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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레베카, 하루 하루 믿음으로 열어가는 사랑 이야기

여러분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순수한 사랑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사랑이란 이름은 점점 사라져가고 어느새 '조건, 환경'과 같은 것들이 사랑의 자리를 대신해 가는 것 같습니다. 약간 이상적일 순 있지만 뮤지컬 '레베카'에는 환경을 초월하는 사랑이 스며 있습니다. 그 사랑이 극중 주인공들의 하루 또 하루의 삶을 지탱하게 했고 저의 마음속에 따뜻한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레베카에 들어있는 사랑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실래요?

주인공 '막심'은 영국의 주목받는 귀족입니다. 막심은 얼마전에 아내 '레베카'를 사고로 잃었습니다. 그리고 그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그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지 몬테카를로에서 그는 평범한 한 여인을 만납니다. 극중에서 이름이 없이 '나'라고 소개된 이 여인은 귀족 여인의 말동무를 해주며 하녀와 같이 생활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영국 사교계 귀족들의 가식과 달리 평범하면서도 순수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녀에게 막심은 행복의 가능성을 느낍니다. 그래서 막심은 그녀에게 청혼하고 둘은 결혼하여 영국 맨덜리의 저택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맨덜리의 사람들은 막심의 새로운 아내를 반기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아직도 '레베카'가 절대적인 존재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특히 집사인 '댄버스 부인'은 새로운 안주인을 경계하며 은연중에 '너는 결코 레베카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점점 숨이 막혀옴을 느낍니다. 그리고 '막심'이 이유를 알 수 없이 흥분하는 때가 가끔 있어 매우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느 날, '나'는 자신이 새로운 안주인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도회'를 열고 싶다고 막심에게 말합니다. 막심은 허락했고, 그런 나에게 '댄버스 부인'은 집에 걸려 있는 초상화 속의 드레스를 추천합니다. 무도회 날, 사람들은 새로운 안주인을 매우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초상화 속의 드레스를 입고 온 나를 보고 사람들은 경악하고 막심은 자리를 떠나 버립니다. 왜냐하면 그 드레스는 죽은 '레베카'가 예전에 입었던 드레스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막심'의 이런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며 신뢰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막심이 그녀에게 모든것을 이야기합니다. '레베카'가 막심과 결혼 관계에 있으면서 자신을 끊임없이 속였고 교활하게 행동했으며 자신을 파괴하길 원했다고 말입니다. 막심은 레베카가 쳐 놓은 덫에 걸려 꼼짝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막심은 말다툼 끝에 레베카를 밀쳤는데 말기 암 상태에 있던 레베카는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마치 막심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는 듯이 말입니다. 어찌할 바를 몰랐던 막심은 죽은 레베카를 보트에 싣고 바다로 가 보트를 침몰시킵니다. 

 어느 날, '레베카'의 시신이 담긴 보트가 발견되고 사람들은 레베카의 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법정은 레베카를 막심이 살해했다고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막심'과 '나'는 서로를 믿으며 어려움을 이겨 나갑니다. 그리고 변치않는 사랑을 약속합니다. 막심이 살인자로 몰릴 위기에 처했지만 둘의 순수한 사랑은 어려움을 담담히 받아들였고 결국 막심은 혐의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됩니다.

레베카를 밀치고, 죽은 레베카를 보트에 실어 보트를 침몰시킨 '막심'의 행동은 윤리적으로 볼 때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다만 막심의 이러한 행동 역시 '레베카'에 의해 계산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레베카는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두고 막심을 자극하여 막심을 살인자로 몰아간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내용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윤리적인 문제보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순수한 사랑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 뮤지컬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하루 또 하루 검은 밤들 견딜 수 없는 어둠

날 지켜줘 용기를 잃지 않게

사랑의 힘으로 그를 믿게 내 마음 잡아줘 ()

 

하루 또 하루 검은 밤들 견딜 수 없는 어둠

날 지켜줘 과거가 날 짓누를 때

사랑을 보여줘 너를 믿게 내 마음 잡아줘 (막심)


두 주인공이 절망의 순간에 서로에게 손을 뻗으며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의 일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들으며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깊이 느끼게 됩니다. 참된 사랑이란 외모의 아름다움이나 조건을 보는 것을 넘어 절망의 순간에 손을 뻗어 믿음으로 그 사람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그 맞닿은 손은 시간이 지날지라도 풀어지지 않으며 평생에 사랑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때로는 현실이 사랑의 힘으로만 감당하기에는 벅차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이겨내는 순수한 사랑의 가능성을 마음에 간직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순수한 사랑의 감동을 나누고 싶네요. 기사를 보시고 뮤지컬 '레베카'의 뮤직비디오 '하루 또 하루'를 보시면 그 감동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Ahn


  대학생기자 장윤석 / 청주교대 초등교육(음악심화)

  그들은

  모든 꽃들을 꺾어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 파블로 네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