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Social Network Service)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개방형 SNS의 거대한 쌍두마차로서 전세계 유저들을 벽없는 소통으로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은 비교적 지인에 한정된 개방이므로 폐쇄적인 쪽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으나, 유저의 사용 양상은 개방형에 가깝다. 트위터는 팔로잉, 팔로워의 범위가 지인이나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개방형 SNS는 그야말로 전세계를 어우르는 연결망인 것이다.
이러한 개방형 SNS의 특징은 넓은 관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친구의 친구들과 대화할 수도 있고, 방금 알게 된 미국의 알렉스를 팔로우 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인맥을 넓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을 가진 개방형 SNS가 수직적이고 개인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최근 SNS의 흐름이 수직적(Vertical)이며 개인적(Private)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끼리 모이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이며, 근처에 있는 사람끼리 모이기도 한다. 이렇게 관심사나 위치들로 범위를 쪼개어 제공하는 것은 수직적 SNS의 성격이다. 고등학교 동창, 입사 동기, 가족 등 사이가 가깝거나 특정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끼리 모이는 것은 개인적 SNS의 성격이다. 수직적 SNS와 개인적 SNS는 띠로 둘러져 있고 끈으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소통하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에 지친 사람 패밀리 네트워크로
이러한 폐쇄형 SN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개방형 SNS가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것들, 독립적인 공간과 소통의 깊이 때문이다. 개방형 SNS에서는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는 데 피로를 느끼는 사람도 많다. 또한 개방형 SNS를 통한 사생활 침해를 걱정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공개 대상을 설정하여 그룹을 나누어 따로 소통할 수 있긴 하지만, 독립적인 공간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켜주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그룹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가 바깥으로 새어나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원하게 되었다.
폐쇄형 SNS에서는 좁게 만들어 놓은 입구가 곧 소통의 끈끈함이 된다. 개방형 SNS에서는 간단한 신청과 수락을 통해 지인이냐 아니냐, 혹은 수락에 동의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했다. 그러나 폐쇄형 SNS의 입구를 지나려면 나의 연인이거나, 가족, 또는 동창이어야 한다. 이렇게 좁고 깊은 소통의 상자 안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폐쇄형 SNS가 속속 등장하는 것이다. 국내의 대표적 폐쇄형 SNS는 아래와 같다.
NHN '밴드(Band)' : 친밀도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각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다음 '캠프(Camp)' : 국내 최초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인 다음 카페의 모바일 버전
한시간컴 '패밀리북' : 가족만을 위한 서비스. 친구, 외가, 처가, 시가로 구분하여 가족을 초대하여 함께 한다.
크로시스 '우리끼리' : 친구와 동료, 가족만을 초대하여 일상을 공유한다. 그룹에 따라 자기소개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써니로프트 '에피소드' : 특정한 사람들과 모임 장소, 맛집 위치 정보를 기록하는 서비스
'비트윈', '커플스토리' : 연인끼리만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채팅방과 미니 블로그 등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패밀리 리프(Family Leaf)'가 폐쇄형 SNS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패밀리 리프는 가족과 친척끼리만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가족끼리 소통할 수 있는 SN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FNS(Family Network Service)라는 신조어도 등장하였다.
개방형 SNS, 폐쇄형 SNS는 상호보완재
개방형 SNS와 폐쇄형 SNS는 서로 반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요의 그래프는 대체가 아닌 보완의 형태에 가까워질 것이라 예상된다. 개방형 SNS와 폐쇄형 SNS의 각 장점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므로, 두루두루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쇄형 SN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하여 개방형 SNS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PC에서 모바일로 사용 환경이 바뀌어감에 따라 손바닥 안에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앉은 자리에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소통의 요구가 충족되었나 했더니, 어떤 정보인가가 중요하고,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냐가 중요해졌다. 이렇게 사람들의 필요는 점점 새롭고 다양하게 늘어간다.
소통의 깊이를 향하는 컨텐츠의 발전 방향이 훈훈하게 느껴진다. 기술이 항상 사람을 향하는 세상을 기대하며, 폐쇄형 SNS가 사람간의 더욱 끈끈한 연결고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Ahn
대학생기자 이혜림 /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나를 바로 세우고, 타인을 존중하는 삶.
오늘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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