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다. 아직 차가운 꽃샘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엄연한 봄의 기운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일까. 음원 차트에서도 봄을 노래하는 음원들이 높은 순위에 랭크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다. 유독 '벚꽃 엔딩'이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1년 전 발표된 곡이 다시 차트를 역주행하는 기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트렌디한 음악이 발표되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이처럼 순위가 역주행해 다시금 정상을 탈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벚꽃 엔딩'은 음원이 발표된 지 1년 후인 2013년 3월 중순부터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결국 정상까지 차지했다. 특별한 마케팅이나 재조명받는 계기도 없었고 1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의 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는다.
전문가들 역시 매우 드문 경우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가수가 리메이크하거나 곡을 재조명해 대중의 관심을 받은 경우도 아니고 특별한 마케팅을 추진한 사례도 아니기에 오직 대중의 니즈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찾은 사례라고 보기 때문이다.
디지털 음원시장이 도래하면서는 음원이 소비의 일환으로 여겨져 빠른 시간 내에 신곡으로 순위 차트가 변경되곤 했다. 따라서 이번 '벚꽃 엔딩'의 차트 역주행은 디지털 음원시장에서도 대중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명곡은 다시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로 보인다.
비슷한 다른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2012년 7월 세계를 휩쓴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요즘 해외에서 ‘역주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강남 스타일’은 1월 4일 빌보드 메인 차트 ‘한 100’에서 차트 6위를 차지했다. 한동안 하락세였지만 이례적으로 요즘 다시 상승세에 있다.
이런 상승세는 영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 음반과 음원 순위 집계 사이트인 영국의 오피셜 차트 컴퍼니는 1월 5일자 UK싱글 최신 차트 중간 집계에서 2위로 올라섰다. 7월 15일에 음반을 발표하고 약 6개월 이상이 지나도 싸이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여전하다. 그 외에도 벨소리 부문과 디지털 송 부문에서도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역주행’은 옛날에는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한번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면 다음 신곡이 나올 때까지만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다른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하위로 바로 밀려나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요즘 '역주행'의 드문 현상은 그만큼 음악 그 ‘자체’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단순한 유행에 휩쓸려 신곡을 잠깐 좋아했던 옛날과는 다르게 노래 자체에 관심이 높아지고, 가수보다는 음악 자체를 평가하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음악이 오랫동안 관심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우리나라의 음악을 한층 더 성숙시켰다. 반면에 버스커버스커 ‘벚꽃 엔딩’의 1위는 사람들이 음악을 더 이상 한때의 유행으로 생각하지 않고 진정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듣는 성숙한 음악 의식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많은 노래가 꾸준히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Ahn
대학생기자 김민정 / 건국대 경제학과 최선의 선택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드는 것 역시 나 자신이다. |
대학생기자 전유빈 /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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