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명강의, 두려움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

문화산책/컬처리뷰 2013. 3. 10. 18:00

TED에는 짧은 시간 강렬한 메시지로 새로운 영감을 주거나 다른 각도의 시각을 제시하는 강연이 많다. 최근 본 강연 중 소설 '기적의 시대(The Age of Miracles)'를 쓴 작가 카렌 톰슨 워커(Karen Thompson Walker)가 말하는 두려움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두려움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오늘 느끼는 두려움을 통해서 내일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면 조용한 곳에서 이 영상을 온 마음을 다해서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두려워하지 마."

"두려움을 극복해."

 

힘든 일을 앞둔 지인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다. 이처럼 두려움과 함께 사용되는 어휘는 모두 두려움을 부정적인 상태로 인식한다. 뇌 과학적으로 보았을 때도 두려움이 우리를 불쾌한 긴장감 속으로 밀어넣어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두려움을 부정적인 대상으로 인식한다. 극도의 두려움은 인간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극복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두려움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스토리

그런데 카렌 톰슨 워커는 두려움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라고 말한다. 두려움을 왜 이야기라고 할까? 막연히 두려움을 친숙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워커는 두려움과 이야기는 공통점-동일한 구조와 줄거리, 긴장감-이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에 여러 주인공이 있고 서론, 본론, 결론의 줄거리와, 그 안에 몰입할 수 있는 긴장감이 존재하듯이 두려움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두려움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나 자신이며 어떤 사건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것이라는 줄거리가 있고 그로 인해 긴장감이 만들어진다.

두려움이 이야기와 같다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두려움을 받아들여 보자.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감상할 때 그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가? 바로 주인공이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해 보면서 그 이야기에 빠져든다. 또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주인공이 어떻게 대처할지를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즐기고 이야기의 갈등과 긴장감이 고조될 때는 함께 고조되었다가 갈등이 해결되면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긴장감과 갈등에서 벗어난다.

이야기에서는 극중 인물이 주인공이라면 두려움에서는 나 자신이 주인공이고 내 상황이 사건이 된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읽고 갈등의 감정이 해결될 때처럼 나라는 주인공이 현실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려움을 오롯이 느끼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두려움을 느끼기만 해서 두려움이 해결될 수 있을까?

두려움을 느끼고 이를 면밀히 연구하라

워커는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점이 ‘생산적인 편집증’이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생산적인 편집증이란 두려움이 자신을 긴장의 상태로 밀어넣지 않도록 꾸준히 들여다보고 연구하여 그것을 준비와 행동의 양분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두려움을 연구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스스로 시험한 이들은 정말 두려운 상황이 현실이 되어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려움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두려움이 어떤 이유에서 찾아오고 두려움을 주는 요인 중 어떤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워커는 서두에 언급한 조난 당한 선원들의 이야기로 돌아가 이렇게 말한다.

"이성을 가지고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연구하고, 생각하고, 이해했다면 눈 앞의 식인종에 대한 걱정보다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이 높은 식량에 대한 문제를 걱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건물이 무너질 걱정보다는 잘 감지되지 않고 미세하며 천천히 다가오는 현실적인 두려움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다가 받아들여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되었고 이 글을 열두 번도 더 고쳐 썼다. 하루 하루 생각할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두려움에 대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두려움은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도 아니다. 얼마나 두려움에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를 듣고 구체적인 방향으로 판단하느냐는 개인의 발전을 이루는 것이냐, 그저 그런 범인으로 남느냐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오늘 느끼는 두려움이 있다면 가만히 책상에 앉아 두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에 귀 기울여보자.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려 노력해보자. Ahn


사내기자 유남열 / 안랩 커뮤니케이션팀 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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