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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라이프/IT트렌드

여럿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가치, 크라우드 펀딩

스마트 기기가 보급됨에 따라 우리는 SNS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이로써 새롭게 주목받는 투자가 바로 크라우드 펀딩이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특정 개인, 조직, 활동이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모집하는 행위다. 

개인의 투자 방식과 목적에 따라 지분 투자, 대출, 보상, 후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목적은 재난 구호에서부터 시민 언론 활동, 예술가 후원이나 정치 캠페인, 신규 사업에 대한 소규모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정착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 영화 제작후원금,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광고 등을 성공적으로 후원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

사실 미국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을 기존의 펀딩 방식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지금처럼 SNS를 이용한 펀딩 방식은 1997년 영국 록그룹인 마릴리온에 의해 시작되었다. 미국 투어에 사용할 6만 달러를 인터넷을 통해 모금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 크라우드 펀딩 방식과 유사한 대중들에게 후원을 받는 네티즌 펀드가 있었다. 네티즌이 영화에 투자를 하는 펀드 사업으로 당시 흥행했던 영화 ‘친구’, ‘공동경비구역JSA’, ‘반칙왕’ 등이 이를 통해 자금을 모집했다. 하지만 이는 수익이 중심이 되어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한계 때문에 사라지고 말았다.

외국의 사례로 대표적인 것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첫째는 페이스북 상의 사용자 정보 노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인정보 통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디아스포라(Diaspora)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무려 2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모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 Ⓒ 블로그 http://atomkit7.blog.me/120118751291

둘째는 킥스타터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로 뽑히는 ‘Tik Tok-아이팟 NANO’ 시계줄이다. 시카고의 무명 디자이너였던 스콧 월슨은 애플의 MP3 아이팟 나노를 시계처럼 활용할 수 있는 시계와 줄을 고안했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상품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10년 12월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금을 모집했고 총 1만 3512명이 후원, 94만 2578달러(약 10억6000만원)을 개발금으로 모았다. 이는 본래 목표한 금액인 1만 5000달러를 훌쩍 넘은 것이다. 이때의 성공을 계기로 ‘Tik Tok’은 애플스토어에 입점하게 됐다.

대학생이 등록금 펀딩하기도

GoFundme라는 사이트에서는 규모있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개인적인 일에도 펀딩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Interlochen art academy에 가고 싶은 청년이 유튜브에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영상을 올리며 등록금을 펀딩 해달라고 올렸다. 

그는 7250달러를 목표로 했는데 목표치를 넘은 7950달러를 투자받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병원비나 유학비 등을 펀딩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고자 하는 일이 의미 있고 진정성이 있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례이다.

크라우드 라이즈는 할리우드 배우 에드워드 노튼이 중심이 되어 만든 사이트로 주로 자선활동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기부를 쉽고 지속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이트는 주로 개인이 시도하는 자선 활동과 관련된 각종 프로젝트를 위한 기금을 사람들의 기부를 통해 모으는 웹서비스다.

영화 '26년' 상업 영화로 첫 크라우드 펀딩 시도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프로젝트 단위의 펀딩과 공익적 성격의 펀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활발하게 펀딩이 되고 있는 분야는 영화나 공연 등 문화예술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가장 알려져 있는 프로젝는 영화 '26년'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강풀의 웹툰을 원작인 이 영화는 크랭크인 10일 앞두고 제작자들이 갑자기 투자를 철회하여 도중에 촬영을 중단하게 된다. 항간에는 정치권의 영향이 있었다는 말도 떠돌았다. 그 후 투자자 유치에 계속 실패를 하게 되고 시민의 후원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하게 된다. 상업영화로는 처음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 26년은 비록 10억이라는 목표달성에는 실패했지만 7억이라는 기금을 모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11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 Ⓒ 인큐젝트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꾸준히 한국 관련 홍보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런던 피카디리 서커스에 아리랑 영상 광고를 올렸고 현재는 월스트리트저널 1면에 아리랑 관련 광고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중이 함께 하는 이 광고는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고 우리가 직접 힘을 모아 홍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뢰 기반의 양방향 소통이 차별점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운 프로젝트로 선정하는 경향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사람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여 소통하면서 그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펀딩 방식과는 다르다. 양방향의 소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펀딩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나의 작은 성의로 누군가의 꿈을 이루어지게 하고 희망을 갖게 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함과 만족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각 분야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활발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참여형 미소금융이 한 예이다. 그러나 최근 크라우드 펀딩의 거래가 주로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종 범죄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법적 규제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을 안전하게 정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법적 규제를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안전한 규제 안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잘 정착되어 많은 사람들의 꿈이 응원받기를 기대해본다. Ahn


대학생기자 허우진/ 수원대 컴퓨터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