임말로,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겪는 느낌이나 경험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U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월 27일 성균관대학교 국제관에서는 <UXCamp Seoul>이 열렸다. 행사장에 가득찬 참석자들에게서 UX가 핫 이슈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UXCamp는 UX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행사로, 지금까지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개최된 바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 행사의 특이한 점은 BarCamp 형식이라는 것. 여느 컨퍼런스나 학술제와는 다르게 정해진 발표자 없이 참가한 모든 이들이 즉석에서 발표하고 청중으로 참여한다. 행사 당일 아침에 주제를 공모해 오전과 오후에 걸쳐 7개의 방에서 5세션씩 최대 35가지의 다양한 형식과 주제의 강연 및 토론이 진행된다. 인상적이었던 몇몇 강연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행사 당일 아침 주제를 공모하는 모습


사용자 경험 스케치하기 - 조선영 (블로그 UX Cosmos 운영자)

스케치란 말 그대로 사용자가 볼 하면을 설계하는 일이다. 주로 웹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개발할 때 스케치를 많이 사용하는데, 컴퓨터 화면이 아닌 스케치북에 펜과 같은 도구를 사용한다. 이런 스케치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첫째, 빠르게 아이디어를 정리할 수 있다. 종이라는 특성상 잘못 그려지면 찢어서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쉽고 빠르게, 그리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다. 또한 생각한 것을 바로 손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아이디어 확장에도 좋고, 결과물을 바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도 용이하다.

그 외에도 어떤 방식으로 스케치를 해야 하는지, 주로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강의가 있었는데 실제 웹서비스 하나를 설계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유용한 내용이 많았다.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는 사이트 - 전민수 (이비피알 컨설팅 CEO)

이 시간 역시 주로 강연 위주로 이루어졌는데, 사용자가 사이트를 불편 없이 이용하게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요소와, 이 내용들을 실제 운영 중인 서비스에 적용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서비스의 사용성을 분석할 때는 주로 task(작업) 중심의 분석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즉,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사용자를 분류해야 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영화관 사이트에 들어가는 사용자의 목적은 크게 영화에 대한 정보 조사나 영화 예매의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이트를 설계할 때는 두 종류의 사용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각각의 행동을 하기 위해서 사용자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단계 별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자를 분석하고 실제 서비스의 화면을 설계할 때는 디자인이 중요한데, 사용자가 화면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소가 나타나지 않으면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생각, 화면의 디자인, 그리고 디자인에 얽혀있는 기능적인 요소가 완벽히 일치해야 좋은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서비스 디자인 (@GSJ11Seoul)

이 강연은 서비스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방법을 다루었다. 서비스는 다섯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1) 사용자 중심적이다.
(2) 서비스에 관계된 사람들이 모두 같이 참여해야 한다.
(3) 서로간의 상호 작용이 있어야 한다.
(4)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가 확실해야 한다.
(5) 서비스의 전체적인 과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도구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customer journey map(사용자 여정 지도)이다. 다른 말로 스토리보드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겪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나타내 사용자의 경험을 추적해보는 것이다. 둘째는 service blueprint(서비스 청사진). 사용자 여정 지도가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분석이었다면 서비스 청사진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가진 특성을 나열해가며 분석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무형의 서비스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패드와 갤러시탭 - 조광수 교수 / SKKU Dept. of Interaction Science)

2010년 IT 업계의 가장 큰 화제 중의 하나는 아마도 아이패드로부터 시작된 태블릿 열풍이 아니었을까 한다. ‘저게 팔리겠느냐’라는 수많은 사람의 비웃음에도 애플은 아이패드를 출시했고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1400만 대의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애플이 이와 같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성균관대 인터랙션 사이언스 연구실에서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그리고 종이 책 간의 사용성을 비교해 보기 위해 같은 책을 여러 가지 매체로 읽게 하고 매체에 따른 독서 경험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과연 어떤 매체가 가장 사용하기 편했을까?

실험 결과 놀랍게도 종이 책이 매체의 특성 상 태블릿 기기에 비해 친숙성이 높았다는 점만 제외하면
독서 시간, 편의성, 만족도 등에서 세 매체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이패드의 놀라운 판매량에는 어떤 비밀이 있었던 것일까? 

조광수 교수는 아이패드의 선전 비결은 바로 UX를 강조하는 애플의 판매 전략에 있다고 말한다. 사실 UX는 마케팅 단계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유저 경험은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것인데, 사용자가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저 경험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제품 자체의 뛰어남보다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험을 강조하는 애플의 광고 전략이 사용자에게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켰고, ‘소비자’를 ‘사용자’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애플의 사례는 좋은 UX는 제품 판매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 행사에 참여하기 전까지 UX가 무엇의 이니셜인지 외에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UX의 의미가 무엇인지, UX를 연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이렇게 서로의 지식을 나누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참가자 모두가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행사가 더 많이 열린다면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패드와 같은 세계적인 제품이 하나쯤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Ahn

대학생기자 한대희 /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사람은 누군가가 되어가는 작은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저의 작은 과정이 되어주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편의성과 디자인, 안랩 디자이너들 만나보니


디자인이 경쟁력이 되는 세상이다. 안철수연구소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모두 한 번쯤은 '이 버튼은 왜 여기에 있을까?', '이 디자인은 참 예쁘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제품들은 보기 좋고, 사용자가 쓰기 편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모든 제품 디자인은 디자인팀이 담당한다. 디자인팀의 정식 명칭은 UX 디자인팀. UX는 User Experience의 약자이다. 말 그대로 사용자를 위해 보기 좋고, 쓰기 좋은 UI(User Interface)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팀의 임무이다. 이번에는 디자인팀을 만나보았다.



UX 디자인은 외국의 경우에는 30년 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3년 전부터에서야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UX 디자인은 사용자의 만족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둔다.

UX 팀의 개발 프로세스는 '전략 도출 - 스토리 보드 작성- 비주얼 디자인 작업 - 평가'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사용자를 인터뷰해 1차 조사를 하고, 다른 제품의 UI도 벤치마킹해 이를 모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만드는 것이 첫 단계이다. 그 다음에는 메뉴 구조를 잡고 화면 설계서를 작성하게 된다(쓰기 편하게 만드는 작업). 이를 바탕으로 비주얼 디자인 작업을 한다(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


안철수연구소 디자인팀만의 특징을 알려달라는 말에,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쪽에 집중하는 팀은 안철수연구소 디자인팀이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UX는 현재 웹에 지나치게 치중해 있다. 그리고 UX 디자인을 하는 팀이 회사 내에 있는 경우는 대기업밖에 없다고 한다. 있어도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투자가 적기 때문에 UX 디자인은 별도의 회사(agency)로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UX 디자인을 외주로 맡기는 경우 회사의 요구가 온전히 반영되기 어렵다.
 
그리고 안철수연구소 디자인팀에는 '우리 일,내 일'이라는 개념이 있다. 앞서 말한 에이전시의 경우 많은 고객사의 일을 하기 때문에 '내 일'이라기보다는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안철수연구소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하기 때문에 '내 일'이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연구소 디자인팀에도 물론 힘든 점은 있다. 기획, 개발, QA(품질보증), 기반 기술, 홍보 등 많은 다른 팀과 커뮤니케이션해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라는 독특한 다른 일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안철수연구소 디자인팀의 일은 대부분 1:1 프로젝트로 이루어진다. 한 사람 당 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방식을 통해 진행하다가 도움이 필요하면 팀의 도움을 받는 식이라고 한다. 지금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중소기업용 보안 관리 서비스와 관제 서비스에 사용되는 통합보안 관리 솔루션인 '세피니티', 'V3 365 클리닉'의 차기 버전, 네트워크 보안 제품인 '트러스가드'의 패치 버전, 안랩 시큐리티 센터 등이다.



디자인팀은 김정연 팀장을 포함해 7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팀원이 모두 다 밝고 웃음이 많다. 남자라고는 김성호 연구원 한 사람뿐이라 자칫 어색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여자들 사이에 있는 게 적응이 됐거든요^^."라고 대답할 만큼 팀워크가 좋다.
 

팀의 회식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술을 안 마시고도, 술 마신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팀?^^"이라는 대답이 나오고, 모두들 그 말에 웃음으로 호응한다.

전체적인 팀의 분위기를 물었다.
"평소에 리뷰를 자주하는 편인데, 다들 굉장히 솔직해요. 자칫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인데, 모두들 쿨하게 받아 넘겨요. 다 하는 일 잘되라고 하는 조언이니까요. 저희 팀은 팀원들 개개인으로 보면 굉장히 소심한데, 모아놓으면 강해요. 진취적이라고나 할까요? 세미나도 자발적으로 열고 그래요. 다들 열심히 하죠."

평소에 '디자인'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가 퍼져있다고 말하자, "어머, 정말요? 잘못된 고급 이미지에요~ 저희는 식사를 해도 거의 구내 식당에서 하곤 하는데요?^^ 뭐, 고급 이미지가 좋은 거긴 하지만." 이라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기자들을 UT 룸에 데려가주었다. UT 룸은 재작년 말에 생긴 곳인데, 두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 쪽에서는 실험자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다른 한 쪽 방에서는 그것을 지켜보게끔 되어 있다. 실험자가 컴퓨터를 사용해 어떤 것을 많이 클릭하는지, 어떤 것을 불편해 하는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모래툴'이라는 프로그램과 카메라를 통해 알아보는 것이다. 분기 당 1~2회씩 하면서, 이를 통해 제품의 문제점을 찾는다고 한다.

 
"다음 번에 UT 룸에서 테스트할 때 한 번 다시 오세요. 어떻게 진행하는지 보여드릴게요."

 
짧았던 만남을 뒤로하고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 났다.

 
안철수연구소에 디자인팀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프로그램이 아무리 좋았다 한들 지금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었을까? 안철수연구소 UX 디자인팀은 연구소의 핵심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팀원들의 반짝이는 눈 속에서 그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멋진 팀원으로 구성된 디자인팀의 미래가 기대된다.
Ahn

사내기자 김현철 주임연구원 / 기반기술팀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는 마음으로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을 살아가는 자기합리화의 달인. 자신이 가진 기술이나 능력이 우주평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중이다


 

대학생 기자 이수빈 /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꿈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다.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두 마리 토끼 다 놓친다지만, 난 내가 원하는 토끼는 모두 다 잡을 것이다. 그녀의 무한도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쭈~욱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요시 2009.06.10 18:5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는데 ㅎㅎㅎㅎ
    UT룸도 궁금해요 >.<처음들어보거든요~~ㅋㅋ
    UX 디자인팀은 언제 개설되었나용?ㅎㅎㅎ

  2. 2009.06.11 13:2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Freddie Mercury 2009.06.12 21:2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와우~ 잘봤습니다^^ 이 기사 보고 UX 디자인팀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V3 365 클리닉을 보면서 쉽게 구성된 인터페이스와 눈에 덜 부담되는 색감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분들 덕분이군요~ㅎㅎ 일반 사용자가 UT 룸에 들어가서 참여하는거 꼭 해보고 싶어요~ㅠ

  4. 10대의비상 2009.09.14 10:5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우앙 UI !!!!!!!...... ㅎㅎ 제가 지금 활동하는 부서(?) 도 UI쪽이에요 ! ㅋㅋ
    비록........ 실력은 좀...딸리지만요 ㅎㅎㅎㅎ

    다들 표정이 너무 훈훈하시네요 ㅎㅎ

    V3의 초록색과 파랑색을 너무 좋아하는데 ㅎㅎ 나날히 발전되가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ㅎ

    + 안철수연구소 구내식당이 얼마나 좋은데요!!!!!!!!!!......... 너무 알록달록해서 유치원인줄알고 깜짝............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